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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870640 / 284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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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유쾌한 책 읽기, 명쾌한 글쓰기 쇼펜하우어와 니체는 웃고 춤추는 것을 가르치는 책을 원한다.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글에서 번번이 잔잔한 웃음과 유머, 기지를 보여 준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웃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도 한다. 어떤 의미에서 웃음은 그의 철학의 정점이었다. 채플린의 코미디 연기도 쇼펜하우어의 ‘웃음론’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쇼펜하우어는 사람들이 어둡고 금욕적인 책이라고만 알고 있는 자신의 주저에서 의외에도 웃음론을 펼친다. 니체 역시 중력의 정신을 떨치고 경쾌하게 춤추라고 가르친다. 쇼펜하우어와 니체는 무턱대고 책을 많이 읽는 것에 반대한다. 그러다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릴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두 사람은 괴테와 마찬가지로 소박함을 중시한다. 쇼펜하우어는 소박함은 가장 숭고함과도 화합하므로 단순함과 소박함의 법칙은 모든 예술에 적용된다고 말한다. 니체 역시 거창하게 쓰는 것보다 쉽고 소박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소박하게 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색과 독창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쇼펜하우어도 간결함과 단순함을 높게 평가한다. 진리는 적나라할수록 더없이 아름답고, 진리가 주는 인상은 간단한 표현일 때 더욱 심오하다. 따라서 내용이 담긴 간결함에 안정감과 성숙함이 더해지면 좋은 문장이 되는 것이다. 결국 문체를 개선하려면 우선 생각을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해서 얻은 지혜가 독서로 얻은 지혜보다 낫고, 단순한 경험도 사고를 대신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훌륭한 산문을 쓰기 위해서는 시구, 이미지, 리듬, 운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문체가 살아 있어야 하고, 시에 다가가되 그렇다고 시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쇼펜하우어와 니체가 말하는 좋은 글쓰기는 일단 스스로 생각하기, 독자적 사고, 독창성에서 출발한다.
사고思考와 지식
아무리 책의 수가 많다 한들 정리 안 된 도서관은 책의 수는 많지 않아도 정리 잘 된 장서藏書만큼 효용이 없는 것처럼, 지식도 이와 마찬가지다. 아무리 많은 지식이라도 자신의 사고로 철저히 다듬은 지식이 아니라면 양은 훨씬 적어도 다양하게 숙고한 지식만큼 가치가 없다. 알고 있는 지식을 온갖 방면으로 조합하고, 모든 진리를 다른 진리와 비교해서야 비로소 자신의 지식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하고, 그 지식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알고 있는 것만 면밀히 숙고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 하지만 면밀히 숙고한 것만 정말로 안다고 할 수 있다. -22쪽
독자적 사고의 중요성
독서는 독자적 사고의 단순한 대용품에 불과하다. 독서를 하면 자신의 생각이 남의 생각에 끌려다니게 된다. 게다가 만약 책이 우리를 이끌어 간다고 한다면, 많은 책들은 얼마나 많은 미로迷路가 있는지, 얼마나 고약한 결과에 이를 수 있는지 보여 주는 데 유용할 뿐이다. 하지만 수호신의 인도를 받는 사람, 즉 독자적 사고를 하고, 자발적으로 생각하며, 올바로 생각하는 사람은 올바른 길을 발견하는 나침반을 갖고 있는 셈이다. -25쪽
자기 머리로 사고하기
독서란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대신 다른 사람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스스로의 생각으로 엄밀하게 완결된 체계는 아니더라도 항상 연관성 있는 전체를 발전시키려 할 때 끊임없는 독서로 다른 사람의 생각이 강하게 흘러들어오는 것만큼 불리한 작용을 하는 것은 없다. 다른 사람의 생각은 모두 남의 정신에서 싹튼 것이며, 다른 체계에 속하고 다른 색채를 띠고 있어서 사고와 지식, 통찰과 확신의 전체에 저절로는 결코 합류하지 못하고, 오히려 머리에 가벼운 언어의 혼란을 일으켜 그런 것들로 채워진 정신에게서 이제 온갖 명확한 통찰력을 앗아버려 정신을 거의 해체해 버리기 때문이다. -28쪽
