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눌러 쓴 편지

오경심 저 | 수필과비평사 | 2019년 12월

미리보기 북트리

정가
$26.00
판매가
$14.3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29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8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91159332555 / 282쪽 150 x 22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 18,900
  • 17,820
  • 19,800
  • 15,120

책 소개

출판사 리뷰

그의 작품에는 외로움이라는 어휘가 도처에서 돌출한다. 그 첫 번째의 것은 어머니의 것이다. 오경심은 “인생 전체가 외로움이었고 고독이었던 어머니, 삶이 곧 투쟁이었던 어머니를 가장 외롭고 고독하며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보냈다.”고 참회한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심은 “외로움으로부터의 결별”이라고 정의하면서 작자는 “그 지독했을 어머니의 외로움도 끝이 난 것이다.”라고 어머니의 최후를 정돈하였다. - ‘작품해설’에서_이향아 (시인, 호남대 명예교수)

저자 소개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국 드라마 전공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0년 현재 강원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서양 극예술의 이해』(공저),『연극의 이해와 실제』(공저)가 있고 역서로는『윈더미어 부인의 부채』,『어니스트 놀이』,『해롤드 핀터 전집 9』,『최상의 직업여성들』,『푸코와 문학』(공역)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이런 마음

내 곁에 있어준 당신 고맙습니다.

당신을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했던 젊은 날이
중년을 지나고 노년이 되었네요
우리 가족 곁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아주 오래 전, 크리스마스 이브.
한밤 중 인기척에 어머니가 문을 열었을 때
사십 리 밤길을 걸어 온 청년이 서있었지요
낯선 길이 무섭고 추웠을 텐데…
잘 알지도 못한 길을 찾아와서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고 싶어서 왔다고 하며
얼굴만 보고 다음날 곧장 떠나긴 했지만

그 비실하던 청년은
중년을 뛰어넘어 노년이 되는가 싶더니
이제는 많이 늙었네요

한창 일할 때
당신은 신들린 것처럼 살았어요
학교에서 새벽녘에 들어와서
잠깐 눈 좀 붙이겠다고 하고
한두 시간 눈을 붙인 후,
챙겨 둔 가방만 들고 외국으로 떠나가서
타국의 실험실에서 방학을 보내고 왔지요

나는 도서관에 가서 방문할 나라의 문화를 찾아 읽고
옷이며 필요한 당신의 짐 가방을 쌌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가요? 공감능력은 그렇고 그래요
지금도 행동 습관은 별로랍니다

우리가 이렇게
지금껏 살아왔다는 것
서로에게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요
삶은 찬란한 여로
껍질을 깨면 새로운 것이
쏟아져 나와요
살아있어 고맙습니다 당신

LOVE K


어머니의 삶은 보나마나 자갈밭 길이었을 것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전사자의 아내이면서도 잘못된 호적 때문에 아무 혜택도 받지 못했고, 유공자의 하나뿐인 딸인 나 역시 보훈대상자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지냈다. 어머니의 억제된 한은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머릿속에서 용수철이 튕기듯이 수시로 튀어 나왔다. 누르면 누를수록 튀어나왔다. 어머니는 당신의 억울한 세월을 보상 받고 싶었을 것이다.
작은집 사람 어느 누구라도 따뜻한 손을 내밀어 잡아주길 바랬을는지도 모른다. 고생 많이 하셨다고, 미안한 일들이 자기들도 모르게 벌어졌노라고 사과의 말, 한 마디라도 듣고 싶어서 당신도 모르게 발길을 그쪽으로 자주 돌렸을 것이다.
나는 어머니를 완전히 몰랐었다. 혼자 외로웠을 어머니를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한 미련한 곰탱이었다.
- <푸르던 시절> 중에서

CCTV에 비친 어머니는 어떻게 그렇게나 잘 걸었을까? 사거리가 나오면 용케도 시골 가는 방향을 향해 갔었던 것을. 내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던 곳으로... 불행히도 그곳에는 논이 있었다.
어머니는 들녘의 논을 보자 우리 논인 줄 알고 들어갔겠지만 그분은 신발 아래 밟히는 촉감만으로도 당신 논을 아는 분이다. 비슷한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당신의 논을 찾아서 자꾸 안으로, 안으로 들어갔다가 기진맥진해서 정신을 놓아버린 것이다. 어머니에게 핸드폰을 사드리고 관리를 했더라면 위치 추적이 가능했을 것이다. 왜 나는 어머니에게는 핸드폰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을까.
수도 없이 많은 후회와 변명을 하다가 어머니는 죽으면서도 나를 가르치고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석 달만이라도 나와 함께 살자고 했던 내 말을 들어주었다. 딱 석 달. 어머니가 석 달을 참아주심으로 딸의 체면을 살려주고 가신 것이다. 내가 마치 자식의 도리를 다하기라도 한 것처럼 보이게.
- <논으로 가는 길> 중에서

 

목차

Prologue__5

1부 | 사랑을 위하여
뉴잉글랜드의 가을__12
사랑을 위하여__17
반지__23
평행선__29
사람의 향기__34
난주 유감 蘭州 遺憾__42
비행기표__48
금계골 경님이__53
경애에게__58

2부 | 친정에 가자
중추절 수련회__62
어디쯤이었을까__68
오동꽃 필 때__73
봄은 오는데__77
푸르던 시절__82
눌러쓴 편지__91
논으로 가는 길__96
그날의 뒷모습__104
빈 석작__107
친정에 가자__110
심청축제장에서__116
빈집을 지키는 들깨 한 포기__120

3부 | 홀로 크는 나무처럼
아커맨 선생님__126
아커맨처럼 살아라__135
외로움은 안개처럼__141
알프스 산골마을__147
전통 결혼식__153
홀로 크는 나무처럼__159
가족의 이름으로__167
육십 년 만의 해후__172
귀촌을 하다__176
아마추어와 프로__180

4부 | 기도할 줄 아는 사람
수석정 솔바람 소리__186
정영사의 여름__192
유년의 계곡__197
일채의 성적표__202
아버지라는 자리__209
고정관념__214
가면왕국__219
복돈__223
능주__227
기도할 줄 아는 사람__232
모리셔스의 사람들__237

|작품 해설|이향아(시인ㆍ호남대학교 명예교수) 바다로 가는 어머니의 강__248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