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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이토스의 불 한 자연과학자의 자전적 현대 과학문명 비판

에르빈 샤르가프 저 | 이현웅 역 | 달팽이출판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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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0706478 / 368쪽 14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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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과학계의 아웃사이더가 쓴 현대 과학 문명에 대한 묵시록적 비전 1935년부터 컬럼비아대학 생화학과 교수로 40여 년간 연구와 교육에 종사한 샤르가프는 1974년대 퇴임 뒤에도 아흔을 넘긴 긴 생애 동안 유전자 조작 등 현대과학의 상업성과 거대화를 비판하는 많은 에세이를 집필했다. 풍부한 인문교양을 바탕으로 한 그의 저술은 현대과학이 가져온 인간 존엄성의 심각한 훼손에 대한 공포와 분노의 산물이다. 또한 과학자로서 자신 역시 공범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회한의 기록이기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저술은 많은 사람들에게 논쟁적이었다. 그는 “귀찮은 사람” “이단아”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이렇게 부른 사람들도, 핵심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날카로운 위트를 지닌 총명한 문학 스타일리스트로서의 그를 대단히 존경했다. 그의 학문은 광범위하여 과학은 물론 고전작품과 역사적이고 동시대적인 문화의 모든 양상에 관심을 기울였다. 현대과학은 성과를 내기에 급급해 그 과정이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그 목적 또한 매우 불순하거나 비인간적인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인 예가 원자폭탄을 만들어낸 ‘맨해튼 프로젝트’이다. 샤르가프는 이 책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라는 두 단어만 들어도 극심한 공포감과 함께 인류 본성의 종말을 보는듯한 묵시록적 세계관과 다르지 않은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토로한다. 그는 오늘날 과학이 끊임없이 '죽음의 과학'으로 질주하고 있으며 우리는 인간으로서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일들\"에 직면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작은 과학’은 사라지고, 권위적인 정부기구가 운영하는 거대과학으로 옮겨가며 무한 경쟁의 상업주의에 빠져든다. 생명과학 또한 끝모를 위험한 모험을 계속하고 있다. 20세기 초, ‘작은 과학’에서 공부한 샤르가프는 이 책에서 현대과학의 이러한 위기감에 대해 격렬히 비판하고 있다. 자칭 과학계의 아웃사이더이며 비판적 회의론자인 그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묵시록적 비전은 우리에게 과학의 미래와 인간의 공생 윤리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문학과 예술을 사랑한 자연과학자 끝으로 이 책의 매력중 하나는 저자 샤르가프라는 인간 그 자체이다. 그는 번역서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독서를 위해 15개 언어를 공부했다. 끊임없이 고전을 탐독했으며 문학과 음악, 미술을 사랑했다. 이 책은 그러한 폭넓은 인문 교양을 갖춘 샤르가프의 깊은 자기 성찰적 사색을 담고 있다. 그가 사랑하는 언어(와 문학)의 분방한 확대를 보이고, 마치 문예 장르의 책처럼 착각하게 하는‘비평정신’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또한 이 책 전반에 풍기는 그의 높은 지조는, 많은 유사한 책이 그렇듯이, 크고 작은 업적을 쌓은 대학교수이며 과학자의 너그러움과 겸손을 가장한 자기만족의 안일한 성격과는 전혀 무관한, 굳이 말하자면 수준 높은 문학적 성취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저자 소개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일부였던 우쿠라이나 체르니우치에서 태어났다. 빈대학교에서 화학을 공부했으며, 1928년 예일대, 1930년 베를린공대에서 연구활동을 했다. 1933년 히틀러 통치를 피해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로 옮겼다. 1934년 말 미국으로 이주해 1935년부터 1974년까지 컬럼비아대학교 의과대학의 생화학과에서 연구와 교육에 종사했다. 그는 1949년 이른 시기에 ‘샤르가프의 법칙’을 발표해 오늘날 분자생물학의 기초를 세웠으며 1953년 왓슨과 크릭이 DNA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내는데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샤르가프는 유전자 조작 등 현대과학의 상업성과 거대화를 비판하는 많은 에세이를 집필하며 만년을 보냈다. 
샤르가프는 미국, 유럽, 남아메리카, 일본 등 많은 대학의 초빙교수와 강연자로서 널리 알려졌다. 미국 국가과학훈장, 파스퇴르상, 칼 노이베르크상, 그레고르 멘델 훈장, 메이에르상(프랑스 과학아카데미), 하이네켄상(네덜란드 왕립아카데미), 베르크너 재단상 등을 수상했으며 여러 차례 노벨상 후보에도 올랐다. 

역자 소개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출판기획자와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느와르』, 『어느 인질에게 보내는 편지』, 『자본주의는 윤리적인가?』, 『2030 미래희망』, 『프롤레타리아여 안녕』, 『혁명의 한가운데로의 여행』, 『그들이 세상을 지배해왔다』, 『생텍쥐베리의 르포르타주』, 『야만의 스포츠』 가 있다

책 속에서


P. 16 내가 젊고 사람들이 이따금씩 진실을 얘기하던 시절에, 나는 종종 부적응자로 불렸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란 슬프게도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뿐이었다. 왜냐하면, 단지 몇몇 영광스러운 예외는 있었지만, 내가 살아가야만 하는 국가와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P. 41 인간의 삶에는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끊임없이 개입한다. 우리는 문장구조를 연구하기보다는 한 편의 서정시가 창조되는 과정을 따라갈 때 언어의 심오함을 아는데 더 좋을 것이다.


