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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의 보이는 매력

김응빈 저 | 샘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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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46421127 / 172쪽 133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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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미생물이 해롭고 더럽고 하찮은 존재라고?! 최근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여 확산 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올해 초에도 우리나라에 갑자기 많은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는 기사가 줄줄이 올라왔었다. 이렇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질병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미생물이다. 너무 작아서 개별적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들이 고약한 모습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는 미생물이라고 하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해롭고 더럽고 하찮은 생물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이것은 미생물에 대해 잘 몰라서 생기는 안타까운 오해다. 2007년 미국 국립보건원은 인체에 살고 있는 미생물, 즉 인간 미생물체의 변화와 우리 건강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기 위해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연구 성과에 따르면, 인체에는 세균이 약 37조 마리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인간의 건강은 물론이고 생존 자체에 필수적이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음식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효소를 모두 가지고 있지 않다. 장내 세균의 유전자에서 만들어지는 효소가 없다면, 우리는 음식물을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해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장내 세균은 비타민과 항염증 물질 등 우리 유전자로는 만들 수 없는 여러 유익한 화합물을 생산해낸다. 또한 미생물이 우리가 매일 버리는 생활 폐기물을 분해하지 않는다면, 쉽게 이야기해서 썩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이상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고 머지않아 우리가 버린 쓰레기 더미에 묻혀버리고 말 것이다. 최근에 썩지 않고 잘게 부서지기만 하는 플라스틱 제품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미생물 중에는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도 있다. 또한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로 미생물을 활용한 생물연료가 주목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 지구에 필요한 산소의 절반 정도를 공급해준다. 미생물은 우리의 건강뿐 아리라 지구 생태계의 균형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위대한 미생물학자 파스퇴르도 이렇게 말했다. “자연계에서 한없이 작은 것들의 역할이 한없이 크다.” 나눔을 통한 공생으로 함께하는 행복을 알려주는 미생물 생물학적으로 모든 생명체의 삶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경쟁의 연속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네 삶에서도 경쟁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경쟁 자체가 아니라 경쟁의 원칙이다. 바람직한 경쟁의 원칙을 미생물 세계에서 볼 수 있다. 1930년대에 러시아의 한 생물학자가 한정된 먹이를 공급하며 두 종의 집신벌레를 함께 키웠는데, 결국 승자 독식의 광경을 목격했다. 지금 우리의 현실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자연 환경에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는다. 자연 상태에서는 모든 생물종의 고유한 능력, 즉 생태지위가 존중되는 가운데 경쟁을 한다. 예를 들어, 암모니아를 제거해주는 세균들은 먹이를 사이좋게 나누어 먹는다. 암모니아는 아질산을 거쳐 질산으로 산화되는데, 암모니아와 아질산을 먹는 세균은 각각 한 가지만을 먹고 남의 것을 탐하는 일이 결코 없다. 루미노코쿠스 브로미라는 장내 세균은 인간의 소화 효소와 다른 미생물들이 분해하지 못하는 저항성 전분을 분해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로 인해 여러 미생물들이 모여든다. 브로미로부터 시작되는 미생물 공동체는 미생물 세상에 호혜적 협력이 아니라 순수한 베풂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미생물의 조화로운 공생의 모습을 볼 때, 아주 작은 생물인 미생물(微生物)이 아름다운 생물, 곧 미생물(美生物)로 보이기도 한다고 말한다. 단순한 미생물도 해내는 이 일을, 오히려 고매한 인간은 크고 작은 욕심과 이기심 때문에 해내지 못한다. 진정으로 행복한 공존을 원한다면, 서로 조금씩 내어주고 품어주는 지혜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삶의 방식을, 공생하는 법을 미생물에게 배울 수 있다. 공생의 반대말은 경쟁이나 기생, 홀로살기 따위가 아니라 ‘공멸’이라고!

저자 소개

  • 저자 : 김응빈
저자 : 김응빈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미생물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럿거스 대학교에서 환경미생물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식품의약국 산하 국립독성연구소에서 연구를 수행했으며, 1998년 연세대학교 생물학과에 부임했다.
독성 화합물 분해 미생물과 장내 미생물에 대해 연구를 수행하면서 지금까지 SCI 논문 60여 편을 발표했다. 미국미생물학회(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 학술지 편집위원이자 한국환경생물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여러 방송과 대중 강연, 온라인 매체 등을 통해 흥미로운 미생물의 세계를 널리 알리고 있으며, 생물학과 철학의 접점을 찾는 융합 연구에 관심이 많다. 2005년에 최우수강의교수상(Best Teacher Award)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나는 미생물과 산다》, 《미생물이 플라톤을 만났을 때》(공저), 《생명과학, 신에게 도전하다》(공저), 《생명은 판도라다》, 《핵심 생명과학》, 《한눈에 쏙! 생물지도》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세상을 바꾼 위대한 생각 100-철학》, 《세상을 바꾼 위대한 생각 100-우주》, 《토토라 미생물학》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세렌디피티의 뜻은 몰라도 단어 자체는 귀에 익은 청소년이 많을 것 같습니다. 글로벌 한류스타 방탄소년단의 노래 제목으로도 유명한 이 영어 단어는 ‘우연히 중대한 발견을 하는 경우’를 뜻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우연은 길을 가다 돈을 줍거나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그런 요행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플레밍에게 행운이 찾아온 건 맞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행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놓치지 않고 붙잡았다는 사실입니다. 병원균을 파괴할 수 있는 마법의 탄환만을 늘 골몰하던 그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_38~39쪽

