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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모리 하늘신발

시리즈 : Project LC.RC [8]

송경아 저 | 알마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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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922978 / 148쪽 114 x 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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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들이 공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를 재창조하는 프로젝트 Project LC.RC. 인간의 깊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공포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모호한 세계관, 기괴하고 음산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오마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종차별적이며 남성 중심적이기도 한 그의 낡은 관념은 전복적 시각으로 다시 썼다.

외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산골 마을 우모리. 이 마을은 일제강점기 드란댁이라는 기이한 노파가 만든 이상적이고도 비밀스러운 공동체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난 사람 없이 모두들 드란댁의 도움으로 고향을 떠나 우모리에 정착한 이주민으로, 사연 없는 사람은 없으나 옛날 얘기 하는 사람도 없다. 마을 땅이 모두 드란댁의 것인데 이 땅을 부쳐 먹고 살아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완전한 공동체처럼 보였던 우모리. 그런데 어느 해, 하늘이 열린 듯 한 달에 걸쳐 폭우가 쏟아지던 여름,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져 온 마을을 뒤흔든 거대한 충돌이 일어난 후부터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마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이 익사한 채로 발견되고, 마을 우물에 두려운 빛들이 떠돌기 시작한 것이다. 드란댁은 형형색색으로 기괴하게 물든 하늘을 올려다보며 무언가를 결심한다. 그리고 실행에 앞서 주인공 소녀 마리를 불러다 놓고 자신의 먼 과거를 읊어주는데….

출판사 리뷰

Project LC.RC 공포문학의 전설, 러브크래프트를 오마주하고 전복하며 2020년 오늘날 우리가 마주친 공포와 경이를 그려내다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들이 공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를 재창조하는 프로젝트. 인간의 깊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공포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모호한 세계관, 기괴하고 음산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오마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종차별적이며 남성 중심적이기도 한 그의 낡은 관념은 전복적 시각으로 다시 썼다.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오마주로 시작한 작품들은 오늘날 현실 속에서 우리가 마주한 공포의 실체가 무엇인지 날카롭게 묻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형의 세계관들, 그 내장과 피부를 꺼내어 재결합하는 한국 SF의 스타일리스트 홍지운의 기이한 서사 실험 <아기공룡 둘리>를 한국의 코스믹호러라고 강력히 주장해온 홍지운 작가는 경쾌하고도 기이한 스타일로 오마주와 패러디의 가능성을 끝까지 밀어붙인 세 편의 단편소설을 내놓았다. 러브크래프트의 시선으로 <아기공룡 둘리>의 특징적인 장면들을 좇으며 새로운 결말로 향하거나, 바닷속을 배경으로 한 아동용 인기 애니메이션의 인물들을 러브크래프트적으로 재해석한 다음 《모비딕》의 이야기 흐름에 넣는 식이다. 한국 SF의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로서 입지를 넓혀 가고 있는 작가는 이 실험작들을 통해 전혀 다른 작품 세계들의 서사와 인물, 관점을 능란하게 비틀고 조합하며 러브크래프트식 공포가 생성되는 지점의 윤리를 파고든다. 자신과 다른 존재, 부류에 대 혐오와 두려움에 기인하는 공포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서울시 도봉구 우이천. 아이들이 하천에 떠밀려온 기괴한 얼음탑을 발견한다. 탑의 밑동에는 도마뱀처럼 생긴 것이 간신히 숨만 붙어 있었고, 그 모습을 황홀하게 바라보던 아이들 C와 Y는 보물처럼 도마뱀을 안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버지 K는 염증이라도 난 것처럼 하얀 뿔을 코에 붙인 이 괴생물체가 불쾌하다. K는 누가 봐도 이상한 이 생물체가 도마뱀일리 없다고 주장하지만 도리어 주변인들은 그를 미친 사람 취급한다. 밤이면 견딜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리던 K는 변해가는 도마뱀의 모습에 고통스러워하고, 꿈과 현실은 분간할 수 없이 뒤섞인다. <프로필 사진으로 올린 것> 주인공 A는 중학생 시절 ‘소수자 차별’ 주제의 발표 수업 준비 때문에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심각한 사회부적응자 B와 연을 맺는다. A의 표현으로 B는 ‘내 영혼의 북극성’이자 ‘내 전용 윤서인’이다. 무언가 고민이 되고 성찰해야 할 문제를 만났을 때 그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지켜본 뒤 그가 고른 선택지만 고르지 않으면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놀랍게도 B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B와 한 여성 C가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이 올라온다. B는 C와 함께 만나자는 제안을 해오고, A는 이 믿을 수 없는 일의 배후에는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입방해면생명체> 오이 두 개만 있으면 하루 종일 비비며 놀 수 있는 놀랍도록 순수한 남자 킷캣. 그를 만난 건 부산 여행에서 돈도 아낄 겸 게스트하우스를 나눠 쓸 사람을 찾던 중이었다. 킷캣은 한국말을 잘 못하는 외국인이지만 휴학 중인 대학생 주인공과는 둘도 없는 사이가 된다. 곧 여비가 바닥 나 집으로 돌아가려는 주인공에게 킷캣은 함께 있을 방법이 있다며 일자리를 제안한다. 다름 아닌 잠수함 주방보조 자리. 함장은 킷캣에게 놀아줄 상대가 필요하다며 주인공을 그냥 뽑는다. 수수께끼 같은 항해가 시작되고 며칠 후,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킷캣을 데려가는 함장. 그 후로 킷캣은 불려갈 때마다 녹초가 되어 돌아오는데…. FoP 시리즈의 새로운 프로젝트 LC.RC 2020년 5월 30일 도서 8종 (그래픽노블 1종 포함) 완간 예정 1차 출간 | 2020년 4월 30일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홍지운 《별들의 노래》 김성일 《우모리 하늘신발》 송경아 《뿌리 없는 별들》 은림, 박성환 2차 출간 | 2020년 5월 30일 예정 《역병의 바다》 김보영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이서영 《친구의 부름》(그래픽노블) 최재훈 《외계 신장》 이수현

