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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320656 / 512쪽 140 x 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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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파리 미술계의 중심에서 만난 사람 사람 사람 앙브루아즈 볼라르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장사꾼의 회고록’을 내고 싶다는 출판사의 요청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미술상으로서의 그의 삶을 좇다 보면 그 시대의 미술계를 함께 지켜보게 된다. 가감 없이 기록한 초기에 인상파에 대한 비난들을 보면 그들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극명히 변했는지를 느낄 수 있다. 마네의 처남이 마네의 사망 후에 〈막시밀리안의 처형〉을 조각내어 처분하고, 뤽상부르 미술관이 고갱과 카유보트의 작품 기증을 거부했던 일화를 읽다 보면 그 가치를 아는 현대인들은 경악할 것이다. 볼라르의 실수로 그림의 이름이 잘못 붙을 때마다 관객과 평론가의 평가가 극명히 바뀌던 일화는 하나의 블랙코미디에 가깝다. 볼라르의 회상 속에서 인물들은 생생히 살아 숨 쉰다. 회고록에 등장하는 예술가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고갱, 드가, 로댕, 르누아르, 마욜, 마티스, 세잔, 세뤼지에, 시냐크, 피카소 등 그 당시 활동하며 직접 만난 예술가들은 물론, 건너 들은 작가들의 평가까지 모두 담았다. 볼라르는 다른 화가의 부탁으로 드가에게 어떤 재료를 쓰는지 물었다가 핀잔을 듣고, 로댕이 작업실에서 작품들을 깨부수는 모습을 보며 놀란다. 볼라르를 찾은 수집가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세르비아의 전 국왕에게 왕권을 비판한 그림을 판매했다가 환불을 요청받고, 세잔의 작품을 놓쳐서 안타까워하는 미국의 설탕왕 해브메이어에게 다른 그림을 팔아치우기도 한다. 한편 볼라르는 이 책에 출판업자로서 판화집을 만들던 경험도 상세히 풀어놓는다. 유명한 화가들을 섭외해 판화 작품을 만드는 것은 당시로서는 매우 드문 출간 방식이었는데,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책들은 소장 가치가 매우 높았다. 그는 또한 이 회고록을 쓰기 전에 작가로서 르누아르, 드가, 세잔의 전기를 직접 집필했는데, 저명한 화가들에 대한 자신의 책이 평론가들에게 어떤 비난과 칭찬을 들었는지도 회고록에 거리끼지 않고 기록했다. 자신에 대한 평가조차 좋은 이야기와 나쁜 이야기를 가리지 않고 서술하는 태도는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모이던 파리의 예술계를 가감 없이 생생하게 묘사하는 데 일조한다. 앙브루아즈 볼라르의 자서전 첫 완전 번역! 『볼라르가 만난 파리의 예술가들』은 1937년 출간되었던 『어느 화상의 회고록』의 완역판이다. 미술상이 미술사와 미술 시장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이 주제를 다룬 책은 많지 않다. 유명한 미술상인 볼라르 또한 마찬가지다. 출판업자이자 작가였던 볼라르는 여러 저서를 집필했지만 국내에는 유명한 화가들의 일화 중심으로 발췌 번역된 적이 있을 뿐이다.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된 이 책은 볼라르가 회고하는 그의 인생을 놓치는 것 없이 빠짐없이 담아냈다. 볼라르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에 대한 외부의 평가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그는 정말로 자신이 묘사하는 그런 사람일까? 서두에 실린 박재연 박사의 해제글은 당대 예술가들과 현대 미술계에서 그를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알려준다. 오르세 미술관 공식 카탈로그의 한국어판을 직접 번역하고 여러 유럽 미술관들의 한국어판 멀티미디어 가이드를 감수했던 박재연 박사는, 인상파 작품과 화가들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세기 파리 미술계와 미술 시장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박재연 박사의 서문은 볼라르의 성장 배경이 그의 심미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의 화랑이 어떤 과정을 거쳐 아방가르드 예술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며 독서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무엇보다 그를 둘러싼 상반된 평가를 모두 담아 볼라르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한다. 그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으며 어떤 화가들과 갈등을 빚었는지를 알고 나면 그의 회고가 더욱 흥미롭게 읽힌다. 책에는 독자의 이해를 도울 도판과 인명사전도 더했다. 작중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작품을 위주로 선정된 20여 점의 도판은 회고록을 읽는 동안 일어날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볼라르는 다양한 화가들과 친분을 쌓으며 많은 초상화의 모델이 되었다. 다양한 화가가 그린 볼라르의 초상화를 보면 파리 거리를 활보하는 그의 모습을 어렵잖게 상상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화가는 무척이나 많다. 낯선 화가가 등장한다면 뒤에 실린 인명사전을 찾아봄으로써 수월히 이해하고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완역판 『볼라르가 만난 파리의 예술가들』은 화가들의 친구이자 사업가, 열정적인 출판업자였던 앙브루아즈 볼라르를 제대로 만나는 창구가 되어줄 것이다. 인상파를 사랑한다면 작품과 관객을 잇는 다리가 되었던 그의 시선을 통해 예술이 꽃피웠던 파리에서 예술가들을 만나보기를 권한다.
