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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가 남았다 과로사 과로자살 사건에 부딪힌 가족, 동료, 친구를 위한 안내서

한국과로사 과로자살유가족모임 저 | 나름북스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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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036624 / 27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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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과로사와 과로자살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직접 썼다. 과로로 인한 죽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이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남은 이들의 치유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서술한다. 유족 당사자가 쓴 ‘과로’에 관한 논의로서 사건에 맞닥뜨린 이들을 위로하는 한편, 사건 직후부터 산업재해 신청까지 필요한 사항과 절차를 자세히 소개했다. 남겨진 사람들의 황망한 심경과 과로죽음을 인정받기 위한 고군분투의 경험을 사실적으로 증언했고 절차마다 필요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안내했으며 과로죽음을 근절하기 위한 제안도 담겼다.

가족, 동료, 친구를 잃은 이들이 황망한 세상을 견디고 난 후 다른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보태고 이 책을 쓴 이유는 과로사와 과로자살이 개인의 나약함이나 가족의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죽음이며 재발을 막기 위해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 위해서다. 이는 곧 회복과 정의로 나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세계 최장 시간 노동하는 한국사회에서 과로를 멈춰야 한다는 유가족의 목소리는 과로 권하는 사회에서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찾는 유의미한 시도가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한국과로사․과로자살유가족모임
과로죽음 유가족들이 산재법 공부, 심리 치료 등을 함께하며 교류하는 자조모임으로 2017년 결성했다. 고인을 애도하고 과로죽음으로 인정받기 위한 활동을 지원하며 과로죽음 문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고민한다. karo2017@naver.com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기획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2003년 출범했다.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병들지 않고 일하는 것을 넘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일터를 목표로 노동자의 건강권과 인권을 이야기한다. 현장 참여와 연구, 일하는 사람이 주체가 되는 교육, 연대 활동을 실천하며 노동안전보건운동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www.kilsh.or.kr, kilshlabor@gmail.com 

머리말

저자의 말


남겨진 우리가 과로죽음에 당당히 맞서고 새로운 인생으로 도약한 것은 과로죽음의 사회적 책임을 말하고 싶어서다. 과로죽음은 개인의 나약함이나 무능력함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과로를 양산하는 사회 때문에 생긴다는 것을 드러내고, 기업과 정부가 회피한 과로죽음 문제를 많은 사람이 인식해 앞으로 노동자들의 업무 환경에 긍정적 변화가 생기길 바라서다. 고인을 애도하는 한편 과로죽음과 관련한 여러 활동을 하는 것은 유가족이라는 지위를 넘어 보통의 한 사람으로 삶을 꾸려가는 데에도 큰 의미가 된다.
거듭 말하지만, 가족의 과로죽음은 나의 탓이 아니다. 사회적 죽음이다. 우리의 목소리가 과로죽음을 미처 세상에 알리지 못하고 홀로 남겨진 이들의 회색빛 마음에 가닿아 한구석을 밝히길 바란다.


 

책 속에서

동생이 젊은 나이에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는데 정황상 교대업무와 장시간 근로에 의한 과로사로 생각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고인의 부모님이 끝까지 반대해 산재보험급여 신청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이 힘든지도 몰랐냐며 사람들이 비웃을 것이다, 죽은 아들 앞세워 돈 받는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사례의 부모님은 아직 아들의 죽음이 ‘과로’ 때문에, 그러니까 노동자가 제대로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일을 시켜 이익을 취해간 사람들 때문에 발생했다는 점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특수한 사례는 아니다. 과로사를 맞닥뜨리고 산업재해 신청을 고민하는 유가족이 공통으로 마주하는 감정이다. 유가족이 이 죽음이 과로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먼저 받아들여야 이런 감정이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미흡한 제도, 주변의 시선 등 다양한 이유로 가까운 사람의 과로사를 그냥 넘긴다면, 그리고 이 때문에 우리 사회의 과로사 문제가 계속 수면 아래 머문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47쪽


