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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메시스: 믿는 체하기로서의 예술

켄달 L. 월튼 저 | 양민정 역 | 북코리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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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3246741 / 612쪽 180 x 2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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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그림, 연극, 영화, 그리고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인형, 목마, 장난감 트럭, 그리고 테디 베어를 살펴보아야 한다. 재현적인 예술 작품이 뿌리내리고 있고 또 그러한 작품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활동들은 아이들의 믿는 체하기(make-believe) 게임과의 연속선상에서 가장 잘 이해될 수 있다. 사실, 나는 이러한 활동들을 믿는 체하기 게임 그 자체로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며, 인형과 테디 베어가 아이들의 게임에서 소도구(prop)의 역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재현적인 예술 작품들은 그러한 게임 에서 소도구로서 기능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아이들은 믿는 체하기 활동들에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바친다. 그리고 이러한 몰두는 어떤 특정 문화나 사회적 집단에 한정되지 않고 거의 보편적인 것처럼 보인다. 믿는 체하기 활동에 참여하려는 충동과 그러한 활동이 해결해주는 요구는 매우 근본적인 것 같다. 만약 그렇다면, 아이들이 성장하는 순간 단순히 거기서 벗어나게 된다고 예상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믿는 체하기가 성인의 출발점에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린다면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 40쪽 “나무 그루터기를 곰이라고 해보자”라고 에릭이 제안한다. 그레고리가 동의하고, 하나의 믿는 체하기 게임이 시작된다. 그 게임 안에서 나무 그루터기들 ― 단지 하나 혹은 특정한 몇몇이 아니라 모든 나무 그루터기들 ― 은 곰으로 “간주된다”. 숲속에서 한 나무 그루터기와 마주치자, 에릭과 그레고리는 곰 한 마리를 상상한다. 그들이 상상하는 것의 일부분은 어떤 특정 위치 ― 실제로는 나무 그루터기가 차지하고 있는 그 위치 ― 에 곰 한 마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봐, 저기에 곰 한 마리가 있어!”라고 그레고리가 에릭에게 소리친다.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흘려듣고 있던 수전은 깜짝 놀란다. 에릭은 자신이 가리킨 장소에 곰이 있다는 것은 단지 “게임 안에서”일 뿐이라고 그녀를 안심시킨다. 거기에 곰이 있다는 명제는 게임 안에서 허구적이다. - 74쪽 여기에 가장 매력적인 종류의 사례가 하나 있다. 찰스는 끔찍한 녹색 점액질 괴물이 나오는 공포영화를 보고 있다. 그는 그 점액질 괴물이 땅 위로 천천히, 그러나 가차없이 흘러나오며 지나가는 길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해버리는 동안 의자에 움츠리고 앉아있다. 곧 번질거리는 머리 하나가 울퉁불퉁한 덩어리에서 생겨나고, 두 개의 반짝거리는 눈이 카메라에 고정된다. 그 괴물은 속도를 올리며 새로운 경로로 흘러 관객을 향해 곧장 다가온다. 찰스는 비명을 지르며 의자를 필사적으로 움켜쥔다. 나중에 그는 여전히 떨면서 그 점액질 괴물이 “무서웠다고” 고백한다. 그는 그것을 정말로 무서워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찰스의 상태는 몇몇 명백한 측면에서 곧 일어날 실제 세계의 재난에 겁을 먹은 사람의 상태와 유사하다. 그의 근육은 긴장해 있고, 그는 의자를 움켜쥐고 있으며, 맥박은 빨라지고,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이러한 생리-심리적 상태를 유사 공포(quasi-fear)라고 부르도록 하자.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진정한 공포가 되지 못한다. - 286~287쪽 간단하게 말하면, 실재론자들이 사람들은 허구적 개체들을 지칭하고 그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의 이론은 사람들이 말하는 바를 타당하게 만들기 위해 허구적 개체들이 있다고 상정해야 한다고 정색하고 주장한다면, 그들은 허구라는 제도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는 믿는 체하기의 요소를 간과하거나 경시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그들은 허구적 개체들을 지칭하는 것처럼 가장하기와 이러한 가장하기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진정한 존재론적 믿음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믿는 체하기에 너무나 깊이 몰입해 있기 때문에 믿는 체하기는 이론화 자체까지도 감염시킨다. 우리가 할 일은 그것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탈출해보는 것이다. - 537쪽

저자 소개

미국의 철학자이며 현재 미시간 대학 명예교수이다. 동시대의 가장 저명한 미학자 중의 한 사람이며 현대 분석미학의 광범위한 분야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연구 주제는 주로 예술에 대한 이론적 질문들 및 심리 철학, 형이상학, 언어 철학의 문제들이다. 대표 저서인 『Mimesis as Make Believe: On the Foundations of the Representational Arts』 외에도 사진, 회화적 재현, 허구와 감정 반응, 허구적 개체들의 존재론적 지위, 음악 미학, 은유, 미적 가치 등에 대한 많은 저서와 논문이 있으며, 그중 상당수는 지난 수십여 년간 이 분야의 가장 중요한 저술들에 속한다. 

