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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글 못 쓰게 만드는 방법

원제 : How to Suppress Women’s Writing (1983년)

조애나 러스 저 | 박이은실 역 | 낮은산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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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5251416 / 344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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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어쩌다 문학은 손바닥만 한 세계관에 지배당해 왔는가.” 11가지 분석 도구를 통해 우리의 무의식을 침투하는 날카로운 질문들 가장 깊이 있고 독창적으로 명료한 책 중 하나. 그동안 무엇이 감춰져 왔고 무엇이 거짓으로 포장되어 왔는지를 러스는 무척 흥미롭고도 전복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문학 비평은 이제 더 이상 예전처럼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 마지 피어시,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 저자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여성의 글쓰기가 어떻게 억압되어 왔는지 11가지 항목을 들어 반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의 목차이자 러스의 관점을 잘 보여주는 11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금지하기: 여성들이 글쓰기에 필요한 자원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자기기만: 무의식적으로 여성의 글을 무시하거나 평가절하 할 수 있도록 사회적 편견 만들기. 행위 주체성 부정하기: 여자가 썼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기. 행위 주체성 오염시키기: 외설적이다, 미쳤다, 개성 없다는 식으로 글 쓴 주체 더럽히기. 이중 기준으로 평가하기: 여성의 경험과 여성의 예술이 맺는 관계에 이중 잣대 들이대기. 잘못된 범주화: 여성 예술가를 아내, 어머니, 딸, 자매, 연인 등으로 분류하기. 고립시키기: 단 한 편의 작품만을 특별하게 만들어 외떨어진 성취 신화 창조하기. 예외로 취급하기: 문제의 여성 작가를 유별나고 이례적이라고 선언하기. 본보기 없애기: 여성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본보기를 박탈해 전통 끊어 버리기. 회피하게 만들기: 여성 스스로 여성의 정체성을 부정하게 만들기. 미학적이지 않다고 보기: 무엇이 보편이고 미학인지 규정하고 대중화하기. 러스는 자신의 문학적 테크닉을 학문적인 작업에 유감없이 발휘하는데, 그러면서도 분석 요점에서 벗어나지 않고 명징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여성에게 초점을 맞추면서도, 여성이 지배 권력 구조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유일한 집단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우리의 무의식을 침투하는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진다. “어쩌다 문학이 손바닥만 한 세계관에 지배되어 온 건지, 자신이 속한 젠더나 국가에서 비롯된 우월감이 ‘위대함’이라는 것에 대한 감각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다양성을 콩알만 한 자아를 위협하는 것으로 여기지 않고 아름답고 흥분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삶에서 내린 선택들은 대개 불완전하게 하는 것과 아예 하지 않는 것 사이에 있다.” 몇 세기에 걸친 방대한 자료, 누구도 할 수 없었을 무모한 작업 “여자들은,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썼다. 러스는 이 책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썼던 여자들, 그렇기 때문에 썼던 여자들, 그래서 썼던 여자들, 우리가 사랑한 여자들, 우리가 사랑할 여자들을 생각하며 썼던 것이다. 세계를 만드는 여자들,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여자들,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꿈을 꾸는 여자들이 쓴 글을 다른 여자들이 제대로 만날 수 있기를 열망하며 러스는 자료를 뒤지고 또 뒤졌을 것이다. 간절하고 뜨거운 마음으로.” - 박이은실 옮긴이 조애나 러스는 여자들이 글 못 쓰게 만드는 11가지 방법의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몇 세기에 걸친 문헌들을 샅샅이 뒤져 이 책의 재료로 삼았다. 러스의 주요 전략은 (대부분 남성) 비평가들이 한 말과 태도를 그대로 가져와 그들 스스로 이중 잣대, 위선, 자기기만을 드러내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수많은 인용과 주석은 그 자체로 명백한 증거이자 문학 비평의 역사이다. 더 나아가, 제사 크리스핀은 이 책의 광범하고도 방대한 주석이 사라진 여자들의 “글쓰기 계보”를 되살려냈다고 본다. 지금이야 인터넷으로 손쉽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지만, 개인용 컴퓨터도 인터넷도 상용화되어 있지 않았던 시절, 러스는 이 방대한 자료를 이 도서관 저 도서관에서 일일이 끌어모아 그야말로 한 땀 한 땀 글을 써나갔을 것이다. 이 책의 옮긴이는 독자들에게 당부한다. “이토록 주석이 많이 달린 글을 쓸 수밖에 없었던 다양한 이유에 대해 함께 곱씹어주기를 바란다”고.