평소 고인의 정신건강 상태가 지극히 정상이었고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다가 특정한 업무 관련 사건 이후 급격한 정신적 이상 상태를 보이며 돌발적으로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면 고인의 유서, 이메일, 일기, 메신저, 휴대폰 메모, 동료의 증언, SNS, 지인과의 대화 기록 등을 통해 특정한 사건으로 급작스럽게 업무상 부담을 느끼거나 매우 높은 업무상 스트레스가 있었는지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정신과 치료기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업무 과중과 돌발 자살의 인과성을 입증할 자료를 치밀하게 찾도록 한다. 다음으로 평소 고인이 정신질환을 앓아 지속해서 치료받던 중 과중한 업무로 인한 압박, 장시간 근로 등으로 기존의 정신질환이 악화해 정신적 이상 상태에 이르러 자살하게 된 경우가 있다. 이때 고인이 사망 직전 정신과 상담 등을 받았을 확률이 높으므로 과중한 업무 때문에 힘들다는 호소가 상담 내용에 있는지 확인하고, 과중한 노동과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이 악화되었는지의 여부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찾아야 한다. 만약 평소 앓던 정신질환이 이미 산업재해로 판정되었다면 이를 원인으로 한 자살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78~79쪽


메시지를 보낸 지 얼마 안 되어 남편의 옆집에 사는 동료로부터 연락이 왔다. 출근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남편이 나오지 않았고 전화도 안 받는다면서 남편 숙소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것이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불길한 생각을 애써 외면하며 비밀번호를 보냈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로 건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찰서 ○○○입니다. 이수현 씨입니까? ○○○ 씨가 방 안에서 사망하신 채로 발견되었으니 가급적 빨리 ○○경찰서로 오시길 바랍니다. 87쪽


내 온 정신은 남편의 죽음을 증명하는 데에만 쏠려 있었다. 장례를 곧바로 치를 것인지 회사와 옥신각신하는 사이 남편의 상사 둘이 찾아왔다. 회사 안에서 업무적 마찰은 없었다고, 회사 내부에서 사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산업재해 절차에 협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제야 눈물이 터져 나왔다. 남편의 존재가 회사에서 이 정도였구나. 그들은 사과하지 않았다. 그렇게 힘들었는데 왜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느냐, 다른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냐며 내게 되물었다.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하기까지 사흘이 걸렸다. 며칠 동안 선택하고 대응해야 할 많은 일들이 나를 짓눌렀다. 남편의 죽음을 제대로 인식하기도 전에 기계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는 나 자신이 불쌍했다. 100쪽


결국, 우리는 동생의 고통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모든 직원이 겪고 있는 문제라는 사실을 자료를 통해 밝혀냈다. 회사는 근로기준법을 무시한 채 연장근로 월 69시간, 야간근로 29시간을 전제로 포괄임금계약을 맺고, 별도 수당 없이 걸핏하면 하루 12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을 강요했다. 과도한 업무로 밤낮없이 계속되는 야근은 스타트업 정신과 열정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했고,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다며 기본적인 노무관리조차 하지 않았다. 대표부터 사원까지 모두 ‘님’으로 호칭하는 평등문화를 강조하면서도 상사의 일방적인 지시를 따라야 했고 책임은 오롯이 실무자가 졌다. 성과 지상주의와 실적 압박은 과열 경쟁을 부추기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만들었다. 회사는 창립 6년 만에 매출 4000억 원 돌파라는 빠른 성장을 이뤘지만, 가혹한 근무환경에서 직원들이 감내한 고통은 30%가 넘는 퇴사율과 재직자 정신질환 유병률 증가라는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됐다. 141쪽


한 사람의 죽음을 과로죽음으로 인정받는 것은 남은 동료들에게도,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과로죽음이 인정된다는 것은 그가 일했던 일터가 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할 정도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말과 같다. 이를 인정하면서 아무 변화 없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할 수는 없다. 과로죽음의 인정은 필연적으로 그 일터의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이는 사회적으로도 마찬가지다. 한 사회에서 일 년에 수백 명이 업무상 스트레스로 정신질환을 앓고, 나아가 사망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가 제대로 인식한다면, 필연적으로 과로를 방지하는 제도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유가족 등 남겨진 사람들은 산재 보상 신청과 승인 외에도 과로죽음을 언론과 회사 동료들에게 알리고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한다. 150~151쪽


