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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이용우 저 | 청어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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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608446 / 224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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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시인, 수필가 

경희대학교 행정대학원(석사) 
경찰대학, 내무부, 국회사무처(4급) 
내무부장관 비서실장 
경찰대학 기획부단장 
국회의원 보좌관(12, 13, 14, 15, 16대) 
국회 상임분과위원회위원장 비서실장(상공위, 행정위, 내무위, 재경위, 외교통일통상위) 
당, 중앙위원 
평화통일위&국책평가위원장 비서실장 
APPU 제23차 총회&제45차 한국대표단장 특보 
APPU 제30차 총회&제58차 이사회의장 특보 
대통령선거대책본부 수도권단장 비서실장 
국책조정위원장 비서실장 
서울시 당위원장&용산지구당 보좌관 
전당대회의장 비서실장 
중앙상무위원회의장 비서실장 
서울대학교 제25, 26대 총동창회장 비서실장 

㈜DKC&DKCS 비서실장, 상임감사 
㈜NPC대표&대림산업 대표 

일묵장학재단 감사 
한국문인협회 회원&아태문인협회 부이사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대외협력위원 
한국야생식물보존협회장 
내무부장관 표창(2회) 

시집 『이상한 산골』 
에세이 『누가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머리말

□ 작가의 말

만필漫筆의 길이란 어떤 길일까

한 가지 길만은 아니란 말을 듣고 호기심으로 무작정 걸은 길이 무려 마흔한 갈래나 되었다. 이 길을 모두 걸어가면서 알든 모르든 사람들을 무수히 만나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하나하나 나누어 주었다. 팔, 다리, 손가락, 눈, 머리카락 등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고선 잠자리에 들었다.

누가 꿈을 주기에 머리맡에 두었더니 꿈은 비가 온다며 나를 데리고 지붕 없는 이상한 산장으로 피했다. 내리는 비는 나에게 돌아가라는 신호인지 오라는 신호인지 알 수 없으나 축축함이 없는 마른 비의 냄새를 맡으며 들어선 산장 양쪽 벽면과 바닥엔 알 수 없는 글이 적힌 쪽지들이 군데
군데 널려있었다.

그중에 몇 장을 주워 집으로 돌아와 벽에다 붙었더니 갑자기 침대가 벌떡 일어나 춤을 추고, 책 속의 글자들이 개미처럼 새까맣게 기어 나와 책상을 맴돌며 춤을 추다가 얼크러진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선 창턱으로 슬그머니 사라졌다.

이윽고 하늘에서 초록별들이 방 안으로 쏟아져 방은 온통 꿈의 궁전이 되자 언젠가부터 가슴을 열고 죽어라 통곡했던 추억의 질감들이 피어오르고 아련히 들리는 북소리는 아무도 없는 마흔한 갈래 만필漫筆의 길에서 삶의 가치를 되질하며 몇 말이나 될까 하고 세는 가슴에 황홀한 향기가 퍼진다.

빗소리가 그치고 잠에서 깨어나 사방을 둘러보니 방은 온데간데없고 허공을 쳐다보니 거기에는 환상이라고 적힌 마차 한 대가 하늘을 오르며 손짓하였다.

지금까지의 내 인생은 꿈이었을까? 아님 환상이었을까? 꿈이라면 다시 한번 꾸면 될 것이고, 환상이라면 마차를 따라 하늘을 올라 내려다보면 마음이 고픈 식당에서 덜 익은 에세이를 먹는 내 모습이 보이겠지.

 

책 속에서

*산사로 오르는 길
헉헉거리며 토하는 숨소리는 한동안 집에서 잠잤던 심장을 두들기고 등줄기에 맺힌 땀은 기어이 두꺼운 등산복을 벗게 만든다. 햇살은 기슭에 양지를 만들어 누구나 쉬어가게 하는데 감사를 모르는 나는 털썩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는다. 버릇없는 행동에
짜증 내지 않는 엄마 같은 대자연은 잘 익은 햇살을 데리고 조용히 관조만 할 따름이다.
아침 6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친구와 함께 운길산 수종사로 산행을 약속했다. 전철에서 오랜만에 마음 편한 잡담을 나눈다. 재미난 인생살이를 엿듣던 바보 같은 시간은 얼떨결에 철길을 건너뛰다가 거리를 잘못 계산해서 우리를 훨씬 더 빨리 역으로 데려오자 코스모스는 연신 허리를 잡고 웃는다.
수종사는 작년 가을에 한 번 다녀왔던 곳이다. 자연은 원을 그리고 우리는 원을 따라간다.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돌아 또다시 여기에 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자연은 인간을 원을 따라 둥글게 돌리지만 막바지에는 세월을 숨기고 영원한 순환이 아닌 부활 없는 원점으로 되돌려 보낸다는 소리에 기분이 좀 상한다.

