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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기와 거주하기: 도시를 위한 윤리

원제 : Building and Dwelling -Ethics for the City

리처드 세넷 저 | 김병화 역 | 김영사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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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4999669 / 512쪽 145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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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도시는 인간에게 무엇이고 어떻게 지어져야 하는가
공간 속을 움직이고 장소에 거주하며,
삶을 짓고 세계를 건설하려 분투하는 인간을 위한 도시사회학
《장인》 《투게더》에 이은 호모 파베르 3부작 완결편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 석학 리처드 세넷의 도시 독법. 이 책에서 그는 고대 아테네에서 21세기 상하이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도시에 대해 사유하고 제안한다. 파리, 바르셀로나, 뉴욕이 어떻게 지금의 형태를 갖게 되었는가를 돌아보면서 제인 제이콥스, 루이스 멈포드를 비롯하여 하이데거, 발터 벤야민, 한나 아렌트 등 주요 사상가들의 생각을 살펴보는가 하면, 남미 콜롬비아 메데인의 뒷골목에서 뉴욕의 구글 사옥, 한국의 송도에 이르는 상징적 장소를 돌아다니며 물리적인 도시가 사람들의 일상 경험을 얼마나 풍부하게 하고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킬 수 있는지, 혹은 그 반대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건설되는 물리적 도시인 ‘빌ville’과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정신적 도시 ‘시테cité’의 관계가 끊임없이 변주되어 있는 이 책에서, 세넷은 넓고 깊은 지식과 섬세한 통찰력을 발휘하여 닫힌 도시, 즉 건축적 분리와 사회적 불평등이 서로를 강화해주는 도시가 어떻게,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살펴보고, 그 대안으로 열린 도시를 제안한다. 열린 도시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차이를 드러내고 받아들이며 복잡성을 다루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고, 기후위기 같은 단기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위협과 불확실성에 맞서서도 더 잘 회복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리처드 세넷
저자 : 리처드 세넷
미국 뉴욕대학교와 영국의 런던정경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사회학뿐 아니라 건축, 디자인, 음악, 예술, 문학, 역사, 정치경제학 이론까지 두루 막힘이 없는, 학문적이면서도 우아하고 섬세한 글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 1943년 공산당원인 아버지와 노동운동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빈곤과 범죄로 악명 높은 시카고의 공공주택 카브리니그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3세에 대중 앞에서 연주를 할 정도로 첼로에 재능을 보였고, 프로 연주자를 꿈꾸며 1961년 줄리아드 음악학교를 졸업했지만 이듬해 발병한 손목굴증후군으로 음악가의 꿈을 접고 학계에 입문했다. 19세에 처음 만난 한나 아렌트를 스승으로 삼아 함께 공부하며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받았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 역사, 철학을 공부해 1969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여러 대학에서 가르치며 배웠다. 1977년 수전 손태그 등과 함께 뉴욕인문학연구소를 창립했으며, 1987년 사회학자 사스키아 사센과 결혼했다. 미국노동협의회 회장을 맡았으며, 유네스코와 유엔해비타트 등 유엔 산하의 여러 기구에서 일했다. 컬럼비아대학교 부속기관인 ‘자본주의와 사회 센터’의 선임연구원이자 교육 및 연구를 통해 도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설립된 단체 ‘테아트룸 문디’의 의장이기도 하다. 학자로서의 삶 외에 정원을 가꾸고 요리하며, 여전히 첼로를 연주한다.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사회과학아카데미, 영국학술원, 왕립문학회 등 여러 학술 단체의 회원이며, 2006년 헤겔상, 2010년 스피노자상, 2018년 대영제국훈장(OBE) 등을 받았다. 도시사회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살과 돌》 《공적 인간의 몰락》 《눈의 양심》과, 1998년 독일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라 ‘유럽에서 읽히는 미국인’이란 평을 얻은 《신자유주의와 인간성의 파괴》를 비롯해 노동사회학의 명저로 평가받는 《계급의 숨겨진 상처》 《불평등 사회의 인간 존중》 《뉴 캐피털리즘》 등을 썼고, 소설도 여러 편 발표했다.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스스로 삶을 만드는 존재인 인간(호모 파베르)이 개인적 노력, 사회적 관계, 물리적 환경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설명하는 ‘호모 파베르 프로젝트’ 3부작을 구성하여 《장인》 《투게더》를 썼다. 《짓기와 거주하기》는 이 프로젝트의 완결편이다.

