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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령사 오백나한의 미소 앞에서 김치호 한국미술 에세이

김치호 저 | 한길사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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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1636002 / 408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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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고미술을 사랑한 경제학자
오백나한이 인도하는 아름다움과 깨달음의 세계에 빠지다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김치호
저자 : 김치호
1954년 경남 밀양 출생. 연세대학교 졸업 후, 1987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여 년간 한국은행에서 거시경제 변동, 통화정책, 금융위기 관련 연구업무를 수행했고, 정리금융공사 사장을 거쳐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다. 『한국의 거시경제 패러다임』 등 두 권의 경제학 책을 펴냈고, 60여 편의 연구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했다. 다른 한편으로 본업인 경제학의 경계를 넘어 아름다움을 욕망하는 인간의 내면에 관한 인문학적 글쓰기를 통해 세상과 교감하며 소통해왔다. 2009년에는 우리 고미술에 담긴 아름다움을 찾아 몰입하며 체득한 안목으로 『고미술의 유혹』(한길아트)을, 2015년에는 『오래된 아름다움』(아트북스)을 펴내는 등 한국미술의 미학적 특질과 컬렉션 문화를 탐구하는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책 속에서

누구는 우리 고미술품을 ‘골동’이라 폄훼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수집가들의 취미 또는 완상의 영역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안목 있는 사람이라면 오늘날 우리 삶 속에 체화되고 구현된 색채미나 형태미가 고미술의 조형성과 미감에 맥이 닿아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_20쪽.

미술시장의 정보 제약은 일차적으로 거래되는 미술품의 진위 문제에서 발생한다. 진위는 미술품의 생사를 좌우하는 핵심 정보다. 치명적이어서 거래의 성사 여부를 좌우하는 아킬레스건에 비유되기도 한다._64쪽.

컬렉션이 감상과 애호의 차원을 넘어 작품 소유를 위한 극단적인 집착으로 이어질 때는 좀더 극적인 장면들이 연출된다. 애지중지하는 소장품이 자신의 사후에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불태운다든가, 심지어 이승의 인연을 저승에서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애장품을 무덤에 부장하게 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런 경우다_117쪽.

게티에게 돈은 분신이었고 존재 그 자체였다. 그러던 그가 납치범들이 보내온 손자의 잘려진 한 쪽 귀를 보고서야 마지못해 협상에 나서면서, 협상금을 대폭 감액하고 그것조차 이자를 받는 조건으로 아들 부부에게 적선하듯 빌려주는 대목에서 우리는 몸서리친다. 돈 앞에선 피도 눈물도 없던 그였지만, 그렇게 악착같이 모은 돈을 미술품 수집에는 아낌없이 쏟아부었고 또 막대한 자산을 미술관 사업에 쓰라고 유언함으로써 죽어서는 아름답게 이름을 남겼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산 정상에 미국 5대 미술관의 하나로 꼽히는 게티미술관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_144쪽.

이 땅의 도굴은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이민족들의 침략 때 그 만행의 전례가 있긴 하지만, 씨를 뿌리고 번성케 한 주역은 분명 일본인들이었다. 그들이 들여와 퍼뜨린 야만의 문화는 해방이 되고 저들이 물러가면서 시들어 소멸할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_158쪽.

반닫이에는 단순함이 엮어내는 아름다움의 변주가 있다. 내게는 무엇보다 그 단순한 구조의 반닫이가 지역을 넘고 신분과 계층을 넘어 엇비슷한 조형적 특징을 공유했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롭다. 그 배경에는 민족적 일체감과 동질적인 미의식이 작용했을까, 아니면 반닫이의 조형성이 그만큼 보편적이고 뛰어나다는 의미일까._331쪽.

내가 우리 민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지 30여 년, 민화는 늘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고 지금도 그 느낌은 그대로 간직되고 있다. 어찌 보면 아직도 우리 민화의 미학적 본질이나 가치는 모른 채 느낌만으로 그 세계에 다가가고 있다는 말이 되겠는데, 그럼에도 누가 내게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고미술 분야 하나를 들라 하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민화를 꼽는다._339쪽.

창령사 오백나한에는 성과 속을 넘나드는 나한의 이미지가 극대화되어 있다. 그 느낌은 세속적이면서 초월적이고, 자유로우면서 범박凡朴하다. 고졸古拙함의 위대한 승리이자 고려미술의 꽃이다. 1,000년 전 고려의 석공 장인들은 신묘한 솜씨로 500점의 얼굴과 옷자락을 손 가는 대로 무심의 마음으로 빚으면서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분출하는 법열의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같은 듯 다르고 거친 듯 편안한 그 표정 하나하나가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넘어 격렬한 감동과 환희심으로 전율케 한다._395쪽.

목차

1.미술시장의 풍경
오래된 아름다움은 바람되어 나를 부르고
미술시장과 컬렉션 풍경
벽에 걸면 다 안다
사기도 힘들지만 팔기는 더 힘들다
미술시장의 위기, 신뢰의 위기
미술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인가
미술시장 속으로 한 걸음 더
AI가 그린 그림, 크리스티 경매에 나오다
가짜가 늘어날수록 진짜는 권력이 된다
금강안金剛眼 혹리수酷吏手

2.컬렉션의 유혹
언제나 처음처럼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그 지독한 컬렉션 욕망을 좇은 사람들
컬렉터가 욕망의 덫을 벗을 때
미술품 앞에서는 자본도 열병을 앓는다
메디치와 게티를 위한 변명
이병창 컬렉션을 아십니까
도굴, 야만 또는 욕망의 실루엣

3.한국미술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고려불화 그 이름을 되찾기까지
‘신라의 미소’ 수막새에 담긴 이야기
해외 문화유산 환수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나라국립박물관에서
토기, 그 선이 아름다워 꽃이 되고
일본의 고려 건국 1,100년 특별전 기행
오사카.나라 답사 기행 뒷이야기
순백의 아름다움, 조선의 아름다움으로
600년 전 찰흙으로 빚은 그릇이 현대성을 말하다
분청, 발라드 또는 재즈
조선의 도자문화 일본을 거쳐 유럽으로
대고려전의 감동, 그리고 남는 아쉬움
대고려전, 제대로 기록하고 기억하자

4. 삶 속의 미술, 미술 속의 삶
민예, 무심과 평심의 아름다움
규방에서 피어난 조각보의 아름다움
우리 고가구를 보는 새로운 시선들
반닫이 그 단순함의 미학
옛사람들의 꿈과 소망을 담은 민화
까치호랑이 그림 속의 해학과 풍자
말이산 토기는 가야사 복원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까
속俗과 초속超俗, 갈등하며 공존하는 두 가치
창령사 오백나한의 미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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