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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990962 / 288쪽 13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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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어서 와, 인종 이야기는 처음이지?” ‘외국인’이 아니라 ‘인종’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 세계화와 온라인화의 영향으로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관련 이슈가 점차 늘고 있다. 외국인 고용이나 국제결혼 등은 이제 보편화된 듯 보이고, 거리에서 피부나 머리색이 다른 사람을 마주치는 일은 아주 흔하다.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비정상회담〉과 같이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외국인이 주인공이나 패널로 등장한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그에 합당하게, 국적이나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을 편견이나 차별 없이 대하고 있는가? 이에 쉽게 고개를 끄덕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얼마 전 공분을 자아낸 베트남 여성 폭행 사건과 같은 극단의 사례까지는 아니더라도, 몇몇 정치인들이 잊을 만하면 제기하는 외국인노동자 차별 발언이나, 난민 문제 기사 등에 달리는 혐오 댓글들은 곧 그들에 대한 한국인의 소수자 감수성의 현주소다. 외국인 혐오의 뿌리에는 단일 민족, 한 핏줄이라는 관념이 크게 작용한다. ‘한민족 \u003d 한국 사람’인 ‘우리’와 그렇지 않은 ‘저들’을 나누는 것이다. 한현민이나 인요한 같은 피부색 다른 ‘한국인’이 자연스럽게 한국말을 하는 것에 신기해하며 호들갑 떠는 모습이 방송되는 것은 인종 문제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이제 이 땅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이방인이 아니라,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다른 피부색의 사람들을 대해야 할 때가 되었다. 더욱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시대, 남북한 사람들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분리와 차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려면 관련 사안들을 ‘외국인 문제’가 아니라 ‘인종 문제’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종 토크》는 이런 상황에 부응하여 출간되었다. 제목 그대로 인종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명쾌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인종 입문서다. “나는 질문하기 시작했고, 반항하기 시작했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흑인 여성 저널리스트, 이제오마 올루오 미국의 주목받는 흑인 여성 저널리스트이자 활동가인 이제오마 올루오는 미국사회의 인종주의를 온 삶과 성장과정 내내 겪어왔다. 무료급식소와 ‘모델하우스’를 전전하던 가난한 어린 시절,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유일한 흑인으로서 당연한 듯 감내해야 했던 열등감, 회사에서 유색인이라 겪은 수많은 부조리와 폭력적 언행. 그는 더욱 최선을 다해 인정받고 성공하고자 했지만, 그럴수록 자신 안의 무언가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내가 간절히 바라던 성공이 느리게나마 현실에 가까워질수록, 내 안의 무언가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회의석상에서 목소리를 낮추려고 했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었다. 인종차별적 농담에 웃고 넘어가려 해봤지만 그럴 수 없었다. 상사가 구구절절 늘어놓는, 내가 승진은 할 수 있지만 연봉 인상은 안 되는 이유를 받아들이려 해봤지만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입을 열고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질문하기 시작했고, 반항하기 시작했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자기주장이 강한’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알고 싶었고 내 머리의 어디가 어떻게 정확히 ‘프로답지 않은지’, 사람들이 던지는 인종차별 농담의 어떤 부분이 정확히 ‘웃긴지’ 알고 싶었다. 