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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한국어판 서문
-vii-
「여성범죄자: 여자청소년, 여성, 그리고 범죄(The female offender: Girls, women and crime)」 한국어판 발간을 환영한다. 이 책의 목적은 형사사법체계 내 여자청소년과 여성의 비가시성invisibility뿐만 아니라 범죄위험이 높은 남성을 통제하고 구금하기 위해 고안된 체계 속에서 여자청소년과 여성이 겪는 문제를 기록하는 데 있다. 분명 최근 수십년간 이 주제, 특히 형사사법체계 내 여자청소년과 여성의 성적 취약성과 관련된 문제는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적한 이러한 문제가 미국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 세계 최고의 여성구금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자청소년과 여성을 구금하는 유일한 국가는 아니다. 유감스럽게도 미국에 대해 우리가 기록한 것과 같은 동향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재 전세계에 70만명 이상의 여자청소년 및 여성이 구금되어 있다. 이 수치는 2000년 이래 50% 증가한 여성구금률을 반영한다(형사정책연구소Institute for Criminal Policy Research, 세계교정브리프World Prison Brief, 2020). 여성교정인구는 지난 20년간 모든 대륙에서 증가하였으며, 아메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인구성장률의 3배에서 5배에 이르는 여성교정인구 증가율을 나타냈다. 동남아시아, 특히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교정시설 내 여자청소년 및 여성의 수가 600% 증가하였다.
이 책에서 다룬 여성범죄자의 경험과 처우의 상당 부분은 전세계 여자청소년 및 여성들이 형사사법체계에 편입되는 순간 겪게 되는 것이다. 인종주의, 성차별, 동성애혐오, 여성범죄자들과 일하는 것을 꺼리고 여성범죄자들을 신뢰하지 않고 학대하는 직원, 출산할 권리 및 자유 결여와 적절한 의료처우의 어려움, 가족, 특히 자녀의 상실, 아주 작은 사항을 위반한 경우에조차 매우 징벌적인 대응 등이 그것이다. 여자청소년의 문제가 간과되고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을 경우 성인기의 범죄 및 형벌로 이어지게 된다. 범죄 및 형벌에의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보편적이며, 트라우마, 성학대 및 성착취, 폭력, 가족해체, 학업 중도탈락 및 실패, 건강하지 못한 애착관계, 약물남용 및 중독, 경제적 어려움과 빈곤, 유의미한 성인지적 프로그램 부족 등에 기인한다. 역설적이게도 일상의 혹독한 현실을 헤쳐 나가고자 여자청소년과 여성들이 취하는 전략은 종종 그들을 돌봄이나 지지가 아니라 형벌체계의 가혹함에 처하게 된다.
독자들이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범죄를 저지른 여자청소년과 여성을 지역사회 내에서 처우하여야 한다는 요청이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것임을 이해하기를 희망한다.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신화myths나 인종차별·성차별적 고정관념이 아니라 범죄의 진정한 이유에 기반하여 여자청소년 및 여성의 범죄에 대응하여야 한다. 여자청소년 및 여성의 범죄에 적절히 대응하고자 한다면 범죄에의 경로를 영속화하는 구조를 해체하고 보다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는 해결책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메다 체스니-린드, 하와이대학교
리사 파스코, 덴버대학교
역자 서문
「여성과 범죄」의 원제는 「여성범죄자: 여자청소년, 여성, 그리고 범죄(The female offender: Girls, women and crime)」다. 이 책을 처음 접했던 것은 제3판이 출간되었던 2013년이었다. 박사과정 때 있었던 독일의 막스플랑크 비교형법 및 국제형법연구소(지금은 막스플랑크 범죄·안전·법 연구소로 명칭이 바뀌었다)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출간된 범죄학 분야 신간이 수시로 들어왔는데, 사서는 분기당 한 번꼴로 신간 중 다섯 권을 인트라넷에서 도서관 카탈로그를 접속할 때 보이는 첫 화면에 추천도서로 게시했다. 「여성과 범죄」는 2013년 봄에 사서가 추천한 다섯 권 중 첫 번째였다.
당시 「여성과 범죄」를 읽고 부끄러움과 놀라움이 교차했다. 1997년 제1판 출간부터 널리 반향을 일으켰던 이 책을 2013년에야 알게 되었다는 부끄러움의 감정은 -저자 또한 범죄학계의 성편향을 지적한 버나드의 표현(“수사슴 효과stag effect”)을 빌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그동안 내가 남성의, 남성범죄학자에 의한, 남성범죄자를 위한 범죄학 연구만 배운 탓이라고 얼버무렸다. 놀라움은 우리나라의 척박한 범죄학 연구환경에서 과연 이러한 연구가 발표되거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하는 데서 기인했다. 그때 나는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연구가 나오기 위해서는 피해자 보호에 못지않게 가해자 처우도 중요하다는 점, 형사사법체계 내에서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가시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 형성 내지 인식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성을 피해자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피해자가 아닌 범죄자로서의 여성을 섣불리 강조한다면 해방가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여성범죄의 물결’ 오해를 빚지 않을까 싶었다.
