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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소녀를 위한 동화는 없다 이야기를 통해 보는 장애에 대한 편견들
원제 : Disfigured: On Fairy Tales, Disability, and Making Space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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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함메드 엘쿠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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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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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 21,600
- 17,100
- 23,400
- 18,000
출판사 리뷰
그림 형제와 안데르센의 동화부터 <왕좌의 게임> 같은 최신 드라마까지,
다종다양한 이야기에 담긴 속뜻을 날카롭게 해부하다
“동화에서 나를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나는 항상 나쁜 녀석이었어요. 다른 사람과 다르게 생겼다면 공주가 될 수 있을 리가 없어요.”
― 본문 중, 뇌성마비 장애인 아이르네 콜트허스트의 말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접해 온 동화는 우리의 세상을 형성하는 바탕이 된다. 동화는 공정과 위계질서, 행동 양식, 행복하고 충만한 삶에 관한 우리의 생각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야기의 원형에 가까운 동화가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발판이 되는 건 아닌지 질문하는 작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점은 그동안 우리가 그러한 이야기들을 넓은 눈으로 바라보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고전 동화부터 디즈니 만화 영화와 최신 드라마까지 다양한 시대와 매체를 아우른다. 그림 형제의 『고슴도치 한스』, 안데르센의 『인어 공주』 등 고전 동화 속 장애가 없고 모든 능력을 온전하게 가져야만 고통 없는 삶을 살 수 있다는 서사에 담긴 함의를 돌아보고, <라이온 킹>이나 <백설 공주> 등의 디즈니 만화 영화를 통해 디즈니가 구축한 그늘 없는 세상 그리고 주인공과 악당에게 부여하는 전형적인 이미지들을 살펴본다. 21세기판 동화라고 할 수 있는 <캡틴 마블> 등의 슈퍼히어로 영화를 통해서는 개인의 장애를 지우고 비범한 능력을 부각하는 방식을 살펴본다. 그리고 <왕좌의 게임> 같은 최신 드라마에 담긴 장애의 서사와 관련한 첨예한 논쟁도 살펴본다. 이 책은 이렇듯 동화적 요소를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가 장애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력을 예리하게 보여 준다.
장애인의 목소리와 동화에 대한 분석이 어우러진 삶의 서사
“<백설 공주>에 나오는 사악한 왕비가 동정을 받으려고 흉하게 변장하는 모습을 보면 어린아이는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 본문 중, 자폐 장애인 에럴 커의 말
이 책에는 뇌성마비로 수술받고 휠체어를 타던 어린 시절부터 다리를 절면서 걷던 학창 시절 그리고 현재의 30대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이야기가 동화에 대한 분석과 함께 유기적으로 엮여 있다. 남들과 다르게 걷는다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놀림과 따돌림을 당하던 아이의 이야기, 오랜 상처로 인해 우울증에 걸린 어른의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을 통해 또 다른 삶의 원천을 발견하는 작가로서의 이야기까지, 전형적인 동화에서 묘사하는 직선적인 서사가 아닌, 구불구불한 삶의 길을 걸어 온 저자의 다양한 이야기가 이 책을 가로지른다. 동화와 디즈니 만화 영화를 사랑했고, 자신도 인어 공주처럼 우아하게 걷게 되길 꿈꿨던 저자는 자신의 삶을 되짚으며 우리가 사랑해 온 이야기들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용기를 보여 준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 사람에게 장애는 행복한 결말을 위해 사라져야 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는 동화들은 어떻게 다가올까? 장애 때문에 자신을 추하게 여기는 아이에게 미운 오리 새끼가 원래 백조였다는 이야기는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의 질문들은 장애에 대한 오랜 편견에 갇힌 우리의 단단한 의식에 미세한 균열을 내는 망치가 될 것이다.
삶의 진실이 담긴 ‘이야기’의 가능성을 그리며
“한밤중에 깨어나 기적 같은 치유를 바라거나 구원해 달라고 애원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건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다. (…) 내가 꿈에서 보는 건 그가 걷는 모습이 아니라 그가 상처받지 않는 모습이다.”
― 본문 중, 사지마비 장애인 제이슨 도워트의 아내, 작가 로라 도워트의 말
저자는 말한다 “나의 뇌성마비는 단 한 번도 다른 것을 상징하지 않았다. 나의 뇌성마비는 늘 나와 함께 있으면서 나 자신으로, 나의 몸으로 살았다.” 장애는 생생하고 복잡한 현실이며, 삶의 동반자다.
