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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5394899 / 400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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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책 속으로 나는 떠나기로 결정했고, 떠나기 위해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나는 남편을 떠나기로 했다. 집 안에 설거지와 술병을 가득 쌓아 두고 텔레비전 앞에만 앉아 있는 무직자인 그를 떠나기로 했다. 나는 아들을 떠나기로 했다. 늘 무언가 나에게 요구하는 그 녀석을 떠나기로 했다. 나는 직장을 떠나기로 했다. 하루 10시간을 어린아이들의 응석과 엄마들의 기대에 찬 눈빛, 실적의 그래프에 시달려야 하는 밥벌이 수단을 떠나기로 했다. 그리고 나를 떠나기로 했다. 늘 구질구질한 옷만 입고, 가식적인 웃음에 절어 있는 가장인 나를 떠나기로 했다. 난 너무 지쳐 있었다. 삶은 내가 감당할 만큼 호락호락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나도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림하고 시간이 나면 카페에서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평범한 여자였다. 그러나 그 평범한 삶이 내게는 왜 허락되지 않았을까? 나는 나를 둘러싼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기로 결정했다. 40일 동안…. _10쪽 “또 어디 가고 싶어?” “글쎄, 아무 데로나…. 네가 가이드니까 데려다줘.” 그가 먼저 오토바이에 올라 시동을 걸고 난 그의 뒤에 올라탔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풍경 속으로 빠져들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내 머리카락이 휘날린다. 마치 지금의 내 머릿속 혼동과 닮은 그런 모습이다. 아, 이대로 계속 달리고 싶다. 체 게바라가 그의 모터사이클로 안데스를 넘은 것처럼. 처음 만난 이 남자와 이 오토바이로 히말라야를 넘어 낯선 땅으로 도망치고 싶다. 산간 도로의 풍경화 속을 달리는 나의 감정은 이미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있었다. 만난 지 5시간밖에 되지 않은 검은 피부의 한 남자를 향해서. _45쪽 그가 웃는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비에 젖은 검은 머리카락, 긴 속눈썹, 길쭉하고 높은 코. 모든 것이 검다. 단지 손바닥과 치아만 하얗다. 만약 이 남자를 서울의 지하철 안에서 보았다면 난 어떤 느낌으로 그를 바라보았을까? 분명 지금의 이 감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먼 나라에 와서 고생하는 가난한 나라의 노동자에 대한 측은함? 아니면 잘못 대했다가는 해코지당할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두려움? 그런 종류의 것들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난 지금 그를 남자로 보고 있다. 설레고 좋아하고 있다. 부정하고 싶지만 어쩔 수가 없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디론가 떠나가는 저 나뭇잎들처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난 그를 좋아하고 있다. _63쪽 이곳의 약장수는 쇼는 보여 주지 않고 약의 효능만 연신 떠들고 있었다. 네팔어로 얘기하기 때문에 무슨 약을 파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그 정도 눈치는 생겼다. 어디에 좋은 약일까? 모여 있는 사람들처럼 버스 안의 나도 약장수가 들고 있는 약에 관심을 가졌다. 만약 내 마음의 상처들도 치유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라면 나도 저 약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누군가 사랑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한다면 얼마나 많이 팔릴까? 또 어떤 광고로 그 약을 선전할까? 만약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 약과 사랑에 빠지지 않는 예방약 두 가지가 있다면 어떤 약이 더 잘 팔릴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 두 가지 약을 모두 선택할 수 있다면 먼저 난 예방약을 사고 싶다. 사랑은 항상 두렵다. 내겐. _221쪽
나는 떠나기로 결정했고, 떠나기 위해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나는 남편을 떠나기로 했다. 집 안에 설거지와 술병을 가득 쌓아 두고 텔레비전 앞에만 앉아 있는 무직자인 그를 떠나기로 했다. 나는 아들을 떠나기로 했다. 늘 무언가 나에게 요구하는 그 녀석을 떠나기로 했다. 나는 직장을 떠나기로 했다. 하루 10시간을 어린아이들의 응석과 엄마들의 기대에 찬 눈빛, 실적의 그래프에 시달려야 하는 밥벌이 수단을 떠나기로 했다. 그리고 나를 떠나기로 했다. 늘 구질구질한 옷만 입고, 가식적인 웃음에 절어 있는 가장인 나를 떠나기로 했다. 난 너무 지쳐 있었다. 삶은 내가 감당할 만큼 호락호락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나도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림하고 시간이 나면 카페에서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평범한 여자였다. 그러나 그 평범한 삶이 내게는 왜 허락되지 않았을까?
나는 나를 둘러싼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기로 결정했다. 40일 동안….
_10쪽
“또 어디 가고 싶어?”
“글쎄, 아무 데로나…. 네가 가이드니까 데려다줘.”
그가 먼저 오토바이에 올라 시동을 걸고 난 그의 뒤에 올라탔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풍경 속으로 빠져들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내 머리카락이 휘날린다. 마치 지금의 내 머릿속 혼동과 닮은 그런 모습이다. 아, 이대로 계속 달리고 싶다. 체 게바라가 그의 모터사이클로 안데스를 넘은 것처럼. 처음 만난 이 남자와 이 오토바이로 히말라야를 넘어 낯선 땅으로 도망치고 싶다. 산간 도로의 풍경화 속을 달리는 나의 감정은 이미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있었다. 만난 지 5시간밖에 되지 않은 검은 피부의 한 남자를 향해서.
_45쪽
그가 웃는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비에 젖은 검은 머리카락, 긴 속눈썹, 길쭉하고 높은 코. 모든 것이 검다. 단지 손바닥과 치아만 하얗다. 만약 이 남자를 서울의 지하철 안에서 보았다면 난 어떤 느낌으로 그를 바라보았을까? 분명 지금의 이 감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먼 나라에 와서 고생하는 가난한 나라의 노동자에 대한 측은함? 아니면 잘못 대했다가는 해코지당할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두려움? 그런 종류의 것들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난 지금 그를 남자로 보고 있다. 설레고 좋아하고 있다. 부정하고 싶지만 어쩔 수가 없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디론가 떠나가는 저 나뭇잎들처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난 그를 좋아하고 있다.
_63쪽
이곳의 약장수는 쇼는 보여 주지 않고 약의 효능만 연신 떠들고 있었다. 네팔어로 얘기하기 때문에 무슨 약을 파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그 정도 눈치는 생겼다. 어디에 좋은 약일까? 모여 있는 사람들처럼 버스 안의 나도 약장수가 들고 있는 약에 관심을 가졌다. 만약 내 마음의 상처들도 치유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라면 나도 저 약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누군가 사랑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한다면 얼마나 많이 팔릴까? 또 어떤 광고로 그 약을 선전할까? 만약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 약과 사랑에 빠지지 않는 예방약 두 가지가 있다면 어떤 약이 더 잘 팔릴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 두 가지 약을 모두 선택할 수 있다면 먼저 난 예방약을 사고 싶다. 사랑은 항상 두렵다. 내겐.
_221쪽
프롤로그
떠나기 위한 순간
종착지 혹은 운명
안나푸르나의 새벽
재회
치트완에서의 꿈
포카라, 그 두 번째 이야기
카트만두라는 도시
소나울리로 가는 길
바라나시의 축제
슬픈 사랑의 도시, 아그라
델리에서의 첫 번째 이야기
진짜 도시, 찬디가르
I.N.D.I.A
인도를 떠나며
포카라에서의 마지막 이야기
이별
에필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