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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빙하 같지만 그래서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

한은형 저 | 이봄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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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소설가이자 성격채집가인 한은형은 자신의 책상에서 서늘한 세계를 만들어낸다. 여성 소설가의 시선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여성 인물들은 새파란 빛을 발한다.-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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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582407 / 228쪽 130 x 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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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성격채집가 한은형이 찾아낸 29명의 여성, 그들과 함께 타오르는 새파란 불길 이 책은, 소설가는 책상 앞에서 어떤 책을, 어떤 생각을 하며 읽을까?라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소설가이자 성격채집가인 한은형은 자신의 책상에서 서늘한 세계를 만들어낸다. 여성 소설가의 시선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여성 인물들은 새파란 빛을 발한다. 한은형의 문장을 따라 나아가면 고전소설 속에서 전형성을 대변한다 믿었던 여성들의 기개과 폭발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의 아름다움과 추함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우리 안에 잠들어 있던 또다른 ‘나’를 찾을 수 있게 돕는다. 한은형이 채집한 29명의 여성 인물은 제각각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그들의 성격은 세상에 의해 종종 부정적인 것으로 폄하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 속에서는 그렇게 평가 절하된 성격이 한은형의 시선을 만나 긍정적인 것으로 변모한다. 인물에게 다시 활기와 생기를 부여해주는 것이다. 안나 카레니나와 테스와 『폭풍의 언덕』의 캐서린을 비극적인 인물, 남자에 미쳐 인생을 버린 인물로 읽어왔다면 한은형은 바로 그들의 이런 점을 다른 언어로 말한다. “안나 카레니나, 레날 부인, 보바리 부인, 테스, 엠마, 데이지, 쇼샤 부인…… 여자들의 이름을 적다가 충격에 빠졌다. 이 여자들은 남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사랑 없이는 살수 없는 인물들이었던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여자들에게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는 극히 한정되었고, 제대로 된 ‘유리한’ 결혼을 하는 게 삶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돈키호테, 로빈슨 크루소, 파우스트, 오이디푸스 왕, 율리시스, 데미안…… 역시, 남자들은 달랐다. 그들에게는 전쟁이, 모험이, 출세가, 입사入社가 있었다. 세상을 누비고 다녔다. 그러고도 여유가 있을 때 남자들은 연애를, 때로는 사랑을 했다. 여자들에게는 육체적 모험과 정신적 모험이 허락된 길, 그러니까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던 것이다. 연애 혹은 사랑. 그러니 전부일 수밖에.” _30쪽 세간에서는 히스테리적인 인물,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격정적인 인물로 읽어내는 『본격소설』의 요코에 대해서도 한은형은 다르게 말한다. 평가 절하되는 인물의 성격을 하나씩 채집해나가며, 이 인물에게는 기개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2021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지침서가 있다면 그건 바로 이 책일 것이다. “요코를 보면서 사람의 성격이라는 게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난폭은 격정이 될 수도 있고, 어두움은 은밀함이 될 수도 있고, 험상궂은 기운은 용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 어떤 상황을 만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버티기도 하고, 폭발하기도 한다. 폭발은 제대로 할 수도 있고, 불발되기도 하는데, 어떤 폭발은 ‘히스테리’라 불리고 또 어떤 폭발은 ‘기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_112쪽 새하얀 눈을 걷어내면 드러나는 잿빛의 흙처럼, 적나라하고 날카로운 한은형의 문장 한은형 소설가 특유의 서늘하고 날카로운 문장은 이 책과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세계문학 속 문장을 인용함에 있어서도 군더더기가 없으며, 그 문장을 재해석하는 한은형만의 문장은 그보다 더 아름답다. 한은형은 자신의 소설 『거짓말』에 관해 이야기하며 “잔인하게 보기, 잔인하게 쓰기가 자신의 리얼리티이기에 계속 잔인한 소설을 쓰고 싶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 소설가이기에, 그가 바라보는 세계문학에 대한 시선은 서늘할 수밖에 없다. 예리한 눈빛으로 소설을 읽어내려가며 다시 촘촘하게 엮어내는 소설가는 세계문학 속 여성 인물을 어떻게 이야기할까. 단순히 소설가라서 궁금한 게 아니다. ‘한은형’이기에 궁금한 것이다. 『폭풍의 언덕』을 읽으며 받은 느낌도 간편하게 진술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묘사해낸다. 한은형이 재해석하고 묘사하여 구축하는 세계는 견고하고 매력적이다. “예전의 내가 먼 거리에서 워더링 하이츠를 올려다보았다면, 지금의 나는 비바람이 치는 워더링 하이츠에 서서 미칠 듯이 일렁이는 히스들과 함께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길지도 않은 내 머리카락은 바람에 날려 산발이 되고… 나는 그런 채로 완악한 바람이 대기중으로 풀어놓는 히스 입자들을 보고 있다.” _100쪽 소설가가 만들어내는 지적인 세계로의 초대 소설가란 무엇인가. 한은형은 이 질문에 대해 “소설가는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사람”이라고 답한 바 있다. 책을 읽으며 그저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발견한 의문과 진실을 자신의 세상으로 확장해나가는 것이다. 그러니 소설가가 만드는 세계는 필연적으로 지적일 수밖에 없다. ‘메타포’에 대해 한은형은 이렇게 말한다. “메타포란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은유’다. ‘A’를 ‘B’라고 말하는 것. 은유에 대해 들어본 적 없는 어린아이에게 말해야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둘 사이에 선긋기를 하는 일이라고. 상식적인 선에서 선긋기를 하면 고개를 끄덕거리지만, 상식을 뛰어넘어 성공적으로 선긋기를 하면 그 메타포는 잊을 수 없는 게 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결정적 메타포는 ‘중절모’다. 사비나는 토마스와 중절모를 둘러싼 메타포를 공유하지만 프란츠와는 그러지 못한다. 토마스와 맺는 관계에서는 관능을 더하고, 또 여러 감정을 증폭시켰던 중절모가 프란츠에게는 우스운 것일 뿐이다.” _199쪽 이 ‘메타포’가 소설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인물들의 관계에 있어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는지에 대해 이토록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이야기하는 사람이 또 어디에 있을까.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를 그대로 읊기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읽는 이로 하여금 곧바로 이해가 되도록 말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 일이다. 한은형의 글을 통해서 우리가 고개를 갸웃했던 장면을 다시 읽어보는 건 그것만으로도 귀한 체험이 될 것이다.

