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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 로쟈의 문학 일리 2012-2020

이현우 저 | 교유서가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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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277297 / 468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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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지난 8년 치 세계문학 리뷰들 저자는 문학이라는 바다를 항해하며 우리 내면의 인간성과 세상을 들여다보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항로를 개척하여 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문학이라는 망망대해를 항해하기 위해 저자가 직접 만들어 띄운 배이자, 나침반이고, 동행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록해둔 일종의 비밀장부와도 같다. 독자들은 이 한 권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읽고 쓰고 강의하는 한 탐독가의 지난 8년 치 독서 경로를 들여다보는 황홀감을 느끼며 문학의 바다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책머리에서 저자는 ‘이 책은 나의 존재 증명이면서 한편으로는 부재 증명(알리바이)이다. 내가 거기에 없었다면 그건 이 글들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비록 문학에 국한된 글이라 하더라도 99편, 450쪽이 넘는 많은 분량이다. 근자에 논의되는 세계문학과 그 흐름을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문학의 역할은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다. 사회주의나 사회민주주의 체제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인간의 심장을 가볍게 만드는 것,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다.” _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와의 인터뷰에서, 349쪽 러시아·영미문학에서 중·일, 한국문학까지 이 책은 모두 10부로 구성돼 있다. 1부 ‘문학이 필요한 시간’에서는 문학 전반의 태제와도 같은 네 편의 글을 담았다. 2부 ‘셰익스피어 패러다임’과 3부 ‘거기 그녀가 와 있었다’는 영국문학, 4부 ‘바틀비라는 우화’는 미국문학, 5부 ‘두 천치의 지적 편력’은 프랑스문학, 6부 ‘우린 어떤 베르테를 읽어왔나’는 독일문학, 그리고 7부 ‘역사적 진실과 문학적 진실’ 및 8부 ‘사회주의적 영혼은 어디에 있는가’는 러시아문학과 남미 등의 문학, 9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일본과 중국 문학, 10부는 ‘아무리 더러운 역사라도 좋다’는 한국문학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 괴테와 카뮈, 생텍쥐페리, 나쓰메 소세키와 이언 매큐언 등은 두 차례 이상 다루었다. 접기

저자 소개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로쟈’라는 필명으로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블로그 ‘로쟈의 저공비행’을 운영하면서 인터넷 서평가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 문학과 인문학을 주제로 활발히 글을 쓰고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로쟈의 인문학 서재》(2009년 한국출판문화상 저술상 수상), 《책을 읽을 자유》(2010년 한국출판평론상 수상),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애도와 우울증》, 《그래도 책읽기는 계속된다》, 《로쟈의 세계문학 다시 읽기》, 《아주 사적인 독서》,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19세기・20세기》,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이 책에 실린 글들을 교정차 다시 읽으니 지난 한 세월이 주마등같이 스쳐지나간다. 인생의 그 시간을 그 책들을 읽고 이런 글들을 쓰면서 보냈다고 해도 거짓말이 아니다. 고로 이 책은 나의 존재 증명이면서 한편으로는 부재 증명(알리바이)이다. 내가 거기에 없었다면 그건 이 글들 때문이었다. 아마도 사십 년 전쯤 문학에 처음 눈을 뜨고 책의 세계로 뛰어들던 무렵에 느꼈던 경탄과 흥분을 나는 아직 잃지 않고 있다. 비록 이 책에 적은 문장들이 그런 감정을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어느 땐가 이런 책을 내가 발견했다면 매우 기뻐하며 흥미롭게 읽었을 것이다. 이제 막 그런 독자의 길로 들어선 당신에게 이 책을 바친다. _‘책머리에’에서

실즈가 샐린저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목소리가 책마다 조금씩 다른 정도와 방식으로 자기 자신에게 대꾸한다는 점”에 있다. 샐린저의 소설들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들은 것에 견해를 밝히고 또 계속 이야기한다. 그런 게 마음에 들었다는 것은 실즈 자신이 그런 타입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가 생각하는 방식이 기형적인 게 아니라 인간은 원래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샐린저를 통해서 배운다. 이 배움이 그를 덜 외롭게 만들고 삶을 살아볼 만한 것으로 만든다. 다르게 말하면 그의 존재를 견디게 한다. _16-17쪽