역자 : 김병화
대학교에서 고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꼭 읽고 싶은 책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마음에서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렇게 하여 나온 책이 《투게더》 《증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회상록》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소리와 몸짓》 《외로운 도시》 《음식의 언어》 《문구의 모험》 《세기말 빈》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등 여러 권이다. 생각이 같은 번역자들과 함께 번역기획 모임 ‘사이에’를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해제 : 임동근
서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공학석사를, 프랑스 파리7대학에서 지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간연구집단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문화과학〉 편집위원이며 주요 저서로 《서울에서 유목하기》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공저) 등이, 주요 역서로 리처드 세넷의 《살과 돌》, 데이비드 하비의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의 공간들》 등이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김병화
옮긴이 _김병화
대학교에서 고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꼭 읽고 싶은 책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마음에서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렇게 하여 나온 책이 《투게더》 《증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회상록》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소리와 몸짓》 《외로운 도시》 《음식의 언어》 《문구의 모험》 《세기말 빈》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등 여러 권이다. 생각이 같은 번역자들과 함께 번역기획 모임 ‘사이에’를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해제 _임동근
서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공학석사를, 프랑스 파리7대학에서 지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간연구집단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문화과학〉 편집위원이며 주요 저서로 《서울에서 유목하기》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공저) 등이, 주요 역서로 리처드 세넷의 《살과 돌》, 데이비드 하비의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의 공간들》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이마누엘 칸트는 1784년에 쓴 코스모폴리스에서의 삶을 다룬 논문에서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으로는 곧은 물건을 절대 만들어낼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도시는 수십 개의 언어를 쓰는 다양한 성분의 이주자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비틀려 있다. 또 그 속의 불평등성이 너무나 확연하기 때문에 비틀려 있다. 날씬하고 세련된 여성들이 점심식사를 하는 장소에서 바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지친 청소부가 있고, 젊은 졸업생 수는 너무 많은데 일자리 수는 너무 적다. 물리적 빌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도로를 보행자 전용으로 만들려는 계획이 주택 위기를 감소시킬 수 있을까? 건물에 강화 단열 유리를 사용하면 사람들이 이민자들에게 더 관대해질까? 도시는 시테와 빌이 비대칭성이라는 고난을 겪는다는 점에서 비틀려 있는 것 같다. _10~11쪽

도로–속도의 경험이 ‘빠른 것은 자유, 느린 것은 부자유’라는 특정한 버전의 현대성을 정의한다. 원하는 곳이 어디든 언제나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동해야 한다는 공식은 거주지에 대한 본능적 감각을 축소시킨다. 당신은 그저 지나치고 있을 뿐이다. _58~59쪽

부아쟁 계획은 유동하는 현대성의 한 면모인 과거 지우기를 잘 보여준다. 르코르뷔지에는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혹은 흰색으로 칠한 콘크리트로 지은 새로운 구역을 상상했다. 그런 색을 쓰는 것은 시간의 흐름이 물리적 재료에 흔적을 남기는 방식에 도전한다는 의미다. 오래된 건물이나 닳은 포장석은 그 물리적 환경이 사용된 것임을 알려준다. 거주는 흔적을 남긴다. 아무 칠도 하지 않거나 흰색으로 칠한 콘크리트는, 건물은 아무도 그곳에 산 적이 없었던 것처럼 언제든지 복원될 수 있다는 상징으로 보였기에 르코르뷔지에에게 매력적이었다. 재료를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유혹적인 논리가 있다. 너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과거와 단절할 필요가 있다. 현재를 살려면 과거의 기억, 습관, 신념을 불러오는 시간이 남긴 표시를 없애라. 빌을 희게 칠하라. 흰색은 새로움과 지금을 의미한다. _109~110쪽

헐벗은 권력이 살아남으려면 옷이 필요하다. 즉 스스로를 합법화해야 한다. 성장의 약속이 그 한 가지 방법이다. 성장은 경제, 정치, 기술적 진보를 한꺼번에 감싸 안는다. _146쪽

Q 부인은 중국 도시에 대한 서구적 사유의 분별력을 의심하고 있었다. 한번은 그녀에게 제인 제이콥스의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을 주면서 읽어보라고 했다. 그 책을 좋아할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그녀는 좋아하지 않았다. 작은 동네, 느린 성장, 상향식 정치를 옹호하는 그 위대한 미국인은 너무 ‘미국적’이었기 때문이다. 느린 성장은 부자 나라나 누릴 수 있는 여유다. 더욱이 Q 부인은 자발성에 대한 제인 제이콥스의 생각을 순진하게 여겼다. 그녀에게 자발성이란 문화혁명 기간 동안 설치고 다녔던 홍위병 부대를 의미했으니까. _163~164쪽