P. 127 그런데 내 가 살아오는 동안 과학이 너무나 빨리 변해 현재의 업적은 그 발표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역사적인 유물이 되고, 가장 젊은 과학자들조차도 그들끼리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업적을 자랑하는 광대가 되고, 오래 전부터 음정이 맞지 않는 북을 두들기며 측은하게 돌아다닌다. 내가 자주 현대의 과학을 비누조각품에 비유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P. 163 나는 분석을 좋아하기보다는 상상을 좋아했다. 그리고 독단적이기보다는 묵시록적 비전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대중적인 것을 경멸하도록 교육받았다. 과학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불편했다. 나는 과학과 관련된 사람들과의 모든 접촉을 피했다. 나보다 훌륭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과 있을 때보다 나보다 젊은 사람들과 있을 때 항상 더 행복했다. 나는 불가해한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두려워했다. 


P. 174~175 나는 DNA의 이중 가닥 모델은 우리 대화의 결실로서 생겨났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일에 대한 판단은 후세에 맡길 따름이다.
…
왓슨과 크릭이 1953년에 처음으로 이중나선에 관한 글을 발표했을 때, 그들은 내 도움을 말하지 않았고, 그들의 글이 출간되기 바로 전인 1952년에 나온 우리의 짧은 글을 인용했을 뿐이다. 당연한 일일지 모르지만 1950년이나 1951년에 발표된 나의 글은 언급조차 없었다.나중에 분자의 마술이 휘몰아치기 시작 했을 때, 나는 어느 정도 선의를 지닌 사람들로부터 왜 그 유명한 모델을 발견하지 못했느냐고 종종 질문을 받았다. 그럴 때면 나는 항상 내가 어리석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고, 또한 만일 로잘린드 프랭클린과 내가 협력할 수 있었다면, 1년이나 2년 내로 그와 비슷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을 거라고 대답했다 


P. 186 인간은 신비 없이는 살 수 없다. 위대한 생물학자들은 바로 어둠의 빛 속에서 작업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풍요로운 어둠을 박탈당한 상태다. 내가 어린 시절 바라보던 청명한 밤하늘에 떠있는 달은 사실상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부드러운 안개 빛으로 수풀과 계곡을 가득 채우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 다음에 와야 할 것은 무엇일까? 위대한 과학적 기술적 업적이, 인간과 현실의 접촉점을 불가역적으로 상실하게 했다고 말한다면, 나는 오해를 받을까? 


P. 186 “과학에서의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조명을 받은 어둠은 빛이 아닙니다. 우리는 자신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동굴 안에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손전등으로 비춰보시죠, 그러면 자신이 단지 헛간 같은 곳에 있다는 걸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비록 자신이 무엇을 발견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있다 해도, 저는 그것을 발견하고 싶지 않습니다. 불확실성은 삶의 소금입니다.” 


P. 204 나는 한 가지 구원만을 볼 따름이다. 내가 ‘작은 과학Little Science ’이라고 부르고자 하는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P. 274 당신은 자신을 고용한 사람을 위해 가짜 약을 만들고 또한 고용주가 이 가짜 약을 다른 고용주에게 팔아도 모르는 체하고 거대한 실험 공장에서 일하든가, 아니면 작은 과학으로, 즉 선별되고 헌신적인 몇몇 개인의 활동으로 되돌아가든가 해야 한다. 이 작은 실험실 문 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걸려 있다. “서두를 필요 없다.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다.” 


P. 301 인간적인 얼굴을 한 과학이 의미하는 바는 작은 과학, 그러니까 한 개인이 옹호하거나 지지할 수 있고 여전히 인간적인 목소리가 들리는 과학이다. 또한 단순히 과학적인 양심이 아니라 인간적인 양심이 지배하는 과학이다.

목차

Iㆍ 이성의 열병
하얀 피, 붉은 눈[雪] /불편함의 이점 /내부의 아웃사이더 /아이가 외출하기에 좋지 않은 밤 /세계 종말의 실험적 무대 /숲과 나무 / 이구동성의 세계 헤라클레스도 십자로도 없다 / 엄청난 거절 / 행복한 파랑새 / 뿌리와 운명 / 뉴 헤이븐에서의 일출
베를린에서의 늦은 저녁 / 시작의 끝 / 하늘의 침묵

II ㆍ더욱 어리석고 더욱 지혜로운
깨진 가장자리를 찬양하며 / 학부와 주인 / 행복한 집단과 불행한 일원들 / 이름과 얼굴로 가득한 대양 / 한 다발의 시든 꽃 / “유전에 관한 암호 문서” / 미세한 차이의 절묘함 / 상보성의 기적 / 아둔한 사람의 문제 / 헤로스트라토스를 위한 성냥 / 어둠의 빛 속에서

III ㆍ 태양과 죽음
순은으로 만든 메달 / 나이에 맞게 지불하라 / 뜨거운 회색빛 아래에서 / 백방으로 뛰어다녀 늘어난 지식/직업으로서의 과학 /생명과학의 딜레마 /강박관념으로서의 과학/저울의 흔들림 /파팅턴 부인의 대걸레, 혹은 동전의 세 번째 면/먼지 속으로 사라지다/기록한 책 펼쳐지리라 /요한 페터 헤벨을 위한 눈물
옮긴이의 글/ 참고문헌/ 인명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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