저자 소개

1979년 수원에서 태어난 한은형은 인하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거쳤으며, 단편‘꼽추 미카엘의 일광욕’으로 2012년 문학동네신인상을 받았다. 출판사 직원 등 여러 직업을 거치는 동안에도 소설가로서의 꿈을 잃지 않았던 그녀는 신선하고 감각적인 작품으로 신진 작가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여러 문예지에 소설을 발표하며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책 속에서

사랑했다. 그것도 지나치게. 안나 카레니나가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_22쪽 중에서

사랑의 말들은 한 발짝 멀어져서 보면 유치하고 졸렬하기 그지없다. 이 사랑의 맹세 때문이었을까? 안나는 회복된다. 이 ‘유사 죽음’의 체험이 안나에게 남긴 교훈은 이렇다. ‘사랑이 위험해졌을 때는 죽음을 이용하라.’(……) 그래서 그녀는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졌다.
_25쪽 중에서

이런 그녀에 대해 버지니아 울프가 한 말을 적어본다. “1800년경 증오나 쓰라림,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항의하거나 설교하지 않으면서 글을 쓴 여성이 있었다.”
_122쪽 중에서

예전의 내가 먼 거리에서 워더링 하이츠를 올려다보았다면, 지금의 나는 비바람이 치는 워더링 하이츠에 서서 미칠 듯이 일렁이는 히스들과 함께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길지도 않은 내 머리카락은 바람에 날려 산발이 되고… 나는 그런 채로 완악한 바람이 대기 중으로 풀어놓은 히스 입자들을 보고 있다.
_100쪽 중에서

