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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읽기 트리스탄, 장인가수, 파르지팔

김윤미 저 | 산지니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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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5457121 / 404쪽 13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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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아는 자는 과거를 가진 자다 바그너와 독일 민족주의 익히 알려져 있듯, 바그너를 떠올렸을 때 자연히 연상되는 것은 반유대주의다. 그는 생전 유대인, 특히 유대인 음악가들을 비판하는 저술을 다수 발표했으며 반유대주의적 입장을 피력하는 대화를 거리낌없이 주고받았다. 그런 바그너의 음악을 히틀러가 매우 아꼈음 또한 자명한 사실이다. 철학자 아도르노는 자신의 에세이집 『바그너에 관한 시도』에서 바그너 작품 속 “배척당하는 인물들은 모두 유대인 캐리커처다.”라 단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그너가 나치즘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이렇다 하게 입증된 바가 없다. 물론 바그너가 독일 신화에 심취해 있었으며 독일 민족과 독일 문화, 독일 예술을 숭배하였음은 사실이다. 『바그너 읽기』는 그의 작품 속에 드러나는 독일 민족주의적 면모들을 해명하지 않고 해석한다. 특히 저자의 눈으로 보았을 때 <뉘른베르크의 장인가수>는 바그너의 신념이 가장 또렷하게 표현된 작품이다. 예술만이 사회를 구할 수 있다는, 그리고 그 예술은 보편적 개념이 아닌 ‘독일 예술’이라는 바그너의 자부심. 분명한 것은, 바그너의 반유대주의는 나치즘이 아닌 그의 끔찍한 독일 사랑에서 기원한다는 것이다. 책은 리브레토와 무대연출, 여러 비평들을 살펴보며 작중의 ‘뉘른베르크’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곁가지로 뻗어나간 다양한 읽기자료들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우리가 아무리 ‘안다’고 현재형으로 말해도, 아는 것은 모두 과거로부터 온 것이다. 그래서 <파르지팔>의 구원자는 과거에 대한 기억이 없는 인물, 아무것도 모르는 자, 바보 천치다. ‘독일’과 ‘과거’라는 단어가 나란히 설 때, 우리에게는 연상되는 역사가 있다. 그러니 저자의 말대로, 정말 ‘아는 자’란 ‘과거를 가진 자’가 아니겠는가? 이 모든 연결을 떠올리면 바그너의 음악을 들을 때만큼이나 전율이 인다. 기독교 정신에 타락했다며 바그너를 비난했던 니체조차 “어느 모로 생각해보아도, 바그너 음악이 없었다면 나는 내 청년기를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절절하게 고백했던바 있다. 시대를 불문하고 듣는 이를 매혹시켜 왔던 바그너, 이제 당신이 만나볼 차례다. 『바그너 읽기』와 함께!

저자 소개

  • 저자 : 김윤미
저자 : 김윤미
서울대 독어교육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마부르크 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영남대 학술연구교수로 있으며, 독일문학 속 음악과 관련한 주제를 다룬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옮긴 책으로 『마법분필』(공역), 『타너가의 남매들』, 『트인 데로 가는 길』이 있다.

책 속에서

P.59 이졸데로 하여금 칼을 떨어뜨리게 만든 감정은 실제로는 사랑이었다. 음악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그가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고 할 때 비올라 솔로는 아주 부드럽게 심금을 울리며 이른바 ‘시선의 모티브’를 연주한다. 브란게네는 아마 듣지 못할 이 음악을 오케스트라는 우리에게 들려준다.
p.70 죽음의 약을 마셨다고 믿었기에 사랑을 고백할 수 있었던 이들 연인. 나중에 알고 보니 사랑의 묘약을 마신 거라 하여도, 죽음을 앞둔 게 아니라 하여도 이제 그들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일시적으로야 당황하지만). 사랑을 가동하기 위해 죽음이 닥친 상태를 필요로 했던 두 사람. 이제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죽음을 찾아 나설 것이다. 뒤바뀐 묘약의 이름에서 우리는 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게 될 핵심어에 일찌감치 주목한다. 죽음, 사랑. 사랑의 묘약이 실상 죽음의 묘약이다.
p.121 고유한 개성을 지닌 개체가 타인의 영역을 존중하는 사회는 보통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바그너식 사랑개념에서 볼 때 그런 사회는 사랑이 불가능한 곳이다. 위의 대화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서로의 이름을 바꿔 불렀다가 이름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그런 한계를 넘는 사랑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회적 존재에게 주어지는 한계가 소멸되고 개체가 해볼 수 있는 모든 것, 펼칠 수 있는 모든 것을 무제한으로 실행하는 ‘공간’, ‘상태’에서라야 사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p.159 미화된 과거가 필요한 것은 현재가 남루하기 때문이다. 과거는 초라한 현재가 멋진 미래를 꿈꿀 때 불러낼 이미지로서 손색이 없다. 빈회의 이후 독일 땅에서 통일이 절체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독일 조상’에 대한 이런 신화화 작업은 19세기 내내 이어졌다.
P.347 미래는 예언자나 아는 일. 그러니 평범한 우리가 무엇을 ‘안다’고 할 때는 그 시점 직전까지의 과거에 속한 것을 아는 셈이다. 우리가 아무리 현재형으로 말해도 우리가 안다는 그것은 언제나 과거에서 왔다. 그러므로 아는 자는 과거를 가진 자다. 과거를 가진 쿤드리는 아는 게 정말이지 얼마나 많은가!

목차

서문

1부 트리스탄과 이졸데
Tristan und Isolde

탄트리스의 시선
독과 약
묘약의 작용
왜 약을 마시는가
횃불을 꺼라, 밤이 빛나도록
낮 대화, 과거의 이야기
밤 대화, 현재의 이야기
브란게네
죽음 대화, 미래의 이야기
절망의 마르케
트리스탄, 먼저 죽으려 하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거리
쿠르베날
밤과 낮 사이, 죽어가는 트리스탄
이졸데의 아리아 리베스토트Liebestod
이졸데는 오는가, 이졸데는 죽는가
트리스탄의 죽음
상연불가능한 작품

2부 뉘른베르크의 장인가수
Die Meistersinger von Nurnberg

장인가수 전통과 뉘른베르크
발터 폰 슈톨칭, 장인가수가 되기로 결심하다
무규칙한 아마추어, 도전받는 전통
작스의 발언과 19세기의 지적, 문화적 유산
작스의 라일락 독백과 신발의 비유
베크메서의 세레나데
이유 없는 폭력, 2막 피날레
광기의 독백
행복한 아침꿈 해몽의 노래
신발수선/문제해결
말과 음
작스의 마감연설
‘유대인’ 베크메서
베크메서의 개연성 문제
귀족과 시민

3부 파르지팔
Parsifal

죽고 싶은 아들, 영생하고픈 아버지
무구한 바보
쿤드리의 이름들
쿤드리의 분열
쿤드리의 키스
연민으로 하여 성숙한 자
암포르타스-파르지팔-트리스탄
죽음 그리움
쿤드리의 구원
“구원자에게 구원을”
왜 하필 바보여야 하는가
새로운 성배 왕의 등장 이후
에덴동산과 프리메이슨
신비의 아우라 vs 동화 <파르지팔>
예술을 통한 종교성의 구제
드레스덴 아멘
느림, 가끔씩 무음
동물보호와 채식운동

마치며

주
부록

인명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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