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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과 무한

원제 : Le fini et l'infini (2010년)

알랭 바디우 저 | 조재룡 역 | 이숲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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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131093 / 104쪽 13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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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 유한과 무한을 말하다

1900년대 초 발터 벤야민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라디오 방송에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훗날 ‘어린이를 위한 지식’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전례를 따라 질베르트 차이는 청소년과 어른을 대상으로 언어, 이미지, 전쟁, 신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이를 여러 권 소책자로 만들었다.
이 책은 그 시리즈 중 하나로 알랭 바디우가 무한과 유한에 대해 강의하고 청중의 질문에 대답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바디우는 철학적·종교적 관점에서 흔히 신과 동일시되는 무한이라는 주제를 설명하면서 시간의 제약을 받으며 반드시 죽어야 하는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어떻게 무한을 생각하고, 자신의 유한성을 뛰어넘을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그렇게 잠재적 무한과 실제적 무한을 구분하고, 수학적 관점에서 이 문제를 성찰해 흥미로운 담론을 끌어내기도 한다.
특히 이 책의 끝에는 수학과 출신으로 이상 시문학상, 박인환 문학상 등을 받았고, 다양한 작품을 발표한 함기석 시인의 전문적이고 문학적이며 매우 흥미로운 해제가 실려 독특한 방식으로 이 주제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우주는 존재하는 모든 것이며, 유한한 나 자신이고, 나아가 유한한 구(球)인 지구이며, 유한한 태양계이자, 엄청 크다 하더라도 이 또한 유한한 은하계와 이 은하계에 속한 수백만의 별들입니다. 은하계는 훨씬 더 거대한 성단(星團)에 속해 있으며, 이 성단 또한 초거대 성단에, 이 초거대 성단 역시 우주의 어떤 지역에 속해 있는 등, 점점 더 크기를 키워가며 이 같은 분류는 반복될 것이며, 우리는 어디에서 이것이 끝날지 알지 못합니다. 이 같은 분류가 끝나지 않을 때 바로 그때를 무한이라고 정의할 것입니다. --- p.11 인간이라는 존재는 유한하며, 인간이라는 존재는 분명 무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무한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지금 제가 여러분에게 무한에 관해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우리는 유한하지만, 무한에 대해 완벽하게 모르고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무한에 관해서 말할 수 있고, 그것에 이름을 부여했으며, 무한이 무엇인지, 아니면 우주가 과연 무한한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비록 유한하다 하더라도, 인간은 무한에 관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인간의 힘이 있습니다. --- p.12 인간의 생각 속에는 두 가지 서로 다른 무한에 관한 개념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 개념은 한계를 만나지 않고 언제나 계속할 수 있는 무엇으로 무한을 이해합니다. 이 무한은 학술적이지만 아주 단순하게 ‘잠재적’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무한입니다. 왜 잠재적일까요? 이 무한 속에서 나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산책할 수 있으나 절대로 무한한 총체를 만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산책의 무한입니다. 한계를 만나지 않은 채 나는 거기서 산책할 수 있으며, 그것은 늘 새롭고, 더 크며, 다른 것입니다만, 항상 끝납니다. 또 다른 무한이 존재하는데, 칸토어가 소개했던 무한, 하지만 이미 신의 무한이거나 우주였던 무한입니다. 이 무한은 모든 무한한 숫자들을 포함하는 진정으로 무한한, ‘현실적’ 무한입니다. 현실적 무한은 잠재적 무한의 한계와도 같습니다. 잠재적 무한 속에서 나는 하나의 숫자에서 이보다 항상 큰 숫자로 이동하며 절대로 끝에 도달하지 못하지만, 현실적 무한 속에서는 일종의 봉투 안에 모든 것을 넣고 끝에 도달합니다. 만약 제가 무한하게 살 수 있는 보행자였더라면, 나는 모든 숫자를 가질 때까지 걸을 수도 있을 것이며, 그렇게 해서 마침내 현실적 무한에 다다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p.20-21 인간 존재가 죽음보다 더 강하다는 것은 생각이라는 일종의 작업에 의한 겁니다. 우리가 죽음보다 더 강해질 수 있는 것은, 삶에서 벌어지는 축제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 무한 그 자체를 생각으로 지배하면서입니다. 독일의 위대한 철학자 칸트는 기“과학의 확실한 길이 열리게 됐고 모든 시간대에서 그리고 무한한 거리에서 자취를 남기게 됐다.”라고 말합니다. 기하학을 발명한 사람은 무한한 거리에 있었던 무언가를 열어 보였습니다. 그는 불쌍한 우리 유한한 존재가 무한을 향해 나아가게 해줬습니다. --- p.24-25 몇몇 철학자는 우리가 무한을 생각하므로 무한과 실질적인 관계가 있고, 또한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 안의 어떤 것이 무한하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데카르트는 유한한 존재인 우리가 내면에 무한에 대한 사유를 품고 있으므로 무한과의 소통이 반드시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신이 우리의 정신에 무한에 대한 생각을 불어넣었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신일 수밖에는 없는데, 유한한 존재인 우리가 어떻게 무한에 관한 사유를 품고 있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신과 연결돼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무한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p.32 우리가 완료된 어떤 무한한 시간을 상상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진행되는 무언가가 끝나는 어느 순간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종교는 자주 세계의 종말이 존재한다고 선언하며, 이때 종말은 무언가가 시간 속에서 완료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지금으로서 시간은 잠재적 무한이라는 의미에서 무한하며, 시간은 지속되고 우리도 시간과 더불어 그러할 겁니다. --- p.34

