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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1999981 / 228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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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마당 개 철수와 시골에서 보낸 가장 눈부신 계절들
생명을 향한 애정과 그리운 온기를 담은 흑백 만화
『철수 이야기』는 1990년대 초 춘천의 고은리라는 작은 시골 동네에서 개와 소년이 함께 보낸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그리고 있다. 요란하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분초를 다투며 쏟아지는 시대, 화려하지 않은 흑백의 펜화는 드물게 느릿하고 평온한 울림을 준다. 도시에서는 쉽게 감지할 수도 없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자연이 뽐내는 고유한 냄새와 빛깔 그리고 경이로운 활력이 유유한 무채색의 그림을 통해 오롯이 전해진다.
철수와 해수는 숲과 하천과 들판을 놀이터 삼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모든 존재를 친구 삼아 건강한 햇빛과 바람, 눈과 비를 양껏 빨아들이며 신나게 뛰논다. 매일을 첫날처럼 새롭게 받아들이며 온몸으로 세상을 깨우치는 개와 소년의 모습은 전원생활 이전의 원초적인 삶에 대한 동경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유년기의 소중한 것들과 작별하고 어른이 된 해수가 깊어진 눈으로 그 시절을 차분히 돌이켜 훑는 내레이션은 흡사 인디언의 경구나 고운 서정시처럼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사람의 사정이든 동물의 사정이든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모든 것을 조심스레 관조하는 작가의 태도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가을이면 낙엽이 떨어지고 겨울에는 눈이 쌓였다가 봄이 되면 모두 흙으로 돌아가는” 계절의 섭리대로, 나고 자라고 늙고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일이 담담한 내레이션과 함께 자연스레 흘러간다.
그래서 무겁고 슬플 것 같지만 사실은 내내 뜨뜻하고 예쁘다. 무엇보다 어린아이와 개를 비롯해 청설모, 토끼, 병아리, 누렁소까지 애정 어린 손끝에서 탄생한 사랑스러운 존재들이 칸칸마다 등장해 입꼬리 내려갈 틈을 주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아련한 추억일 테고 누군가에게는 미지의 세계일 늦밤 줍기, 눈집 짓기, 도라지 차 담그기와 장십랑 구이 만들기 같은 시골의 소일들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그려져 흥미를 돋운다. 글도 그림도 두고두고 천천히 음미하고 싶어지는 책, 고된 하루를 마치고 잠들기 전에 한 장씩 펼쳐보면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책 속에서
복숭아꽃이 활짝 핀 여섯 살 되던 해의 봄, 우리는 처음 만났다. 시내에서 본 강아지들은 주인에게 안겨 있거나 함께 산책하던데… 그 강아지는 묶여 있었다. 그늘을 넓게 드리운 뽕나무 아래에. 나는 마당에 묶인 강아지가 안쓰러웠다. 어쩌면 나와 비슷한 처지라는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네 이름 철수 할까? 내가 해수니까 너는 철수. 크크크.”(1권 10~19쪽)
이 계절의 숲은 배곯을 걱정이 없다. 열매는 지천에 있고 겨울은 아직 멀었으니… 모두가 이곳, 숲길을 좋아했다. 한눈팔며 달려도 몰아붙이는 자동차나 발길 붙드는 신호등이 없다. 넘어져도, 털고 일어나면 그만이다. 겁 없이 풀숲을 뒤지고 설익은 열매도 씹어 본다. 가시에 찔리기도 하고 잡풀에 베이기도 했지만 우리는 모두 숲을 좋아했다. 길을 만나 걷고 물을 만나 쉬었다.(1권 170~175쪽)
서울에 있는 병원에 한동안 입원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부모님과 오랜만에 긴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 좋았지만 이내 시골집이 그리워졌다. 가을이면 낙엽이 떨어지고 겨울에는 눈이 쌓였다가 봄이 되면 모두 흙으로 돌아가는 그런 일들이 이곳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수직의 콘크리트 벽에서 나오는 빛 때문에 이곳의 보름달은 초라했다. 밝고 환한 달빛의 숲과 철수가 보고 싶었다.(2권 116~118쪽)
텅 빈 놀이터에서 나를 기다려 줬어. 잡풀 우거진 옥수수밭, 어둑해진 텃밭에서도 곁을 지켜 준 고마운 친구. 서로의 그림자였고 우산이었다. 우리는 함께 이갈이를 했고 나는 네 덕에 자전거를 배웠지. 우리의 어린 시절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 버려서 가장 행복했던 그 시간을 붙들어 둘 수 없었다.(2권 138~141쪽)
복숭아꽃이 활짝 핀 여섯 살 되던 해의 봄, 우리는 처음 만났다. 시내에서 본 강아지들은 주인에게 안겨 있거나 함께 산책하던데… 그 강아지는 묶여 있었다. 그늘을 넓게 드리운 뽕나무 아래에. 나는 마당에 묶인 강아지가 안쓰러웠다. 어쩌면 나와 비슷한 처지라는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네 이름 철수 할까? 내가 해수니까 너는 철수. 크크크.”(1권 10~19쪽)
이 계절의 숲은 배곯을 걱정이 없다. 열매는 지천에 있고 겨울은 아직 멀었으니… 모두가 이곳, 숲길을 좋아했다. 한눈팔며 달려도 몰아붙이는 자동차나 발길 붙드는 신호등이 없다. 넘어져도, 털고 일어나면 그만이다. 겁 없이 풀숲을 뒤지고 설익은 열매도 씹어 본다. 가시에 찔리기도 하고 잡풀에 베이기도 했지만 우리는 모두 숲을 좋아했다. 길을 만나 걷고 물을 만나 쉬었다.(1권 170~175쪽)
서울에 있는 병원에 한동안 입원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부모님과 오랜만에 긴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 좋았지만 이내 시골집이 그리워졌다. 가을이면 낙엽이 떨어지고 겨울에는 눈이 쌓였다가 봄이 되면 모두 흙으로 돌아가는 그런 일들이 이곳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수직의 콘크리트 벽에서 나오는 빛 때문에 이곳의 보름달은 초라했다. 밝고 환한 달빛의 숲과 철수가 보고 싶었다.(2권 116~118쪽)
텅 빈 놀이터에서 나를 기다려 줬어. 잡풀 우거진 옥수수밭, 어둑해진 텃밭에서도 곁을 지켜 준 고마운 친구. 서로의 그림자였고 우산이었다. 우리는 함께 이갈이를 했고 나는 네 덕에 자전거를 배웠지. 우리의 어린 시절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 버려서 가장 행복했던 그 시간을 붙들어 둘 수 없었다.(2권 138~141쪽)

16화 늦밤나무 7
17화 말벌 느와르 23
18화 첫눈 39
19화 날아라, 병아리 3 51
20화 눈 온 뒤 맑음 59
21화 겨울의 맛 71
22화 달빛 아지트 79
23화 멧사냥 97
24화 겨울 산새 115
25화 개와 소년의 시간 1 131
26화 엘 콘도르 파사 1 145
27화 엘 콘도르 파사 2 157
28화 우리의 남동생 163
29화 맏형 175
30화 연둣빛 시절 187
31화 개와 소년의 시간 2 199
그리고… 봄 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