이 책은 장애인을 소외시켜 온 ‘이야기’를 돌아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이야기들, 그리고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우리 사회가 숙고해야 할 문제들도 구체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이제부터 우리가 말하는 이야기들은 삶의 진실이 충실히 반영되어야 할 것이며, 우리가 만들어 가는 세상은 개인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세상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장애인의 권리를 증진하는 세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서로의 삶을 일방적으로 재단하지 않는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실제 우리의 삶은 한층 더 확장될 수 있다. 그리고 서로 다른 몸이 나란히 공존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P. 42~43 내가 아는 모든 공주는 우아했고 아름다웠으며 마치 꿈결처럼 춤을 추었다. (…) 디즈니 만화 영화에 나오는 벨과 신데렐라의 장애 하나 없는 완벽한 아름다움에, 많은 동화의 결말이 결국에는 이 때문에 사랑을 획득하는 것이라는 사실에 어떻게 반박할 수 있을까? 더 중요하게는 그렇게 아름다운 공주는 한 번도 되어 본 적이 없는 나의 자아가 어떻게 동화 속 공주들에게 저항할 수 있을까? 내가 읽었고 사랑하는 그 모든 동화와 미디어, 수많은 이야기가 행복한 결말을 말하고 있을 때 필연적으로 행복한 결말에서 벗어나는 삶과 투쟁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P. 45~46 옛날, 아주 먼 옛날에는 왼손잡이가 악마에게서 왔다고 생각했다. (…) 19세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줄루 부족은 왼손잡이 아이에게 오른손을 쓰게 하려고 왼손을 끓는 물에 담가 화상을 입혔다. 스페인에서 종교 재판이 한창이던 시절에 가톨릭 교회는 왼손잡이를 마녀라고 두려워해 산 채로 불에 태워 죽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범죄학의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체사레 롬브로소는 1903년에 “문명과 문화가 진보하면서 문명인은 야만인에 비해 오른손잡이 비율이 월등히 높아졌는데, 오른손잡이는 여자보다는 남자가, 아이보다는 어른이 훨씬 많다.”라고 썼다. 롬브로소는 왼손잡이를 기형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을 나누는 장애라고 생각한 것이다.
P. 139 디즈니가 흑인 공주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 영화를 만드는 데는 72년이 걸렸다. 동남아시아 공주가 나오는 데는 52년,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공주가 나오는 데는 58년, 중국 공주가 나오는 데는 61년이 걸렸다. 하지만 아직 장애인 공주는 나오지 않았다. 내가 아는 한은 말이다.
P. 313 나는 세상에 증명할 것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세상이 나에게 증명해 보여야 한다. 내 몸을 위한, 내 말을 위한, 기울어진 내 걸음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줄 책임이 세상에는 있다. 공주나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었던 나의 어린 꿈을 끝내고 그 무엇도 되고자 하는 바람을 품을 필요가 없음을 이해할 수 있게 도울 책임이 이 세상에는 있다. 나와 같은 몸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고, 이 세상을 나와 같은 몸에게도 맞게 바꾸어야 한다. 나는 이미 충분하다. 내가 다른 무엇이 되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P. 344 우리가 장애가 있는 몸은 가치가 적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때마다, 걸을 수 없던 사람이 결국에는 걷게 되는 이야기를 받아들일 때마다, 예쁘기 때문에 원하는 모든 것을 얻는 공주 이야기를 받아들일 때마다, 비장애인만의 행복한 결말을 받아들일 때마다 우리는 덤불 가시를 자라게 하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가시를 잘라 내고 새로운 것이 자랄 수 있게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적대적이지 않은 환경이 존재하는 세상과 동화를 상상해야 한다. 이 세상에서 다른 몸,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이 자기 자신의 힘으로만이 아니라 공동체의 도움을 받아 장애를 극복했기 때문에 승리하는 세상을 상상해야 한다.

는 말
1. 어둠 속에 머리를 밀어 넣는 아이들
2. 장애 그리고 동화
3. 오랜 옛날, 여전히 소원이 도움을 줬을 때: 프랑스와 독일의 동화
4. 언젠가는 나의 왕자님이 올 거야: 디즈니와 그늘 없는 세상
5. 바보 같은 작은 업둥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들’
6. ‘인간 이하의’: 아름다움 대 추함
7. 거친 땅
8. 괴물과 경이로움
9. 위대한 해결
맺음말
감사의 글
주
참고 문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