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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049153 / 224쪽 122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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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마흔다섯, 장래 희망은 작가입니다 중년이자 싱글 워킹맘, 보험 설계사 등의 갖가지 명칭이 뒤따르지만 그보다 더 앞에 우뚝 크게 서 있는 이름 세 글자로 세상에 따뜻한 위로를 돌리는 작가를 꿈꾸는 ‘서지은’의 첫 에세이 <내가 이토록 평범하게 살 줄이야>가 출간되었다. 생각하다 보면 일렁여 가는 물결처럼 퍼지는 웃음을 겨우 참거나, 알갱이가 점점 녹아 가는 소금 주머니처럼 슬픔이 아련히 다가왔다 멀어지는 ‘보편적인’ 추억을 품고 ‘평범하게’ 살아온 서지은 작가는 2016년을 기점으로 세상을 보는 각도가 달라진 후, 생의 새로운 발자국을 조곤조곤, 차곡차곡 남겨 오고 있다. 이 책은 그 시간의 기록이자 기억, 더불어 기대를 그녀만의 서늘하고도 다감한 문체로 꾸욱 눌러 담아 두었다. ◎ 내 감정과 의젓하게 마주할 줄 아는 삶 삶이라는 길 위에 가장 요철이 많았던 해, 서지은 작가는 활자 중독이었다가 급기야 글을 읽지 못하는 병증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힘겨웠던 순간들의 비명을 지를 곳이 없어 잠자던 SNS 계정을 흔들어 깨운 그녀는 산전, 수전, 공중전에 우주전까지 치르며 온전히 살기 위해 마음을 뱉는 문장을 적었다. 그래서 적힌 서지은만의 문장은 진실과 진심을 담아 ‘그래서 당신은 살아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 ‘그래서’에 작가가 놓아둔 까닭들로는 행복의 기준이 과거의 역사일 필요는 없는 것, 불행의 기억이 환상통으로 소환되더라도 그것이 현재의 나를 헤칠 수 없다는 것, 오늘이란 시간이 건네준 교훈의 발견은 나의 몫이니 지금은 생수를 한 컵 마시고 겸허히 하루를 시작해 보자는 것 등이 있다. 하여 매번 이름이 바뀌는 현재 시제의 다양한 ‘너’의 위로로 우리는 어쩌다 쓸쓸하지만 대체적으로 다행히 삶의 고단함을 덜 수 있다는 이야기다. ◎ 나를 내 삶의 정식 직원으로 임명하기로 결심했다 서지은 작가는 이제껏 살아가기 위해 하는 모든 행위마다 현재 가진 자격에 연연해 그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스스로 한계를 긋는 일이 되어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게 된다고 말한다. 이미 그은 선은 대수롭지 않게 슥슥 지워 버릴 수도 있으며, 어느 정도 이런 뻔뻔함이 필요하다고도. 이제 그만 수습 기간을 마치고 삶에서 다가올 것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도록 앞으로 나를 내 삶의 정식 직원으로 임명하겠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연이은 실패 앞에서 좌절의 쓴 타액을 삼키거나 엉엉 짠 눈물의 맛을 보는 일이 생기기도 하겠고, 도대체 내 심정을 왜 이렇게 몰라 주냐며 억울한 상황과 마주하는 날도 있을 테다. 그러한 것들에게 내 남은 영혼까지 갈아 넣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딱 한 캔만 마시려 했던 맥주를 네 캔씩 마실 수도 있으며, 너그러운 친구들을 졸라 징징거리며 커피 정도 얻어 마신다 한들 그게 어때서. 극복에 지나치게 큰 방점을 찍어 강박적인 청결함을 요구하는 건 피곤한 일일 뿐이라고 다독인다. 매일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꿈꾸며 확고한 행복을 소망하는 삶을 살지만 과연 과거의 오늘보다 오늘의 오늘이 더 행복한가, 라고 누가 묻는다면 이제 우리는 대답을 주춤거리지 말자. 내가 이토록 평범하게 살 줄이야, 하고 읊조리는 달빛 아래 그림자에게는 분명히 덜 쓰고 덜 매운, 그런 적당한 아침이 다시금 붉고, 또 밝게 온다.
