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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소녀

베니카 코엘료 저 | 유숙열 역 | 이프북스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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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390026 / 232쪽 128 x 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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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명예살해의 피해자(「염장이」), 계급제도의 가장 최하층인 불가촉천민 중에서도 여성(「벌거벗은 귀신」), 성범죄와 매매춘에 노출된 여자아이들 (「특별한 소녀」「이웃집 귀신」「봉인」), 종교의 희생 제물이 되어 죽어간 어린아이 (「하리 영감의 아내」, 「우는 아이」), 가정폭력에 저항할 수 없었던 아내들 (「사랑에 빠진 귀신」,「빙의」), 인도의 악명높은 결혼지참금에 얽힌 비극 (「카니카」), 연인으로부터 배신당한 여자들 (「침묵의 영혼들」, 「바람 부는 마을」), 상실을 경험한 여성들의 내밀한 속삭임 (「푸닥거리」, 「장거리 전화」), 모성에 대한 안타까움을 다룬「아베 마리아」 등 이 단편소설들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단순히 피해자에 머물지 않는다. 그들은 주인공이자 화자이며 중요 사건의 목격자이자 해결사 또는 마땅히 구현되어야 할 정의를 실현하는 이들로 거듭난다. 바로 이 점이 여성에 대한 폭력과 억압이 제도적이고 문화적으로 용인되는 공간 ‘인도’에서 살아내고 있는 여성들의 투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녀들은 갑자기 떠나거나 홀연히 사라지기보다 오히려 죽음을 통해서라도 그들이 원하는 정의를 실현하며 ‘귀신’의 형태일지라도 집요하게 떠돌며 현실세계에 존재하면서 우리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의 원제 ‘The Washer of the dead’는 ‘염장이’라는 뜻으로 인도 사회의 고질적인 여성혐오범죄 ‘명예살인’에 대한 이야기다. 이 작품에서 화자인 염장이는 낯선 이는 물론 가족과 연인에 의해 잔인하게 생을 마감해야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에게서 죽음의 슬픔과 비운을 씻어낸다. 이프북스는 원제인「염장이」 대신 「특별한 소녀」를 이 책의 제목으로 꼽았다. 「특별한 소녀」는 인도 뭄바이의 클럽에서 가학적인 성착취에 노출된 채 생을 이어갔던 한 소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단편을 제목으로 정한 이유는 오늘날 피해자의 입장에서 해결되지 못한 우리나라 강남의 어느 클럽에 얽힌 사건과 아주 닮았기 때문이다. 아동학대, 마약과 성착취, 경찰과 사법부의 무능과 비리 등도 언급된다. 결국 그 누구도 처벌받지 않는 상황마저 닮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런 질문을 하게 되길 바란다. 이 이야기들이 단지 인도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인가? 이 여자들은 나와 혹은 내 주변의 여자들과 얼마나 다른가?

저자 소개

인도 #문단내 미투 고발 작가 베니타 코엘료는 15년이 넘게 TV업계에서 일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그 모든 것을 떠나 인도 고어주 해변가의 오래된 집에 개 5마리, 고양이 2마리와 함께 정착해 살고 있다. 아동문학으로 전업작가의 길을 시작한 그녀는 2016년 아동소설 『Dead as a Dodo』로 힌두최우수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Monkey see Monkey do』로 2018년에는 『Tiger by the Tail』로 Neev Literary Award 후보로 선정되었다. 
『페미니스트 고스트 스토리 - 특별한 소녀』는 프랭크 오코너상에 오랫동안 지명되었다. 영화제작사인 다르마 프로덕션과 산자이 릴라 반살리 프로덕션의 시나리오작가이기도 한 그녀는 인도 최초의 시나리오작가 협동조합 Kalamkari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역자 소개

서강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 대학원에서 여성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합동통신에서 강제해직당했다. 『페미니스트저널 이프』의 창간 편집위원이자 「문화일보」 기자, 부장, 여성전문위원으로 일했으며, 한국 신문윤리위원, 방송위원을 역임했다. 
페미니즘 연극 『자기만의 방』(1993년)의 대본을 썼고 『한국에 페미니스트는 있는가』, 『엄마 없어서 슬펐니?』, 『나는 일하는 엄마다』(공저)와 시집 『외로워서』를 펴냈다. 옮긴 책으로는 『버자이너 모놀로그』, 『나는 감정이 있는 존재입니다』, 『힐러리 미스테리』(공역), 『여자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 등이 있다. 현재 사단법인 문화미래 이프 공동대표,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이다.   