*심 봤다!
새벽 산을 오르는 산객은 아무도 깨지 않은 이른 시간에 어둑한 숲을 조심스럽게 헤치며 험준한 기슭을 오르는 산짐승이 된다. 무엇을 찾으려고 새벽같이 산을 오를까. 힘이 들면 오르다 말고 중간쯤에서 기슭을 똑바로 뚫으면 맞은편 기슭에 무엇이 있는지 쉽게 보이겠지만 뚫을 수 있는 눈이 없기에 오르고 올라야만 한다.
끝을 모르는 깊은 골짜기만큼이나 높이 치솟은 봉우리 어디쯤엔가 새벽이슬을 머금은 백년 묵은 대나무열매가 아니면 아무리 배가 고파도 먹지 않는다는 전설의 봉황이 살고 있다는 영산을 찾기 위함이다.
산객은 어두운 숲을 헤매다가 희미하게 안개 모이는 계곡에서 간밤에 하늘에서 내려온 작은 초록별 하나가 밤새도록 놀다가 길을 잃어 바위 옆에 작은 꽃으로 변한 야생화더러 신선이 살고 있는 고개티 너머 구름대문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는지 말해준다면 하늘로 보내주겠다고 장담한다.
매일매일 정직하게 살지 않는 산객은 영산에 오르기 위해 적어도 오늘 하루쯤은 착한 척하고 속였다. 세상에서 가장 비겁한 거짓말쟁이임을 눈치챈 야생화는 새벽이슬을 모은 물방울로 세수를 하다 말고 얄미운 산객 바짓가랑이에 와락 쏟아붓고 엉뚱한 곳으로 길을 가르쳐주고선 깔깔거리
며 웃는다.

*빨간 전화기
창밖에 봄비가 내린다. 비는 새벽까지 내리고 만물은 태동의 준비를 갖춘다. 자연은 모든 만물에게 번성과 소실이란 법칙을 만들어 계절에게 주기적으로 회전하도록 지시했다. 그래서 인간은 의지의 소산이 아닌 계절에서 익힌 굴곡의 삶이라도 덧없음이 아닌 살아봄직한 일이라 자부하며 자연에 동화된 수단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이다.
봄을 맞이하여 오랫동안 보관해온 해묵은 물건들이 들어있는 케케묵은 궤짝을 열었다. 한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버릴 것과 또 다른 보관의 차이를 두면서 정리를 한다. 그중에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빨간 전화기를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진다. 잊지 않으려고 테이프로 붙인 전화번호를 생생하게 떠올리며 아련한 생각에 잠긴다.
지나간 인생은 덧없음보다 아픈 회상 때문에 과거를 더욱 소중히 사랑하여 잊었던 이들을 품는 추상적 상념으로 인간감정을 불러 출렁이게 하는 것 이다. 그래서 영국시인 브라우닝은 ‘인생은 의미 있는 것이며 이 의미를 찾는 것이 나의 양식이고 음료수다’라고 했다.

*겨울 여행길에서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정원에는 서리가 잔뜩 내렸다. 입동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소설小雪이다. 옛날 같으면 흰 눈이 내릴 절기인데, 요즘 하늘은 너무 맑고 청명하여 늦가을 정취를 연상케 한다. 담장 옆의 국화는 벌써 노란 옷으로 갈아입고 이른 아침부터 누군가를 기다리며, 키 작은 단풍은 어젯밤 달빛을 밟으며 지나가는 처음 본 여인을 생각하며 혼자 얼굴을 붉힌다.
언젠가부터 겨울이 오기 전에 혼자서 여행을 즐기는 버릇이 생겼다. 작년에는 서해안으로 해서 목포까지 갔다 왔다. 이번에는 강원도 고성 최북단 통일전망대에서 동해를 거쳐 강릉으로 해서 돌아올 2박 3일의 계획이다. 이번에도 물론 사전에 별달리 세운 세부계획은 없다마는 갈아입을 옷가지 몇 벌만 들고 그냥 집을 나서면 된다. 명소도 알 필요 없다. 가다가 마음에 들면 그곳이 명소이고 바람이 불면 또 길을 재촉하면 된다.
인간의 마음형성은 잠재적으로 인식되고 한정된 내재적 규칙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감이라는 자유로운 판별로부터 형성되는 것이다. 해서 경험으로부터 생성되는 인식이야 말로 미완성의 마음을 순백의 마음으로 형성시킨다 할 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여러 형태의 여행이라는 독특한 외형적 감각으로부터 내재적 규칙에다 덧칠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목차

작가의 말
만필의 길이란 어떤 길일까

걸어서
발바닥
산사로 오르는 길
상엿소리
올가미
언제나 “충성!”
심 봤다!
교각
제삿날
두류산에서
외삼촌과 스파이
빨간 전화기
느티나무
슬픈 토끼
14시 반과 4시 반
할머니와 고모
교감
파계
한강
뱀
늑대 이야기
산중에서
황구렁이
벌 떼
환영
맞수
동자삼
공생
천렵
기연
꿈
허수아비의 친구
실신
겨울 여행길에서
어떤 눈물
빨간 넥타이
우정
살모사
천왕봉과 용산역
태풍 사라와 뱀
암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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