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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지도 기계와 매체의 존재론
원제 : Onto-Cartography : An Ontology of Machines and Media
레비 R. 브라이언트 저 | 김효진 역 | 갈무리 | 2020년 07월
ISBN : 9788961952422 / 464쪽 14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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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레비 R. 브라이언트는 그레이엄 하먼과 함께 휴먼주의적 근대성을 극복하려는 객체지향 철학 운동을 이끌었고, 2009년에 “세계는 객체들로 이루어져 있다”라는 그 운동의 논제를 가리키기 위해 ‘객체지향 존재론’(OOO, Object Oriented Ontology)이라는 용어를 고안하였다. 이 책 『존재의 지도』는, 최근에 확연해지는 기후변화의 국면에서 인간중심주의 및 인간 예외주의를 견지하는 근대성을 성찰적으로 비판함으로써 발흥한 사변적 실재론과 객체지향 존재론, 신유물론 등의 새로운 철학적 경향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물론이고 현대의 권력장=중력장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모든 분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책이다.
『존재의 지도』는 자연주의와 유물론을 당당히 옹호하는 한편으로, 이들 친숙한 관점을 변화시키고 문화 자체가 어떻게 자연에 의해 형성되는지를 보여준다. 브라이언트는 범생태적 존재론을 지지하는데, 요컨대 사회는 담론과 서사, 이데올로기 같은 기표적 행위주체들과 더불어 강과 산맥 같은 비인간의 물질적 행위주체들도 고려함으로써 비로소 이해될 수 있는 생태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해서 브라이언트는 새로운 기계지향 존재론의 토대를 구축한다. 이론적으로 잡식성인 이 책은 해체와 정신분석학, 맑스주의, 매체학, 객체지향 존재론, 신유물론적 페미니즘,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생물학, 사회학 같은 다양한 분과학문에 기댄다. 이 책은 비인간과 물질적 존재자들에 참신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비판 이론과 사회구성주의의 가장 값진 발견을 통합하기 위한 틀도 제공한다.
출판사 리뷰
세계는 온전히 기계들로 이루어져 있다 레비 브라이언트는 이 책에서 사실상 두 가지 작업을 수행한다. 우선 브라이언트는, 하이데거에 기반을 둔 하먼의 ‘객체지향 존재론’(OOO)과는 달리, 들뢰즈에 기반을 두고서 “세계는 온전히 기계들로 이루어져 있다”라는 ‘기계지향 존재론’(MOO)을 제시한다. 세계의 존재자는 “입력물에 역동적으로 작용하여 출력물을 생산하”기에 기계로 지칭되고, 따라서 조작 과정으로서의 기계가 강조된다. 그다음에 브라이언트는 기계지향 존재론을 바탕으로 하여 포스트휴먼주의적인 해방적 정치 이론의 틀로서 ‘존재지도학’을 전개한다. 존재지도학을 뜻하는 온토-카르토그라피(Onto-Cartography)라는 낱말은 ‘존재’를 뜻하는 ‘온토’라는 낱말과 ‘지도’를 뜻하는 ‘카르토그라피’라는 낱말을 합성한 용어다. 우리가 살아가는 억압적인 세계에서 해방할 탈출 경로를 구축함을 목적으로 삼는 존재지도학은 무엇보다도 세계를 구성하는 기계들 사이의 상호작용과 관계들에 관한 ‘존재의 지도’를 제작하는 실천과 관련되어 있다고 강조된다. 새롭고 아름다운 해방적 전환을 위하여 더욱이 브라이언트는, 세계에서 작동하는 권력의 구조를 파악하려면, 기표, 의미, 믿음, 이데올로기 등 인간에게서 비롯된 관념적인 것들의 역능뿐만 아니라 비인간 사물의 역능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브라이언트는 관념적인 것들의 작용은 물질적 매체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고 주장함으로써 철저히 유물론적인 포스트휴먼 매체생태론을 전개한다. 