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이 용기 있게 여겨지는 것은, 책의 저자가 글을 쓰고 평가를 받는 위치에 있는 작가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허용된 파이 조각마저 빼앗길 수” 있는 위치에서 조애나 러스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을 택하기보다 “불완전하게 하는 편”을 택한다. 왜냐고? “비평가들이 (한 세기도 전에 했어야 하는 것을) 여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어느 누가 알고 있는 것보다도 여자들이 쓴 좋은 문학이 훨씬 더 많이 존재한다.” 유례없이 여성 작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최근 한국 출판 시장을 떠올린다면, ‘여자들이 글 못 쓰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책 제목에 갸웃할 수도 있겠다. 이제 여자들은 무엇이든 쓸 수 있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게 된 것일까. 그녀가 한 것이 아니라 오빠, 남동생, 남편, 아버지가 한 것이라거나, “그녀 안의 ‘남자’가 썼다”라거나, “저절로 쓰였다(즉, 책이 책을 썼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들이 받아들여지던 시대는 과거의 일일 뿐이라고 믿어도 되는 것일까. “고결한 여자들은 잘 쓸 수 있을 만큼 인생을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잘 쓸 수 있을 만큼 인생을 잘 아는 여자는 고결할 수 없다”는 19세기적 딜레마는 오늘날의 여성들과는 관련이 없는 것일까. 이 책이 말하고 있는 것들이 낯설어 보인다면, 갖은 방해와 억압에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보편”과 “위대함”의 기준에 맞서 온 앞선 세대의 여성들 덕분일 것이다. 이 책을 쓴 조애나 러스를 포함해서. 그러나 우리가 발굴해내야 할 훌륭한 작가들과 작품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책 전반에 흐르는 분노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이 글 못 쓰게 만드는 방법》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책 말미에서 러스는 힘주어 말한다. “세상에는 어느 누가 알고 있는 것보다도 여자들이 쓴 좋은 문학이 훨씬 더 많이 존재한다”고.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른 독자들과 함께 이들의 에너지와, 재능과, 언어에 대한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이 책이 당신의 첫걸음에 든든한 동행이 되어줄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조애나 러스
저자 : 조애나 러스 Joanna Russ
SF 작가이자 비평가, 페미니스트이자 퀴어 활동가였던 조애나 러스는 1937년 뉴욕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SF와 공포소설을 즐겨 읽으며 장르 소설에 담긴 자유와 상상력을 흡수했다. 코넬 대학교에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제자로 영문학 학사 학위를 받고 예일 대학교 드라마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워싱턴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영문학을 가르쳤다.
러스가 막 활동을 시작했던 1960년대에 SF는 소위 '백인 이성애자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제2의 물결 페미니즘의 태동으로 가부장적 사회 구조를 전복하고 남성이 규정한 여성성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고 자 했던 여성들에게 기성 문학의 규범에서 벗어난 SF는 자신들의 상상력을 실험할 수 있는 새로운 영토로 여겨졌다. 러스는 [그들이 돌아온다 해도](1972), [알릭스](1976), 그녀의 가장 큰 문제작인 [여자남성](1975) 등을 통해 젠더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어슐러 K. 르 귄,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마지 피어시 등과 함께 1970년대 페미니스트 유토피아의 부흥을 이끌었다.
러스는 페미니즘과 영문학, SF, 퀴어 비평까지를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서 소설만큼이나 도발적이고 문제적인 이론서들을 다수 발표했다. [SF 속 여성의 이미지](1971)에서는 미래나 우주를 무대로 한 실험적인 작품에서마저 젠더 문제에 있어서는 백인 중산층 가정의 고정관념을 답습하는 남성 SF 작가들을 비판했고, [여성의 글쓰기를 억압하는 법](1983)에서는 여성의 글쓰기를 무시하고 예외적으로 취급해 온 영문학의 역사를 비판했다. [SF는 어떻게 여자들의 놀이터가 되었나](1995)는 러스가 SF와 여성의 글쓰기를 주제로 쓴 대표적인 글들을 모은 비평집으로 SF 작가로서 그의 목소리가 가장 직접적이고 생생하게 드러나는 책이다.
분노는 그녀가 글을 쓰고 대중 앞에 나서게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이었지만 말년에는 만성 피로 증후군과 심한 요통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2011년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역자 : 박이은실
저서로 《월경의 정치학》, 《양성애: 열두 개의 퀴어 이야기》 등이 있고, 공저로 《페미니즘의 개념들》, 《그럼에도, 페미니즘》 등을 썼으며, 《페미니즘 탐구 생활》, 《퀴어 이론》 등을 번역했다. 동덕여자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연세대학교 등에서 십여 년 동안 여성학 강의를 했으며 현재 지리산 자락의 ‘아주 작은 페미니즘학교 탱자’에서 전담 교수(탱자 씨)로 활동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글을 쓰고 있다. ‘영웅 수집가’, ‘새벽이 빌려 준 마음’ 등을 부른 가수 이승윤의 열렬한 팬이다