‘대변 미생물상 이식(FMT)’이라는 다소 엽기적인 치료법이 개발되어 일부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하는 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기본적으로 FMT란, 건강한 사람(보통 가족)에게서 대변을 채취한 다음, 이것을 대장내시경이나 위내시경 등을 통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입니다. 항생제 치료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도 이에 대한 규제를 최근 완화했습니다. 이제 필요한 건 좀 더 편리한 시술 방법이겠죠? _63쪽

그러고 보니 우리의 몸바탕은 인간 유전자와 인간 미생물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합작품입니다. 비유하여 말하자면, 이건 일종의 오케스트라 연주입니다. 아름다운 화음은 건강의 초석이지만, 불협화음은 질병을 부르는 손짓이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우리입니다. 우리가 타고난 유전자의 연주는 통제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미생물 단원은 지휘자 하기 나름인 것이죠! _70쪽

오늘날 충치는 인간에게 가장 흔한 감염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17세기까지만 해도 충치는 드물었습니다. 더 오래전 시대를 살았던 인간 유골에서는 10명 가운데 1명 꼴 정도로 충치가 보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음식으로 섭취하는 설탕의 양이 크게 증가한 것이 빈번한 충치 발생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소위 말하는 선진국에서 설탕은 음식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설탕을 하루 세끼 식사를 통해서만 섭취한다면, 신체의 보호 및 복구 장치에 큰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치아에 가장 해를 끼치는 것은 간식으로 섭취되는 설탕입니다. _85~86쪽

이번에는 고정관념을 깨는 생물연료를 소개합니다. 미생물, 특히 세균들은 우리가 보기에 역겨운 것들을 아주 잘 먹습니다. 예컨대 어떤 세균들은 우리의 오줌을 먹고 힘을 얻습니다. 이를 본 과학자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이들 세균을 이용하여 오줌으로 전기를 만들기로 한 것이죠. 황당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오줌으로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전등을 밝히는 기술이 이미 개발되었으니 말입니다. _92~93쪽

내생포자는 아주 오랫동안 휴면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혹독한 환경을 거뜬히 견뎌내다가 기회가 오면(환경 조건이 호전되면) 다시 자라기 시작합니다. 내생포자가 정상 세포 상태로 돌아오는 과정을 발아라고 합니다. 예컨대, 약 7,500년 동안 동토에 묻혀 있던 세균의 포자에게 적절한 성장 조건을 제공하자 살아났습니다. 심지어 호박(나뭇진이 굳어 생긴 광물) 속 벌의 창자에서 발견된 2,500만 년에서 4,000만 년 된 내생포자가 영양 배지 위에서 기지개를 켰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도대체 내생포자는 어떻게 거의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을까요? _109쪽

14세기 유럽에는 춤의 광풍이 몰아쳤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마치 머릿속 음악에 맞춰 춤을 추듯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무언가가 그들의 근육과 정신을 조정하는 것 같았죠. 그리고 전염병처럼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이 광란의 춤을 유발한 원인은 여전히 논쟁거리입니다만, 가장 유력한 설명은 바로 맥각 중독입니다. 맥각균은 습한 장소에 보관된 곡식에서 자라는 곰팡이입니다. 맥각균이 만드는 독소는 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마비와 경련, 환각, 불면증 등을 일으킵니다. _113~114쪽

펠라지박터 유비크 세균의 공생 모습을 처음 접했을 때, 과학자들은 이것을 하나의 예외적인 사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후속 연구 결과들은 적어도 대양에서는 이런 아름다운 공생이 예외가 아니라 하나의 원칙임을 확인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바이칼호에서도 펠라지박터 유비크의 친척들이 같은 삶을 살면서 그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쯤 되면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는 공생은 미생물 세상에서는 어디서나 적용되는 삶의 원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_130쪽

목차

여는 글 _ 미생물, 그런 건 알아서 뭐하게?

1장. 해롭고 더럽고 하찮은 존재라고?!

미생물과의 첫 만남
나쁜 공기와 전쟁의 서막
박테리아와의 공성전
박테리아의 반격
고슴도치 끌어안기(?)

2장. 떼려야 뗄 수 없는 인간의 동반자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미생물과의 합주
어디선가 은밀하게
미생물도 사회적이다
오복의 기본

3장. 미생물은 축복인가 재앙인가

친환경 대체에너지, 생물연료
사라지지 않고 작아질 뿐
백색가루의 정체
마이크로 용병
행복을 알려주는 미생물

4장. 나눔을 통한 공생의 아이콘

아름다운 공생을 통한 소확행
우드와이드웹
버섯 재배의 원조 달인
생명 네트워크
미생물이 전하는 공생의 철학

닫는 글 _ 행복한 공생을 향한 작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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