브라이언트는 “사람들이 자신의 탈출 경로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개념적 도구들을 제공하리라는 희망을 품고서” 한국 독자들이 “새롭고 아름다운 해방적 전환을 이루는 데” 이 책을 사용하리라 기대한다. 일종의 정치적 플랫폼으로 기획된 이 책은, 하먼이 평가하는 대로, “사유를 촉발하는 책이자 해박한 지식을 담은 책일 뿐만 아니라, 대단히 재미있는 책이기도 하다.” 인간 사회는 인간과 비인간이 어우러져 구성된 회집체다 사회/문화는 자연과 별개로 존재한다는 이른바 근대성의 이분화 사유 양식에 따라 대다수 사람은, 특히 인문학자와 사회과학자는, 인간의 사회적 관계가 기호, 담론, 의미, 믿음, 이데올로기 등의 비물질적인 것(무형 기계)들에 의해 조직된다고 여겨서 물질적인 것(유형 기계)들이 미치는 영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최근에 사람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구적으로 유행하는 사태에 직면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하여 사회적 관계가 바이러스라는 사물에 의해 급격히 재편되는 상황에 부닥침으로써 비인간 사물의 역능을 불쑥 깨닫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사회/문화는 더 넓은 자연에 묻어 들어가 있는 생태임을 떠올리게 되었다. 사물의 역능을 도외시한 철학은 정치적으로 무능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람들이, 심지어 이른바 유물론자로 자처하는 포스트모던한 문화적 유물론자들도 사물의 역능을 기꺼이 무시하고 담론적 존재자들에만 의거하여 사회를 이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사물적 행위주체들의 관계망인 물질적 조건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권력 구조는 비물질적 행위주체에 의해 유지된다기보다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그 물질적 조건에 의해 유지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사물의 역능을 도외시한 철학은 정치적으로 무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애초에 확고한 ‘담론주의자’였던 브라이언트는 <심시티>라는 비디오 게임을 접함으로써 자신이 ‘강건한 유물론’으로 개종한 사건을 이 책에서 당혹스럽게 털어놓는다. 이를테면, “도로를 잘못 설치하면, 교통 혼잡이 발생하고, 시민들이 화를 내게 되고 … 다른 사업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과세 기반을 잃게 된다 … 발전소를 잘못된 장소에 건립하면, 시민들이 화를 내고 아프게 되며, 그리고 떠나기 시작하고 건강 문제를 겪으면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하여 여기서 브라이언트는 “개종자의 열정”을 품은 채로 사물의 역능을 온전히 고려하는 “뻔뻔스럽게도 소박한” 유물론에 바탕을 두고서 기계지향 존재론과 존재지도학을 개진한다. 기계는 ‘역능’으로 개체화된다 ‘기계지향 존재론’에 따르면, 세계는 기계들로 이루어져 있고, 기계는 다른 기계들의 회집체(assemblage)다. 브라이언트가 객체 대신에 기계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주체/객체라는 근대적 이항 구조를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이면서 객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정동적 작용을 반영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요컨대 기계지향 존재론은 인간/비인간의 간극과 격차를 없애버리고서 모든 기계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동등하다’는 의미에서의 ‘평평한’ 존재론을 수반한다. 