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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73372 / 88쪽 130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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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시인의 말
나는 듣는다. 듣다보면 그에게서 이런저런 감정이 흘러나와 그의 얼굴을 적시고 그가 말을 멈추고 마침내 그가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눈부시게 몸을 맡기는 것을 보게 된다. 감정이 형체를 얻는 순간은 하나의 사건.
2020년 7월
곽은영
시간과 식물과 사람이 사이좋게 제 몫을 하면 정원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모든 정원은 아름답다
길을 따라 꼬리풀과 울부시 흰바람꽃과 문빔이 피고 지고
블루데이지 알리움 양귀비꽃이 바람의 결대로 넘실거리는 길을 따라
나는 모종삽만큼 작아져 오래오래 걸을 것이다
_「외발 수레—모리스 호텔 20」 부분
생각해보면 폭설도 반가웠다 여운이 남았기 때문이다
—「눈보라—모리스 호텔 1」 부분
밤에는 벌써 춥다
며칠이 지나도록 고양이의 밥그릇이 비워지지 않았다
정든 동물이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을 때
지나고 나면 애틋한 기억이 남는데
왜 고통이 더 커 보일까
나는 물끄러미
밥그릇을 내려다보았다
_「물끄러미—모리스 호텔 14」 전문
호텔에 버려진 것 중 가장 치우기 곤란한 것은 돌아갈 곳을 잃은 사람
버려진 사람은 물러진 토마토처럼 꼼짝하지 않는다 그도 그랬다 마음만 먹는다면 모리스 호텔은 사람을 버리기에도 적당한 곳 잔인함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가 침대에서 일어난다면 일층으로 내려온다면 나는 새삼 계단의 낡은 소리를 기다렸다
—「검은 패—모리스 호텔 6」 부분
우린 나란히 선 가로수처럼 함께 늙고 언니 엄마는 힘겹게 중얼거렸지 어머니 덜 아프게 나 자던 채로 데려가주시오 나도 조금씩 숨이 차 달그락달그락 난 준비가 되면 떠날 거야 울지 마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따개비처럼 물을 걸러 돌을 걸러 허물도 벗고 이젠 허전하지 않아 사랑해 언니 사랑해
—「진혼—모리스 호텔 25」 부분
시인의 말 005
1부
눈보라―모리스 호텔 1/ 관목―모리스 호텔 2/ 겨울 강―모리스 호텔 3/ 일과―모리스 호텔 4/ 긴 겨울/ 외출―모리스 호텔 5/ 검은 패―모리스 호텔 6/ 비와 멜론―모리스 호텔 7/ 봄/ 구움 과자―모리스 호텔 8/ 가정 간편식―모리스 호텔 9/ 여름/ 노틸로이드―모리스 호텔 10/ 여름곤충탐험대―모리스 호텔 11/ 몽상의 구역―모리스 호텔 12/ 늦여름
2부
비밀의 정원―모리스 호텔 13/ 물끄러미―모리스 호텔 14/ 마리―모리스 호텔 15/ 초가을/ 숙객―모리스 호텔 16/ 까만 미나―모리스 호텔 17/ 가을/ 복각―모리스 호텔 18/ 추도―모리스 호텔 19/ 외발 수레―모리스 호텔 20/ 늦가을
3부
성탄절―모리스 호텔 21/ 밤하늘 보호구역―모리스 호텔 22/ 밀크티잼―모리스 호텔 23/ 눈썰매―모리스 호텔 24/ 겨울/ 진혼―모리스 호텔 25/ 애도 여행―모리스 호텔 26/ 권투하는 뱀파이어―모리스 호텔 27/ 이른봄/ 짧은 봄/ 흰―모리스 호텔 28/ 여름 송가―모리스 호텔 29/ 응시―모리스 호텔 30/ 낭만 배달부―모리스 호텔 31/ 초여름
해설| 모리스 호텔로부터 온 초대장
| 소유정(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