저자 소개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지은 책으로 『책』, 『엘리베이터』,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오솔길 끝 바다』, 『로지 프로젝트』, 『천년의 기도』, 『뒤집힌 세계』, 『무게』와 「어글리」 3부작, 「리치드」 3부작,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미스트본」 등이 있다.

책 속에서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폭우가 내린 지 한 달은 된 것 같았다. 여전히 축축하고 냄새나는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고 있을 때였다.
쿵!
무엇인가가 부딪히는 소리와 진동이 강하게 울렸다. 단순히 땅이 울린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우리 집이 한 번 공중에 들썩였다 내려앉는 느낌, 땅뿐만 아니라 공기까지도 단단하게 뭉쳐서 내 몸을 공깃돌처럼 던졌다 내려놓는 느낌. 나는 벌떡 일어났다. 엄마는 내가 잘 때까지만 옆에 있다가 안방으로 가버리기 때문에 자다 일어난 내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눈 사이가 뜨끈한 느낌이 나더니 뭐가 코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다시 그런 소리가 나면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엄마, 엄마!”
나는 울면서 안방 문을 흔들었다. 한참 동안 시간이 흐른 것 같더니 엄마가 문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아니 밤중에 왜… 아이구, 이게 웬일이야! 여보,휴지 좀 줘요!”
넣고 남은 휴지로 내 옷을 문질렀다. 그제야 내가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대롱대롱 매달리다시피 엄마를 부여잡고 부들부들 떨면서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충돌을 기다렸다.
_22~24쪽

그때 나는 하늘을 보았다.
하늘은 도저히 하늘 같지 않은 색깔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맑을 때의 파란색이 아닌 것은 당연했지만 먹구름 아래의 어두운 회색이나 검은색도 아니었다. 오히려 형형히 빛나는 노랑, 빨강, 고동, 녹색 등이 소용돌이치고 서로 충돌하며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어지러운 하늘색이 비에 녹아내려 내게 스며드는 것 같았다. 이 비를 맞고 싶지 않았지만 뒤를 돌아보자 돌아갈 마을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보이는 것은 마을의 폐허뿐이었다. 아무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내가 비명을 지르는 순간 천둥소리가 그 비명을 묻어버렸고, 이어 하늘을 가르고 발밑에 떨어지는 번개는 칠흑같이 검은색이었다.
그리고… 그리고…
하늘이 열리고 있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_48~49쪽

“그럼 마님은… 저희를 다 잡아먹으실 건가요?”
그렇게 물어보면서 나는 이상하게도 무섭지 않았다. 마님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것이 실감도 나지 않았거니와 마님한테 잡아먹힌다고 생각하면 별로 끔찍할 것 같지 않았다. 그 질문은 겁에 질려서 던진 물음이라기보다 단순한 호기심에 가까웠다.
마님은 나를 돌아보셨다. 새하얗고 선이 또렷한 마님의 얼굴이 반쯤 내린 어둠 속에서 문득 낯설어 보였다. 마님의 눈이 이렇게 깊었던가? 입술이 이렇게 붉었던가? 마님은 한참 홀릴 듯이 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생긋 웃으셨다.
“다 옛날이야기란다. 이만 리 밖에 사람이 어떻게 살겠으며 사백 년이 넘게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 우리 지방에 내려오던 옛날이야기를 내가 조금 고쳐서 말해보았단다. 재미있었니?”
_90~91쪽

“저건…!”
마을 반대쪽 산허리에 커다랗고 둥그런 불덩이가 박혀 있었다. 아니, 불덩이는 아니고 돌덩이 같은 것이었는데 표면에서 불기운이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그 불기운은 내가 지켜보는 동안에도 시시각각 색깔이 바뀌었는데 도저히 흙이나 돌이나 나무에서 나올 것 같지 않은 색깔들이었다. 시퍼런 불덩이가 돌 위를 핥듯이 노닐다가 다음 순간 밝은 자주색으로 변하질 않나, 은행잎처럼 노란 불꽃이 튀다가 어느새 호박색 불길이 넘실거렸다. 한참 보고 있자니 눈이 어질어질하며 속에서 토기가 올라오는데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_116쪽

목차

우모리 하늘신발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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