여기서 기계는 “입력물을 변환하는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출력물을 생산하는 조작들의 체계”로 규정된다. 그리하여 기계는 입력물을 수용하여 그것에 조작을 수행할 수 있는 내재적 능력, 즉 역능의 체계로 규정되는데, 브라이언트는 이런 역능의 체계를 “가상적 고유 존재”라고 일컫는다. 이런 역능에 의한 연쇄적 조작들이 기계의 내부에서 이루어지기에 기계는 “조작적 폐쇄성”을 갖추고 있는데, 요컨대 기계의 이런 특성이 기계의 내부를 규정함으로써 그 존재자는 별개의 것으로 개체화된다. 더욱이, 기계는 다른 기계들의 회집체라는 사실을 참작하면, 어떤 기계의 역능은 그 기계를 구성하는 다른 기계들이 맺는 관계들에 의해 창발되는데, 그런 관계를 내부관계라고 한다. 그 결과, 어떤 기계는 그 기계를 구성하는 다른 기계들과 그 기계들이 형성하는 내부관계들로 구축된 회집체다(예를 들면, 탄소 원자들이 형성하는 내부관계들의 구조에 따라 다이아몬드가 되거나 흑연이 되고, 다이아몬드와 내부관계들의 구조가 같더라도 구성 원자들이 실리콘이라면 다이아몬드와 구별되는 실리콘 결정이 된다). 그리하여 기계는 엔트로피, 즉 해체의 위협에 대항하여 한 개체로서 존속하려면 그 회집체의 통일성을 유지하는 조작에 끊임없이 관여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기계는 곧 ‘과정’이라고 이해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각기 다른 두 기계가 개체성을 유지하면서 서로 맺는 관계는 외부관계이고, 당연히 외부관계는 내부관계와는 달리 해당 기계들에 비본질적인 것이어서 그 기계들은 당연히 그 관계를 끊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객체지향 존재론은 전체론을 지향하지 않는다. 기계는 ‘국소적 표현’으로 현시된다 어떤 기계가 입력물에 조작을 가하여 생산하는 출력물은 성질과 활동, 물질적 생산물로 현시될 수 있다. 브라이언트는 이것을 “국소적 표현”으로 일컫는데, 그 이유는 입력물이 바뀜에 따라, 즉 주변 환경이 바뀜에 따라 해당 기계의 역능에 의한 생산물, 즉 표현이 바뀌기 때문이다. 여기서 반드시 인식해야 할 사실은 우리가 직접 지각하는 것은 어떤 기계의 역량이 아니라 그 기계가 외부로 현시하는 국소적 표현일 뿐이다(그리하여 어떤 기계의 고유 역량은 주변 환경이 바뀜으로써 변화하는 국소적 표현을 통해서 추론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러므로, 대개 사람들이 그렇듯이, 현시되는 결과물만 갖고서 해당 기계의 역능을 절대 판정하지 말아야 하고, 반드시 주변 환경과 더불어 그 역능을 판정하려고 시도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어떤 기계의 국소적 표현이 일정하다는 것은 그 기계의 주변 환경이 일정함을 뜻한다. 더욱이, 어떤 기계가 주변 환경에서 비롯되는 어떤 입력물을 맞닥뜨림으로써 그 기계의 역능이 바뀔 수 있는데(가소성으로 불린다), 이때 그 기계는 되기를 겪게 된다. 예를 들면, 이 책의 저자가 <심시티>라는 비디오 게임을 실행함으로써 강건한 유물론자로 개종한 사건을 들 수 있다. 세계가 다른 기계에 어떠한지를 탐구하는 ‘에일리언 현상학’이 필요하다 어쨌든 어떤 기계가 주변 환경에서 수용할 수 있는 입력물은 한정되어 있기에 이런 특성을 그 기계의 ‘구조적 접속의 선택성’이라고 일컫는데, 어쩌면 그 기계의 감성으로 여길 수 있는 또 다른 역능이다. 다시 말해서, 어떤 기계는 ‘구조적 접속의 선택성’과 ‘조작적 폐쇄성’으로 특징지어지는 역능으로 개체화된다. 이런 ‘선택성’과 ‘폐쇄성’으로 인해 기계들의 소통은 어김없이 어긋나게 되고, 따라서 세계가 다른 기계에 어떠한지를 탐구하는 ‘에일리언 현상학’이 필요하게 된다. 