성인 난민들은 스웨덴어를 충분히 배우지 못해—성인들이 외국어를 배울 때 일반적으로 그렇듯이—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육체노동밖에 없었다. 반면 사춘기 자녀들은 언어 습득 속도가 빨랐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외국어를 쉽게 구사하고 외국 문화를 빨리 받아들이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이 점점 동화될수록 애당초 부모들을 그곳에 오게 만든 고난과 트라우마를 잊어갈지 모른다. 정착한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많은 부모가 아이들이 정말로 그렇게 될까봐 걱정했다. 통합은 실제적인 구원인 동시에 경험적으로는 상실이었다.
당신이 속하지 않는 장소에 어떻게 거주할 것인가? 역으로, 그런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은 당신을 어떻게 대우해야 할까? _183쪽

나는 운 좋게 레비나스가 토라 해석을 진행한 주간 강의를 몇 번 들은 적이 있는데, 혼란스러웠다. 왜 그는 히브리어를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어려운 작업에 그토록 많은 시간을 할애할까? 시간이 지나, 나는 번역이 바로 그의 윤리적 비전이 다루는 문제임을 깨달았다. 언어들은 서로를 향하지만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만난다. 각 언어는 환원 불가능하고 번역 불가능한 의미를 담고 있다. 삶에서는 그런 상황이 더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레비나스의 관점에서 이웃은 서로를 향하는 윤리적 존재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를 헤아리지 못한다. 그렇지만 이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심하게 돌아설 수는 없다. 이웃과의 관계는 바로 인간과 신의 관계, 우리의 이해 능력을 넘어선 신적 존재와의 관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_186쪽

억압받는 자들이 연대하여 뭉친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일 뿐 실제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억압은 통합을 낳지 않는다. 차라리 연대는 지배층에게 ‘우리는 통합했기 때문에 강하다’라는 것을 전달하는 데 필요한 허구다. 피억압자들은 이 허구를 사실로 믿고 행동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으면 억압자들이 그들의 분열을 이용하여 분할 통치할 것이기 때문이다. _200쪽

마찰 없음을 지향하는 사조는 복잡한 장소의 특정한 사항들에 집중하는 초점 관심을 사소한 수준에서도 유보한다. 예컨대, 찾아가기 힘든 곳에 있는 어떤 지역 카페에 굳이 가지 않고 그냥 스타벅스에 들어가는 식이다. 더 심각한 예를 들자면, 마찰 없음은 흑인이나 무슬림 같은 타자의 전형성만 알아본다. 그 전형성에 맞지 않는 흑인 남자나 무슬림 여성의 특수성을 식별하려면 감정적 노동뿐 아니라 정신적 노동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_236쪽

당신이 당신 아버지의 잔혹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내가 ‘뜬금없이’ 내 아버지는 대머리라고 말한다. 이런 뜬금없는 반응이 사실 당신이 마음속에 오래 묵혀두었던 아버지의 악행에 대한 고백을, 고통스럽고 고착된 독백이라는 물길에서 해방시킨다. 내 아버지의 대머리에 대한 이야기로 당신과 나 사이의 교환의 무게는 가벼워졌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교환을 계속 이어지게 한다는 사실이다. 당신 아버지가 잔혹하다는 사실을 내가 잊어버린 것은 아니다. 사실 나는 술을 한 잔씩 더 주문하면서 그 힌트와 흔적을 당신에게서 찾아보려고 한다. 우리는 이야기를 더 할 것이다. _289쪽

르코르뷔지에는 연속되는 똑같은 고층 빌딩들이 마레 지구 전체로, 나아가 파리 전체로 무한히 확장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 설계는 균질적이고 추가 가능한 부분들로 구성된 닫힌 시스템을 보여준다. 그 무차별성은 Q 부인의 상하이와 한국의 신도시에서 현실화되었다. 그런 곳의 똑같은 건물들은 외벽에 거대하게 적힌 숫자로 구별된다. 그 숫자를 보지 않으면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건물을 분별하기 힘들다. _312쪽

반에이크의 공원에서 급진적인 요소는 아이들이 어떻게 놀아야 할지에 관한 개념이었다. 그의 공원 안에 있는 아이들의 놀이터는 안전을 이유로 도로와 격리되지 않았다. 턱은 있었지만 철제 울타리는 없었다. 반에이크의 입장은 아이들이 차량이 통행하는 곳과 풀밭의 차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었고, 아이들은 그것을 배웠다. 이 다공성 때문에 일어난 사고는 거의 없었다. 같은 방식으로 어른들을 위해 마련된 벤치는 아이들이 노는 곳과 공간적으로 분리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거기서 대화를 나누거나 졸고 있는 노인들을 방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_332쪽

