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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0006583 / 390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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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해제 요약
생명을 살리는 숲 은골, 우리 모두가 떠나온 고향!
우리는 과연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200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정장화 작가가 10여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숲과 함께 살아갈 줄 알았고, 이웃과 함께 살 줄 알았던 ‘은골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현대 산업사회에서 경쟁을 뚫고 살아야 했던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았다. ‘고진 어른’이라고 불렸던 주인공의 아버지가 질박한 충청도 사투리로 아들에게 일러주는 풀 이름, 나무 이름은 이제는 존재하지도 않고 돌아갈 수도 없는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고향을 떠나 고속도로 건설현장과 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살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물들, 경제발전에 밑거름이 되었지만 그 결실을 누리지 못하고 소외되었던 사람들의 강퍅한 현실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사회 전체가 가난을 탈출하고자 내달렸던 시대에 어디에도 뿌리박지 못하고 부초처럼 살았던 이들의 한을 풀어주는 씻김굿 한 판 같은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
숲과 함께, 이웃과 함께 살 줄 알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2008년〈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정장화 작가가 10여 년 만에 발표한 첫 장편《은골로 가는 길》은 ‘은골’에서 시작한다. 은골은 주인공 세혁이 태어난 곳이자, 수백여 년 전 그의 조상들이 아무도 살지 않던 곳에 들어와 대대로 숲을 가꾸며 자급자족하는 삶의 터전이었다. 그들은 어딜 가도 ‘은골 사람’으로 불렸다. 은골에서 나고 자라 평생 산전을 일궜던 세혁의 아버지는 숲과 함께 살아갈 줄 알았고, 이웃과 함께 살아갈 줄 알았다. 은골 사람들이 ‘고진(高眞) 어른’이라고 높여 불렀던 그가 아들 세혁에게 숲과 함께,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일러주는 장면, 즉 은골의 삶의 방식을 가르치는 장면은 이 작품 제1권〈활인송의 전설〉의 백미다. “저게 참싸리여. 저걸루 바지게를 맹글구 어렝이, 광주리, 채반, 소쿠리, 용수, 바구니를 맹그는 겨.” 충청도 사투리로 아들에게 풀 이름, 나무 이름을 알려주고 은골에 사는 법을 가르치는 아버지! 부자가 주고받는 이 평범한 대화에서 어떤 비장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한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가야 할 아들은 수백 년 동안 숲과 함께 살았던 은골 사람들의 삶의 방식, 아버지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따를 수 없었다. 성장한 아들이 도시로 떠난 후, 아버지는 돌아갈 수 없는 고향 그 자체가 된다. 결국 사람을 살리는 숲, 은골의 이야기는 옛 기억 속의 전설로 남는다. 산업화 시대에 부초처럼 살았던 사람들의 한과 욕망 주인공 세혁이 경부고속도로 건설현장, 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겪는 고단한 삶이 제 2권〈출구 없는 고속도로〉에서 펼쳐진다. 한국사회의 경제개발을 가속화한 경부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은골 출신 세혁은 객지 도시에 정착할 수 있는 집 한 칸 마련하기 위해 사무치는 향수를 이겨내야 했던 산업화 세대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환갑의 나이에 데뷔한 작가는 첫 장편소설에서 노련한 내공을 선보인다. 입담이 좋은 ‘살살이’, 덩치가 큰 ‘깍짓동’, 딸과 함께 사는 청상과부 ‘율포댁’처럼 거칠지만 살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현장의 인물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듬어 안을 듯 해학적으로 눙치는 솜씨가 절묘하다. 한번 공사에 투입되면 완공될 때까지 벗어나기 힘든 ‘출구 없는’ 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욕망을 분출할 통로를 찾았던 인부들의 과장된 몸짓과 거친 언어들도 그러하다. 경제발전에 밑거름이 되었지만, 그 결실을 누리지 못하고 소외되었던 이들의 강퍅한 현실을 실감나게 묘사하는 작가는 이름 없이 사라져간 그들을 위한 진솔한 기록자인지도 모른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과정의 순직자들을 위한 위령탑에도 기록되지 못하고 은폐된 현장사고 피해자들의 허무한 죽음을 애절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쉽게 잊을 수 없을 만큼 생생하다. 한편, 이들의 궁박한 삶과 극적인 대조를 이루는 건설현장소장과 총무가 저지르는 부정과 뒷거래, 건설회사의 로비와 비자금 등 경제개발의 이면을 신랄하게 고발하기도 한다. 자신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겪은 현장체험에 문학적 상상력을 더하고 심혈을 기울여 문장을 조탁한 작가가 아니었다면, 이 야생의 욕망에 들뜬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는 아마도 세상의 빛을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고향, 생명의 땅을 찾아서 《은골로 가는 길》은 고향을 떠나 경제개발 시기의 산업역군으로 살아온 세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고향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다. 또 사회 전체가 가난을 탈출하고자 내달렸던 시대에 어디에도 뿌리박지 못하고 부초처럼 살았던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세상에 편안히 착근할 수 있도록 지나간 시절의 한을 풀어주는 씻김굿 한 판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각자의 사연으로 고향을 떠났지만, 같은 이유로 그곳에 돌아갈 수 없는 실향민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은골은 그들 모두가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이지만, 우리 모두가 영원히 그리워해야 할 고향이다.
작가의 말 6
새벽 13
마죽과 고구마순 19
자궁 속의 별 51
위생검열 63
굴렁쇠 굴리기 84
씨앗 뿌리기 120
공산바위와 징검다리 128
소년 나무장수 155
색동짚신 180
장날 214
소쩍새 울고, 나뭇잎 필 무렵 242
돌려준 금덩어리 249
대홍수 257
닥나무 한지 272
우보천리(牛步千里) 281
얼룩빼기 황소와 ‘해설피’ 303
부정(父情), 모정(母情) 319
엄마의 공양단지 367
아버지의 징검다리를 건너 375
편집자 노트 · 향수-생명의 땅을 찾아서 3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