회사에서 그해 과로로 3명이 사망했다. 팀장님을 포함한 2명은 잘 알고 지내던 동료였다.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회사 안에 일하다 죽은 사람은 이 외에도 꽤 많을 거로 생각한다. 이 게임회사는 본사가 따로 있고 게임별로 자회사가 여럿 있는데, 본사 입장에서는 자회사의 과로죽음에 대해 산재 처리를 반드시 무마시켜야 했다. 과로사에 관한 기사에 언급되지 않으려 애쓰고 사건을 축소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고인들이 지병 때문에 사망했다고 하려는 것 같았다. 4~5개월 동안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아침 10시에 출근해 새벽 1시~2시까지 일했고 주말에도 쉬지 않던 팀장님이 과로사하자 자회사의 중간관리자가 팀원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말을 했다. “○○ 팀장의 사망은 과로사가 아닙니다. 그는 일을 사랑한 사람이었습니다.” 기가 막혔다. 팀장님이 책임감이 강했고 일을 좋아했던 사람이었음이 사실일지라도 그것으로 팀장님의 죽음이 과로사가 아니라는 걸 입증할 수는 없다. 197~198쪽

 


 

목차

들어가며

제1장 과로사, 과로자살이라는 암초

1. 과로를 어떻게 정의할까
2. 과로죽음은 얼마나 많을까
1) 과로사, 산업재해로서의 뇌심혈관질환
2) 숨겨진 과로자살
3. 과로사, 과로자살의 법률상 판단
1) 뇌심혈관질환의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
2) 자살의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

제2장 과로죽음을 받아들이기

1. 남겨진 우리
1) 너무 긴 악몽_과로사 유가족 이수현
2) 그만두라고 말하지 못했다_ 과로자살 유가족 김지현
3) 슬픔 이후 홀로 떠안은 과제
2. 과로죽음을 인정한다는 것
1) 산재가 뭔데_과로사 유가족 송유진
2) 차라리 모른 척해줘요_과로자살 유가족 김지현
3) 일 때문에 죽었구나_과로자살 유가족 박수정
4)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
3. 죽음 직후의 절차들
1) 부검
2) 경찰 조사
3) 사망신고와 재산 조회
4) 연금
5) 보험
6) 상속
7) 긴급복지제도

제3장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기

1. 죽음의 이유 말하기
1) 살인적인 노동강도_과로자살 유가족 서주연
2) 상사가 두렵다_과로자살 유가족 김지현
3) 과로죽음 인정의 사회적 의미
2. 과로죽음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
1) 회사에 대응하기
2) 언론과 여론 대하기
3) 법률 전문가와 관계 맺기
4)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만나기
3. 산업재해보상보험 신청과 판정
1) 산재 보상 신청과 자료 수집
① 노동시간 기록 확보하기
② 디지털기록물
③ SNS
④ 포털사이트 계정
⑤ 동료 인터뷰
⑥ 기타
2) 근로복지공단 조사
3)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판정
4) 산업재해로 승인되었을 때
① 유족급여와 장의비
② 손해배상 청구
5) 불승인되었을 때의 불복 절차
① 심사 청구
② 재심사 청구
③ 행정소송

제4장 일터에 남은 동료들

1. 사람들이 떠난 회사에서
1) 과로로 세 명이 죽다_게임업체 직원 최준규
2) 나도 저렇게 될까?_간호사 조은희
3) 회사의 책임에 대한 생각
2. 남겨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1) 바뀌지 않는다면 벗어나기
2) 나를 긍정적으로 관리하기
3) 서로를 위해 연대하기
4) 우리는 변화할 수 있다

제5장 세상에 하고 싶은 말

1. 과로를 멈춰야 한다
1) 장시간 노동은 이제 그만
2) 야간 노동은 최소한으로
3) 죽음으로 내모는 기업 문화 바꾸기
4) 정부가 나서서 과로를 멈춰라
5) 노동자에게 힘이 필요하다
2. 남겨진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
1) 긴급한 경제적 지원
2) 심리적 지원
3) 과로죽음 입증 책임의 완화
4) 근로복지공단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절차의 배려
5) 과로죽음에 대한 경찰의 인식 개선

제6장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1. 살아남아 잘 끝맺는 법
1) 나를 일상에 매어두었다_과로자살 유가족 서주연
2) 죽을 때 죽더라도_과로사 유가족 장민주
3) 산재 불승인에도 불구하고_과로자살 유가족 박수정
4) 우리 가족의 치유를 위해_과로자살 유가족 김유미
5) 아빠가 없는 자리_과로사 유가족 송유진
6) 이제 내가 대신 할게_과로사 유가족 김민영
2. 우리가 과로죽음에 맞서는 이유

나가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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