공격적이고 냉정한 투자의 기술을 구사한 볼라르. 이런 그를 대하는 화가들의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이고, 평범하기 그지없다. 자신의 첫 개인전을 앞두고 설레어하던 마티스는 자신의 작품이 화랑의 미끼 상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고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시 개막일에 자신의 작품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르누아르와 세잔의 에칭 작품을 꺼내드는 광경을 보고 낙담하는 마티스의 모습은 ‘위대한 현대 미술의 혁신가’라는 그의 일반적인 이미지와 쉽게 겹쳐지지 않는다. 이토록 인간적이고 아주 보통 사람 같은 화가들의 성격, 습관, 취향, 주머니 사정이나 그들에 대한 당대 수집가들의 적나라한 평가 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12쪽, 감수자 서문 중
〈뱃놀이에서의 점심〉의 이 화가는, 무용수가 한 쪽 다리를 들고 회전 동작을 지시하는 음악을 기다리면서 바이올리니스트를 바라보고 있는 드가의 그림에 싫증을 내고 말았다. 그러다 어느 날 화상 뒤랑 뤼엘이 이렇게 말했다. “드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정교한 축에 드는 것을 원하는 고객이 있습니다.” 르누아르는 옳다구나 하고 그 그림을 당장 벽에서 떼어 화상에게 넘겼다.
드가는 이 소식을 듣고 화가 나서 자기가 소장하고 있던 르누아르를 돌려보냈다. 그 작품은 드가가 르누아르의 작업실에 갔을 때 선물로 받은 것으로, 파란 옷을 입고 가슴을 드러낸 여인을 거의 실물 크기로 담은 그림이었다.
-78~79쪽, 1890년, 몽마르트르
만하임 미술관이 자랑하는 〈막시밀리안의 처형〉의 다른 버전이었던 이 훌륭한 작품을 마네 부인의 동생은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그리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이 그림이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고 액자에서 꺼내 둘둘 말아 가구 아래 처박아 두었다. 하루는 마네 부인의 동생이 그 그림 자체는 팔 수 없어도 뭔가 ‘건질’ 것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가령 소총을 겨누고 있는 하사만 잘라내도 그럴싸할 것 같았다. 그리하여 그는 그 ‘하사’를 잘라서 팔았다. 일부를 잘라냈더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던 나머지 병사들의 배 부분에 균열선이 도드라져서 나머지는 더욱더 팔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이 나머지는 도로 처박혔다.
-86쪽, 젊은 화가들의 거리 중
미술 애호가에게 길잡이 노릇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주제를 설명하는 것도, 어떤 방향에서 감상해보라고 조언하는 것도 절대 금물이다. 어느 수집가에게 받은 그림 사진이 기억난다. 그는 사진과 함께 편지를 보냈다. “이 입체파 작품은 일전에 당신 화랑에서 산 것입니다. 이 작품에서 카스티유의 풍경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만 그 고장의 분위기가 느껴지진 않네요. 어쨌든 이 작품과 나란히 짝을 맞출 만한 다른 그림을 한 점 더 구입하고 싶습니다.” 나는 바로 답장을 써서 그 그림은 풍경화가 아니고 〈기타를 치는 남자〉라고 지적했다.
나는 고맙다는 답장이 올 줄 알았지만 웬걸, 돌아온 것은 그 그림이었다.
-162쪽, 애호가와 수집가 중
또 한번은 작업실에 갔더니 드가가 알록달록한 나비 날개에 비유되는 특유의 예쁜 색감으로 파스텔화를 그리고 있었다. 내가 화가 라 투슈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그가 이런 부탁을 했다.
“그 독보적인 색감의 파스텔은 도대체 어디서 구해오는 거랍니까? 당신이 좀 물어봐 주시겠소?”
드가를 다시 찾아갔을 때 그는 마침 창가에 판자를 깔고 자기 파스텔을 쭉 늘어놓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파스텔을 햇볕에 노출해서 색이 최대한 ‘바래게’ 해요.”
“그런데 무슨 수로 그렇게 화사한 색감이 나오나요?”
“죽은 색으로 그렇게 하는 거요, 이 양반아!”
-226쪽,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중
파리로 돌아올 때 세관원이 수하물 검사를 하면서 그 투우 복을 발견하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일할 때 입는 옷입니다.” 내가 호기롭게 말했다.
“아! 투우사입니까? 좋습니다! 입고 나와 보세요.”
나는 시키는 대로 해야 했다. 금실, 은실 자수가 놓인 재킷에 화려한 바지까지 입으니 꽤 봐줄 만했다. 하지만 구경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나는 군중의 호기심 어린 눈을 피해 얼른 택시를 잡아타고 그 길로 르누아르에게 갔다.
“브라보! 당신이 그냥 모델을 서면 되겠구려!” 르누아르가 나를 보자마자 외쳤다.
-287쪽,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감수자 서문
서문 회고록 제안을 받고
1장 유년의 기억
2장 프랑스의 첫인상
3장 처음 구입한 그림
4장 화상의 길에 들어서다
5장 1890년, 몽마르트르
6장 젊은 화가들의 거리
7장 지하식당의 만찬
8장 애호가와 수집가
9장 루브르의 〈올랭피아〉 앞에서
10장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11장 내가 만난 사람들
12장 출판업자와 작가로서의 볼라르
13장 전쟁 그리고 전후
14장 나의 여행 이야기
15장 화가들이 작가에게 주는 상
16장 시골에 집을 사다
17장 기인 외젠 로티에
에필로그
후일담
화가·조각가 인명사전
찾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