라떼는 말이야’ 같은 신조어가 등장한 것도 어쩌면 그런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일지 모른다. 흔히 향수(nostalgia)라고 일컫는 아련한 감각은 선물과 같아서 ‘아름다운 시절’의 ‘아름다운’은 이미 지나가 버렸기 때문에 붙일 수 있는 수식어이며 ‘되돌릴 수 없음’은 추억의 미덕이 되어 그 기억을 연료 삼아 현재의 삶을 구동시키고는 한다. 그러므로 모든 지난날은 아름다운 시절일 수밖에 없다. 그리울 권리가 있는 과거가 있음은 고마운 일이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미래의 언젠가를 태우기 위한 월동 준비라는 의미가 될 테니.
- ‘03. 그리울 권리’ 중에서
당연한 말이지만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은 없다. 물론 모든 건 언젠가 지나가지만 통과 속도는 모두에게 공평할지라도 불행의 반경과 행복의 구심은 저마다 달라 허리에 양손을 얹고서 해맑게 웃으며 ‘이제 다 지나갔어!’라고 읊조릴 수 있는 순간이 차례로 다가오진 않았다. 다만, 교훈이 남았다. 어떤 방식이 되었건 그 상황을 해결(극복)해야 하는 건 오롯한 나의 몫이라는 것, 세상에 대가나 이유가 없는 요행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교훈이. 만일 내가 엎어져 무릎과 턱이 까져 피를 흘리고 있을 때 어떤 존재가 내게 친절을 베풀었다면 감사한 일임과 동시에 그건 빚이다. 이자 한 푼 붙이지 않고 내게 꾸어 준 친절이 그토록 은혜로운 일임을 깨닫는 과정에서 내가 진 호의라는 부채를 베푼 당사자에게 갚을 수도 있겠으나 언젠가의 나처럼 연쇄적인 불행의 폭격에 힘겨워하는 누군가에게 다정함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일이야말로 앞으로 실천해야 할 덕목임을 배웠다.
- ‘06. 행운의 총량, 불행의 잔량’ 중에서
하나를 잃고 절망하는 순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다른 이로운 한 면이 반짝, 하고 내 시야에 담긴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에겐 저마다 ‘끝’이 있어 쇠락과 소멸을 향해 굴러가고 있다지만 많은 사람이 순응보단 극복이란 이름의 역방향을 택한다. 역방향으로 뒤돌아서 어깨를 들이밀며 그 속에서 가치로운 것과 의미로운 것들이 내게 건네는 행복의 맛을 혀끝으로 핥는 방법을 깨우친다. 놀랍지 않은가! 살면서 신앙처럼 읊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문장이 허무맹랑한 것만은 아닌 이유이기도 하다.
- ‘09. 엔트로피인가 제로섬인가’ 중에서
길모퉁이의 담벼락을 꽈악 붙들고 있는 담쟁이덩굴의 초록과 하마터면 지나쳤을지 모를 보도블록 사이에 피어난 작고 노란 꽃, 땅만 보고 걷는 동안엔 결코 목격이 불가능한 기적 같은 붉은 석양의 순간, 소매 틈으로 파고든 자애로운 바람 한 줄기, 그런 것들을 발견하는 날엔 사는 일이 잠시나마 순전하게 기뻤다. 그 어느 것도 놓고 싶지 않은 선택의 기로에서 결국 어느 하나를 두고 간 자리에는 교훈이 남는다. 전부를 가지진 못했으나 오늘이란 시간이 건네준 교훈을 발견하는 건 나의 몫이며, 포춘 쿠키를 꺼내기 전까진 무어라 써 있는지 알 수 없어도 그 교훈이 내게 유효한지 알게 되는 건 쿠키를 부수고 쪽지를 꺼낸 미래 시제의 나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자리에서 일어나 양치를 하고 생수를 한 컵 마신 후 겸허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로 한다.
