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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이미와 아직 사이에서

주원규 저 | 곰출판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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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327071 / 240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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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세상과 보폭을 맞추어 나가는 공간으로서의 교회 지금 한국교회는 ‘이미’와 ‘아직’ 사이에 형성된 긴장 속에서 치열한 역사를 전개해나가고 있다. 신의 축복과 임현, 그 가치의 온전함은 이미 교회 예배당을 가득 채우고도 남지만, 신을 발견한 기쁨을 우리 삶과 사회, 공동체에 실천해가는 길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 한국교회의 명과 암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역사적 매개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공간과 그 공간을 점유한 교회 예배당이 걸어온 변천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경이로운 순간들과 함께 안타까운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들여다봐야 하는 쓰라림도 동반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한국교회는 세상에서 빛의 역할을 주도하고 있는가”라는 명제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이 물음에 대해 저자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을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도 않을뿐더러, 섣부르게 교회만이 이 사회의 희망이라고 낭만화하지도 않는다. 이미 이루어진 신의 축복을 아직은 더 갈급하고 발 빠른 보폭으로 채워나가는 데 집중하면서 한국교회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를 탐구한다. 그리하여 교회가, 그리고 교회라는 공간이 세상을 선도할 게 아니라 세상이 말하는 상식과 보폭을 맞추며 지금까지 학대받아온 낮은 자들의 신음소리를 듣는 데 주력하는 방법을 저마다 특색 있는 22개의 한국교회를 통해 살펴볼 것이다. 부르짖거나 무너지거나 역사 속의 종교, 종교 속의 역사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한국 역사이자 한국교회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교회들을 소개한다.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땅의 역사와 종교, 그 얼룩진 아이러니를 함께 들여다보고(경동교회), 민중의 움직임을 가장 활발하고 역동적인 저항 의지로 담아낸 순간들을 포착하며(향린교회), 격동하는 한반도 역사에서 교회 안팎으로 어떻게 개혁적 의미들을 추진해나가고 있는지(안동교회), 상투성을 넘어 특수적 보편성으로의 회복은 가능한지(종교개혁500주년기념교회), 6월 민주항쟁 이후 그리스도인에게 요구되는 인간다움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분단 이후 민족 복음화와 통일을 외친 구호가 어떻게 빛과 그림자라는 양면을 드러냈는지(영락교회) 살펴볼 것이다. 2부에서는 1980년대 이후 교인 수의 폭발적인 증가로 교회 조직은 양적으로 비대해졌으나 그에 비례해서 영적 성숙이 따르지 못한다는 데 대한 고민과 도전이 목회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발화되는지를 살펴본다. 이를테면 ‘강남’이라는 욕망의 한복판에서 복음을 부르짖는 것은 가능한지(사랑의교회), 어쩌다가 교회는 성전(聖殿)에서 성전(聖戰)이 되었는지(명성교회), 자본주의 교양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치유의 메시지(소망교회)와 그리스도의 정신에 위배되는 세속적인 교회 건축(충현교회), 신과 인간의 자리에서 그 경계를 무모하게 넘나드는 1인 카리스마의 서글픈 쇠퇴(성락교회) 등 한국교회가 준엄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들을 다룬다. 보존과 변화 사이에서 위가 아닌 아래를 향하는 교회 한국교회를 규모의 측면에서 구분했을 때 2부에서 살펴본 교회들이 모두 대형 교회라면, 3부에서 다루는 교회들은 작은 교회에 해당된다. 낮은 자리에 선 예수의 마음, 바닥도 모자라 바닥 밑의 바닥까지 내려앉은 인간의 비탄을 자비의 절정인 십자가로 채우는 것이 교회의 본질이라면, 교회는 필연적으로 위가 아닌 아래를 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예배당이 가장 낮은 자리에 섰던 예수를 맞이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공간, 언제라도 예수 정신을 배신하지 않는 최후의 보루가 되기 위해 교회 공간은 어떠해야 할까. 오직 진리와 본질에 집중하기 위해 색채나 장식을 철저히 배제하는가 하면(이화여자대학교회), 정착 프레임을 넘어 떠돌이 상태의 지속을 강조하는 노마디즘을 추구하고(아트교회), 길 위의 공동체를 모색하며(모새골공동체교회), 예배당 미학의 궁극에 무교회주의를 두고(한길교회), 세상에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서 자연의 일부처럼 세상과 소통하며(제주 강정교회), 결국 본질만 남겨두고 아무것도 남기지 않겠다(경산 하양무학로교회)는 철학을 한국 개신교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화두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 4부에서는 보존과 변화, 그 갈림길에 선 교회들을 살펴본다. 전통과 혁신의 길항작용에서 종교 문화의 기능은 지속 가능한지(정동제일교회), 지방 도시에 오래 뿌린 내린 교회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부조화적 조화(김천서부성결교회), 급변하는 주변 환경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보존 가치를 선택하는 것은 과연 최선인지(체부동성결교회), 본질에 어긋나지 않는 한 현지 문화에 맞게 녹여내는 것도 선교가 되는지(대한성공회 강화성당), 한국 최초의 조직 교회라는 상징성에 걸맞은 역할을 선도하겠다며 나선 새로운 시도는 세상에 빛을 전할 수 있을지(새문안교회) 등 오늘날 한국교회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물음들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주원규
저자 : 주원규
서울에서 태어나 2009년 목사가 되었다. 성공회대학교 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본질의 의미에 집중하는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를 추구하는 동서말씀교회를 섬기고 있다. 성경해석과 관련한 책 외에도 소설, 에세이, 동화, 평론 등 다양한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다. 건축 평론도 오랫동안 써왔으며 2000년 ‘심판의 기능으로서의 건축’이란 작품으로 건축 잡지 『포아Poar』에서 공모한 간향건축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열외인종 잔혹사》를 비롯해 《반인간선언》 《메이드 인 강남》 《크리스마스 캐럴》 《주유천하 탐정기》 《진보의 예수, 보수의 예수》 《성역과 바벨》, 번역서로 《원전으로 읽는 탈무드》 등이 있다. 2017년 tvN 드라마 〈아르곤〉을 공동 집필했으며 2019년 OCN 드라마 〈모두의 거짓말〉의 원작자로 기획 집필에 참여했다. JTBC, 연합뉴스, MBN 등에 패널로 출연, 종교와 세상의 교감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책 속에서

