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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

이미화 저 | 글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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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350726 / 200쪽 122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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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마음 기댈 곳이 필요할 때마다 ‘영화’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영화를 곁에 두고 글을 쓰는 사람, 책과 영화를 잇는 공간을 꾸리는 사람, 이미화의 세 번째 에세이.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마다 마음의 소리를 들여다보게 해주고 주저앉아 울고 싶을 때마다 다시 일어나게 해준 27편의 인생 영화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준다.
책에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마다 빙 돌아가는 길만 골라서 택하는 사람의 느리지만 단단한 성장기가 담겨 있다. 부모님 말씀을 잘 듣던 학창 시절을 지나, 인생 최초로 자신의 의지에 따라 예술대로의 전과를 택한 이후의 이야기. 어렵게 입사한 회사를 퇴사하고 진짜 원하는 무언가를 찾고 싶어 선택한 곳 베를린에서 꿈과 현실 차이를 제대로 느끼며 좌절했던 기억. 마음의 중심에 두고 살고 싶은 ‘영화’를 찾아 한국으로 돌아온 후 영화책방의 주인이 되기까지. 어른이 된 이후 삶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영화에 기대서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천천히 찾아왔다는 이미화 작가.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꿈에 멀어지지 않는 삶을 위해 매일 조금씩 씩씩하게 걸어가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가 그녀를 꼭 닮은 영화들과 함께 펼쳐진다.
인생의 길을 실수 없이 찾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조급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들어온 영화를 보며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서툴고 초라해도 계속 걸어가려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삶 속에서 언젠가 ‘영화 같은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내는 책이다.

출판사 리뷰

추천의 글 한수희, 『온전히 나답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작가 이미화 작가의 이야기들을 읽으면 가냘픈 여자아이의 팔과 다리에 근육이 붙고 있는 느낌이, 단단히 뱃심이 생기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지는 게 확실한 팀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씩씩하게 걷는’ 사람, 그런 사람 이미화를 언제까지나 응원하고픈 마음입니다. 정지혜, 사적인서점 대표,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 작가 책에는 참견도, 조언도, 섣부른 위로도 없다. 다만 무심한 듯 은근하게 말을 걸어올 뿐이다. “우리 집에서 영화 볼래요?” 하고. 마음을 기댈 적당한 타인이 필요한 날, 나는 이 책을 꺼내 들고 나만의 영화 처방사를 만나러 갈 것이다. 최혜진,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우리 각자의 미술관』 작가 이미화 작가는 섬세하게 고른 영화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자신이 온몸을 뒤척이며 찾아낸 받아들임의 요령을 독자와 나눈다.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수만 있다면 서툴고 초라한 시간도 고유한 자기 서사가 된다. 우리는 진실하고 고유한 이야기를 영화 같다고 부른다.

저자 소개

가까운 길도 빙 돌아가거나 길을 헤매는 데 꽤 많은 시간과 체력을 소비할 정도로 방향에 약하다. 삶의 방향도 마찬가지. 
여전히 이야기의 힘을 믿고 있다. 촌스러운 삶의 방식은 여기에서 기인한 것이라 짐작된다. 4년간 영화 촬영지로 찾아가 기록을 남기는 ‘Moved by Movie’ 프로젝트를 하고 있으며, 베를린에서 보낸 2년 반의 시간을 담은 에세이 <베를린 다이어리>를 썼다. 


Instagram @ohne.salz 
@movedbymovie 
Email ohnesalz@naver.com

머리말

[ 작가의 말 ]
매일 뭔가를 하고 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때나 쉬지 않고 일하는데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을 때, 발이 땅에 닿지 않아 허공에서 발버둥치는 기분이다. 이 글은 두 발로 딱 버티고 살고 싶어서 쓴 결과물이다. 별볼일 없고 시시한 매일이 모여 어떤 미래가 될지 두려워질 때마다 붙잡은 현재의 기록이다.