제인 제이콥스 이후 어떤 계획가도 로버트 모지스처럼 ‘항복하라. 무엇이 최선인지 내가 안다’라고 대중에게 대담하게 선언하지 않는다. 그런 선언 말고도 채찍을 더 섬세하게 휘두를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의 건축 관련 ‘협의consultation’에는 일반적으로 기획 부서도 포함된다. 그 부서가 가령 새 도로의 위치와 건설 방법에 관한 제안서를 냈을 때, 그 위치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건 사이클 챔피언들이건 항의하면서 큰소리를 내면 기획 부서는 “유익한 견해 교환” 후 이런 반대에 대해 “숙고”한 다음, 애초에 하려고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일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계획가들은 마치 외교 협상과 비슷하게 기꺼이 폐기할 수 있는 몇 가지 세부 사항을 제안서에 심어두어, 실제로 협상이 진행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_363쪽

이때 전문가가 자리를 비우는 일이 발생했다. 어느 유엔 계획가가 어머니 병환 때문에 베이루트를 떠나야 했던 것이다. 일주일 뒤에 돌아와서 “당신들을 남겨두고 가서 미안했습니다”라고 말하자 남베이루트인이 대답했다. “우리끼리 그럭저럭 해냈어요.” 서로 간의 원한보다 동네에 어느 정도 길이의 전선이 필요한지에 집중한 끝에 그런 일을 해낸 것이다. 전문가의 퇴장이 따뜻한 화해를 불러오지는 않았다. 차이로 인한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가 사라져도 계획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_376쪽

알렉시 드 토크빌은 민주주의라는 말을 두 가지 의미로 사용했다. 첫 번째는 다수결의 원칙으로, 그가 두려워한 것이다. 다수가 소수를, 51퍼센트가 49퍼센트를 탄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개인주의다. 여기서의 개인주의는 사람들이 따로 떨어져서 각자의 일에 몰두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이런 종류의 개인주의를 두려워했다. 그것이 “행동의 활기를 소리도 없이 해제해버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거의 같은 취향과 신념을 공유하는 사회, 삶이 단순화되고 사용자 친화적이 된 사회는 에너지를 잃어가는 사회다.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의 협동이 시들어가는 사회다. _387쪽

사회비평가 애시 아민은 칸트식 코즈모폴리턴을 “차이에 무관심해진indifferent to difference” 사람, 그리하여 관용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으로 묘사한다. 관용은 칼 포퍼가 열린 사회를 규정할 때 핵심적 덕목이었다. 이사야 벌린도 어떤 하나의 진리가 아니라, 다분히 상충하면서도 비슷하게 타당한 진리들이 있기 때문에 관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말하자면 관용은 진리에 대한 무관심, 적어도 진리를 생사가 달린 문제로 보지 않는 무관심에 의존한다. _434~435쪽

목차

1. 들어가는 말: 비틀린, 열린, 소박한
비틀린│열린│소박한

1부 두 개의 도시
2. 불안정한 기초
도시계획의 탄생?한 엔지니어 이야기│시테?읽기 힘든 것│빌│군중│현대적이지만 자유롭지 않다?막스 베버는 불행하다
3. 시테와 빌의 이혼
사람과 장소의 헤어짐│균열이 커지다│도시를 어떻게 여는가

2부 거주의 어려움
4. 클레의 천사가 유럽을 떠나다
비공식적인 거주 방식?델리의 미스터 수디르│“그들은 점거하지만 거주하지는 않는다.”?상하이의 Q 부인│클레의 천사가 유럽을 떠나다?모스크바에 간 발터 벤야민
5. 타자의 무게
거주?이방인, 형제, 이웃│기피하기?두 가지 거부│비교하기?가까이에 있는 계급│섞기?정중함의 가면
6. 테크노폴리스의 토크빌
새로운 종류의 개인?초연한 토크빌│새로운 종류의 게토?구글플렉스│마찰 없음 기술?‘사용자 친화적’이라는 것은 사용자들에게 정신적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게 하는가│두 개의 스마트 시티?처방 혹은 조정

3부 도시의 개방
7. 유능한 도시인
스트리트 스마트?한 장소를 건드리고, 듣고, 냄새 맡기│걷기의 지식?낯선 장소에서 자리잡기│대화적 실천?낯선 사람들과 이야기하기│파열 관리?이민자, 모범적인 도시 거주자
8. 다섯 가지 열린 형태
중심은 동시적이다?두 개의 중심적 공간과 실패한 설계│구두점 찍힌 곳?기념비적이고 세속적인 표시들│다공성?세포막│미완성?셸과 일반형│다중성?씨앗 계획
9. 만들기의 연대
공동 제작?열린 형태로 작업하기│협동은 하지만 가깝지는 않은?사회성

4부 도시를 위한 윤리
10. 시간의 그늘
자연이 도시를 공격하다?장기적, 단기적 위협│파열과 결착?‘정상적’인 도시 시간│수선?품질 테스트

결론: 여럿 중의 하나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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