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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열한 살 소녀 유안이와 함께 떠나는 시간 여행 <먼구름 한형석>은 열한 살 소녀 유안이의 시간 여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한형석 선생님의 일대기 순으로 진행되지 않고, 유안이가 이동하는 시간에 따라서 비선형적으로 흘러갑니다. 우리의 시간 역시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요? 그저 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시간들이 문득문득 지금의 시간 속으로 흘러들어오기도 하니까요. 그러므로 지나간 시간으로 보이는 역사는 계속해서 다시 쓰일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현재의 위치에서 과거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역사의 시간은 계속해서 재구성될 수 있으니까요. 역사란 미래에 대해서 개방되어있는 만큼, 선행하는 세계에 대해서도 열려 있습니다.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 유명한 E.H.카의 대답(“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이 나온 맥락도 바로 여기에 존재합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유안이는 한형석 선생과의 만남을 통해 역사에 대해 배우면서 동시에 시간에 대해서도 배우게 됩니다. 사라져버린 이들, 지나간 시간들은 그것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언제든 다시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책을 읽는 많은 독자들에 의해서도 한형석 선생님이 살았던 시간들은 기억되고 다시금 우리가 있는 이곳에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염두에 둔 것처럼 선생님은 우리에게 당부의 말씀을 하나 남기십니다. ‘예술구국’을 계속해서 이어달라고, 자신은 먼 구름이 되어 당신이 꿈꾸던 세계가 오는 것을 기다리겠다고 말이죠. 오래전부터 선생님께서는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던 게 틀림없습니다. 자, 유안이가 그랬던 것처럼 이제 여러분도 선생님과 대화를 나눠보시지 않겠어요? <인물로 만나는 부산정신> 시리즈 도서출판 호밀밭과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기획한 이 시리즈는 인물을 통해 부산을 들여다보고, 부산 곳곳에 남아있는 그 인물의 자취를 기록하고자 합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던 역사적 인물, 예술을 꽃피운 인물, 교육?언론?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인물들을 조명함으로써 우리가 기억하고 이어가야 할 가치와 방향성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서 박재혁, 박차정, 안희제, 이종률, 최천택까지 총 5권으로 구성된 ‘부산의 독립운동가’ 편을 발간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물로 만나는 부산정신> 시리즈는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선생님, 겨우 초딩인 제가 어떻게 들었다는 게 그리 중요한가요?”
“뭐? 초, 초딩?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만, 네가 어떻게 들었느냐 하는 건 매우 중요하지. 어느 누구의 목소리보다 중요하단다.” 29~30쪽
아버지의 뜻을 저버리면서까지 선택한 예술이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식민지배와 전쟁이 무서운 건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기 때문만은 아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빼앗는 것이다. 내일이 있는 오늘을 사는 한, 예술은 어떤 시절 속에서도 중요한 것이었다. 43쪽
아버지의 얼굴에서 흘러나오는 비장함에 더 물을 수 없었다. 형석은 조심스레 받아들고는 보자기를 풀었다. 그 속엔 곱게 접힌 명주천과 작은 상자 하나가 나왔다. 형석이 명주천부터 펼쳤는데, 그곳엔 태극기가 그려져 있었다. 붉고 푸른 태극무늬를 보자마자, 형석의 가슴은 불을 붙인 듯 확 데워졌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었다. 귀중품이라도 들어있을 줄 알았던 함 속엔 한 줌의 흙이 전부였다.
“아버지, 태극기의 의미는 알겠습니다만, 이 흙은 무엇인지요?”
“조국의 흙이다.” 97쪽
유안의 두 눈엔 눈물이 떼구루루 흘러내렸다. 꼭 잡은 형석의 손은 숱한 고생 끝에 꺼칠하게 마르고 굳은살이 단단하게 박여 있었다. 누가 그의 손을 음악인의 손이라고 생각하랴! 유안은 갓 태어난 아기 형석이 자신의 손가락을 꼭 쥐고 있던 것이 엊그제만 같았다. 125쪽
형석은 아이들을 위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직접 기둥을 세울 목재를 이고 지고 날랐다. 바로 자유아동극장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그가 이 같은 꿈을 공상에 그치지 않고, 설계부터 건설까지 현실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광복군에서의 쌓아왔던 예술구국의 경험 덕분이었다. 142쪽
“선생님은 언제까지 흘러가실 건가요?”
“그건 모르겠다. 예술구국을 끝맺는 날이 아닐까?”
“선생님께서 살아 계시는 동안, 그날이 오지 않으면요?”
“그럼 유안이가 대신 이어주면 되지 않니? 나야, 먼 구름이 되어 내려다보고 있을 테니까.”
“…선생님, 그럼 우리 곁을 떠나간 사람들은 아예 사라진 것만은 아닌가요?” 149쪽
역사가는 사실(史實)만을 추종하는 노예가 아니며, 사실을 입맛대로 주무르는 주인도 아닙니다. 역사란 역사가에 의해서든, 힘 있는 자들에 의해서든… 그 어떤 시도에 의해서든 완결될 수 없는 것이지요. 158쪽
1. 우리나라에도 오페라가 있었다고?
2. 전쟁의 참화를 치유하는 자유아동극장(1953~1955)
3. 항일가극 <아리랑>이 울려 퍼지다(1940)
4.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한가운데 태어나다(1910~1915)
5. 조국의 어제를 들여다보다(~1910)
6. 그렇게, 소년은 성장한다(1915~1929)
7. ‘의학공부’냐 ‘예술’이냐, 갈림길에 서다(1929)
8. 청년, 예술구국의 길을 걷다(1930~1937)
9. 사선을 넘어 애국청년들과의 감격적인 만남(1937~1940)
10. 조국의 품에서 새로운 꿈을 꾸는 어떤 광복군(1940~1953)
11. 가까운 구름 말고 저기, 저 먼 구름…
*작가의 말
*한형석 연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