왜 정작 더 중대한 일에는 함성을 지르지 못하는가. “그들은 의식을 가질 때까지는 절대로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며, 반란을 일으키게 될 때까지는 의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윈스턴의 잠정결론이다. 무산계급의 반란은 말하자면 ‘가능한 것의 불가능성’이다. 당연하게도 당은 이 점을 아주 잘 알고 있다. “힘든 육체노동, 가정과 아이에 대한 걱정, 이웃과의 사소한 말다툼, 영화, 축구, 맥주, 도박”이 노동자 대중의 유일한 관심사라는 걸 파악하고 있기에 그들을 관리하는 건 어렵지 않다. 정치의식이나 이데올로기를 주입할 필요도 없다. 노동 시간을 늘리거나 배급량을 줄이는 식으로 통제하고 원시적인 애국심을 적당히 이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_96-97쪽

리얼리즘의 문학관에 따르면 소설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모방해야 한다. 아무리 진실이 냉혹하다 하더라도, 독자의 기대나 희망을 좌절시킨다 하더라도 진실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리얼리즘의 준칙이다. 놀랍게도 『속죄』는 브리오니가 쓴 모더니즘 소설을 결말의 반전을 통해서 리얼리즘 소설로 바꾸어놓는다. 정확하게는 모더니즘 소설을 통해서 리얼리즘의 정신을 구현한다. 『속죄』가 매큐언의 대표작이면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_103쪽

행동은 때로 행복을 파괴하고 사랑 또한 무력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생텍쥐페리는 리비에르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이보게, 인생의 해결책이란 없어. 앞으로 나아가는 힘뿐.” 새해를 맞아 한번 더 곱씹어보게 된다. _197쪽

지구라는 ‘무경험의 행성’에서 우리는 아무런 리허설도 없이 무대에 오른 배우 신세다. 겪어보지 않은 상황에서 비교할 만한 기준도 없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들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이때 토마시가 되뇌는 독일 속담이 “아인말 이스트 카인말Einmal ist Keinmal”이다. 한번 일어난 일은 전혀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도 된다. 우리 인생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다. _220쪽

그는 서른번째 생일을 맞던 날 작업 시간에 자주 사색에 빠진다는 이유로 공장에서 해고되는데, 단지 자기 앞가림 때문이 아니라 ‘일반적인 삶의 계획’에 골몰하느라 그랬다. 모두가 당신처럼 사색에 빠진다면 일은 누가 하느냐는 공장위원회측의 질문에 그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일을 해도 의미가 없다”고 답한다. 그는 몸이 편하고 불편한 것에는 개의치 않지만 진리가 없다면 부끄러워서 살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_310쪽

우룽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두 가지다. 첫째, 살아 있는 것, 둘째, 사람답게 사는 것. 일단은 살아남는 게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사람답게 살 수 없는 세상에서 사람답게 사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_394쪽

김수영의 자유는 단순히 구속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하는 소극적 자유가 아니었다. 일상뿐 아니라 오욕의 역사까지도 끌어안는 포용적 자유이고 주권적 자유였다. 그렇기에 자신의 비루한 일상과 옹졸함을 끊임없이 반성하고 타박하면서도 동시에 놀라운 기개와 시적 도약을 보여줄 수 있었다. 한국 시문학사에서 그처럼 막힘없는 정신의 자유와 활기를 따로 읽을 수 있었던가. 무수한 반동까지도 좋다고 허용하는 정신 말이다. _422-423쪽

목차

책머리에

1. 문학이 필요한 시간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_문학이 필요한 이유 | 『소설과 소설가』 _소박한 소설가와 성찰적 소설가 | 『나는 어떻게 번역가가 되었는가?』 _세계문학에도 공용어가 있는가 | 『페스트』 『눈먼 자들의 도시』 『새로운 인생』 _새로운 인생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2. 셰익스피어 패러다임
『오이디푸스 왕』 _오만이 부른 파멸 | 『로미오와 줄리엣』 _다시 읽는 셰익스피어 | 『베니스의 상인』 _베니스의 상인이 던지는 질문 | 『햄릿』 _현재진행형 셰익스피어 패러다임 | 『노생거 사원』 _작가 오스틴의 소설 예찬 | 『폭풍의 언덕』 _히스클리프,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야지! | 『위대한 유산』 _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살아남기 |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_토머스 하디가 일러주는 사랑의 교훈

