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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1707442 / 384쪽 152 x 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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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말하세요!”라고 외치면서도, 과연 우리는 들을 준비가 돼 있는 걸까?
-때때로 진실을 외면하고 침묵하던 우리의 이야기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평범한 소녀 멜린다는 어느 날부터 전혀 입을 열지 않는다. 목구멍이 늘 따끔거리고, 입술엔 껍질이 벗겨지고, 아침에 일어나면 입을 너무 꽉 다물고 있어서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다.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말 없는 멜린다를 재촉하지만, 그럴 때마다 알아듣지 못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거나 아예 입이 얼어붙어 버린다. 누군가 몰래 본드로 입을 붙인 것처럼 말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중학교 여름 방학이 끝날 무렵, 어느 파티에서 경찰을 부른 일로 멜린다는 다음날부터 학교에서 왕따 신세가 된다. 오랜 친구들은 물론이고, 어느 누구도 멜린다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학교 복도를 지나갈 때마다 “쟤가 경찰서에 전화한 애야.”라고 수군거릴 뿐이다. 왕따가 멜린다의 말문을 닫게 했을까. 아니면, 소통이 어려운 부모님과의 관계 탓일까. 사실 멜린다는 자신의 말문이 닫힌 이유을 알고 있다. 왜 자신 속으로 끝없이 침잠해 들어갈 수밖에 없는지, 왜 갑자기 말을 하지 못하게 됐는지.
그래픽노블 『스피크』는 성폭행 피해자인 멜린다의 삶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단지 즐거운 파티를 망쳤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공공의 적이 돼 버린 탓에 자신의 피해를 당당하게 주장하지도 못한다. 절벽 끝에 몰린 멜린다는 진실을 말하기보다는 스스로 침묵하고 현실을 외면하고자 한다. 책 전체에 펼쳐져 있는 차가운 흑백의 이미지들은 이처럼 1년 동안 성폭행, 왕따, 실어증 등에 시달리면서 어둡고 우울해진 멜린다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Me Too movement)’이 일어나면서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은 더욱 높아졌다. 미투 운동은 2017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한 유명 영화 제작자의 성추문을 폭로하기 위해 ‘#MeToo(나도)’라는 댓글이 달리면서 전 세계 소셜 미디어에 널리 퍼져 나갔고, 이를 계기로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침묵을 깨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 『스피크』는 ‘미투 운동’보다 훨씬 전에, 여대생 4명 중 1명꼴로 캠퍼스에서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미국 사회에 경종을 울린 작품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당당하게 말하세요!”라고 외치면서도, 과연 우리는 진정으로 귀 기울여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걸까? 마음을 열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할 자세를 갖추고 있는 걸까? 어쩌면 『스피크』는 그동안 진실을 때때로 외면하고 침묵하던 우리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