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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픔이 낫길 바랍니다 보통의 죽음을 배웅하고 다시 삶을 마중하는 나날

양성우 저 | 허밍버드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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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8332616 / 312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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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이 세상 모든 의사의 마음은 하나다.
환자를 살리는 것.”

당신의 안녕을 바라는 보통의 사람, 저는 내과 의사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가장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의사의 이미지란 TV 속 드라마에서 본 의사들, 즉 수술방에서 온몸으로 피를 받아내며 “메스! 석션!”을 외쳐대는 수술 전문 외과의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른다. 내과 의사 역시 삶의 최전선에서 끝까지 바이탈을 놓지 않는다는 것을. 메르스나 코로나19처럼 무섭게 퍼지는 전염병에 맞서는 것 역시 내과 의사라는 것을.
지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열 명 중 아홉 명 이상의 사람이 감기, 암, 당뇨, 의존성 질환 등 내과적 요인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스펙터클함은 없어도 너무나 현실적인 공간, 내과. 이것이 바로 내과 의사가 보통의, 보편의 죽음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이다.

《당신의 아픔이 낫길 바랍니다》는 내과 의사 양성우가 써내려간 삶과 죽음, 버팀과 희망에 관한 기록이다. 한때는 누군가의 목숨을 짊어져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게 싫었던’ 사람, 그러나 환자가 회복하면 그 자체로 감사하고 기뻐했던 사람. 이 ‘보통의 사람, 보통의 내과 의사’는 수많은 삶의 단상이 묻어나 있는 병록(病錄)을 조심스레 꺼내들고 ‘진짜’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전한다. 죽음을 앞둔 자신보다 살아갈 누군가를 걱정하는 환자, 본인이 제일 슬프면서도 의사를 위로하는 보호자, 다시는 누군가를 잃지 않겠다는 깊은 각오를 다지는 의사…. 병원은 수많은 사람의 극단적인 경험이 교차하는, 삶의 축소판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절실했을,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일상적이었을 병원에서의 어떤 하루. 그 숱한 날들 속에 인생의 시작과 끝이 있었다. 기쁨과 슬픔이 있었다. 이 책은 그 모든 것에 관한 따뜻한 배웅이자, 글 쓰는 의사가 당신에게 건네는 힘 있는 ‘안녕’이다.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양성우
저자 : 양성우
글 쓰는 내과 의사.
“오늘 말을 나눴던 이가 다음 날 죽어도 일상처럼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과 의사의 숙명 앞에서, 그럼에도 보통의 일상을 받아들이기 위해 삶을 응시하는 글을 쓴다. 때로는 본인이 제일 슬프면서
도 의사를 위로하는 보호자의 모습 속에서, 때로는 죽음을 앞둔 자신보다 살아갈 누군가를 걱정
하는 환자의 모습 속에서 ‘삶이란 무엇인지’ 배워가는 중이다. 월간 시사문단 「수필」로 등단하였
으며(2019), 제18회 한미수필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와 빈여백동인으로 활동하
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분당제생병원에서 내과 전문의를 수료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을지대학교병원, 분당제생병원을 거쳐 현재 대전 코스모내과 원장을 지내고 있다.

책 속에서

지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인구의 5퍼센트만 외인사로 죽는다. 나머지 95퍼센트는 내과적으로 죽는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내과 의사, 그러니까 나는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며 산다고 할 수 있다.
병원에서 마주한 삶과 죽음의 온도차는 놀라우리만큼 극명했다. 그런데 내가 목격한 수많은 삶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 순간 더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이들의 빛나는 인생은 그 어떤 책도 알려주지 못했던 가르침을 내게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나는 위로받고 있었다. 환자 목록 하나하나를 꺼내어 보니 감사함이 느껴졌다. 혹자에 대한 미움은 사랑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내 환자들이야말로 내게는 가장 큰 스승들이었다. 진심으로 그들이 낫길 바랐고, 환자의 회복은 내게 허락된 가장 큰 기쁨이었다.
_ <프롤로그> 중에서