역자 소개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그림 안에서 보기: 회화적 재현의 본질에 대한 논의」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논문으로 「굿맨의 재현 이론에 대한 재고찰」(2013), 「사진의 인식적 특징과 사진 경험의 현상학」(2016), 「예술적 가치란 무엇인가: “예술적 가치”의 두 가지 개념과 그 한계」(2018) 등이 있으며, 역서로 『미메시스: 믿는 체하기로서의 예술』(근간)이 있다.

책 속에서


그림, 연극, 영화, 그리고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인형, 목마, 장난감 트럭, 그리고 테디 베어를 살펴보아야 한다. 재현적인 예술 작품이 뿌리내리고 있고 또 그러한 작품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활동들은 아이들의 믿는 체하기(make-believe) 게임과의 연속선상에서 가장 잘 이해될 수 있다. 사실, 나는 이러한 활동들을 믿는 체하기 게임 그 자체로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며, 인형과 테디 베어가 아이들의 게임에서 소도구(prop)의 역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재현적인 예술 작품들은 그러한 게임 에서 소도구로서 기능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아이들은 믿는 체하기 활동들에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바친다. 그리고 이러한 몰두는 어떤 특정 문화나 사회적 집단에 한정되지 않고 거의 보편적인 것처럼 보인다. 믿는 체하기 활동에 참여하려는 충동과 그러한 활동이 해결해주는 요구는 매우 근본적인 것 같다. 만약 그렇다면, 아이들이 성장하는 순간 단순히 거기서 벗어나게 된다고 예상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믿는 체하기가 성인의 출발점에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린다면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 40쪽

“나무 그루터기를 곰이라고 해보자”라고 에릭이 제안한다. 그레고리가 동의하고, 하나의 믿는 체하기 게임이 시작된다. 그 게임 안에서 나무 그루터기들 — 단지 하나 혹은 특정한 몇몇이 아니라 모든 나무 그루터기들 — 은 곰으로 “간주된다”. 숲속에서 한 나무 그루터기와 마주치자, 에릭과 그레고리는 곰 한 마리를 상상한다. 그들이 상상하는 것의 일부분은 어떤 특정 위치 — 실제로는 나무 그루터기가 차지하고 있는 그 위치 — 에 곰 한 마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봐, 저기에 곰 한 마리가 있어!”라고 그레고리가 에릭에게 소리친다.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흘려듣고 있던 수전은 깜짝 놀란다. 에릭은 자신이 가리킨 장소에 곰이 있다는 것은 단지 “게임 안에서”일 뿐이라고 그녀를 안심시킨다. 거기에 곰이 있다는 명제는 게임 안에서 허구적이다.
- 74쪽

여기에 가장 매력적인 종류의 사례가 하나 있다. 찰스는 끔찍한 녹색 점액질 괴물이 나오는 공포영화를 보고 있다. 그는 그 점액질 괴물이 땅 위로 천천히, 그러나 가차없이 흘러나오며 지나가는 길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해버리는 동안 의자에 움츠리고 앉아있다. 곧 번질거리는 머리 하나가 울퉁불퉁한 덩어리에서 생겨나고, 두 개의 반짝거리는 눈이 카메라에 고정된다. 그 괴물은 속도를 올리며 새로운 경로로 흘러 관객을 향해 곧장 다가온다. 찰스는 비명을 지르며 의자를 필사적으로 움켜쥔다. 나중에 그는 여전히 떨면서 그 점액질 괴물이 “무서웠다고” 고백한다.
그는 그것을 정말로 무서워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찰스의 상태는 몇몇 명백한 측면에서 곧 일어날 실제 세계의 재난에 겁을 먹은 사람의 상태와 유사하다. 그의 근육은 긴장해 있고, 그는 의자를 움켜쥐고 있으며, 맥박은 빨라지고,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이러한 생리-심리적 상태를 유사 공포(quasi-fear)라고 부르도록 하자.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진정한 공포가 되지 못한다.
- 286~287쪽

간단하게 말하면, 실재론자들이 사람들은 허구적 개체들을 지칭하고 그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의 이론은 사람들이 말하는 바를 타당하게 만들기 위해 허구적 개체들이 있다고 상정해야 한다고 정색하고 주장한다면, 그들은 허구라는 제도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는 믿는 체하기의 요소를 간과하거나 경시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그들은 허구적 개체들을 지칭하는 것처럼 가장하기와 이러한 가장하기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진정한 존재론적 믿음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믿는 체하기에 너무나 깊이 몰입해 있기 때문에 믿는 체하기는 이론화 자체까지도 감염시킨다. 우리가 할 일은 그것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탈출해보는 것이다.
- 537쪽

목차

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글
서문

I. 재현
1. 재현과 믿는 체하기
2. 허구와 비허구
3. 재현의 대상
4. 발생의 역학

II. 재현의 감상
5. 퍼즐과 문제들
6. 참여
7. 심리적 참여

III. 양상과 방식들
8. 회화적 재현
9. 언어적 재현

IV. 의미론과 존재론
10. 허구적 개체 없이 견디기
11. 존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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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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