기계는 크게 비물질적인 무형 기계와 물질적인 유형 기계로 구분된다. “물질로 만들어지고 이산적인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며 일정 기간 존속하는 기계는 무엇이든 유형 기계”이고, 무형 기계는 “반복 가능성, 잠재적인 영원성, 그리고 자신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공간적 및 시간적 위치에 동시에 나타날 수 있는 능력으로 규정된다.” 그런데 모든 무형 기계는 ‘현세적’ 세상에 현존하려면 반드시 신체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숫자라는 무형 기계가 이 세계에 현존하려면 “뇌 속에서 생겨나거나, 컴퓨터 데이터은행에 기입되거나, 연필 혹은 분필 등으로 쓰여야 한다.” 이렇게 해서 브라이언트의 기계지향 존재론은 이 세상의 모든 기계가 신체를 갖추고 있는 존재자로서 현존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비환원적’ 유물론이 된다. 이렇게 해서 무형 기계와 유형 기계는 물질적 매체를 통해서 상호작용하게 되고, 따라서 기계지향 존재론은 포스트휴먼 매체생태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존재의 지도』의 명령은 지도 제작, 해체, 그리고 대지형성이라는 실천이다. 어떤 회집체 내에서 수행하는 기능적 역할 또는 행사하는 중력에 따라 기계들은 어두운 객체, 밝은 객체, 위성 객체, 희미한 객체, 불량 객체, 혹은 블랙홀 객체가 될 수 있다. 어떤 기계는 자신이 속한 조립체 속 기계들의 배치, 즉 중력 관계가 변함에 따라 이 객체에서 저 객체로 이행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부모와 어린 자식은 각각 밝은 객체와 그 궤도에 포획된 위성 객체가 된다. 현재 세상에서 가장 밝은 객체는 ‘석유’로 상징되는 자본주의-기계일 것이다. 랑시에르를 좇으면, 정치란 ‘몫이 없는 부분’으로서 중력이 약한 희미한 객체를 나름의 중력을 행사하는 더 밝은 객체로 이행시키는 기획이 된다. 그리하여 존재지도학의 해방적 정치 기획이란 억압적인 회집체에서 중력 관계를 변환할 수 있도록 기계들의 배치를 전환하는 일이 된다. 정치 이론의 메타적 틀이자 하나의 실천으로서의 존재지도학 또는 지리철학은 해방적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요청한다. 다시 말해서, ‘자본주의’, ‘제국주의’. ‘인종주의’ 등의 물화된 추상 관념의 근저에 놓여 있는 회집체들이 실제로 회집하는 방식과 그 중력 관계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존재지도학은, 우선 믿음직한 존재의 지도를 제작하고(지도 제작), 억압적 관계를 단절하거나 제거하고(해체), 새로운 해방적 관계를 구축하거나 추가하는(대지형성) 세 가지 실천과 관련되어 있다.
나는 지리학이 사회과학의 여왕이라고 강력히 주장하는데, 그 이유는 지리학이 세계와 사회적 관계를 최소로 탈물질화하면서 사회적 생태를 담론성으로 전환하기를 기피하는 사회 이론의 갈래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실인 이유는, 지리학은 사회적 관계가 항상 어떤 특정한 공간이나 장소에 묻어 들어가 있는 방식을 파악하고, 소통이 공간을 가로질러 가는 데 시간이 걸리고 전달 매체가 필요함을 인정하며, 물질적 세계의 지리적 양태가 사회적 관계가 취하는 형식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사회철학과 정치철학은 더 지리학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 서론 : 유물론의 갱신을 위하여, 27쪽
자연 또는 존재는 단지 공장들, 즉 미시기계들과 거시기계들로 구성되어 있을 따름인데, 종종 서로 둘러싸는 이들 기계는 다른 기계들에서 물질의 흐름을 끌어들여서 자신의 조작 과정을 거쳐 그 생산물로서 새로운 형태의 흐름을 산출한다. 요약하면, 존재는 기계들의 집합체 또는 회집체다.
