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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어느 순간, 걷기로 결심했다 피시티 4300킬로미터에 도전한 사람들

황상호 저 | 이상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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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3690774 / 256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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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원초적 갈망과 도도한 명랑함으로 극한의 길을 걸어낸 사람들 이 책은 삶의 여러 지점에서 피시티에 대해 알게 되어, 피시티를 꿈꾸다가, 결국 피시티 4300킬로미터를 걸어낸 사람들의 이야기 모음이다. 노량진 고시원을 탈출해 장거리 하이킹에 도전한 취업준비생, 고급 호텔 허니문을 포기하고 거지꼴로 여행한 신혼부부,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사표를 던지고 인생 2막을 선택한 청년 등 각양각색 사람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존재를 압도하는 자연 풍광과 함께 펼쳐진다. 하루 30-40킬로미터씩 걷다가 발에 물집이 생기고 고관절이 덜그럭거리는 육체적 고통에 부딪힌다. 예기치 못한 위기를 만나 낭패감을 넘어 죽음의 두려움과 싸운다. 시뻘건 사막을 통과해 향긋한 허브향 풍기는 덤불숲을 지나며 나무와 새를 보고 호수의 잔물결에 새삼 감동한다. 밤하늘의 별 운행에 전율하며 깊고 깊은 설산에 올라서는 알몸으로 일출을 맞는다. 삶의 어느 순간 걷기로 결심하고, 마침내 그 길을 완주한 사람들의 내밀한 사연과 고군분투한 여정 속에서 그들이 느끼고 깨달은 융숭 깊은 이야기가 무한경쟁과 분투의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삶의 또 다른 길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에 처음으로 네 명의 하이커가 피시티를 완주했고, 그 이후 해마다 열 명이 넘는 하이커들이 도전하고 있다. 이 책은 피시티를 완주한 열 명의 하이커와 피시티에서 영면한 남편을 대신해 펜을 든 아내, 그리고 삶의 다양성과 사회적 기여를 추구하며 활동하는 트레일 엔젤의 에세이 열두 편과 함께 피시티에 대한 기본 정보까지 담아 피시티 안내서로서 부족함이 없다. 책 속으로 폭풍 검색을 통해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알게 되었다. 미국 서부 4300킬로미터를 종주하는 길. 그 길을 완주한 하이커의 강연도 듣고 직접 만났다. 그 이후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드디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었다. 죽어가던 심장의 불씨가 타올랐다. 2017년 2월, 나는 7년간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피시티로 떠났다. _54쪽 추위에 얼마나 몸을 떨었을까. 지평선 너머 불그스름한 기운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학수고대하던 일출이다. 붉은 점 하나가 스멀스멀 올라오자 어둠이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 자리는 태양의 붉은 기운으로 바뀌어갔다. 토라진 아이를 어르고 달래듯 서광은 천천히 봉우리를 모두 감싸안았다. 주변 만물은 헤엄치듯 그 품 안으로 들어갔다. 토마스와 나는 옷을 남김없이 몽땅 벗었다. 극한 추위가 온 신경을 따라 몸 구석구석 퍼졌다. 몸은 굳어갔지만 심장은 어느 때보다 강하게 요동쳤다. _68쪽 미국 서부 장거리 도보여행은 한국 국토대장정과는 급이 다르다. 한국이 아스팔트 평지를 걷는 거라면 피시티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해 걸어야 한다. 물 수급에 대한 불안감도 견뎌야 한다. 한국에서는 편의점에 가서 물을 사 먹어도 되지만, 이곳은 휴대전화도 안 터지고 주변엔 상점 자체가 없다. 겨우 도착한 물 수급 장소에는 소금쟁이가 떠다니거나 벌레가 빠져 죽어 있는 등 오염된 경우도 있다. _96쪽 출발한 지 한 달이 지나고 험난한 산세가 펼쳐진 캘리포니아 중부 하이 시에라 구간을 지날 때쯤 나도 모르게 몸이 장거리 하이커의 것으로 바뀌고 있었다.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새벽 4시 반이면 눈이 떠졌다. 다리 근육도 ‘딴딴’하게 모양이 잡혔다. 휴대전화가 꺼져 내비게이션을 볼 수 없어도 불안하지 않았다. 이 방향이 맞겠지 하는 촉이 생겼다. 이때부터 하루하루 행복했다. _99쪽 남편이 숨지기 여덟 시간 전 나는 그와 20분 정도 전화통화를 했다. 미국 시간으로 아침 7시였다. 남편은 전날도 힘들어서 20킬로미터밖에 못 걸었는데 오늘은 14킬로미터만 걸을 예정이라고 했다. 스페인 카미노 순례길은 평평해서 하루에 30-40킬로미터씩 걸었지만 이곳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나는 힘들면 그만두고 와도 괜찮다고 말했다. 남편은 피식 웃고 목표했던 길을 떠났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_135쪽 피시티는 지독하게 힘들었다. 하지만 6개월 동안 모인 발자국들이 4300킬로미터라는 거리를 만들었다. 완주 뒤 나는 변했다. 노을을 즐길 줄 알게 되었고 나뭇가지 사이로 파고드는 햇살의 아름다움을 깨달았다. 생이 끝날 때 언제가 제일 행복했냐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아마도 이렇게 답하리라. “지독하게 힘들었던 그때 그 순간!” _158쪽 나는 누구보다 ‘천천히’ 걷기로 했다. 마음만 먹으면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이 걸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오리건의 고요한 숲길과 수많은 호수를 놓칠 수 없었다. 발걸음을 멈추고 풀벌레와 새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늑대 울음소리를 흉내 내며 자연과 하나가 됐다. _171쪽

