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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들 어느 대학 청소노동자 이야기

김동수 저 | 삶창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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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6551170 / 304쪽 14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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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나는 대학의 임직원들이 그들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존재를 없애기 위해 어떻게 부정한 세력과 결탁하는지를 목도했다. 그 이후로는 대학에 대한 어떠한 기대도 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사학 비리를 저지른 재단 소유주에게는 한없이 머리를 조아리지만,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조롱과 혐오를 일삼는다. 불법을 자행하고, 비리에 침묵하는 일이 마치 그곳의 학풍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대학은 이미 자본을 능가하는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대학의 실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출판사 리뷰

대학은 이미 괴물이 되었다 대학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한때 사회적 관심사였지만 지금은 뒷전으로 밀린 상태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사회의 노동 환경과 노동자들의 처지가 예전보다 개선된 결과는 아니다. 언제나 제자리 또는 뒷걸음질치고 있지만 사회적 관심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이 책은, 다시 한 번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전하는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이야기는 대체로 대부분의 청소노동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들을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면서도 부재로 취급되는 ‘유령들’이라고 명명한다. 이런 유령 노동자들의 노동에 우리 사회는 크게 의존하고 있음에도 ‘유령’으로 취급하는 것은 그들이 생산하는 가치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 씨, 냄새가 심하면 알아서 걸어 올라가든가. 왜 남들 피해 주면서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마스크 학생은 얼굴을 잔뜩 찡그리면서 다시 시비조로 말을 이었다. “어? 젊네? 다 할배들이던데? 젊은 사람이 쓰레기나 치우고…. 인생 참 알 만하다.” 마스크 학생의 말은 혐오에 가까웠다. 상대방에게 평생 상처가 될 막말을 아무 생각 없이 지껄이는 그가 대학생이 맞나.(153) 대학생들까지 청소노동자를 이렇게 대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대학 교수를 포함한 대학 구성원 모두가 그렇다. 그것을 몸소 겪은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대학의 임직원들이 그들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존재를 없애기 위해 어떻게 부정한 세력과 결탁하는지를 목도했다. 그 이후로는 대학에 대한 어떠한 기대도 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사학 비리를 저지른 재단 소유주에게는 한없이 머리를 조아리지만,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조롱과 혐오를 일삼는다.” 이런 “조롱과 혐오”의 일상화는 당연히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결성한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다니던 대학에서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몸소 이 사실을 확인하고 장편의 기록을 남긴 것이다.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있으면 어디서나 멸시의 눈빛과 마주해야 했다. 청소노동자들은 딱히 잘못한 일이 없는데도, 차별과 무시 속에서 숨 쉬고 있었다. 그런 일이 진리의 전당이라 자부하는 대학에서 교직원, 학생, 선생 구분할 것 없이 적나라하게 벌어지고 있었다.(154) 따라서 청소노동자들은 천대 받는 육체노동을 하면서 동시에 “조롱과 혐오”를 온몸으로 떠안는 감정노동도 함께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학이 이제는 사회의 축소판인 것을 감안하면 이것은 단지 대학만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남아 있는 한… 이 책은 사실을 기록하면서도 하나의 장편소설을 읽는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책의 ‘프롤로그’에서 ㄱ대학 내에 “닭장차”가 진입한 장면을 아이러니하게 학생운동의 쇠퇴와 연결해 기술하고 있다. 이것 자체가 문학적 장치인데, 그 이후부터는 마치 대학 청소노동자의 숨결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듯 치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들 사이의 갈등이나 감정까지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기록문학과는 다르게 주관적 관점이 수시로 개입한다. 이것은 저자가 직접 청소노동에 참여한 게 원인일 수도 있다. “넝마나 다름없죠? 이것도 옷이라고 입고… 쯧쯧.” 우중충한 검은색 솜옷부터 빨간색 조끼까지,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 종류도 다양했다. 색깔만 봐도 용역업체가 몇 번 바뀌었는지 알 수 있었다. 삼베옷 비슷한 하복은 허름함의 정도가 심각했다. 박음질도 비뚤배뚤 엉망이었고 바느질실도 이곳저곳에서 너덜하게 삐져나와 있었다. 옆구리 쪽에는 검지 손톱만 한 구멍도 뚫려 있었다. 근무복 자체가 용역 노동자의 현재를 보여주는 듯했다.(36) 저자는 청소노동자의 근무 형태, 식사 현실, 휴게실의 역할 등등을 촘촘히 깔아 둔 상태에서 그들이 민주노조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 기록해 나간다. 그래서 저자의 주관적 관점이 개입되어 있다고는 하나 몸소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하기에 지루하지 않다. ㄱ대 청소노동자 문제가 단순한 노동 조건의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이윤 추구에 몰두하는 현실에 대학이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깊이 연루되어 있는지에 대해 기록이 가능했던 것은 저자가 경험한 날것 때문이다. 심지어 대학은 자신의 책임을 용역 업체에 떠넘김으로써 마치 청소노동은 대학과 무관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강변하다 못해 용역 업체를 통해 비리를 저지르기도 한다. 여기에는 민주노조를 파괴하려는 부단한 부당노동행위가 함께한다. ㅅ종합관리와 계약된 강사 다섯 명이 ㅈ노조에 가입하니, 힘의 균형이 바뀌었다. ㅈ노조는 48명이었고, 민주노조는 43명이었다. 민주노조원 수는 변동이 없었지만, 다른 곳에서 충원된 탓에 ㅈ노조가 드디어 다수 노조 지위를 얻었다. 그 말은 곧 민주노조가 단체협약 교섭권을 잃게 되었다는 의미였다. 민주노조를 파괴하려고 문서까지 만들었던 학교가 그토록 바라던 바를 이룬 것이었다. 민주노조가 출범한 지 5년 만이었다.(271) 이 책은 허튼 희망이나 주관적인 의지를 남기기도 않는다. 어쩌면 일종의 ‘패배의 기록’인데 그게 암울하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삶 그 자체 때문이기도 하다. 이 기록은 ㄱ대의 민주노조가 대학과 용역 업체의 끈질긴 파괴 공작으로 드디어 소수파가 되어버리고 나서 끝을 맺는다. 다음은 이 책의 마지막 단락이다. 자신들이 ㄱ대에서 청소 노동을 하고 있는 한 현실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낙관의 피력은, 노동자의 현실을 기록하면서 쉬 따라오기 마련인 공연한 비극적 감정을 넘어서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 “그럴 리가요.” “우리마저 퇴직하면, 민주노조에 아무도 없을까 봐 걱정돼. 그러 면 ㄱ대는 다시 노조 없었을 때처럼 변하겠지?” (…) 화장실 변기가 막혔다는 남학생의 말에 수연은 헐레벌떡 화장실로 향했다. 로비에는 어느새 따뜻한 아침 햇살이 퍼지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마지막에 남긴 이야기를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우리가 아직 ㄱ대에 남아 있으니까.”(299) 책머리에 현재까지는 강자든 약자든 부정한 짓을 저지르는 이들이 살아남았다. 불편한 역사다. 그 속에는 억압받는 자들이 힘겹게 걸어온 길이 지워져 있다. 억압자의 더럽고 추악한 모습은 걷어내고 자랑하고 홍보하고 싶은 내용으로만 가득 채워져 있다. 이들은 오늘도 자신들이 짓밟은 자들을 향해 승리의 축배를 든다. 이들의 얼굴에서 부끄러움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들에게 과연 정의란 무엇일까. 비리에 눈감고, 약자를 억누르는 사회에서 정의는 움트지 않는다. 죽은 진리의 전당에서 지식인이 태어날 리 만무하다. 그런 곳에서 학생도, 교수도 어차피 비정규직 노동자의 일에는 무관심하다. 그들에게 피억압자들의 운명을 맡기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오로지 짓밟힌 자들끼리 힘을 합칠 수밖에 없다. 나는 억압자들의 승리를 바라지 않는다. 아직 그들이 이겼다고 보지도 않는다. 억압자들만 승리하는 세상에서 피억압자들은 더 이상 희망을 품을 수 없다. 미래에 대한 꿈이 있어야 저항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억압자들의 실패를 보고 싶다. 그러려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피억압자들의 역사가 억압자들의 기록으로 새롭게 덧칠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민주노조 파괴는 현재진행형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잊지 않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썼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김동수
저자 : 김동수
로봇학을 공부한 기록노동자다. 원래는 문과생인데 수학이란 과목을 좋아했다. 인문·사회학에도 관심이 많았다. 언제부터인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그들의 삶이 수학 공식처럼 단순명료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모두가 조금 더 행복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머리말