저자 소개

  • 저자 : 알랭 바디우
저자 : 알랭바디우
오늘날 프랑스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로, 1937년 모로코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강의하던 중 1968년 혁명을 계기로 마오주의 운동에 투신했으며 『모순의 이론』, 『이데올로기에 대하여』 등의 정치 저작을 집필했다. 문화대혁명의 실패와 마르크스주의의 쇠락 이후 해방을 위한 또 다른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주체의 이론』을 출간했고, 1988년 『존재와 사건』에서 진리와 주체 개념을 전통 철학과는 완전히 다른 범주로 세웠다. 그 후 『철학을 위한 선언』, 『조건들』, 『윤리학』, 『비미학』, 『메타정치론』 등을 썼고 2006년에는 『존재와 사건』의 후속작인 『세계의 논리』에서 세계에 나타나는 진리와 관련된 문제들을 다뤘다. 2018년 『진리들의 내재성』을 출간해 ‘존재와 사건’ 3부작을 완성했다.

역자 : 조재룡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앙리 메쇼닉과 현대비평: 시학·번역·주체』, 『번역의 유령들』, 『번역과 책의 처소들』, 『의미의 자리』, 『한 줌의 시』, 『번역하는 문장들』, 『시는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등이 있고, 역서로 앙리 메쇼닉의 『시학을 위하여 1』, 제라르 데송의 『시학 입문』, 알랭 바디우의 『사랑예찬』, 조르주 페렉의 『잠자는 남자』, 장 주네의 『사형을 언도 받은 자』, 로베르 데스노스의 『알 수 없는 여인에게』, 샤를 페팽&쥘의 『세계철학 백과사전 2』 등이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조재룡

조재룡 옮김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앙리 메쇼닉과 현대비평: 시학·번역·주체』, 『번역의 유령들』, 『번역과 책의 처소들』, 『의미의 자리』, 『한 줌의 시』, 『번역하는 문장들』, 『시는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등이 있고, 역서로 앙리 메쇼닉의 『시학을 위하여 1』, 제라르 데송의 『시학 입문』, 알랭 바디우의 『사랑예찬』, 조르주 페렉의 『잠자는 남자』, 장 주네의 『사형을 언도 받은 자』, 로베르 데스노스의 『알 수 없는 여인에게』, 샤를 페팽&쥘의 『세계철학 백과사전 2』 등이 있다.

 

함기석 해제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자랐다. 중학교 때 미술 선생님 눈에 띄어 반강제로 미술반에서 활동했고 고등학교 때는 축구에 미쳐 해가 질 때까지 운동장을 휘젓고 다녔다. 야자 시간엔 몰래 교실을 빠져나와 학교 주변의 과수원들을 순방하며 사과를 따 먹었다. 결국엔 걸려서 정학을 받고 날마다 긴 반성문을 썼는데 내 글을 본 공범 친구들은 감동적이라며 낄낄거렸다. 2학년 때부터 연마해 온 연애편지 대필 실력을 이런 데 써먹을 줄이야. 그때의 편지 쓰기와 반성문 쓰기가 훗날 시 쓰기로 이어진 것 같다. 친구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한양대학교 수학과에 입학하여 4학년이던 1992년에 『작가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동안 시집 『국어 선생은 달팽이 』, 『착란의 돌』, 『뽈랑 공원』, 『오렌지 기하학』,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 『디자인하우스 센텐스』, 동시집 『숫자 벌레』, 『아무래도 수상해』, 동화 『상상력 학교』, 『코도둑 비밀탐정대』, 『황금비 수학 동화』, 『크로노스 수학탐험대』등을 출간했다. 눈높이아동문학상, 박인환문학상, 이형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우주는 존재하는 모든 것이며, 유한한 나 자신이고, 나아가 유한한 구(球)인 지구이며, 유한한 태양계이자, 엄청 크다 하더라도 이 또한 유한한 은하계와 이 은하계에 속한 수백만의 별들입니다. 은하계는 훨씬 더 거대한 성단(星團)에 속해 있으며, 이 성단 또한 초거대 성단에, 이 초거대 성단 역시 우주의 어떤 지역에 속해 있는 등, 점점 더 크기를 키워가며 이 같은 분류는 반복될 것이며, 우리는 어디에서 이것이 끝날지 알지 못합니다. 이 같은 분류가 끝나지 않을 때 바로 그때를 무한이라고 정의할 것입니다. (11쪽)

