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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텍스트로서의 5·18

김형중, 이광호 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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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36328 / 560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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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8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비평집 『위반의 시학』 『환멸의 신화』 『소설은 탈주를 꿈꾼다』 『움직이는 부재』 『이토록 사소한 정치성』 『익명의 사랑』, 연구서 『미적 근대성과 한국문학사』 『도시인의 탄생』, 산문집 『사랑의 미래』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 등이 있다.
문학평론가,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전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문학동네 신인평론상을 수상하며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켄타우로스의 비평』 『변장한 유토피아』 『단 한 권의 책』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후르비네크의 혀』 『평론가K는 광주에서만 살았다』 등이 있다.

책 속에서

5.18은 이제 사실의 영역을 넘어 인문학적 질문과 응답의 대상이 되었으며, 하나의 이념과 의미로 환원될 수 없는 고유하고 개별적인 ‘진실’의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 ‘항쟁’의 기억을 둘러싼 재현은 계속되어야 하겠지만, ‘5.18’을 둘러싼 감당할 수 없는 부끄러움과 ‘다른 공동체’에 대해 성찰할 시간이 우리 앞에 다가왔다. 우리가 5.18을 ‘무한텍스트’라고 명명하는 것은 5.18이 하나의 이름으로 환원될 수 없는 ‘무한히 열린’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5.18의 의미를 고착화하는 ‘제도화’와의 싸움은 5.18의 급진적인 정치성을 다시 활성화하려는 시도이다. 5.18은 국가폭력에 대한 저항이면서, 동시에 어떤 의미화에 대해서도 ‘저항’하는 무한의 시간이다. 5.18을 둘러싼 완전하고 올바른 역사는 없으며, 5.18에 대한 새로운 언어들이 끊임없이 발명되어야 한다. 5.18을 대표할 수 있고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이 무력해지는 순간이야말로, 5.18의 정치적인 상상력이 다시 시작되는 지점이다._「책을 엮으며」에서 


어느 날 ‘5·18’ 당시 광주의 ‘장면’들을 담은 사진을 살펴보다 문득 깨달은 사실이 있다. 도청 앞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자유롭게 발언하고 서로의 말을 경청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는데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앉은 시민들 가운데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다음 사진에서도, 그다음 사진에서도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나이 든 고령의 시민들과 절대다수의 ‘여성’이었다. 이 광장의 ‘여성’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들은 어디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들은 ‘5·18’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 왜 우리는 4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것일까.
(김영희, 「‘5·18 광장’의 기억과 ‘여성’의 목소리」에서) 

 

국가의 사망자 추도와 기억의 근저에는 “적과 동지”의 근원적 구분이 가로놓여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죽은 이도 죽인 이도 모두 현창되어야 할 희생자라면, 즉 동지라면, 국가의 적은 누구란 말인가? 그것은 “광주의 에티카”이다. 역사화나 이야기화나 기억화가 불가능한 것이다. 그것은 말을 가지지 않고 외치는 것이다.
희생의 논리란 애초에 불가능한 죽음의 증여를 가능하게 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는데, 광주의 에티카는 그런 논리가 불가능함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광주에서 학살당한 이들의 죽음에 대해 무언가를 갚을 수는 없다. 누구도 그 죽음과 악몽과 생채기를 떠맡을 수 없다. 따라서 그것은 역사나 기억이 완성시키고자 하는 이야기에서 남을 수밖에 없는 무언가이다. 이 잔여물이야말로 국가의 추도와 희생의 논리 근저에 가로놓여 있는 “적”인 셈이다.
(김항, 「국가의 적이란 무엇인가?」에서) 


‘애도하는 봉기’이자 ‘봉기하는 애도’가 끊이지 않던 ‘광주학살 이후’의 상황─예컨대 박종철과 이한열의 죽음에 대한 애도적 봉기인 6·10항쟁─과 ‘세월호 이후’의 대응 양상도 사뭇 다를 수밖에 없을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어떻게 세월호에 갇혀 죽어간 아이들과 이웃들을 애도할 것인가? 봉기나 항쟁이란 것은 (적의 실체는 고사하고 적의 행위조차 모호한 이 시대에는) 그저 흘러간 옛 노래에 불과한 것인가? 하지만 우리는 분명하게 심중의 고통을 느낀다. 억눌린 자의 답답함을 느낀다. 슬픔과 분노로 잠을 설친다. 원인이 캐물어지지 않는다면, 이 슬픔은 애도가 아니라 우울증으로 심화되고 냉소와 자학과 무기력증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길을 찾아야 한다. 5월 광주라는 공동체는 그런 슬픔의 길 내기, 애도와 봉기의 길트기라는 난제에서 어떤 지침이나 이정표가 될 수 있을까?
(한보희, 「봉기와 애도」에서) 

 

‘남은 자들’로 인해 의로움은 입었지만 죄 사함에는 이르지 못한 우리에게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우리에게 부끄러움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이 부끄러움이 남아 있는 한 유언은 아니 기억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부끄러움은 살아남은 자에게 말과 행위, 말과 마음을 다시금 맞물리게 해야만 한다는 과제를 안긴다.
(정문영, 「‘부끄러움’과 ‘남은 자들’」에서) 

목차

책을 엮으며

제1부 부끄러움과 저항
최정운 저항의 논리
김상봉 항쟁공동체와 지양된 국가―5·18공동체론을 위한 철학적 시도
정문영 ‘부끄러움’과 ‘남은 자들’―최후항전을 이해하는 두 개의 키워드
이영진 부끄러움과 전향―오월 광주와 한국 사회

제2부 국가를 넘어서
박준상 무상(無想) 무상(無償)―5·18이라는 사건
김항 국가의 적이란 무엇인가?―광주의 기억과 국립묘지
한보희 봉기와 애도―광주항쟁과 세월호 참사 사이에서 공동체를 생각하다
김영희 ‘5·18 광장’의 기억과 ‘여성’의 목소리
이광호 도래하(지 않)는 5·18 ― 5·18의 언어와 정치적 잠재성

제3부 5·18, 무한텍스트
황현산 광주 오월시의 문학사적 위상
김형중 총과 노래: 2000년대 이후 오월소설에 대한 단상들― 김경욱의 『야구란 무엇인가』와 공선옥의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를 중심으로
김미정 미끄러지고, 다른 힘을 만들고, 연결되는 것들―2020년에 생각하는 ‘5월 광주’와 문학의 방법들
강동호 희망을 증언하는 언어들의 역사―최윤의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김주선 언어를 넘어, 재현을 넘어―『봄날』의 재현 형식에 관하여
조연정 ‘광주’를 현재화하는 일―권여선의 『레가토』와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중심으로
배주연 5·18민주화운동의 영화적 재현―광주 비디오를 넘어 다시, 광주로

제4부 김현과 5·18
김형중 그 밤의 재구성―김현과 5·18
우찬제 부재하는 현존, 현존하는 부재, 그 5월의 심연
한래희 김현과 5·18

참고문헌
필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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