한번 말을 시작하자 그다음부터는 멈출 수가 없었다.” (〈들어가며〉, 10쪽) 블로그와 SNS에 올린 그의 진솔하고 당찬 글에 유색인들이 호응하기 시작했고, 곧 여러 인터넷 매체에서도 기고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그 후 《가디언》, 《워싱턴 포스트》, 《뉴욕 매거진》, 《스트레인저》 등에 인종을 주제로 한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가장 영향력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100인’(《루트》, 2017), ‘시애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시애틀 매거진》, 2015), ‘주목할 만한 작가 13인’(《버슬(Bustle)》, 2018)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특히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은 인종 문제에 대한 대립과 논쟁이 첨예하다. ‘옥스퍼드 사전’이 2017년 ‘올해의 단어’ 후보로 ‘white fragility’(백인의 취약성. 백인들이 인종차별 상황에 대해 취하는 불편한 마음이나 방어적인 태도)를 꼽았을 만큼, 세계적인 극우반동적 움직임과 맞물려 그동안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던 인종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 물결의 선두에 올루오와 이 책이 있다. 출간 즉시 화제가 되었고 아마존에 260여 개, 굿리즈(goodreads.com)에 1800여 개의 리뷰가 달려 있는데, 대체로 독자들은 저자에게 인종주의의 현실을 일깨워주어 고맙다고 말한다. 올루오는 자신의 진솔한 경험과 그를 통한 통찰을 바탕으로 인종차별과 인종주의 이슈를 호소력 있고 열정적으로 풀어놓는다. 한마디로 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말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리 와서 앉아봐, 궁금하면 물어봐, 내가 알려줄게”라고 말을 건네는 책이다. “인종을 다루는데 왜 내 이야기 같죠?” 내 안에 공존하는 소수자성과 다수자성에 대하여 《인종 토크》는 인종 문제와 관련한 17가지 질문에 저자가 답하는 형식으로, 자전적 에세이와 사회비평서의 성격을 함께 갖춘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순간순간 묘한 기시감을 느낄 수도 있다. 지금껏 인종 문제를 겪거나 생각해보지 않았는데도 ‘내가 겪은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 아니다. 구조적이고 일상적인 차별은 모든 소수자가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즉 나의 다양한 정체성 가운데 어떠한 것으로 인해 소수자성이나 열등감을 갖고 있다면, 그로 인해 고통받고 억압받고 있다면, 저자가 겪은 사례들이 아픈 공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구조적 인종주의, 마이크로어그레션, 톤 폴리싱, 교차성, 문화 도용, 경찰의 과잉 진압, 흑인 대 흑인 범죄, 학교-교도소 파이프라인, 모범 소수민족 신화 등 한국 독자에게는 생소한 용어와 개념이 많이 등장하는데도 어렵기는커녕 명징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내가 겪은 차별과 부당함을 그 개념들이 명쾌하게 정리해주기 때문이다. 즉 이 책은 인종이라는 프리즘으로 본 ‘차별의 사회구조적 메커니즘 해설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는 나의 정체성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내가 어떤 면에서 소수자성을 느끼지만 다른 면에서는 그렇지 않다면, 어쩌면 그 측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다수자로서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이 말하는 차별은 ‘내가 저 사람을 차별해야지’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행위가 아니다. 내가 가진 어떠한 정체성이 곧 다수자의 정체성인 사회에서 성장하고 살아온 그 자체, 그로 인해 나도 모르게 그를 당연하게 여기는 일, 그렇지 않은 누군가를 대할 때 느끼는 이질감 등이 모두 구조적 특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쉼 없이 나의 특권을 돌아보아야 한다. 〈1. 이게 정말 인종차별과 관련이 있다고요?〉(26쪽) “계급운동과 노동운동 안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덜 가져가기 때문에 당신이 더 많이 가질 수 있다”는 약속은 사람들을 유혹한다. 이 약속은 우선 다수의 행복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유색인과 장애인의 고충, 트랜스젠더나 여성의 고통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괜히 분열만 일어난다고 말한다. 인종주의를 여전히 살아 있게 하는 약속은 바로 이것이다. 당신이 가장 먼저 이득을 가져가라. 다른 이들도 결국에는 이익을 얻긴 할 것이다… 아주 조금. 이것이 당신이 믿는 사회정의의 낙수 효과다. 그렇다. 물론 계급 문제다. 젠더 문제이고 섹슈얼리티 문제이고 능력의 문제다. 또한 언제나 그래왔듯이 인종 문제이기도 하다.” 〈4. 왜 “내 특권을 돌아보라”는 말을 들어야 하죠?〉(85쪽) “사실 특권의 정의는 많은 사회정의 안에서는 훨씬 더 단순하다. 사회정의라는 맥락에서 특권이란, 다른 사람은 갖지 못한 하나 이상의 이런저런 이점을 말한다. 