독자적 사고를 하는 사람과 책에만 매달리는 철학자
책에만 매달리는 평범한 철학자와 독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의 관계는 역사 연구가와 목격자의 관계와 같다. 독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사물에 대해 자신이 직접 파악한 것을 말한다. 그 때문에 독자적 사고를 하는 자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일치하는 점이 있다. 그들의 차이는 단지 입장이 다른 데서 생겨날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이 다르지 않을 경우에는 그들은 모두 똑같은 말을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객관적으로 파악한 것만 말하기 때문이다. 나는 여러 가지 명제가 모순되는 것처럼 생각되어 대중에게 알리기를 주저하기도 했는데, 후에 놀랍게도 위대한 선인들의 옛 저서에 그런 명제가 언급된 것을 발견하고 기뻤던 적이 가끔 있다. 그런 반면 책에만 매달리는 철학자는 이런저런 사람이 말하고 생각한 것이나, 그것에 대해 다른 사람이 반론한 것 등을 보고한다. 그는 그런 것을 비교하고 심사숙고하며 비판하여 사물의 진리를 찾아내려 애쓴다. 이 점에서 그는 비판적 역사 연구가와 매우 비슷하다. 그래서 그는 예컨대 라이프니츠가 한때 잠시나마 스피노자를 추종한 적이 혹시 있었는지 따위의 연구를 한다. -30쪽
두 가지 종류의 저술가
세상에는 무엇보다 두 가지 종류의 저술가가 있다. 사물 그 자체 때문에 쓰는 사람과 쓰기 위해서 쓰는 사람이 그것이다. 전자는 어떤 생각을 지녔거나 경험을 해서 그것을 전달할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후자는 돈이 필요해서, 돈 때문에 글을 쓴다. 이들은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한다. 이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이들은 될 수 있는 한 길게 생각을 뽑아내고, 반쯤 진실하고 그릇된, 부자연스럽고 불확실한 생각을 전개하곤 한다. 또한 대체로 그들의 실제 모습이 아닌 것을 보이기 위해 불명료함을 사랑한다. 때문에 이들의 글에는 단호함과 명확성이 결여되어 있다. -40쪽
정직하지 못한 저술가
정직하지 못한 저술가들이 있다. 그들은 양심 없게도 남의 글에서 인용한 것을 자기 글에 써먹는다. 내 글이 위조되어 쓰인 것을 나는 종종 발견하곤 한다. 나의 가장 공공연한 추종자들만은 이런 경우 예외로 할 수 있다. 때로는 부주의해서 남의 글을 위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사소하고 진부한 표현과 어법이 이미 그들에게 익숙해서 그것을 습관적으로 쓰게 된다. 때로는 자신을 더 낫게 보이려는 주제넘은 태도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러 나쁜 의도로 그러는 경우가 너무 빈번하다. 그럴 경우는 화폐 위조범과 마찬가지로 수치스런 비열한 행위이다. 그런 파렴치한 행위는 원래 창작자에게서 정직한 사람이라는 성격을 완전히 앗아가 버린다. -49쪽
불멸의 작품이 되려면
어떤 작품이 불멸의 것이 되려면 탁월한 점을 많이 갖추어야 한다. 그 모든 것을 파악하고 평가하는 독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언제나 이런 탁월함은 이런 독자에 의해, 저런 탁월함은 저런 독자에 의해 인정받고 숭배된다. 그로 인해 장구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 관심사는 항시 변하더라도 작품에 대한 신뢰는 계속 유지된다. 이때 그 작품은 때로는 이런 의미에서, 때로는 저런 의미에서 숭배되며, 결코 고갈되지 않는다. -55쪽
익명과 가명의 문제점
이런 모든 부정직을 일소하기 위해서는 문학계에서 잘못된 관행으로 통용되는 방패, 즉 익명이 폐지되어야 한다. 문학잡지에서는 익명이 작가와 그의 후원자의 원망으로부터 솔직한 비평가, 대중의 경고자를 보호해 줘야 한다는 핑계로 쓰인다. 단 한 번 이런 일을 한 대가로 수많은 이점을 얻는다. 익명으로 글을 쓰는 자는 자신의 견해와 다른 주장을 하면서도 온갖 책임을 모면할 수 있으며 또는 어쩌면 매수할 수 있는 저열한 자라는 수치를 은폐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자는 대중에게 나쁜 책을 칭찬하면서 출판업자로부터 술값을 받아 챙긴다. -60쪽
문체와 관상
문체는 정신의 관상이다. 정신의 관상은 신체가 주는 인상 이상으로 진실하다. 타인의 문체를 모방하는 것은 가면을 쓰고 다니는 것과 같다. 가면은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생명이 없으므로 곧 식상해지고 견딜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아무리 추하게 생겼다 해도 생기 있는 얼굴이 가면보다 더 낫다. -67쪽
