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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인간의 전쟁, 일리아스 서양 인문학의 뿌리를 다시 읽다

존 돌런 저 | 정미현 역 | 문학동네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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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71200 / 404쪽 14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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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지금껏 읽어온 그 모든 『일리아스』를 망각하게 될 것이다
 가족희비극, 무협활극, 아침드라마, 전쟁영화,
온갖 장르가 범벅된 스펙터클로서의 『일리아스』를 만나다

 

이 책은 시인, 소설가, 전직 교수이자 자타공인 ‘전쟁 덕후’인 저자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현대의 감각으로 재해석해 써내려간 것이다. 아킬레우스, 헬레네, 아테나와 제우스 등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의 이름에는 익숙하나 정작 우리는 ‘고전’ 『일리아스』를 제대로 읽어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저자는 그것이 『일리아스』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이제껏 『일리아스』가 읽히고 소개되어온 방식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저자는 새로운 『일리아스』를 들려주겠다며 이야기 배달꾼을 자처한다. 본래 모닥불가에 모여 앉아 함께 나누던 옛이야기로서의 『일리아스』의 본질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이 책은 원전보다 더 원전의 속성에 가깝게 전투 장면을 보강하고, 이야기에 담긴 신과 인간의 감정들이 날것 그대로 드러나도록 현대의 언어 감각에 맞춰 각색했다. 책을 펼치면 덮을 수 없을 만큼 빠져들도록 새롭게 그려낸 고전 스펙터클로서의 『일리아스』를 접하고자 한다면 이 책이 안성맞춤이다.

 

다들 이 이야기를 『일리아스』인가 뭔가 하는 제목으로 들어봤지 싶다. 대학 강의 요강 같은 데 나오니까. 그런데 사실 이건 교과서에 실으라고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모닥불 피워놓고 둘러앉아 밤새 늘어놓는 이야기, 허풍 떠는 데 최적인 이야기지. 노골적인 슬랩스틱코미디인가 싶더니, 어느새 초강력 폭력물로 바뀌고, 다음에는 꾸역꾸역 페이소스를 자아내 어쩔 수 없이 눈물 콧물 짜게 만드는 신파로 넘어가는 식이다. _9~10쪽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시인, 소설가, 수필가, 전직 교수, 그리고 전쟁 덕후.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뉴질랜드 오타고대학, 이라크 술라이마니야 아메리칸대학 등에서 강의했다. 첫 시집으로 1988년 버클리 시인상을 수상했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 러시아에서 발간된 영문 격주간지 『디 이그자일The eXile』의 공동 편집인으로 일하며, 게리 브레처Gary Brecher라는 필명으로 군사전략과 세계사 속 전쟁을 분석하는 칼럼을 연재했다. 현재는 존 돌런과 게리 브레처 두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팟케스트 〈라디오 전쟁 덕후Radio War Nerd〉를 진행하고 있다. 지은책으로 『전쟁 덕후』 『전쟁 덕후 디스패치』 『패배의 박물관』 등이 있다. 


 

역자 소개

연세대학교에서 신학을, 한양대학교에서 연극영화학을 공부했고, 뉴질랜드 이든즈 칼리지에서 TESOL 과정을 마쳤다. 현재 펍헙번역그룹에서 해외의 좋은 책을 찾아 소개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코리안 쿨』, 『소주 클럽』, 『인생은 멋진 거야』, 『누가 나의 아픔을 알아주나요』, 『내 슬픔에 답해주세요』, 『여행지에서만 보이는 것들』, 『이태원 아이들』, 『성서의 이야기 기술』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나는 이 이야기를 ‘분노의 서’라고 부른다. 그 옛날, 사람들이 불가에서 이야기를 들을 적에는 그런 제목이었으니까. 배달꾼으로서 내가 할 일은 이 놀라운 이야기를 재미있고 절절하고 으스스한, 날것 그대로의 원전에 최대한 가깝게 전달하는 것이다. _10쪽

헥토르는 수치심을 느낀다. 창을 들고 그리스군을 향해 달려간다. 아레스가 그와 함께한다.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얼룩진 그림자가 드리운다. 아레스가 지나가는 곳마다 트로이군은 누군가의 목을 따는 상상을 하며 이게 얼마나 식은 죽 먹기인지 깨닫는다. 그리스인의 간에다 창을 똑바로 박아넣고 놈의 값비싼 갑옷을 빼앗아 짭짤한 이문을 남기고 판다는 게 얼마나 근사한 일인지 생각한다. 죽이고 죽이고 죽이는 것, 이 얼마나 수월하며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_104~105쪽

헥토르는 서둘러 가는 길에 아버지의 집에 작별을 고하며 벽에 있는 돌을 만지고 석재를 하나하나 마음에 담는다. 열 세대가 매달려 그 돌을 다듬어 완성했다. 전부 사라지겠지. 전부 남김없이. _122쪽

불과 몇 분 전에 아가멤논이 트로이인을 도륙했던 것처럼, 이제 헥토르가 거침없이 그리스인들을 죽이기 시작한다. 마치 바다의 염무鹽霧를 뚫고 나아가는 함선의 뱃머리처럼 미끄러지듯 그리스 전선을 밀어붙인다. 그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군사들이 쓰러지고 목에서 피가 샘솟거나 배에서 내장이 흘러나온다. _188쪽

오디세우스가 말한다. “전투에서 자네가 나보다 낫다는 것도 우리 둘 다 잘 알지. 그냥 나은 정도가 아니라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도 말이야. 그렇지만 나이는 내가 자네보다 조금 더 먹었어. 그래서 자네보다는 상황이 더 잘 보이지. 아킬레우스, 우린 그냥 인간일 뿐이야. 자네하곤 달라. 파트로클로스를 기리는 마음으로 영원히 곡기를 끊을 수는 없어. 죽은 자를 그런 식으로 기리려고 하다간 전부 굶어죽을 거야. 안 그래도 사람들이 매일 죽어나가는 판에.” _311쪽

헤카베는 성벽 너머 아들의 시신이 더럽혀진 평원을 향해 애가를 부른다. “헥토르, 네가 바로 이 도성 그 자체였구나! 너의 죽음이 곧 우리의 죽음이지만 네가 죽은 것이 우리가 죽는 것보다 훨씬 더 아프기만 하다. 너는 거리 곳곳을 신처럼 걸어다녔건만, 신이라면 죽지 않았겠지. 너의 죽음이 우리의 죽음이구나!” _359쪽

 

목차

서문: 나는 그저 이야기 배달꾼

1부 아킬레우스의 전투 거부와 제우스의 계략
1.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사내
2. 트로이전쟁의 서막
3. 제우스의 계략
4. 전투 재개

2부 피에 미친 전쟁광들
5. 신을 상처 입힌 인간 디오메데스
6. 우리가 가진 모든 걸 바쳐야 해요
7. 헥토르 대 아이아스
8. 살육전
9. 아가멤논의 회유
10. 심야 급습
11. 격노하는 양측 진영
12. 그리스군 방벽 돌파 작전
13. 포세이돈, 삼지창을 들다
14. 아프로디테의 마법 코르셋을 입은 헤라
15. 그리스 함선에 불이 붙다

3부 마지막 전투
16. 신에게 죽임을 당한 자
17.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사수하라
18. 대장장이 신이 만든 새 무구
19. 친구의 제사
20. 신들의 전쟁, 트로이전쟁
21. 불붙은 강
22. 아킬레우스 대 헥토르
23. 장례경기
24. 세 여인의 애가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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