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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정류장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버스 노선 106번과 사람 이야기

남지현, 김현석, 이희영 저 | 뭉클스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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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969234 / 24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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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사람들 사이에 버스가 있다. 그 버스를 타고 싶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고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정현종 시인의 말도 있지만 섬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쉬운 일은 아니다. 차라리 버스 하나 잡아타면 새로운 풍경이 우리를 기다린다. 차창에 흐르는 빗물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생각 없이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일 때가 있다. 비가 오는 날 한 번도 타 본 적 없는 한적한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보면 어떨까. 이럴 때 106번 버스를 추천한다. 이 버스는 서울을 북으로 가로질러 의정부까지 가는 정말 길고도, 오래된 노선이다. 도시가 기억을 간직할 수 있을까. 시시각각 변해가는 거리의 풍경을 보며 과연 어디에 마음을 두며 누구에게 정을 붙여야 할지 황망해하던 때가 있었다. 어제 머물던 단골 식당이 사라진 자리에 글로벌 체인점이 들어섰을 때, 애틋했던 친구와 열띤 토론을 했던 카페가 바뀌었을 때, 실망하며 발길을 돌렸던 경험은 우리를 그 어디에도 정을 주지 못하도록 만들었을지 모른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버스 노선을 그 무대의 일부로 취했지만 ‘버스의 역사’를 다루려고 하지 않았다. 버스와 정류장은 단지 사람들이 살고 이동하는 배경이 될 뿐이다. 그 다양한 접점들이 부딪히는 곳, 비로소 그들의 일터가 시작되는 곳이 정류장이었고 그곳에서 빵을 굽듯 이 책은 그리운 삶의 향기를 꺼내 보여주고자 했다. 때로는 와인처럼 씁쓸할 수도 때로는 치즈처럼 고소할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맛과 풍미로 독자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라이터스 작가 협동조합 라이터스는 출판사 위주의 기존 문단에서 벗어나 작가가 독자를 직접 찾아가는 새로운 플랫폼과 문학 장르를 모색하는 작가 협동조합입니다.

저자 소개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라이터스의 대표이자 ‘이미지의 힘’을 신봉하는 글작가. 고양이 사료값을 벌기 위해 일한다.

무슨 글을 쓰냐고 물어보면 대답하기가 어려운 잡식성 작가. 라이터스에서 글쓰기와 바인딩 북 제작을 맡고 있다.

글도 쓰고 춤도 추는 라이터스의 바다 거북이.

책 속에서

P. 35 광장. 소리 내어 말하면 목구멍에서 소리가 웅웅 울려, 말을 끝낸 뒤에도 귓가에 소리가 길게 남았다. 이름부터가 싫었다. 자꾸 엄마를 데려가는 그 곳이 무서웠다. 글자 두 개에 이름만큼이나 크고 공허한 구덩이가 있어 소리치면 보이지도 않은 깊은 어둠 여기저기서 말소리가 자꾸 반복되는 것 같았다.
-「나와 엄마의 결혼식」

 

P. 84 “그거 알아? 베토밴 교향곡 3번이 원래 나폴레옹 헌정곡이었다는 거. 원래 곡명은 ‘보나파르트’였대. 그런데 나폴레옹이 황제로 즉위했다는 소식을 듣자 베토벤은 배신감에 격분해서 표지를 찢어 버리고 제목을 ‘영웅’으로 바꿨어. 그야말로 자유와 저항으로 가득 차 있던 인간이었던 거야. 진정한 예술가였던 거지.”
- 「다시,... 더보기

 

P. 128~129 사람들. 저기에도 사람들이 산다. 주현은 그 당연한 사실을 처음으로 낱말을 배운 아이처럼 연거푸 되뇌었다. 저곳의 모두가 노인처럼 기구한 사연을 지니지는 않을 테고, 저곳의 삶이 옳지 못한 일이라는 것은 분명했지만, 주현은 왠지 예전처럼 그곳을 향해 맹목적인 분노를 쏟아내기가 힘들었다.
- 「보통의 삶」

 

P. 139~140 내 청춘은 어디로 갔나. 봄이 무르익는다는 춘삼월의 어느 날, 나는 버스 정류장에 앉아 따스한 날과는 어울리지 않는 우울을 곱씹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청춘과 맞바꾼 대단한 무언가를 움켜쥐었다 생각했는데, 지금 내 두 손에는 먼지 한 톨 남아 있지 않았다.
- 「등산」

 

P. 175 그날부터 나는 매주 토요일 천하장사를 하나 사놓고 그녀를 기다렸다. 그때만 해도 나는 어떤 종류의 마음으로 그녀를 기다렸는지 알지 못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건 다시 보고 싶을 만큼 좋아하는 거란 걸, 그녀의 발길이 끊기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 「토요일마다」

목차

나와 엄마의 결혼식
다시, 학림
보통의 삶
등산
토요일마다
견고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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