― 1장 포스트휴먼 매체생태론을 향하여, 36쪽
‘에일리언 현상학’이라는 용어는 비인간 존재자들이 주변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현상학의 일종을 가리키기 위해 이안 보고스트에 의해 도입되었다.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에일리언 현상학은 전통적 현상학을 포함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선다. 전통적 현상학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체험을 탐구하지만, 에일리언 현상학은 모기, 나무, 바위, 컴퓨터 게임, 기관 등과 같은 여타 존재자가 주변 세계를 맞닥뜨리는 방식을 탐구하고자 한다.
― 3장 에일리언 현상학, 103쪽
우리는 결정, 동물 신체, 사회적 기관, 정치적 집단, 혹은 다양한 기술을 논의할 때면 언제나 이들 기계가 자신의 부분들에는 존재하지 않는 역능이나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이들 기계는 자신의 부분들이 단독으로 있을 때는 갖지 못하는 방식으로 세계에 작용하여 세계 속 다른 기계들에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 4장 기계 회집체와 엔트로피, 125쪽
존재지도학은 사회적 차원과 정치적 차원에서의 표현과 내용을 공시적 측면과 더불어 통시적 측면에서 탐구하려고 한다. 인간과 관련된 사회적 세계는 내용 및 표현의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프랑크푸르트학파와 구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에 걸쳐 대륙적 전통의 사회사상과 정치사상은 내용의 측면에 피해를 줄 정도로 표현의 측면에 압도적으로 집중했다.
― 5장 세계의 구조, 213쪽
담론성에 집중하는 해방적 이론들은 좋은 의도를 품고 있음에도, 그 이론들이 해방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종종 이중으로 소외시킨다. 우선 우리는 피로로 인해 소외당하는데, 이를테면 우리 존재를 포화시켜서 여타의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거의 남기지 않는 시간성의 장 안에서 소외당한다. 그다음에 우리는, 우리가 이데올로기에 속아 넘어가거나 무지한 소비자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필요한 요건들이 우리의 생활방식, 우리가 행할 수 있는 것과 누릴 수 있는 것을 조직하는 방식도 도외시한다고 주장하는 도덕적 비난으로 소외당한다.
― 6장 공간과 시간의 토폴로지, 266쪽
존재지도학적 의미에서 중력은 한 기계의 구조적 개방성과 움직임, 되기가 다른 한 기계에 의해 매개되는 방식을 가리킨다. … 여기서 ‘중력’이라는 용어가 선택된 이유는 그 용어 덕분에 우리가 ‘권력’ 같은 용어들이 품고 있는 휴먼주의적 의미를 벗어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 7장 중력, 325쪽
구체적인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존재지도학의 요청은 이들 물화된 용어의 근저에 놓여 있는 회집체들 또는 세계들이 실제로 회집하는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는 요청이다. 그 전제는, 우리가 회집체들이 표현의 층위와 내용의 층위에서 회집하는 방식을 이해하게 되면 중력의 구조, 역능의 작동 방식, 억압적이고 파괴적인 회집체가 엔트로피에 저항하는 방식, 그리고 해체와 대지형성을 통해서 이들 회집체를 변환하는 전략을 고안하는 방식을 식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 8장 대지, 지도, 그리고 실천, 427쪽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6
총서 편집자 서문 12
서론 : 유물론의 갱신을 위하여 17
1부 기계들
1장 포스트휴먼 매체생태론을 향하여 36
2장 기계란 무엇인가? 67
3장 에일리언 현상학 91
4장 기계 회집체와 엔트로피 121
2부 세계들
5장 세계의 구조 172
6장 공간과 시간의 토폴로지 215
7장 중력 282
8장 대지, 지도, 그리고 실천 354
부록 ― 『존재의 지도』 저자와의 문답 433
감사의 글 448
참고문헌 450
인명 찾아보기 457
용어 찾아보기 4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