경동교회가 영적 심미의 태동과 지속 가능한 교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 근현대사의 건축 거장인 김수근이 펼쳐낸 건축 철학을 간과할 수 없다. 김수근은 모더니즘의 미학적 우월성을 추구하면서도 한국 사회라는 독특한 지정학적 특성 사이에서 지속적인 충돌과 사건의 지점을 끊임없이 발굴해낸 건축가로 평가받는다. 경동교회는 태생부터 획일적일 수밖에 없는 설교 위주의 개신교 건축물을 공간 자체만으로도 종교적 사유가 가능한 공간으로 전환한, 이른바 전환 논리의 선봉에 서 있는 건축물로 존재한다.
_경동교회/ 11~12쪽

영화 〈1987〉의 모델이 되기도 했던 향린교회는 때론 민주화 투사들의 은신처로, 때론 민주화와 관련된 호소와 공론의 장으로 기능해왔다. 향린교회의 역사는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향린교회는 민주화를 추구하는 것이 종교, 특별히 프로테스탄트의 존재 의미임을 주장해왔다. 그 흔적의 발자취가 교회라는 정신 공동체를 담아낸 공간을 통해 오롯이 표현되고 있다.
_향린교회/ 21~22쪽

낮은 곳을 향하는 사랑의교회 지하 예배당은 물질적 풍요에 중독되었음에도 적당한 사회적 지위와 명예까지 얻을 수 있는 전형적인 기회의 땅 강남의 중심에서 탈강남, 탈욕망의 외침으로 존재해왔다. 그런데 그 탈욕망의 외침이 기괴한 종교 논리와 결합하면서 괴물의 모습으로 변형되기 시작하더니, 결국 역사적 퇴행을 언급하지 않을 도리가 없게 되었다.
_사랑의교회/ 78쪽