현재까지는 강자든 약자든 부정한 짓을 저지르는 이들이 살아남았다. 불편한 역사다. 그 속에는 억압받는 자들이 힘겹게 걸어온 길이 지워져 있다. 억압자의 더럽고 추악한 모습은 걷어내고 자랑하고 홍보하고 싶은 내용으로만 가득 채워져 있다. 이들은 오늘도 자신들이 짓밟은 자들을 향해 승리의 축배를 든다. 이들의 얼굴에서 부끄러움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들에게 과연 정의란 무엇일까.
비리에 눈감고, 약자를 억누르는 사회에서 정의는 움트지 않는다. 죽은 진리의 전당에서 지식인이 태어날 리 만무하다. 그런 곳에서 학생도, 교수도 어차피 비정규직 노동자의 일에는 무관심하다. 그들에게 피억압자들의 운명을 맡기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오로지 짓밟힌 자들끼리 힘을 합칠 수밖에 없다.
나는 억압자들의 승리를 바라지 않는다. 아직 그들이 이겼다고 보지도 않는다. 억압자들만 승리하는 세상에서 피억압자들은 더 이상 희망을 품을 수 없다. 미래에 대한 꿈이 있어야 저항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억압자들의 실패를 보고 싶다. 그러려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피억압자들의 역사가 억압자들의 기록으로 새롭게 덧칠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민주노조 파괴는 현재진행형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잊지 않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썼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책 속에서