이 특권들은 당신의 노력이 분명 큰 몫을 차지했을지라도 100퍼센트 당신 노력으로 획득한 건 아닐 수 있고, 이 특권이 주는 이득이 불균형하게 크거나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그 특권에 그러한 이득을 누릴 가치가 없기도 하다. 이 특권이 주는 이익은 특정 집단에만 돌아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인종, 신체적 장애·비장애, 젠더, 계급을 기반으로 한 특권이 그렇다. 하지만 이 특권은 당신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분야, 즉 섹슈얼리티나 신체 유형이나 신경학적 차이 안에도 자리할 수 있다. 특권이 가져오는 유리함과 동전 뒷면 같은 불리함은 아주 많은 사람의 건강과 삶의 질을 결정한다. 구조적 차별과 불평등을 명확히 지적하는 데 열정을 쏟고 싶다면, 특권의 유리함과 불리함의 영향력을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이 사회와 우리 자신에게 진정한 변화가 생긴다.” 〈5. 교차성이란 무엇이고 내게 왜 필요한가요?〉(103~104쪽) “‘교차성’은 사회정의운동이 정당하고 효과적이기 위해서 모든 정체성, 특권, 차별이 교차하는 지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내가 쓰는 모든 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 우리 모두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정체성으로 이루어졌다. 젠더, 계급, 인종, 섹슈얼리티 등은 우리의 삶의 경험과 세계와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정체성이 부과한 각각 다른 위계, 특권, 차별이 수많은 방식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 특권과 차별은 진공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고 혼합되어 있으며 서로 완화하기도 하고 대치하기도 한다.” “이리 와서 앉아봐, 궁금하면 물어봐, 내가 알려줄게” 매일 매순간 불안과 억압에 시달리는 당신을 위한 매뉴얼 내가 매일, 매순간 겪는 일상적인 차별과 불안은 이야기를 꺼내기조차 만만치 않다. 상대방에게 사소한 일에 너무 민감하다고, 이번 한 번 실수한 것 가지고 과하다고, 나/우리를 ‘잠재적 가해자’ 취급하냐고 되려 공격받기 십상이니까. 그리고 그들은 힘 있는 다수니까. 이런 이들은 특히 33~34쪽을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상대에게 ‘이 사회구조 속에서 왜 당신이 잠재적 가해자일 수밖에 없는지’ 이야기하기에 딱 좋은 비유가 제시된다. 이처럼 이 책은 인종을 중심으로 사회구조적 소수자 차별의 메커니즘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어떤 상황에 바로 적용·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매뉴얼과 지침을 제공한다. 물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두렵고 엄두가 나지 않아서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을 수 있다. 결국 근본적으로 그런 억압적 사회구조가 조금씩이나마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공감과 연대의 힘이리라.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우리가 말은 충분히 하지 않았나요?” 하고 물으며, 대화하고 이해했다면 거기서 그치지 말고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이미 다 함께 행동했을 때 변혁을 이룰 수 있음을 목도해왔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게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당신, 나아가 행동할 의지가 있는 당신께 이 책을 권한다.
서론 “우리는 여기서 저기로 갈 수 없다”, 24쪽
북미의 백인은 인종 분리와 불평등이 심한 사회에서 그에 따른 혜택을 받으며 살아간다. 그 결과 우리는 인종 스트레스로부터 차단되는 동시에 우리에게 이점을 누릴 권리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인종으로 인한 불편함을 거의 겪지 않기에 이제까지 우리는 인종 체력을 기를 필요가 없었다. 우리는 사회화 과정에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거나 결코 인정하지 않는 우월의식을 내면화하게 되고, 결국 인종에 관한 대화에 매우 취약하게 된다. 우리는 우리의 인종적 세계관에 대한 도전을 선량하고 도덕적인 사람들이라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한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인종주의 체제와 우리를 연관짓는 모든 시도를 마음을 어지럽히는 부당한 도덕적 모욕으로 여긴다. 아무리 적은 인종 스트레스라도 우리는 견디지 못한다. 이 사회에서 백인이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암시하기만 해도 대개 일군의 방어적 반응을 보인다. 그런 반응에는 분노, 두려움, 죄책감 같은 감정과 논쟁하기, 침묵하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같은 행동이 포함된다. 우리 백인은 이런 반응으로 도전을 물리쳐 균형을 회복하고, 인종적 편안함을 되찾고, 인종 위계에서의 우위를 유지한다. 나는 이 과정을 백인의 취약성으로 개념화한다.
