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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교 가는 길

이용남, 장경선 저 | 구름바다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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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249373 / 18쪽 240 x 200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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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이용남, 장경선
저자 : 이용남
경기 파주 출생
현장사진연구소
작업
노동현장(1970년대)
민주화운동(1980년대)
미군 기지촌(1990~현재)
전시
《나쁜 나라 미국》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한국 일본 오키나와에 관한 기록과 기억》 오키나와, 오사카, 도쿄, 서울
《미국의 두 얼굴》 미국 뉴욕 MOMA PS1(현대미술센터)
《두 여중생의 죽음》 미국 왓슨국제문제연구소 갤러리
《경계에서》 독일 카셀 시 갤러리
《무건리 훈련장》 일본 오키나와 사키마미술관
사진집
『우리 땅 이야기』
『자연마을 사람들』
『어머니의 손수건』
『오현리 사람들』
『어머니의 품 파주』

저자 : 장경선
경북 상주 출생
어린이·청소년 글 작가
문발작가협동조합
저서
『제암리를 아십니까』
『나무새』
『하얀 오렌지』
『김금이 우리 누나』
『나는 까마귀였다』
『안녕, 명자』
『검은 태양』
『언제나 3월 1일』
『두둑의 노래』 외 다수

머리말

작가의 말

  한국전쟁 당시 남쪽 임진강에 군수물자 수송을 위한 교량 11개가 세워졌다. 정전협정 이후 크고 작은 다리는 모두 없어지고 파평면 장파리의 ‘리비교’만 남았다. 1953년 7월 4일 주한미군이 건설한 ‘리비교’는 피란민, 농민, 군인, 미군클럽 종사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건너다녔다. 
  나의 고향은 파평면 ‘아랫장마루’다. 우리 집 사랑방에 내 또래의 흑인 혼혈 아이와 양공주라고 불렸던 엄마가 미군과 함께 세 들어 살았다. 미군 아버지는 리비교 건너 부대에 근무했는데 주말이 되면 집으로 오곤 했다.
  내 흑인 친구는 미군 아버지가 오면 밖으로 쫓겨나다시피 했다. 해 떨어져 어둠이 깔려도 들어오라는 소리가 없을 때는 우리 집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내 친구가 살던 그 사랑방에서는 가끔 웃음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비명에 가까운 울부짖음이 더 많았다.
  저녁 무렵이면 리비교 검문소 앞이 북적였다. 미제물건 장사꾼과 클럽 포주와 양색시(미군 위안부), 달러상 등 하루 일과를 마치고 리비교를 건너오는 미군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나는 흑인 친구와 곧잘 리비교에 갔다. 운이 좋으면 미군이 던져주는 초콜릿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어떤 날은 내 친구 엄마를 만나기도 했다. 친구는 엄마를 보면 내 뒤로 숨었다. 그러다가 엄마 눈에 띄게 되면 엄마는 빨리 집에 가라며 돌멩이를 던지는 시늉을 했다. 
  언제부터인가 친구 아버지를 볼 수 없었다. 내 나이 아홉 살 때인 1964년이었다. 혼혈 친구는 나보다 한 살 많았다. 사랑방에서는 거의 매일 술에 취한 엄마의 욕설과 친구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엄마가 손목을 그었다. 사랑방 솜이불이 시뻘겋게 물들었다. 문산 병원으로 옮겨진 친구 엄마는 그 병원에서 아들 몰래 어디론가 떠났다. 나는 친구와 함께 우리 집에서 지냈다. 내 친구는 거의 매일 리비교 앞에서 미군 아버지를 기다렸다.
  1965년 어느 날 친구는 나에게 아버지를 만나러 미국에 간다고 말했다. 내일이면 아버지를 아는 어떤 아줌마가 데리러 온다고 했다. 그날 밤 나는 친구와 함께 리비교 밑에서 밤을 지새우며 여름철 홍수 수위를 눈금으로 표시해 놓은 교각의 숫자에 돌팔매질을 했다.
  우리는 실뱀장어를 잡는 임진강 불빛이 사라질 때까지 새끼손가락을 걸며 약속했다. 미국에 가면 꼭 편지를 하겠다고...
  친구는 미군 아버지를 만났을까?
새끼손가락 걸었던 리비교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20년 한국전쟁 70주년 여름
이용남

책 속에서

“너 댓 살 때 미군부대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리비교를 수없이 건너다녔어요.
우리 집 사랑방에 미군 병사와 함께 세 들어 살던 옥난이 누나가
저녁 무렵에 립스틱을 짙게 바른 얼굴로
리비교 검문소 앞에 서서 미군 병사를 기다렸어요.”

누군가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
누군가에게는 봄나물 캐러 갔던 추억으로
누군가에게는 기다림의 시간이었던 리비교.
지켜 내는 일이 어려운 줄 다 안다고
그래도 남은 것은 지켜달라고 당부하고는
자신의 몫을 충분히 살아낸
리비교가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눈다.
그동안 고맙고 고마웠노라,
강, 바람, 산, 햇살이 손을 흔든다.

"저 다리가 아무 써먹을 데 없는 고물이라도
그대로 보존하는 게 역사야."
리비교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 손진규 옹 목소리가 파문을 일으킨다.

나도 이제 작별 인사를 건넨다.
“안녕, 리비교.”

 

목차

1. 임진강의 아침 9
2. 젊은 군인들의 피땀으로 놓인 리비교 27
3. 리비교를 건넌 사람들 51
4. 리비교 너머에 금덩어리 같고 피 같은 땅이 있어요 85
5. 사라진 리비교 107
6. 안녕, 리비교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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