- ‘18. 오늘이란 시간이 건네준 교훈’ 중에서
마음이 홀연 추워진 날 고개를 돌렸을 때 누군가의 왼쪽 어깨가 보이고, 그 둥근 어깨에 잠시라도 내 머리를 얹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 사람의 셔츠 소매나 블라우스의 레이스가 내 눈물로 몽땅 젖어 가도 탓하지 않는 상대라면야. 신기하게도 그러면 오래 울 필요가 없어진다. 그러니 이제부턴 나도 괜찮으려 한다. 당장 행복이어서가 아니라 더 불행하지 않다는 이유로. 내겐 기대도 될 만한 둥근 어깨가 제법 있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둥근 어깨가 되어 주고 싶다.
- ‘32. 둥근 어깨의 힘’ 중에서
프롤로그. 위로를 돌리며 살아야 해서 008
01. 장래 희망은 작가입니다 013
02. 그해 봄은 재채기 017
03. 그리울 권리 021
04. ‘조금 충분한’과 ‘다소 부족한’의 그 어디쯤 024
05. 균형에의 지향 028
06. 행운의 총량, 불행의 잔량 031
07. 혀끝으로 기억하는 당신의 맛 037
08. 새해 첫날은 쉼표처럼 040
09. 엔트로피인가 제로섬인가 044
10. 여행, 좋아하세요? 048
11. 이별의 정의 051
12. 관계의 이름 054
13. 불행의 경쟁 056
14. 로맨틱 에고이스트 059
15. 어쩌다 쓸쓸하지만 대체적으로 다행한 062
16. 너만이 없는 나만의 거리 065
17. 전동성당 067
18. 오늘이란 시간이 건네준 교훈 069
19. 안탈리아에 가실래요? 072
20. 어느 멋진 우울한 날 076
21. 당신 인생의 이야기 079
22. 당신과 헤어지는 일 083
23. 나이 벗고 행복 지르기 087
24. 사람인(人) 자(字)를 써 내려가는 일 090
25. 마음이 마음에게 093
26. 몇 점 받았어요? 096
27. 잊히는 일의 두려움 101
28. 덜 불행하기 위한 선택 104
29. 나타샤가 낙타를 타고 오듯 108
30. 사랑의 클리셰 111
31. 사람이 하는 일 116
32. 둥근 어깨의 힘 122
33. 예쁘고 섹시한 맛 125
34. 배웅하며 129
35. 의젓하게 마주할 줄 아는 삶 132
36. 외로움을 우리는 시간 136
37. 세상을 보는 각도가 달라질 때 139
38. 추억의 주인공, 추억의 시제 142
39.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기 146
40. 혼잣말을 하던 시간 152
41. 관종의 길 156
42. Don’t be serious 159
43. 슬플 때마다 치약을 짠다 163
44. 심장이 딱딱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165
45. 내일의 걱정일랑은 내일의 나에게 167
46. 고리기도 170
47. 80개의 영혼 174
48. 그래도 봄날은 간다 177
49. 상미 기간 181
50. 사랑이 그대를 다정하게 하리라 185
51. 저마다의 공든 탑 187
52. 생의 증거 190
53. 어디 삶이 희망과 성공 사례로만 채워지던가요 192
54. 울면 돼요? 196
55. 누름돌을 얹는 일 201
56. 너의 발 냄새 205
57. ‘편한’ 사이와 ‘편리한’ 사이 208
58. ‘적당’이라는 말 211
59. 영원과 안녕 뒤에 붙는 히 214
60. 사라진 연애 감정을 찾아서 217
작가의 말. 비틀, 거리는 마음 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