제1장 “백인에게 인종주의에 대해 이야기할 때 부딪히는 난제들”, 32~33쪽
나는 인종주의에 대한 의견이 없는 백인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 미국에서─ 또는 서구 문명의 역사를 가진 다른 어떤 문화에서든─ 성장하거나 상당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인종주의에 대한 자기 의견을 갖지 않기란 정말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인종주의에 대한 백인의 의견은 대체로 확고하다. 그러나 인종 관계는 몹시 복잡하다. 의식적으로 꾸준히 공부하지 않을 경우 우리의 의견이 정보에 근거하지 않는 의견, 더 나아가 무지한 의견이 될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기꺼이 인정해야 한다. 당신이 백인이라면 나는 당신을 모르더라도 인종주의에 대한 당신의 의견이 십중팔구 무지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지난 수백 년을 통틀어 가장 복잡하고도 지속적인 사회적역학이라고 하는 인종주의를 섬세하게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미국의 주류 문화에서 우리에게 전혀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2장 “인종주의와 백인 우월주의”, 48쪽
인종은 인종 간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백인의 이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진화하고 있는 사회적 관념이다. ‘백인’이라는 용어는 1600년대 말에 식민지법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미국은 1790년경 인구조사에서 사람들에게 각자의 인종을 말할 것을 요구했고, 1825년경 이른바 혈통의 등급에 따라 누구를 인디언으로 분류할지 결정했다. 1800년대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이민자들이 물밀 듯이 들어옴에 따라 미국에서 백인 인종 개념은 더욱 공고해졌다.
제3장 “시민권 운동 이후의 인종주의”, 96~97쪽
다수의 백인 청소년이 인종주의는 과거의 일이며 자신들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여기도록 배웠다고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연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2014년 MTV가 후원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면,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옮긴이)는 자신들이 이전 세대들보다 더 관용적이며 평등과 공정에도 더 헌신한다고 주장한다. 그와 동시에 밀레니얼 세대는 인종 색맹이라는 이상에 더 헌신하면서 인종 문제를 불편하고 혼란스러운 문제로 남겨두고, 인종 간 불평등을 줄이는 조치에 반대한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백인 밀레니얼 세대의 41퍼센트가 정부가 소수집단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고 생각하고, 48퍼센트가 백인에 대한 차별이 유색인에 대한 차별만큼이나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제4장 “인종은 백인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 126쪽
미국에서의 삶은 인종 분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전체 인종 집단 가운데 백인은 인종 분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고 그렇게 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경제적 위치에 있을 가능성도 가장 높은 집단이다. 백인을 길러내는 인종 분리 환경(우리의 학교, 직장, 동네, 상점가, 예배당, 오락시설, 사교 모임 등)은 우리의 경험과 시각만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강화한다. 우리는 주변에서 유색인을 보지 못하며, 인종 다양성의 부족을 문제로 인정하는 백인 성인은 거의 없다. 사실 좋은 동네와 나쁜 동네를 분류하는 기준은 언제나 인종이다. 이런 평가는 백인 내부의 경제력 격차에 근거하기도 하지만, 어떤 학교에 흑인과 라틴계 학생이 (백인이 보기에) 상당수 다닐 경우 백인은 그 학교를 나쁜 학교로 인식할 것이다. 설령 주변에 유색인이 있더라도 우리에게 인종 간 우정을 쌓으라고 장려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제5장 “좋은/나쁜 이분법”, 135쪽
인종주의를 나쁘게 만드는 것이 긍정적인 변화처럼 보일지라도, 우리는 이 변화가 실제로 어떻게 기능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 패러다임 안에서는 나에게 인종주의자라고 말하는 것이 곧 심한 도덕적 타격─ 일종의 인신공격─ 을 가하는 것이다. 이 타격을 받을 경우 나는 나의 인격을 변호해야 하고, 나의 행위를 반성하는 일보다 인종주의자 혐의를 벗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써야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좋은/나쁜 이분법은 백인이 인종주의에 대해 말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든다. 인종주의가 무엇이고 우리 모두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어떤 방식으로 인종주의에 가담할 수밖에 없도록 길들이는지에 대해 말할 수 없게 한다. 이런 역학을 논의하지 못하거나 우리 안에서 발견하지 못할 경우, 우리는 인종주의에 계속 가담할 수밖에 없다. 좋은/나쁜 이분법은 평균적인 백인이 인종주의를 이해하는 것─저지하는 것은 고사하고─ 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제6장 “반反흑인성”, 164쪽
