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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인, 신실한 기독교인, 채식주의자, 맨유 열혈 팬, 그리고 난민 논문에는 담지 못한 어느 인류학자의 난민 캠프 401일 체류기
ISBN : 9791190136198 / 320쪽 136 x 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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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인터넷 카페, 난민 캠프에서 성공하는 창업 아이템? -난민 캠프의 경제 생태계 하지만 그저 아프리카의 한 도시 같아 보이는 이곳에 사는 이들에게 한 가지 없는 게 있다. 바로 국가가 보증하는 ‘신분’이다. UNHCR과 가나 난민국(GRB)에서 발급하는 난민등록카드가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정규 노동 시장에 진입할 수도,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도 없다. 정규 노동 시장에 진입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은 생계를 위해 일용직을 전전하거나 자영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 자영업의 경우에도, 난민들은 은행 거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출을 통해 사업 자금을 마련할 길은 막혀 있다. 잠깐, 그런데 어떻게 인터넷 카페 등을 창업하는 게 가능했냐고? 이 지점에서 부두부람 난민 캠프 경제 생태계의 핵심 키워드가 등장한다. 바로 ‘해외 송금’이다. 선진국에 이주하여 자리를 잡은 가족이 있거나 해외에 개인 후원자가 있는 경우, 이들은 해외에서 송금 받은 돈으로 캠프 내에서 사업을 하기도 하고, 꼭 무슨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이 돈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해 나간다. 자연스레 해외 송금을 받는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에 빈부 격차도 생겨난다. 부두부람 난민 캠프 안에서 인터넷 카페가 성황인 이유도 이와 밀접한 상관이 있다. 인터넷을 통해 선진국에 있는 누군가를 스폰서로 둘 수 있다면, 그리고 더 나아가 그들을 통해 선진국으로 이주할 수 있다면, 이들은 지금보다 한결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난민들이 인터넷 카페 앞에서 줄지어 있는 장면이 누군가에는 매우 어색하고 ‘난민답지 않은’ 모습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들에게 인터넷 네트워킹 서비스에 접속하는 행위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경제 활동’이다. 난민들은 국제 원조로 지내는 거 아니었어? -빙산 아래 진짜 난민들의 모습 이쯤해서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난민 캠프라면 UNHCR을 비롯한 국제기구를 통해 지원을 받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왜 다들 스스로 생계 문제를 해결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는가? 드넓은 벌판에 임시 천막이 늘어서 있고, 때마다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배급소에 난민들이 길게 줄 서 있는 모습이 우리가 떠올리는 난민 캠프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긴급 구호’ 상황의 난민 캠프 모습이다. 최소한의 물품만 챙겨 급하게 피신한 난민들이 몰려들어 긴급하게 이들을 도와야 하는 ‘긴급 사태’ 시기가 어느 정도 지나면, 국제 사회의 관심과 함께 지원도 줄어든다. 그리고 난민들도 이제 점점 스스로의 할 일과 일상을 찾아 나선다. 특히 돌아갈 모국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엔 난민 상태의 삶이 더 오래 계속될 수밖에 없기에 일상을 잘 꾸려 나가는 게 중요하다. 많은 난민들이 이런 식으로 ‘긴급 사태’의 상황에서 ‘장기화된 난민 상태’의 상황으로 넘어간다. UNHCR은 발생 후 5년 이상 경과된 난민 집단을 ‘장기화된 난민 상태’로 정의하는데, 현재 전 세계 난민 중 절반 가까이가 ‘장기화된 난민 상태’에 놓여 있다. 또, ‘난민’ 하면 ‘조잡하게 만들어진 보트 위에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게 앉아 유럽을 향하는 사람들’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현재 2,600만 명에 이르고 있는 전 세계 난민 중 극히 일부의 모습이다. 전 세계 난민 중 유럽 등의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수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재정착’(난민 문제의 해결 방안 중 하나로, 모국으로 돌아가는 ‘본국 귀환’이나 난민 캠프가 있는 수용국에서 정착하는 ‘지역 통합’이 아닌 제3국으로 이주하여 정착하는 것을 말한다)을 통해 선진국으로 가는 비율은 전체 난민의 약 1% 정도다. 그리고 현재 전 세계 난민의 약 90%는 모국 주변의 개발도상국에 머물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난민 위기’가 히스테릭하게 울려 퍼지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으로 밀려드는 난민들의 문제로 제한된다. 개발도상국의 난민 캠프에 머무르고 있는 난민들은 ‘난민 위기’ 이야기가 뉴스에 숱하게 오르내리는 지금도 잊혀진 존재로 남아 있다. 저자는 우리가 목격하고 그로 인해 상상하는 난민의 모습은 전 세계 난민 중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수면 아래 난민들의 일상을 여과 없이 보여 주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나라로는 돌아가지 않을 거야.” -내전의 상처, 그리고 트라우마 부두부람 난민 캠프 역시 개발도상국에 있는 장기화된 난민 캠프로, 앞서 말한 여러 문제점들이 얽혀서 복잡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라이베리아 내전에서 휴전 협정이 이루어진 2003년 이후에는 국제 사회의 지원과 관심이 더욱 줄어, 이곳 난민들은 경제적으로 자립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국제 원조만으로는 필수 시설의 운용도 다 감당하지 못해, 공중화장실이나 기본 식수 등을 난민들이 비용을 내고 이용하고 있었다. 