2017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교정시설 의료처우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여성과 범죄」를 다시 펼쳐보게 되었다. 교도소 한쪽 귀퉁이에 위치한 ‘여사(여자수용동의 줄임말)’에서 ‘바깥사람’을 만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던 여성수용자들을 만나면서 과연 이들을 구금하는 것만이 유일한 범죄대응 전략인 것인지 새삼 혼란스러웠다. 실질적으로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여성을 피해자로 바라보는 단선적인 시각을 넘어 범죄를 저지른 여성이 처한 환경을 이해하고 여성의 욕구를 반영한 전문적인 처우를 필요로 한다. 이는 「여성과 범죄」를 비롯한 페미니스트범죄학의 핵심적인 주장이기도 한데, 너무나 타당한 주장임에도 이를 역설하기에는 범죄를 저지른 여성을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시선이 너무나 냉랭하다.
2020년 1학기 경찰대학 치안대학원에 ‘젠더와 범죄 세미나’ 강의를 처음 개설하면서 주교재로 「여성과 범죄」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수강생들에게 살짝 운을 띄워보니 메다 체스니-린드와 리사 파스코와 같은 페미니스트범죄학자를 낯설게 여기는 것은 2013년의 나와 다르지 않았다. 메다 체스니-린드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범죄학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고, 그 사이 「여성과 범죄」는 제3판만도 국제적으로 2천회 이상 인용되는 범죄학의 대표적인 저서로 자리매김했는데도 말이다. 우리말로 옮겨 원서의 부담을 줄인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페미니스트범죄학을 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이 책의 번역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여성과 범죄」는 경찰대학 치안대학원에서 ‘젠더와 범죄 세미나’ 강의를 수강하였으며, 경찰교육기관 및 연구기관에 재직하고 있기도 한 박사과정생 세 명과 함께 우리말로 옮겼다. 개인의 관심을 반영해서 번역할 장을 정했으며, 7장과 8장은 김세령, 1장과 5장은 최재훈, 2장과 3장은 홍세은, 4장과 6장은 한민경이 책임 번역했다. 수강신청으로 말미암아 1년 넘게 이 주제에 천착하게 된 세 명의 공동역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혼자였다면 지지부진했을 번역 작업에 큰 지지가 되었다. 앞으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게 될 공동역자들에게 이 책이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번역 과정에서 나름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영어 원문에 적합한 우리말을 고르는 작업이었다. 가장 고민스러웠던 단어는 무심하게 흔히 사용하는 단어이자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쓰인 단어 중 하나인 girl이었는데, ‘소녀’라는 번역어에서 느껴지는 서정성이 문맥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언론보도 헤드라인 등에 쓰인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여자청소년’으로 옮겼다. 통상 지위비행으로 번역해 온 status offences는 형법 저촉행위인 비행(delinquency)과의 모호한 경계가 여자청소년들이 형사사법체계에 대거 편입된 배경이라고 지적하는 저자의 의견을 감안하여 지위위반으로 달리 새겼다. 덧붙여, 네 명의 역자 간 차이가 없도록 용어의 통일성을 기하고자 노력했다. 또 하나는 이해를 돕기 위해 역자 주를 충실하게 다는 작업이었다. 페미니스트범죄학은 범죄학, 사회학, 여성학의 성과가 융합된 학제적인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저자들은 학문적 경계를 초월하여 용어 내지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책을 읽는 도중 낯선 용어를 별도로 찾아보지 않아도 되도록 가급적 상세히 역자 주를 추가하였다. 또한, 원저자들이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어투를 사용한 경우에 대해서도 역자 주를 통해 문맥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원제인 The female offender부터가 여성범죄자는 생래적으로 타고났다고 보았던 ‘범죄학의 아버지’ 체사레 롬브로조의 「여성범죄자」를 비튼 것이다).