역자 소개

  • 역자 : 박이은실
저서로 《월경의 정치학》, 《양성애: 열두 개의 퀴어 이야기》 등이 있고, 공저로 《페미니즘의 개념들》, 《그럼에도, 페미니즘》 등을 썼으며, 《페미니즘 탐구 생활》, 《퀴어 이론》 등을 번역했다. 동덕여자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연세대학교 등에서 십여 년 동안 여성학 강의를 했으며 현재 지리산 자락의 ‘아주 작은 페미니즘학교 탱자’에서 전담 교수(탱자 씨)로 활동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글을 쓰고 있다. ‘영웅 수집가’, ‘새벽이 빌려 준 마음’ 등을 부른 가수 이승윤의 열렬한 팬이다.

책 속에서

그녀의 어휘는 기교적이지 않고-명석한 소설가인 자신처럼-구체적인 용어로 조목조목 요점을 말하고 있다. 이것이 그녀 주변의 남자들이 이 책을 그토록 싫어하는 이유일 것이다. 사실과 참조로 가득함에도, 부적절한 문체인 것이다. 그것은 개인적이고 비학문적으로 들린다. 이는 페미니스트 작가들에게 흔히 가해지는 비난이다. 그러니까, 신념을 담기에는 그 어조가 너무 사적이고, 거리 유지가 안 되어 있으며, 충분히 건조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충분히 가부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 204쪽

여성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불행히도, 남성이 정의한 많은 것들을 믿고 있다는 의미다. 나는 오르가슴이 무엇인지에 대해 채털리 부인으로 가장한 D. H. 로렌스에게서 배웠다.(수년 동안 나는 나의 오르가슴을 채털리 부인의 오르가슴에 비추어 보면서 내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에게서 그들(여자들)에게 종교적 감정이 없다고 배웠다. 스위프트와 포프에게서는 그들에게 종교적 감정이 지나치게 많다고 (그렇기 때문에 결코 충분히 이성적일 수 없다고) 배웠다. 포크너에게서는 그들이 대지의 여신이며 달과 조류와 작물과 함께하는 이들이라고 배웠다. 프로이트로부터는 그들이 미숙한 슈퍼에고를 가진, 영원히 “불완전한” 존재들이라고 배웠다.
-240쪽

여자들의 삶은 남자들 삶의 감춰진 진실이다.
유색인들의 삶은 백인들 삶의 감춰진 진실이다.
부자들의 감춰진 진실은 그들이 그 돈을 누구에게서 어떻게 가져갔는가 하는 것이다.
“정상” 섹슈얼리티의 감춰진 진실은 어떻게 특정한 성적 표현이 특권을 부여받았으며, 정체성에 관한 이러한 구분이 어떤 종류의 공짜 미덕과 공포에 이바지하는가 하는 것이다.
다른 질문들도 있다. 예술에서 “위대함”이란 왜 그리 번번이 공격적인가? “위대한” 문학은 왜 그렇게 길어야만 하는가?
- 303쪽

한때는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이상하고 대중적이며 그릇된 생각이 존재했다.
이 생각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심지어 더 이상하고 똑같이 대중적이며, 똑같이 그릇된 생각으로 대체되었다.
사실, 달과 지구는 공통의 중심 주위를 돈다. 그리고 이 공통의 중심 쌍은 당신이 여기서 떠올릴 수 있는 모든 태양계 행성들을 빼놓더라도 태양과 함께 또 다른 공통의 중심 주위를 돌아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여기에 은하계와 같은 엄청나게 많은 다른 대상들과 관련된 태양계의 움직임이 있다. 이쯤에서 당신이 우주 전체의 중심에서 보면 지구의 움직임은 정말 무엇처럼 보이는가 묻는다면, 단 하나의 대답은 이것이다.
무엇처럼도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중심은 없기 때문이다.
- 307쪽

소수자 예술, 토착 예술은 주변부 예술이다. 그것들은 오직 경계에서만 자랄 수 있다. 이것이 왜 페미니즘 운동에서 《성의 정치학》이 조각가에 의해 쓰였고, 《아마존 오디세이》가 예술철학자에 의해 쓰였으며, 《남자의 세계, 여자의 장소》가 소설가에 의해 쓰였는지 그 이유를 말해 준다. 그리고 학자도 아닌 내가 없는 시간을 쪼개 가며 이 다루기 힘든 괴물과 씨름해야만 하는 이유다.
- 325쪽

나의 작업은 지난 십 년 동안 이루어져 온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의 작업이 어수선하며 특유의 “비전문가적” 상태에 있다는 증거를 제공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저자들이 숙련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걸핏하면 처음 훈련받았던 장을 벗어나 모험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애초에 훈련받았던 어떤 영역에도 속하지 않는다.
- 332쪽



목차

옮긴이의 말 _8
서문-제사 크리스핀 _20
들어가며 _37

1. 금지하기 _43
2. 자기기만 _69
3. 행위 주체성 부정하기 _77
4. 행위 주체성 오염시키기 _91
5. 이중 기준으로 평가하기 _123
6. 잘못된 범주화 _143
7. 고립시키기 _175
8. 예외로 취급하기 _205
9. 본보기 없애기 _233
10. 회피하게 만들기 _255
11. 미학적이지 않다고 보기 _283

나가며 _308
저자 노트 _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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