기본적으로 나는 어르신들이 내게 반말을 하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은 없었다. 하지만 의사로 일을 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의사 · 환자 관계가 손윗사람 · 손아랫사람으로 바뀌면 치료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치료 윤리에 있어 환자의 자율성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가장 좋은 곳으로 이끌어 주는 온정주의도 필요하다. 환자를 손윗사람으로 만들면 내 마음은 편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만큼 치료는 어려워지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나는 환자와 ‘치료자 · 환자’ 관계가 무너지는 것을 끊임없이 경계했다. 사람은 부모 같은 사람의 말은 듣지만, 자식 같은 사람의 말은 흘려보내기 때문이다. 젊은 의사이기에 더 노력해야 했다. 실력과 더불어 정진해야 할 또 다른 문제였다. _ <화가 형님> 중에서

병원 안에서 방송이 나오기 전 항상 들리는 스피커 켜지는 소음이 있다. 그 ‘탁’ 하는 소리가 들리면 모든 바이탈과 의사는 정지 동작으로 선다. “71 병동 코드 블루(원내 심정지 상황 발생)”가 이어 들린다. 모두는 하던 일을 버려두고 그곳으로 달린다. 내과 의사가 된 지도 이제 몇 년, 벌써 백 번은 뛰었다. (…)
나는 환자 위로 올라탄다. 손을 바꾸는 잠시 동안 환자에게서 굉장한 정적이 느껴진다. 죽은 사람의 모습은 자는 사람과 확연히 다르다. 죽은 사람이 주는 섬뜩한 느낌은 잠시라도 한 번이라도 겪어 보면 잊을 수가 없다. 심폐소생술 중 ‘이 사람은 죽은 사람이 맞다’는 생각이 들면 가끔은 무서워지기도 한다. 내가 내미는 손이 강 저편까지 뻗어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생각을 하더라도 그 시간이 길지는 않다. 자세를 잡으면 바로 압박이 시작된다. (…)
환자는 지금 살아났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강한 각오의 냄새가 복도를 가득 메운다. 환자에게는 지금이 일생 중 가장 중요한 순간임이 확실하다. 그에게 주어진 생이 몇 시간일지 몇 년 일지는 중요하지 않다. 신의 영역은 내 관심과 능력 밖이고, 능력 밖의 일은 전혀 궁금하지 않다. 어쨌든 우리는 지금 그를 건져 내야 한다. 늪에서 꺼내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그것만이 중요하다. 나는 바이탈 잡는 의사니까. 나는 내과 의사니까.
_ <바이탈 잡는 의사> 중에서


“예후가 나쁜 진행성 위암입니다.” 그녀 곁에는 다섯 살 남짓의 딸이 같이 있었다. 그녀는 내 말을 들으며 어린 딸의 조그만 손을 꼭 잡았다. 딸은 “아- 엄마- 아파-.” “엄마 젤리 더 줘.” 이런 말들을 큰 소리로 칭얼대며 졸랐다. 그녀는 이로 입술을 깨물고 잠자코 내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딸아이의 손을 잡았다가, 머리를 쓰다듬었다가 하며 눈물을 참았다. 그녀는 지금 딸을 놀라게 하지 않는 것이 자기 죽음을 받아들이는 이 순간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_ <나쁜 소식을 전하는 방법> 중에서


신종 전염병이 찾아든 이곳, 병원은 바로 전쟁터였다. 날아드는 총탄은 없지만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호시탐탐 나와 의료진과 환자의 생명을 노리고 있었다. 어느 젊은 의사가 감염되어 사경을 헤맨다는 뉴스도 들려왔다. 힘이 들어도 ‘아이고 죽겠네’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죽음’이 가능태가 된 현실, 더 이상 농담처럼 쉬이 입에 올릴 만한 단어가 아니었다.
_ <그때 그 전염병> 중에서

목차

프롤로그

1부. 이렇게 의사가 된다

바이탈 잡는 의사
컨타는 절대 안 돼
의사는 신이 아니에요
양 내과 의원
환타와 코드 블루
어떤 각오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갖추는 예의
아빠의 마음 비슷한 것
사망 회의
그때 그 전염병

2부. 삶과 죽음의 온도차

나쁜 소식을 전하는 방법
중독자의 최후
행려 환자를 위한 기도
집에서 죽고 싶다
중환자실에서의 은밀한 만남
오직 퇴원뿐
로맨틱 파리의 응급실 그리고 시트러스
화가 형님
딱한 사정

3부. 아픔을 지나는 길

부모는 자식의 아이가 된다
복된 병
한 러시아인의 죽음
아이가 다쳤다
가난한 사람의 입원
버려진 아이의 전이
목숨을 걸어야 비로소 엄마가 된다
친구 K를 추억하며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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