책 속에서

나도 안다. 써야 할 원고를 앞에 두고 10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집 안을 휘적휘적 걸어 다니는 것도, 금세 피로를 느껴 침대에 드러누워 버리는 것도, 모두 내 정신력이 약해서라는 걸. 그리고 정신력은 체력에서 온다는 걸. 하지만 아무리 숨을 고르고, 운동화를 고쳐 신어 봐도, 나는 달리기가 싫다.
아무래도 내가 달리는 작가가 될 일은 없을 것 같다. 대신 정신력이 약한 사람 중에 가장 오래 걷는 작가가 되어 보려 한다. 산책하듯 주변을 둘러보며 설렁설렁 걷다가 별안간 불어오는 비바람에 홀딱 젖기도 하고, 힘들면 주저앉아 맥주도 한잔 마시면서 그렇게 오래 걷는 작가 말이다.
_ 무리하지 않고, 오래오래 나약한 채로 + <걷기왕> 중에서

길치인 데다 겁도 많은 나는 길 한가운데서 자주 불안해진다. 이 길이 맞는지, 이 방향으로 걸어가면 어디에 도착하는지를 도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문과 대신 이과를 선택했을 때나 화학과에 입학했을 때, 부푼 꿈을 안고 베를린행 비행기에 올랐을 때도 5년 뒤에 내가 여기에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다시 생각해 보면 어떤 길로 걸어가든 내가 예상했던 목적지로 데려다주는 내비게이션은 애초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숙소만 옮기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믿었던 타에코가 다시 하마다 민박으로 되돌아온 것처럼, 2분 뒤에 뭐가 나올지는 가봐야만 알 수 있으니 불안하고 의심이 들어도 계속 걸어갈 수밖에 없다. 조금만 참고 가면 기대했든 기대하지 않았든 목적지가 나타날 테니까.
_ 뭐가 나올지는 가봐야만 알 수 있으니까 + <안경> 중에서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마다 ‘열심히 하고 있을 때 슬럼프는 더 자주 찾아온다’는 혜은의 말을 곱씹어 본다. 이 말대로라면 나는 현재 내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
결국엔 키키도 마법을 되찾는다. 검정 원피스 따위는 이제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낡고 더러운 청소용 빗자루를 타고도 훨훨 날아다닌다.
그리고 나는 존재감과 상관없이 불쑥불쑥 삐져나오는 보풀 같은 마음을 제거하기 위해, 매일 일기를 쓰기로 했다. 아무래도 이렇게 사는 한 맘 놓고 원피스 한 벌 구입하긴 힘들 것 같으니, 새 옷을 사는 대신 혜은처럼 매일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해!
_ 불쑥 삐져나오는 보풀 같은 마음 + <마녀 배달부 키키> 중에서

내가 위로에 서툰 건, 어쩌면 내가 슬픔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고민이나 슬픔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슬픔을 공유하면 기분은 얼마간 해소될 수 있지만 상황 자체가 변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에, 공연히 위로받으려 애쓰지 않는다.
그 애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글을 쓰기에 나는 무심하고 무뚝뚝한 사람이다. 무조건적인 긍정이나 근거 없는 무책임한 응원의 말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으니까.
다만 나는 잠자코 들어주는 편을 택한다. 참견도, 조언도, 섣부른 위로도 없는, 하지만 부르면 들릴 정도의 적당한 거리에서 무심히 있어 주려 한다.
_ 냉침 밀크티 같은 사람 + <인사이드 아웃> 중에서

내가 쓴 글이 하나둘 늘어날수록, 몇 번이고 퇴고를 반복할수록 이전보다 나아질 거라는 걸 나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성장이라는 게 꼭 위를 향할 필요는 없으니까. <원펀맨>에 등장하는 수많은 C급 영웅들처럼 옆으로 넓어지거나, 깊어지는 것, 없던 마음(용기)이 생겨나거나, 있던 감정(두려움)을 떨쳐버리는 것도 분명 성장일 것이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보기로 한다. 가까스로 오른 게 겨우 한 계단일지라도, 어차피 나는 두 계단을 한 번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이니까. 조금씩, 조금씩 성장할 나의 모습을.
_ 인생에도 치트키가 있다면 + <원펀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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