요코를 보면서 사람의 성격이라는 게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난폭은 격정이 될 수도 있고, 어두움은 은밀함이 될 수도 있고, 험상궂은 기운은 용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 어떤 상황을 만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버티기도 하고, 폭발하기도 한다. 폭발을 제대로 할 수도 있고, 불발되기도 하는데, 어떤 폭발은 ‘히스테리’라 불리고 또 어떤 폭발은 ‘기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_112쪽 중에서

자세가 꼿꼿하고, 자신감이 있고, 사근사근하지 않고, 단단하다. 나는 이런 인물들에게, 특히 이런 여성 인물들에게 매료되는 편이다. 한국 사회에서 여자들은 애교나 사랑스러움을 가지라는 식의 내면화된 교육을 받고 자라는데, 내가 “왜 이렇게 애교가 없어?”라며 종종 비난받았던 사람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 걸 그녀들을 통해 느꼈고, 그런 그녀들로부터 지지받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_122쪽 중에서

내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누구보다 델핀 루를 이해한다. 책으로 점철된 삶을 살고 있고, 책에서 빠져나와 다른 인생을 살고 싶기도 하지만, 모든 삶의 기준이 책으로 형성된, 아이러니한 그 여자를 말이다.
_161쪽 중에서

나는 에스더에 대해서, 에스더와 같은 삶을 이미 살았던 실비아 플라스를 생각하면서 이 끔찍하게 민감한 마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1950년대라는 시대의 공기와 함께 그녀들을 떠올리면 말이다. 1950년대 여자들에게는 요리와 속기와 춤이 필수로 요구되었다는 걸 『벨 자』를 읽어 알게 된 나는 에스더처럼 토할 것 같았다.
_172쪽 중에서

목차

프롤로그 세 발 달린 개가 없었더라면

너무 많이 느끼는 안나 ―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죽음을 사랑하기로 한 안나 ―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불멸할 수밖에 없는 로테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결혼하고 싶지 않은 엠마 ― 제인 오스틴, 『엠마』
제멋대로 사랑하는 리디아 ― 피에르 드리외 라 로셸, 『도깨비불』
누구보다 세련된 엘렌 ― 이디스 워튼, 『순수의 시대』
배울 기회가 없었던 테스 ― 토머스 하디, 『더버빌가의 테스』
시대를 갖고 논 사라 ― 존 파울즈, 『프랑스 중위의 여자』
거짓 속에서 산 브리오니 ― 이언 매큐언, 『속죄』
돈으로 가득한 데이지 ―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아몬드 냄새가 나는 페르미나 다사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
끝내 지루함을 선택한 캐서린 ―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순수와 격정을 오가는 요코 ― 미즈무라 미나에, 『본격소설』
열세 살에 권태를 느낀 에스메 ― J.D. 샐린저, 「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
한 번에 담배 두 개비를 피우는 조던 베이커 ―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세상 모두에게 잔혹한 나스따시야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백치』
죽을 때까지 왕녀인 마틸드 ― 스탕달, 『적과 흑』
서른에 사랑을 처음 배운 레날 부인 ― 스탕달, 『적과 흑』
‘격’ 있는 사랑을 하고 싶었던 보바리 부인 ―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델핀 루 ― 필립 로스, 『휴먼 스테인』
미칠 수밖에 없었던 에스더 ― 실비아 플라스, 『벨 자』
남자 없는 여자, 에스텔러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고아가 되기로 한 테레사 ―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애벌레에게도 상냥한 앨리스 ― 루이스 케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검은 모자가 된 사비나 ―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인생의 즐거움을 누리는 쇼샤 부인 ― 토마스 만, 『마의 산』
운명의 자매인 세 마녀 ― 윌리엄 셰익스피어, 『맥베스』
내가 꿈꾸는 사람, 바베트 ― 이자크 디네센, 『바베트의 만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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