우리는 백인이 우월하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유포하는 문화 안에서 살고 있다. 이와 동시에 흑인이 열등하다는 메시지도 끊임없이 유포된다. 그러나 반흑인성은 우리 모두가 흡수하는 부정적인 고정관념 그 이상이다. 반흑인성은 우리의 백인 정체성의 근간을 이룬다. 백인성은 언제나 흑인성에 기반해왔다. 제2장에서 논한 대로, 아프리카인 노예화를 정당화할 필요성이 생기기 전까지는 인종이나 백인종 개념이 없었다. 열등한 흑인종을 따로 만들어내는 것은 동시에 ‘우월한’ 백인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백인종 개념은 흑인종 개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백인은 흑인을 필요로 한다. 흑인성은 백인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제8장 “그 결과: 백인의 취약성”, 198쪽
백인의 취약성은 괴롭힘의 한 형태로서 기능한다. 당신이 아무리 정중한 방식으로 시도할지라도, 나는 당신이 그냥 물러나 포기하고 다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도록 면전에서 당신을 아주 비참하게 만들 것이다. 백인의 취약성은 유색인을 고분고분하게 만들고 ‘그들의 자리에’ 묶어놓는다. 이런 측면에서 백인의 취약성은 인종 통제의 강력한 형태다. 사회권력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끊임없이 도전을 받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제7장에서 논한 백인의 취약성을 촉발하는 원인들을 백인의 권력과 통제력에 대한 도전으로, 그리고 백인의 취약성을 도전을 단념시키고 권력과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제10장 “백인의 취약성과 관여의 규칙”, 215쪽
인종주의를 개개인의 잔인한 행위로 개념화하는 이 우세한 견해에서 보면, 유색인을 의식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지독한 사람들만이 인종주의를 자행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것은 그릇된 개념이긴 하지만, 좋은 조짐은 아니다. 사실 이 개념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꼭 필요한 대화와 자기반성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드는 역할을 탁월하게 수행한다. 이 개념을 가진 백인은 인종주의를 암시하기만 해도 분노할 뿐 아니라 대개 인종주의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방식에도 울분을 터뜨리곤 한다. 백인을 오랫동안 상대한 뒤 나는 우리의 불가피하고 대개 무의식적인 인종주의적 전제와 패턴에 대해 피드백을 주는 데 필요한 일군의 암묵적인 규칙을 발견했다(틀림없이 수많은 유색인도 발견했을 것이다).
제11장 “백인 여성의 눈물”, 228쪽
경찰이 비무장 흑인 남성을 사살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을 때, 내 직장에서는 연대와 지원을 구하는 사람들의 비공식 점심 모임을 갖기로 했다. 모임 직전에 한 유색인 여성이 나를 한쪽으로 불러 참석하고 싶지만 “오늘은 백인 여성들의 눈물을 지켜볼 기분이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나는 내가 대처하겠다는 말로 그녀를 안심시켰다. 모임을 시작하면서 나는 백인 참가자들에게 눈물을 흘릴 것 같으면 부디 방에서 나가달라고 말했다. 여러분과 함께 지원을 구하겠지만 다인종 집단에서 울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토론이 끝난 뒤 나는 잔뜩 성이 난 한 백인 여성에게 유색인 앞에서 울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이유를 한 시간 동안 설명해야 했다.
제12장 “우리는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하는가”, 261쪽
어느 유색인으로부터 내가 생각하기에 부당한 피드백을 받을 때, 나는 다른 유색인에게 가서 내가 좋은 사람임을 확인받고 싶은 기분이 든다. 이 행동은 내가 부당한 공격을 받았다는 데 동의하도록 그 유색인을 압박하여 다른 유색인이 아닌 나의 편에 서게 하는 것이다.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공감하는 마음은 그를 위로하고픈 강한 충동을 낳으며, 나는 위로를 구함으로써 의식적으로든 아니든 이 충동을 이용하는 것이다.
추천사_ 카이저 소제, 비욘세, 증인 보호 프로그램 (마이클 에릭 다이슨)
머리말
서론_ 우리는 여기서 저기로 갈 수 없다
제1장 백인에게 인종주의에 대해 이야기할 때 부딪히는 난제들
제2장 인종주의와 백인 우월주의
제3장 시민권 운동 이후의 인종주의
제4장 인종은 백인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
제5장 좋은/나쁜 이분법
제6장 반反흑인성
제7장 백인의 인종적 방아쇠
제8장 그 결과: 백인의 취약성
제9장 행동으로 나타나는 백인의 취약성
제10장 백인의 취약성과 관여의 규칙
제11장 백인 여성의 눈물
제12장 우리는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하는가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교육을 지속하기 위한 자료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