3. 거기 그녀가 와 있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 _인간의 이중성과 남성 중심 사회의 이중성 | 『더블린 사람들』 _나는 어딘가에 묶인 짐승은 아닌가 | 『젊은 예술가의 초상』 _예술가의 영혼 ‘대장간’을 엿보다 | 『댈러웨이 부인』 _거기 그녀가 와 있었다 | 『1984』 _무산계급이 잊고 있는 말 | 『바다』 _노동계급 출신의 자기 상실 | 『속죄』 _모더니즘으로 리얼리즘 구현하기 | 『칠드런 액트』 _판사는 삶을 어디까지 인도할 수 있는가 | 『넛셸』 _태어나느냐 마느냐, 햄릿적인 태아의 고민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_파괴적 시간에 맞서는 인간적 책임 | 『파묻힌 거인』 _노부부의 사랑을 유지시킨 망각의 힘

4. 바틀비라는 우화
『필경사 바틀비』 _‘바틀비’라는 자본주의 우화 | 『벤허』 _사랑의 전제 조건으로서 복수 | 『위대한 개츠비』 _위대한 건 개츠비의 환상 | 『위대한 개츠비』 _첫사랑에게 되돌려진 피츠제럴드의 편지 |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_포크너의 미국 남부 가난한 집안 얘기 |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_헤밍웨이의 미국 대공황 사회소설 | 『노인과 바다』 _노인과 청새치의 존재 증명 투쟁 | 『분노의 포도』 _굶주린 남자에게 물린 젖의 의미 | 『세일즈맨의 죽음』 _‘아메리칸드림의 죽음’ 혹은 ‘아버지의 죽음’ | 『파수꾼』 _『앵무새 죽이기』의 뒷이야기 | 『모두 다 예쁜 말들』 _1940년대 말 미국 목장소년의 성장기 | 『포트노이의 불평』 _필립 로스 문학의 탄생 |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_배신의 쾌감이 금지를 대신한 시대 | 『에브리맨』 _보통 사람의 보편적 운명 | 『제로 K』 _ 어떻게 죽을 것인가

5. 두 천치의 지적 편력
『적과 흑』 _근대 소설의 새로운 출발점 | 『고리오 영감』 _라스티냐크와 라스콜니코프라는 갈림길 | 『부바르와 페퀴셰』 _‘두 천치’의 무용한 지적 여행 | 『사포』 _시적 진실과 산문적 진실 | 『비곗덩어리』 _목걸이의 진실과 자본주의 | 『좁은 문』 _제롬과 알리사의 사랑을 막은 것 | 『장 크리스토프』 _로맹 롤랑의 대하소설 | 『야간비행』 _생텍쥐베리의 비행문학 | 『어린 왕자』 _한때 어린이였던 어른을 위하여 | 『이방인』 _알베르 카뮈가 남긴 것 | 『페스트』 _카뮈의 인간에 대한 ‘야심’ | 『전락』 _고해하는 재판관 클라망스의 회한 | 『그리스인 조르바』 _‘그리스인 조르바’는 럼주의 향을 풍긴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_가벼운 삶이냐 무거운 삶이냐 | 『센트럴 파크』 _기욤 뮈소의 치유 서사

6. 우린 어떤 베르테르를 읽어왔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_우린 어떤 베르테르를 읽어왔나 | 『이탈리아 기행』 _이탈리아 여행에서 찾은 위대한 것 | 『말테의 수기』 _말테는 왜, 무엇을 바로 보고자 했나 |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_휴양지에서 만난 아름다운 소년 | 『크눌프』 _고향을 떠나 새 고향을 찾는 방랑자 | 『데미안』 _『데미안』을 읽는 불편함 | 『카프카』 _카프카를 찾아서 | 『소송』 _인간이란 사실이 죄가 될 수 있는가 |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_폐허 속 희망을 본 하인리히 뵐 | 『공중전과 문학』 _전쟁의 폭력에 대한 문학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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