충현교회를 통해 우리는 개신교 교회 건축의 명과 암을 또렷이 목도하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이 엄정한 현실 앞에서 회의적인 비판만이 아닌 새로운 틀거리에 대한 모색과 나눔이 절실해 보인다. 그 절실함이 개신교 현대건축을 다시금 재구성할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_충현교회/ 109쪽

이화여자대학교회 공간은 빛을 최소화하고 예배 감정을 공감각적으로 선동하는 색채나 장식을 철저히 배제한다. 이로써 하나님 앞에 선 인간의 실존을 더없이 최소화한다. (…) 최초의 대학 교회, 여성 젠더를 향한 치열한 인식을 지속하는 이화여자대학교회가 이끌어내는 여성성의 궁극은 권력, 계급, 욕망이 최소화한 미니멀한 공간에서 오직 신의 임재만을 느끼는 인간 이해, 하나님 이해인 것이다.
_이화여자대학교회/ 130쪽

한길교회는 이른바 3무(無)를 표방하며 ‘예수 정신을 따르는 교회란 무엇인가’ 하는 궁극적 질문을 던지는 교회 활동의 시금석을 본격화했다. 교화, 유급 목회자, 그리고 예배당 없는 교회 구현에 대한 고민이 그것이다.
_한길교회/ 151쪽

강정교회 예배당은 교회 전통, 그리고 프로테스탄트의 본질을 무채색과 노출 콘크리트로 대표되는 이른바 반미학(反美學)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외연적 과시와 강탈의 점유욕에 사로잡힌 현대 교회 건축이 이곳을 유의미하게 들여다봐야 할 대목이 바로 여기에 있다.
_강정교회/ 168쪽

정동제일교회는 교회 건축의 가치가 단순히 종교 문화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교회 건축이 지역 커뮤니티 센터로 기능할 수 있도록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도입하는 걸 망설이지 않았다. 정동제일교회를 떠올리는 키워드가 이제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차이가 아닌 한국 역사의 살아 있는 증인, 종교 문화 발원지로 인식하게 할 만큼 역사와 종교의 가교 역할을 수행해낸 것이다.
_정동제일교회/ 190~191쪽

체부동성결교회는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흔적을 여러 곳에서 분명히 나타낸다. 남녀가 유별하다는 가르침을 지키기 위해 유교적 풍습을 따라 교회 예배당 동쪽 벽에는 남녀가 따로 출입하기 위한 별도의 출입구 흔적이 남아 있다. 지붕을 목조 트러스 구조로 된 근대 건축양식 그대로 복원한 점 역시 한국 근현대사를 건축사적으로 지탱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_체부동성결교회/ 206쪽

목차

서문: 예배당은 교회가 걸어온 길을 담고 있다

1장 역사 속의 종교, 종교 속의 역사
역사 속의 종교, 종교 속의 역사_ 경동교회
역사, 저항, 그리고 교회_ 향린교회
역사를 견디는 교회, 생명을 갈구하는 교회_ 안동교회
상투성을 넘어선 특수적 보편성 회복을 위해_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교회
시대를 넘어 시대의 중심으로 파고들다_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통일, 복음, 그리고 교회_ 영락교회

2장 부르짖거나, 무너지거나
부르짖거나, 무너지거나_ 사랑의교회
성전(聖殿)에서 성전(聖戰)으로_ 명성교회
히브리 정신과 자본주의 교양의 충돌 사이에서_ 소망교회
욕망과 성스러움, 그 경계에서_ 충현교회
신과 인간의 자리, 그 경계를 넘어_ 성락교회

3장 위가 아닌 아래를 향하는 교회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교회_ 이화여자대학교대학교회
비전과 리얼리즘 사이에서_ 아트교회
길 위에 선 공동체_ 모새골공동체교회
교파 없이 하나님 앞에 선 교회_ 한길교회
무채색, 노출 콘크리트, 그리고 교회_ 제주 강정교회
위가 아닌 아래를 향하는 교회_ 경산 하양무학로교회

4장 보존과 변화 사이에서
전통과 혁신의 갈림길에서_ 정동제일교회
지방, 토착화, 그리고 교회_ 김천서부성결교회
보존과 변화 사이에서_ 체부동성결교회
너무나 한국적인, 너무나 본질적인_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조화와 무게, 그 사이에서_ 새문안교회

도움 받은 자료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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