입사 후, 그녀는 식당에만 오면 다른 동료들의 식사 속도를 맞추느라고 자주 위장병에 걸려서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그녀가 생각해낸 방법은 바로 ‘빨리 먹고 체하느니, 천천히 적게 먹기’였다. 그녀의 방법에는 단점이 있었다. 퇴근할 즈음, 적은 식사량 탓에 눈앞이 깜깜해질 정도로 허기가 졌고, 그러면 집에 허겁지겁 달려가서 ‘두 번째 점심’을 먹어야 했다. 그럼에도 마음은 편했단다. 그녀가 밥을 늦게 먹는다고 나무랄 사람이 주위에 아무도 없었으니까. 당시에는 양푼에 밥과 반찬을 쏟아붓고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는 게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다는데, 그때가 하루 일과 중 유일하게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한다. 당시는 지영처럼 모든 청소노동자가 ‘생존식사’를 했던 것이다.
―「1. 첫만남」(30)

유령이 되란다. 청소노동자가 되기 위해서는 새벽 출근이나 일도 일이지만 지영이 말하는 것처럼 유령이 되어야 했다. 나는 빈 강의실을 골라 다섯 곳만 청소하고 그녀를 따라 남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아직 두 곳이 남아 있었는데 화장실 청소를 끝내고, 마무리할 참이었다. 때마침 소변을 보던 학생이 있었다. 그는 지영을 보고도 투명인간처럼 대했다. 반면에 그녀는 그의 존재를 확인하자 몸을 틀어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 그는 지영보다 청소복 차림에 고무장갑을 끼고 있던 나를 더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2. 유령들(37~38)

공대 건물 휴게실만 특별하게 열악한 건 아니었다. 청소노동자들이 쓰는 휴게실은 대개 비슷한 형태를 띠었다. 특히 도서관 휴게실은 공대 건물 휴게실처럼 계단 아래 자리한 것이 판박이였다. 3평(5.843㎡) 남짓한 면적에 천장까지 높이는 100㎝ 정도로 더 좁고 더 낮다는 것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일 수 있었다. 도서관 청소노동자 휴게실은 실제 창고로 쓰이던 곳이었는데 도서관에서 사용하는 책상과 의자를 주로 보관했었다. 그전에는 도서관 옥상이 그들의 휴게실이었다. 옥상에 설치된 수십 개의 실외기에서 나오는 소음이 너무 커서 휴게실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굉장히 열악한 곳에서 그보다 조금 덜 열악한 곳으로 바뀐 것이었다. 나이 70을 바라보는 한 노동자는 그곳에서 4년 정도 생활하고 이명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3. 숨겨진 감옥」(61)

추미애법에 의해 태어날 수 있었던 ㅈ노조의 배후에는 ㄱ대가 있었다. 추측건대, 복수노조 설립 계획은 박 사장 형제의 머리에서 나올 만한 것이 아니었다. 어차피 박 사장은 원청인 학교의 지시에 따르는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민주노조가 이미 조직되고 얼마 후, ㄱ대 총무처장실에서 민주노조 와해 문서가 발견되기도 했을 정도였다. 만약에 박 사장의 지원을 받는 ㅈ노조가 다수 노조의 지위를 얻으면 민주노조는 교섭권을 잃게 된다. 그러면 자연히 박 사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임단협 내용이 바뀔 수 있었다.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의 문제는 ㄱ대만의 일이 아니었다. ㅊ노조가 다수 노조인 곳이 꽤 있었다. ㄱ대보다 3개월 앞서 민주노조를 조직한 ㅈ대분회는 ㅊ노조가 다수 노조 지위를 유지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었다.
―「7. 그들의 배후」(107)

1층에서 대걸레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일찍 출근한 교수인지 교직원인지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엘리베이터에 오르면서 지영을 이상하게 째려보았다. 그때 알아챘어야 했다. 그가 올라갈 층수 버튼을 누른 다음 지영이 7층 버튼에 고무장갑 낀 손을 갖다 대려는 찰나였다. 그는 인상을 쓰며 버튼을 누르지 못하게 막았다. 놀란 지영은 버튼을 누르려다 말고 가만히 있었다. 그는 5층에 다다르자 한마디를 남기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10. 익숙한 차별」(121)

목차

프롤로그 / 9

1. 첫 만남 / 17
2. 유령들 / 32
3. 죄책감 / 44
4. 숨겨진 감옥 / 58
5. 노예의 삶 / 67
6. 3년 전 기억 / 84
7. 그들의 배후 / 104
8. 악마의 속삭임 / 125
9. 소장의 계보 / 137
10. 익숙한 차별 / 147
11. 철거된 현수막 / 156
12. 예견된 파행 / 164
13. 폭풍 전야 / 183
14. 여름 한 달 / 196
15. 퇴직의 조건 / 224
16. 드러난 비밀 / 243
17. 파괴범 / 262
18. 마지막 저항 / 272

에필로그 / 290

작가의 말 /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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