저자 소개

  • 저자 : 황상호
엮음 : 황상호
천연사이다가 익숙해질 때쯤 도미해 진저에일을 마시고 있다. 붙잡지 않으면 금방 날아가버릴, 모험가들의 경험을 글로 옮겼다. 이야기 열매를 따 으깨고 끓이고 발효?숙성해 책이라는 병에 옮겨 담았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여길 때, 코르크 마개를 열어 한 잔 음미해보기 바란다. 《내 뜻대로 산다》, 《벼랑에 선 사람들》(공저)을 썼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이민자 인권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uq2616@gmail.com

기획 : 정 인걸 줄리엔
감각, 느낌, 경험의 휘발성에 존재를 부여하고 싶었다. 음악이라는 시간예술에서 시작한 나다움의 감성에 보존성과 영향력을 더하고 싶어 미술과 문학, 커뮤니티로 확장한 문화예술 분야를 기획하고 있다. 의미로 모든 경계를 관통하고 나니 장르 구분은 중요하지 않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갤러리 파도(PADO, gallerypado.com)를 운영하며 트리하우스빌리지(Treehaus Village)라는 브랜드로 유아교육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기획 : 김희남
발을 힘차게 내딛자 잊고 지내던 심장이 가슴을 세차게 두드렸다. 죽을 듯한 고통 속에서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살아 있었다. 치열하고 꾸준하게 달리며 기록하고 있다. 요즘은 ‘100세 기념 100km 트레일 러닝’을 고민 중이다. 6개월간 매일 텐트 안에서 눈 떠 있던 모든 시간을 적으며 ‘기록하는 하이커, 히맨’이 됐다. 《PCT 하이커 되기》를 썼고, 현재 다양한 액티비티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네이버 커뮤니티 ‘하이커스랩’(hikerslab)과 유튜브 채널 ‘히맨_He-Man’을 운영한다.

책 속에서

폭풍 검색을 통해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알게 되었다. 미국 서부 4300킬로미터를 종주하는 길. 그 길을 완주한 하이커의 강연도 듣고 직접 만났다. 그 이후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드디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었다. 죽어가던 심장의 불씨가 타올랐다. 2017년 2월, 나는 7년간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피시티로 떠났다. _54쪽