번역을 마친 2021년은 여성범죄자를 대하는 우리 사회와 형사사법체계의 시각에 상당한 변화가 요청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동부구치소 여성수용자들은 코로나19 확진자 파악을 위한 전수검사에서 “필요성도 없는데 예산 낭비”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검사에서 제외되었다. 교정시설 내 기본적인 의료처우도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여성의 욕구를 고려한 교정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을 강조하는 역서를 내놓으려니 또 다른 맥락의 부끄러움과 놀라움이 교차한다. 캐서린 매키넌Catherine MacKinnon과 같이 페미니즘의 제2물결을 선도했던 페미니스트법학자의 주장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유효하게 통용되고 있는 가운데, 형사사법체계에서 동등성parity의 원칙에 따라 남성과 여성을 동일하게 처우하는 것은 ‘보복이 있는 평등equality with a vengeance’이라고 일갈하는 저자의 주장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질지 자못 궁금하다. 한편, 올해부터는 특히 개정된 청소년성보호법이 시행됨에 따라 성매매에 유입된 아동청소년을 성매매 대상아동·청소년이 아닌 피해아동·청소년으로 규정하고, 이들에게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법적인 보호지원을 제공하게 되었다. 성매매에 연루된 아동청소년들을 피해아동·청소년으로 온전히 이해하는 데 이 책의 사유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자신의 저서가 번역된다는 소식에 기뻐하며 기꺼이 한국어판 서문을 보내주신 원저자 메다 체스니-린드와 리사 파스코께 감사드린다. 이 책의 번역을 통해 좀더 많은 사람들이 페미니스트범죄학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구체화 해주신 박영사, 그 중에서도 마케팅을 담당하는 오치웅 대리님과 편집을 맡아주신 우석진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21년 2월
역자를 대표하여
제1장 서 론 / 1
제2장 여자청소년의 문제와 여성의 비행 / 13
여자청소년 체포 동향 15
남자청소년에 대한 이론들과 여자청소년의 삶 22
여자청소년의 생존을 범죄화하기: 학대, 범죄피해, 여자청소년의 공식 비행 33
비행이론과 젠더: 지위위반을 넘어서 43
제3장 여자청소년들, 갱단, 그리고 폭력 / 45
여자청소년들이 거칠어진 것인가? 46
미디어, 유색인종 여자청소년들, 그리고 갱단 47
여자청소년의 폭력 및 공격성 동향 52
여자청소년, 강도, “기타” 폭행 54
여자청소년의 갱단참여 58
여자청소년과 갱단: 질적 연구들 63
여자청소년에게 폭력적이라는 꼬리표 붙이기? 74
여자청소년, 갱단, 미디어의 과장: 마지막 이야기 76
제4장 소년사법체계와 여자청소년들 / 79
“여자아이들을 정복하기 위한 최고의 장소” 81
여자청소년과 소년사법개혁 87
탈시설화와 사법적 후견주의: 소년사법의 이중 잣대에 대한 도전 89
증가하는 구금과 인종화된 정의 97
구금된 여자청소년의 위반행위 패턴: 부트스트래핑 107
탈시설화 또는 시설이동? 여자청소년과 정신보건체계 111
시설환경 내 여자청소년의 섹슈얼리티 114
여자청소년 시설 내 인권침해? 115
구금에 대신하여: 여자청소년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20
제5장 여성범죄의 동향 / 127
다루기 힘든 여성들: 여성범죄의 간략한 역사 129
여성체포의 동향 133
여자가 어떻게 그럴 수가? 여성범죄의 본질과 원인 134
횡령 134
음주운전 136
절도 / 상점절도 136
대규모 / 소규모 138
여성범죄의 경로 139
길거리 여성을 넘어서: 해방된 여성 사기꾼의 부활? 144
“폭력적인 여성범죄자”의 부활 148
제6장 여성에 징역형 선고하기 / 153
정의 없는 평등 153
여성범죄의 동향: 반복 156
여성, 폭력범죄, 마약과의 전쟁 157
여성범죄에 대한 강경대응 161
더 많은 여성교도소 짓기 166
미국 교도소에 수용된 여성의 프로필 167
교도소에 수용된 여성의 유년시절 167
입소죄명 169
재산범죄 171
여성수형자의 마약투약 171
교도소 담장 뒤 엄마들 173
인종과 여성의 구금 175
다름 대 평등? 178
교도소와 동등함 179
효과적인 지역사회 기반 전략 및 프로그램을 통한 여성구금 줄이기 186
구금 대 예방 189
제7장 여성범죄자, 지역사회 보호처분, 증거기반 실무 / 193
보호관찰, 구금, 가석방 동향 195
증거기반 실무와 젠더 중립적인 보호처분 197
젠더 중립적이고 위험을 조장하는 보호처분에 도전하기 204
범죄이력 205
교육과 고용 205
재정상태 207
가족과 결혼상태 208
주거안정성 210
음주 및 마약문제 211
정서적·개인적 문제 213
젠더 중립적인 보호처분에 대한 문제제기: 여성의 범죄피해 이력, 건강문제, 보육의 필요성 215
학대경험 이력 215
건강과 자녀문제 218
보호처분과 재통합 218
전진을 위하여: 지역사회 내 여성범죄자를 위한 성평등적 보호처분 220
전진을 위한 희망적인 사례들 223
제8장 결 론 / 227
참고문헌(QR코드) 236
용어 색인 237
인명 및 고유명사 색인 2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