여기서 잠깐. 2003년에 휴전 협정을 했다면, 모국의 문제가 다 해결된 것 아닌가? 이제 본국으로 귀환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왜 2009년까지도 난민 캠프에 사람들이 남아 있지? 일견 당연해 보이는 이런 논리도 해당 난민들의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 일단 경제적인 측면. 난민들은 본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집과 일을 구하고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 10년 이상 난민 캠프에서 지내며 나름의 생계수단을 마련해 온 난민들에게 이 새로운 도전은 매우 막막한 일이기도 하다. 게다가 돌아간 그곳에 기본적인 시설이 남아 있다는 보장도 없고, 이웃도 예전의 그 이웃이 아닌 경우도 많다. 더구나 난민 캠프에서 나고 자란 난민 2, 3세들에게는 이 ‘본국 귀환’이 오히려 자신의 고향에서 강제로 내쫓기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몇몇 난민들에게는 본국으로 돌아가기 힘든 더 절박한 이유가 있다. 이는 내전이라는 특수성에서 기인하는데, 나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내 가족을 죽인 내전의 상대편 사람들이 그 마을에 여전히 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웃이나 친지의 손에 가족을 잃은 트라우마 속에 사는 난민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본국으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네 눈으로 직접 우리의 삶을 깊이 들여다봐 줘.” -난민이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 이 책의 미덕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가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었던 ‘난민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 준다는 것이다. 원조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생계를 위해 나서는 다양한 모습은 물론이고, 한 주의 끝에 허름한 바에 모여 미지근한 맥주를 앞에 놓고 영국의 축구 리그인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관람하며 함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모습에서도 우리가 기대했던 ‘난민다움’은 찾아보기 힘들다. UNHCR과 가나 난민국의 인정을 받은 난민들의 대표기구인 라이베리아난민복지협회(LRWC)에 맞서 ‘카운티 대표자 연합’이라는 신흥 정치 조직을 만들어 자신들을 위한 정치 활동을 하는 모습도 ‘순수한 난민’을 기대하는 이들이 보기엔 과하다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모두가 그 기준을 지금의 우리로 두고 생각하면 지극히 당연한 일들이다. 우리는 난민에게 ‘난민 이전’의 삶이 있다는 사실을 쉽게 잊고는 한다. 난민 이전에 이들은 어떤 국가에 소속된 시민이었다. 그들 대부분이 모국에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생업에 종사하며 가족을 돌보고, 세금을 내고, 선거 때에는 투표를 하며 모국의 사회를 이끌어 갔다. 그들은 잠시 국가의 보호 바깥에 놓여 있을 뿐이다. ‘난민의 경제 활동’을 연구하기 위해 401일 동안 부두부람 캠프에 체류했던 저자 오마타 나오히코는 차근차근 학계의 코스를 밟아 온 전형적인 유형의 학자는 아니다. 대학생 때부터 국제 개발 분야에 관심이 있기는 했지만, 졸업 후 일단은 국제 개발 관련 금융 업무를 기대하며 은행에 취업한다. 10년 가까이 은행에 다녔지만 원하는 업무에 이를 수 없음을 깨달은 그는 결국 퇴사 후 유학길에 올라 국제 개발 분야의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유엔개발계획(UNDP)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취업해 실무를 맡는다. 그리고 실무자보다는 연구자 위치에서 난민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확인하고는 30대 후반에 다시 박사 과정에 도전하고, 박사 논문에 필요한 자료를 조사하기 위해 부두부람 난민 캠프를 찾은 것이다. 저자는 지금도 부두부람 캠프에서 했던 방식대로 아프리카 난민 캠프에 직접 나가 긴 시간 난민들과 함께하며 연구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생산성이 높은 연구자’, ‘효율적인 조사’라는 대학이 바라는 척도에서는 멀어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부두부람에서 만난 난민들로부터 배운 소중한 것들을 저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인이며 신실한 기독교인이며 채식주의자이며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열혈 팬이며 난민이기도 한) 알폰소의 이 한마디는 늘 그의 연구에 주춧돌이 되어 준다. “Look into our life deeply with your own eyes and listen to our voices.(네 눈으로 직접 우리의 삶을 깊이 들여다봐 줘. 그리고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줘.)”
한국의 독자들에게
등장인물 소개
들어가며
1. 서아프리카, 그리고 라이베리아라는 나라
2. 부두부람 난민 캠프, 20년 된 ‘임시’ 피난처
3. 난민 캠프에도 돈은 돈다
4. 선진국이라는 유토피아를 향한 열망
5. 착한 난민, 나쁜 난민이 따로 있나요
6. 난민의 정치 활동은 불법?
7. 그들에게 ‘나오’라고 불리기까지
8. 본국 귀환의 딜레마
9. 연구자로서, 그리고 이웃으로서
글을 마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