책 속에서

웬일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그녀를 이해했어. 완벽하게 그녀를 이해했지. 그녀는 너무도 슬프지만 너무나도 용감하게 상처로 얼룩진 피부를 감추기 위해 형형색색의 문신을 하고 거기 앉아 있었어. 나는 손가락 하나로 그녀의 문신을 따라갔어. 불사조. 달걀에 싸인 보석, 아홉 개의 차크라. 꼬리를 머금고 있는 뱀.
“재탄생의 이미지들이에요.”
그녀가 말했어.
“그리고 영원의.”
- 「특별한 소녀들」 중에서


침묵은 그 운명적인 위원회에서 그렇게 시작되었고 여성의 목소리는 땅속 깊이 잠들어버렸다. 아들들과 연인, 남편들의 항의는 가볍게 나가떨어졌다. 침묵은 문 아래로 새어 나와 여성들의 혀 속에 무겁게 자리 잡았다. 그리고 각자의 입 속에 물린 재갈이 되었다. 법령이 선포된 지 5년이 흐르자 그 땅에 사는 어느 여자도 노래나 또는 분노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중략)
이 이야기는 그 땅에서 목소리를 가졌던 유일한 여성의 이야기다. 그녀는 운이 좋아서 목소리를 지닉고 있었는데 사랑 때문에 그것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중략)
그녀는 마른 입술로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모든 여자가 아는 노래였다. 남자들이 오래전부터 저녁의 음악과 웃음으로 집에 돌아와 흥얼거리던 바로 그 노래였다.
“나에게 말해요.
왜 당신은 결코 나에게 말을 하지 않나요
당신의 눈이 말을 하고
당신의 손이 말을 해요.
왜 당신은 결코 말을 하지 않나요?”
최고 마울비는 그녀의 머리를 단두대로 끌고 갔다.
- 「침묵의 영혼들」 중에서


그 때가 내가 그 ‘체면’이라는 것에 대해 처음 들었던 때였어요. 그때부터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추지 않고는 밖으로 나갈 수 없었어요. 또 누군가를 동반하지 않고는 나갈 수도 없었지요. 나는 그렇게 오랫동안 장난치며 놀던 사내아이들과 말을 할 수도 없게 되었어요. 만약 내가 먼저 말을 걸면 우리 집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다는 거죠. 그렇게 약한 체면이라니!
우리 집의 체면을 위해 왜 오빠는 삶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지 나는 의아했어요.
왜 그 부담은 오직 나한테만 지워지는 건가요?
- 「염장이」 중에서


그녀는 죽었다.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말하려는 것이다. 그녀는 전화를 끊고 103개의 계단을 올라가 테라스로, 또다시 열두 단계를 넘어 물탱크로 올라가 밤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제 전화는 이상한 장소에서 울린다. 그녀의 목소리가 절박한 나는 그것을 움켜쥔다. 하지만 전화기 너머에는 언제나 아무도 없다. 그저 30미터가 넘는 공간을 올라온 누군가의 깊은 숨소리만 가득했다.
- 「장거리 전화」 중에서


“네 엄마가 널 우리에게 판 거야. 아무도 널 데리러 오지 않아. 이게 네 인생이야. 빨리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너한테 좋을 거야. 이름이 뭐지?“
”주그누.“
그 이름이 방 안에서 깜박였고 작은 목소리는 사라졌다.
”잊어버려. 네 이름도. 어디에서 왔는지. 모든 것을. 누가 물으면 너는 내 조카딸이야. 나를 마우시라고 불러. 그리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돼.“
마담은 그 애를 꼬집으려고 몸을 기울였다.
”이제 조용해졌네. 만약 네가 다시 소리 지르면 내가 와서 널 상대해주지.“
주그누는 이미 그녀에게 꼬집혀 파란 멍이 수십 군데나 있었다. 그리고 소녀는 우는 것보다 나은 방법을 배웠다.
- 「봉인」 중에서


기억은 그 모든 것들 중 가장 오래 머물렀다. 살이 모두 먹혀 버린 후에도 오랫동안, 뼈들이 산산히 부서져 진흙 속에서 가루가 되기 시작했을 때에도, 기억들은 남아 있다. 그러나 시간은 그것들도 마모시킨다. 나머지 다른 모든 것들과 같이 기억도 부드러운 흙 속으로 씻겨 내린다.
- 에필로그 중에서

 

 

목차

옮긴이의 말 그들은 왜 돌아오는가? - 4
프롤로그 귀신을 믿으시나요? - 10

특별한 소녀 19
침묵의 영혼들 36
사랑에 빠진 귀신 51
이웃집 귀신 70
바람 부는 마을 81
염장이 100
카니카 113
빙의 126
아베 마리아 141
푸닥거리 159
하리 영감의 아내 170
벌거벗은 귀신 184
우는 아이 188
장거리 전화 199
봉인 208

에필로그 잠자는 이들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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