인간이라는 존재는 유한하며, 인간이라는 존재는 분명 무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무한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지금 제가 여러분에게 무한에 관해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우리는 유한하지만, 무한에 대해 완벽하게 모르고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무한에 관해서 말할 수 있고, 그것에 이름을 부여했으며, 무한이 무엇인지, 아니면 우주가 과연 무한한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비록 유한하다 하더라도, 인간은 무한에 관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인간의 힘이 있습니다. (12쪽)

인간의 생각 속에는 두 가지 서로 다른 무한에 관한 개념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 개념은 한계를 만나지 않고 언제나 계속할 수 있는 무엇으로 무한을 이해합니다. 이 무한은 학술적이지만 아주 단순하게 ‘잠재적’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무한입니다. 왜 잠재적일까요? 이 무한 속에서 나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산책할 수 있으나 절대로 무한한 총체를 만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산책의 무한입니다. 한계를 만나지 않은 채 나는 거기서 산책할 수 있으며, 그것은 늘 새롭고, 더 크며, 다른 것입니다만, 항상 끝납니다.
또 다른 무한이 존재하는데, 칸토어가 소개했던 무한, 하지만 이미 신의 무한이거나 우주였던 무한입니다. 이 무한은 모든 무한한 숫자들을 포함하는 진정으로 무한한, ‘현실적’ 무한입니다. 현실적 무한은 잠재적 무한의 한계와도 같습니다. 잠재적 무한 속에서 나는 하나의 숫자에서 이보다 항상 큰 숫자로 이동하며 절대로 끝에 도달하지 못하지만, 현실적 무한 속에서는 일종의 봉투 안에 모든 것을 넣고 끝에 도달합니다. 만약 제가 무한하게 살 수 있는 보행자였더라면, 나는 모든 숫자를 가질 때까지 걸을 수도 있을 것이며, 그렇게 해서 마침내 현실적 무한에 다다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0-21쪽)

인간 존재가 죽음보다 더 강하다는 것은 생각이라는 일종의 작업에 의한 겁니다. 우리가 죽음보다 더 강해질 수 있는 것은, 삶에서 벌어지는 축제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 무한 그 자체를 생각으로 지배하면서입니다. 독일의 위대한 철학자 칸트는 기“과학의 확실한 길이 열리게 됐고 모든 시간대에서 그리고 무한한 거리에서 자취를 남기게 됐다.”라고 말합니다. 기하학을 발명한 사람은 무한한 거리에 있었던 무언가를 열어 보였습니다. 그는 불쌍한 우리 유한한 존재가 무한을 향해 나아가게 해줬습니다. (24-25쪽)

몇몇 철학자는 우리가 무한을 생각하므로 무한과 실질적인 관계가 있고, 또한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 안의 어떤 것이 무한하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데카르트는 유한한 존재인 우리가 내면에 무한에 대한 사유를 품고 있으므로 무한과의 소통이 반드시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신이 우리의 정신에 무한에 대한 생각을 불어넣었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신일 수밖에는 없는데, 유한한 존재인 우리가 어떻게 무한에 관한 사유를 품고 있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신과 연결돼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무한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32쪽)

우리가 완료된 어떤 무한한 시간을 상상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진행되는 무언가가 끝나는 어느 순간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종교는 자주 세계의 종말이 존재한다고 선언하며, 이때 종말은 무언가가 시간 속에서 완료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지금으로서 시간은 잠재적 무한이라는 의미에서 무한하며, 시간은 지속되고 우리도 시간과 더불어 그러할 겁니다.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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