추위에 얼마나 몸을 떨었을까. 지평선 너머 불그스름한 기운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학수고대하던 일출이다. 붉은 점 하나가 스멀스멀 올라오자 어둠이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 자리는 태양의 붉은 기운으로 바뀌어갔다. 토라진 아이를 어르고 달래듯 서광은 천천히 봉우리를 모두 감싸안았다. 주변 만물은 헤엄치듯 그 품 안으로 들어갔다. 토마스와 나는 옷을 남김없이 몽땅 벗었다. 극한 추위가 온 신경을 따라 몸 구석구석 퍼졌다. 몸은 굳어갔지만 심장은 어느 때보다 강하게 요동쳤다. _68쪽

미국 서부 장거리 도보여행은 한국 국토대장정과는 급이 다르다. 한국이 아스팔트 평지를 걷는 거라면 피시티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해 걸어야 한다. 물 수급에 대한 불안감도 견뎌야 한다. 한국에서는 편의점에 가서 물을 사 먹어도 되지만, 이곳은 휴대전화도 안 터지고 주변엔 상점 자체가 없다. 겨우 도착한 물 수급 장소에는 소금쟁이가 떠다니거나 벌레가 빠져 죽어 있는 등 오염된 경우도 있다. _96쪽

출발한 지 한 달이 지나고 험난한 산세가 펼쳐진 캘리포니아 중부 하이 시에라 구간을 지날 때쯤 나도 모르게 몸이 장거리 하이커의 것으로 바뀌고 있었다.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새벽 4시 반이면 눈이 떠졌다. 다리 근육도 ‘딴딴’하게 모양이 잡혔다. 휴대전화가 꺼져 내비게이션을 볼 수 없어도 불안하지 않았다. 이 방향이 맞겠지 하는 촉이 생겼다. 이때부터 하루하루 행복했다. _99쪽

남편이 숨지기 여덟 시간 전 나는 그와 20분 정도 전화통화를 했다. 미국 시간으로 아침 7시였다. 남편은 전날도 힘들어서 20킬로미터밖에 못 걸었는데 오늘은 14킬로미터만 걸을 예정이라고 했다. 스페인 카미노 순례길은 평평해서 하루에 30-40킬로미터씩 걸었지만 이곳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나는 힘들면 그만두고 와도 괜찮다고 말했다. 남편은 피식 웃고 목표했던 길을 떠났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_135쪽

피시티는 지독하게 힘들었다. 하지만 6개월 동안 모인 발자국들이 4300킬로미터라는 거리를 만들었다. 완주 뒤 나는 변했다. 노을을 즐길 줄 알게 되었고 나뭇가지 사이로 파고드는 햇살의 아름다움을 깨달았다. 생이 끝날 때 언제가 제일 행복했냐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아마도 이렇게 답하리라.
“지독하게 힘들었던 그때 그 순간!” _158쪽

나는 누구보다 ‘천천히’ 걷기로 했다. 마음만 먹으면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이 걸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오리건의 고요한 숲길과 수많은 호수를 놓칠 수 없었다. 발걸음을 멈추고 풀벌레와 새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늑대 울음소리를 흉내 내며 자연과 하나가 됐다. _171쪽

목차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에게 ..... 황상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4300킬로미터를 걷다

고시원을 나와 6개월을 걸었다, 매일 그만두고 싶었다..... 주민수
날마다 이동하는 산속 한 평짜리 허니문 빌라 ..... 박준식, 손지윤
휘트니산 정상에서 아침을 맞다 ..... 윤상태
산티아고냐 피시티냐, 출발부터 꼬일 줄이야 ..... 박종훈
한 발자국이라도 더 나아가야 하는 운명의 사람처럼 ..... 권현준
바람의 신은 나를 위로하지 못했다 ..... 정힘찬
늘 한 길만 보던 남편, 피시티에서 잠들다 ..... 신선경
지독하게 힘들었던,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 박승규
밤하늘 별을 안주 삼아 소주를 들이켜다 ..... 장진석
그래, 나는 피시티다! ..... 정기건
기록으로 들어가 다시 길을 걷다 ..... 김희남
하이커들의 허기를 채우는 ‘부대찌개 끓이는 천사’ ..... 정 인걸 줄리엔

당신이 알고 싶은 피시티에 대한 모든 것

30문 30답
피시티 용어
피시티 지도 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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