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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라 했다

시리즈 : 산지니 시인선 [12]

강남옥 저 | 산지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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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5456599 / 158쪽 133 x 194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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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다 부주의한 생, 또 박았다 뒤 범퍼가 내 주먹만큼 꺼진 앞 차 주인 범퍼를 손바닥으로 문지른다, 예기치 않게 관대한 생, 그냥 가라 한 다 또 들이박혀 입 딱, 벌어지는 트렁크 몇 번 닫았다 열어본다 열리고 닫히는, 충분히 충분한 생 그냥 가라 했 _「환(環)」 중에서 이민자 시인이 말하는 타국에서의 질곡 미국 이민자인 시인은 “섬 같은” 소외감을 토로하고 있다. 시들은 차이와 차별에 민감한, 이방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감정을 표출한다. 가령 「쌀과 꽃」은 미국 생활에 대한 해학을 품고 있는 시이다. “쌀 포대는 크고 무겁고/꽃다발은 작고 가볍지만/값은 같다”라는 결구를 지닌 이 시는 “쌀과 꽃으로 구별되는 한국인과 미국인에 대한 선물의 양식을 표상한다. 유머와 해학이 깃든 시선은 일종의 관조와 거리”(해설, 150쪽)이다. 시인은 요절한 친구를 보낸 후, 시적 화자의 입을 빌려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끌고 간다/여기까지 끌고 온 것에 대해/지금 끌고 가는 것에 대해/앞으로 끌고 가야 할 것에 대해/뒤에서 저를 주저앉히려 한 것에 대해/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반전의 때가/생의 마감을 알리는 신호라면/치욕도 상처도 내려놓음 없이/헐떡이며 마냥 끌고 가야 하는 것일까/저 헐떡이며 쉼 없이 내리는 눈발처럼”이라고 묘사하는데, 이는 “생을 끌고 가는 행위에 비유함으로써 이민자 생활의 질곡을 단번에 요약”(해설, 151쪽)하는 것이라 하겠다. ▶ 시적 감각을 깨우는 고향의 기억들 고향의 기억은 강남옥 시인의 시적 영감을 깨운다. 「원동을 떠나다」는 “마른 먼지 자욱한 가로수 길/소 버짐같이 쓸쓸하던 봄 그날/첫 차 타고 떠나왔다, 떠난 그대처럼/보고 싶고 안 보고 싶던 날들 셀 수 없건만/다시는 다시는 작은 원동/내 돌아가지 못했다”라고 진술한다. 원동은 “추억 속의 한 마을이지만 시적 원천과 같은 상징으로 자리한다.”(해설, 149쪽). 고단한 이민살이는 고향을 더욱 그리워하게도 하지만 시인의 시적 감각을 깨우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바다 건너서 전해오는 고향 이야기는 새롭고 또 애틋하다. 시인의 아련한 정서가 시를 읽는 사람에게도 전해진다. 오랜 그리움 해감에 넘어 나오는 것들 훔치느라 코 밑 꺼매진 행주 그렁그렁한 눈물 닦아주며 몽당연필 같은 여생 빈 볼펜 자루에 끼워 조심조심 뾰족이 다듬고 있다네 _「부엌의 사색」

저자 소개

1959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나 효성여대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간이역에 내려」가 당선되었으며 박기영, 안도현, 장정일 등과 함께 ‘국시’ 동인으로 활동했다. 1989년 첫 시집 『살과 피』(열음사)를 출간했으며 1990년 미국 필라델피아로 이주하여 지금까지 그곳에서 살고 있다. 미주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현재는 미국 통신회사에서 일하는 한편, 1994년부터 주말 한국학교에서 한국계 차세대와 현지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 시집에 실린 55편의 시 가운데 52편은 미 발표작이다.

목차

시인의 말 하나

제1부
패인 자리|걸어 잠그다|사랑을 두드리다|기다리지 못했네|두근두근 눈부신 체취|바람 분다|틈 지다|달빛|상처|원동을 떠나다|신거역(驛)|처음 가는 길|그곳|서성이다|세탁소에서의 조언|부엌의 사색|환(環)|손을 들여다보다|오만|고구마 순 틔우기|붉은 산|각(角)

제2부
쌀과 꽃|내 사랑 클레멘타인|무고(無故)|희망|끌고 간다|거기|( ) 년|그리운 돼지코|이방인|십팔 번|두 개|악센트|벙어리 삼룡|자장가|결근|화상 통화|기내 풍경|심란한 편지|어느 이른 봄 하루|말이여 된장이여|추수감사절|정체

제3부
홑것의 내력|늙은 소|보따리|독사의 자식|언덕과 사람|눈물 났다|황혼에 듣는 부음|향기|슬펐다|귀룽나무 꽃 필 때|미국 할배|박장대소|늦은 오후의 티타임|大聲一喝|마침내 성공|작아지는 너|분홍 립스틱|장군과 퇴기|횡설수설|즐거운 답장|멜로로 갈 것이다

해설: 이방(異邦)의 신체감각_구모룡(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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