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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법

시리즈 : 문학동네 시인선 [149]

채길우 저 | 문학동네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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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71743 / 112쪽 130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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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2013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머리말

진실이 아직 들통나지 않은 거짓말 혹은
영원히 간파되지 않을 정교한 눈속임의 일종이라면

진짜라는 게 극치의 정성과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인
가짜를 뜻하는 특정 형식에 관한 근사치일 따름이라면

진심이 다 진짜이거나 진실만은 아니라는 것은
얼마나 커다란 위안인가

이 의미 없는 허세와 과장법이 때때로
깊숙이 마음에 와닿기도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이 몸안에는 없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답고 홀가분한가

투명하며 텅 빈 매미 유충의 허물처럼
시리도록 환한 껍질뿐인 얼굴만큼

누군가 함부로 진창길에 버려진
타인의 심장을 주울지도 모르게

마침내 들키고 말 거라는 사실이
아무도 혼자가 아니라는 자유를

이게 다 진심은 못 되겠지만
이 전부가 온전히 사랑만으로는 모자라더라도

세상이란 현실과는 상관없이 허구와는 다르게
한없이 얼마나 이따금 기껍고도 사랑스러운가.

2020년 5월
채길우

 

책 속에서

이제 바람은 나를 웃게 하지 않는다.
나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이따금 나는 멈추어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꿈꾸지 않는다.

아직 아무도 깨지 않은 아침이 온다.
골목에 이어진 잎맥과 물관으로 내가 부르지 않았던 노랫
소리가 들릴 만큼 맑고 적막한 거리를 펼친다.
그림자는 나 없이 잠들어 있다.
나는 일어나 조금 더 멀리 가보기로 한다.
-「생각」 부분

 

잘 살피지 않는다면 알아채지 못할
발아래와 피부 밑으로
무의미하고 아직 태어나지 않아
처음 보게 되는
그림자 이외의 이름을 가진 것들이
많아
기쁘다
-「매미 체리」부분

 

아이는 영이 될 수 없는 분모
나는 그 위에 올라선다
아버지가 커지면 전체가 작아지고
내가 커지면 흔들거리는 생활 속에서
최대 최소의 공약수와 공배수를 따져가며
나이를 먹는 동안
우리는 닮고 닳은 각자의 수식들을
피부로 만든 연습장에 기록하고 쪽수를 넘겨왔다

서로가 약분되어
더 작은 것을 가지지 못할 때
내게 아이가 생기겠지
아버지와 아이 사이가 한없는 점들로 이어지는
하나의 선분을 긋고
나는 아버지에게서 내려온다
그리고 영 될 수 없는 부모가 된다
-「유전 법칙」부분

목차

시인의 말

1부
선사 / 사무실 / 생각 / 매미 체리 / 변성기 / 요양원 / 눈먼 천국 / 불면 / 침묵 / 이면 / 지하철의 앉은뱅이 / 공기 / 향방작계 / 민들레 / 새벽 / 빛 속에서 / 구걸 / 말 / 유전 법칙 / 촛불 / 맞춤법 / 만유인력 / 녹조 / 심장 / 그림자와 군중 / 햇살 / 가까이 더 가까이

2부
적상추 / 물수제비 / 초로 / 부재 증명 / 난파 / 화석 / 빛을 위한 연마 / 턴테이블 / 퇴사 / 탁란 / 아름다운 어항 / 뱀파이어 / 스누즈 알람 / 기타 / 진경산수 / 까맣게 / 자폐 / 꿈 / 수원역 /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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