문체의 독자성
어느 저술가의 정신적 저작물이 지닌 가치를 잠정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그가 무엇에 대해 또는 무엇을 생각했는지 굳이 알 필요는 없다.(그러려면 그의 작품 전체를 통독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그가 어떻게 생각했는지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런데 사고의 이런 방식, 그 사고의 이런 본질적인 성질과 일반적인 질의 정확한 복제물이 그의 문체이다. 다시 말해 문체는 한 인간이 지닌 모든 사상의 형식적인 성질이다. 그러므로 문필가가 무엇에 대해 그리고 무엇을 생각하든 언제나 문체는 똑같아야 한다. 문체는 온갖 형태를 빚어내는 반죽과 비슷하다. 이때 매우 다양한 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 -68쪽
객관적인 지루함과 주관적인 지루함
저작물의 지루함과 관련해서 일반적으로 언급해둘 게 있다. 지루함에는 객관적인 것과 주관적인 것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객관적인 지루함은 언제나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이 부족한 경우, 그러니까 전달할 완전히 명료한 사상이나 인식이 저자에게 전혀 없을 경우에 생겨난다. 그런 것을 지닌 저자는 그것을 전달하려는 목표에 곧장 매진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어디서나 명백히 표현된 개념을 전달하고, 따라서 장황하지도 내용이 없지도 혼란스럽지도 않기에, 따라서 지루하지 않다. 그의 기본 사상이 오류일지라도 그것은 그런 경우 명백히 사유되고, 잘 숙고되었으므로,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올바르다. 그로 인해 그의 글은 여전히 나름의 가치를 지닌다. 반면에 같은 이유에서 객관적으로 지루한 글은 언제나 무가치하다. 반면에 주관적인 지루함은 단순히 상대적인 지루함이다. 독자가 저자의 글에 관심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독자의 관심이 협소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 때문에 탁월한 글에도 어떤 글이든 주관적으로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아무리 형편없는 글이라도 어떤 글이든 주관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주제나 저자가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기 때문이다. -81쪽
나쁜 문체는 독자에 대한 모독이다
무성의하게 글을 쓰는 자는 자신의 사상에 커다란 가치를 부여하지 않음을 고백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신의 사상이 진리이고 중요하단 확신이 들 때에만 감격스런 마음이 솟구치기 때문이다. 지칠 줄 모르고 끈기 있게 어디서나 사상에 대한 가장 명료하고 아름다우며 힘찬 표현을 생각하기 위해서는 그런 감격스런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성물聖物이나 대단히 귀중한 예술품, 금이나 은으로 된 그릇을 감상할 때만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 -101쪽
무지한 부자는 짐승과 같다
무지가 인간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경우는 무지한 자가 부자가 되었을 때다.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가난과 궁핍에 얽매인다. 그의 경우에는 성과가 지식을 대신하므로 가난한 자는 성과를 내겠다는 생각에 몰두한다. 반면에 무지한 부자는 단지 자신의 욕망에 따라서만 살아가며, 그런 자는 짐승과 같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날마다 목격할 수 있다. 거기에다가 또한 부자들은 그들에게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것에 부와 여가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수 없는 일이다. -119쪽
해설 글쓰기의 대가이자 언어의 마술사인 쇼펜하우어와 니체
제1부 쇼펜하우어의 책 읽기와 글쓰기
01 스스로 생각하기
02 글쓰기와 문체
03 책과 글 읽기
04 박식함과 학자에 대하여
제2부 니체의 책 읽기와 글쓰기
01 『인간적인 것, 너무나 인간적인 것』
1) 정신과 사상가
2) 글쓰기와 문체
3) 독자와 저자
4) 책과 글 읽기
02 『아침놀』
03 『즐거운 학문』
04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05 『선악의 저편』
06 『도덕의 계보학』
07 『이 사람을 보라』
아르투어 쇼펜하우어·프리드리히 니체 연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