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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저 | 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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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626765 / 280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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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오늘이 언젠가 우리만 아는 농담이 될 날을 기다리며 섬은 꿈꿔왔던 것만큼 완벽하고 환상적인 곳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김태연 작가는 낯선 세계가 숨겨왔던 표정을 발견해나가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시시콜콜한 오늘을 나누며 행복의 조각을 맞춰간다. 그렇게 우리를 괴롭히는 사소한 일들에 다시 사소한 위로로 맞서며 살아간 10여년의 특별하고도 사소한 시간의 기록들이 모여 『우리만 아는 농담』이 되었다. ‘언제든지 심심하게 살아갈 수 있는 단호함’과 오랜만에 느껴보는 ‘선명한 행복’을 깨달아가는 그의 따뜻한 문장들은, 잔잔하고 따뜻하여 부드럽게 느껴지지만 그 안에 담긴 어떤 단단함이 독자에게 분명한 위로와 용기를 안겨준다. “이제는 지구를 구하는 것처럼 반짝거리는 일이 아니어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잠깐 누군가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이거나, 그저 지루함을 버텨내는 일이거나,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일이어도 괜찮다. 상대에 따라 전부이거나 혹은 아무것도 아닌 일들. 운이 좋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낼 수도 있는 일들.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의 쓸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작은 일도, 무의미한 일도 그래서 모두 의미가 있다.” _p57 세계 제일의 영화감독이 되어 칭찬받고 싶지만 영화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고백하는 사람. 아이를 갖고 싶다는 100퍼센트의 확신을 기다리다가도, 계속해서 달라지는 마음 하나하나를 애틋하게 여기는 사람. 헤어짐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 ‘누구나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비관으로 멋지게 추락할 줄 아는 사람. 열아홉 시간의 시차만큼이나 멀리 떠난 곳에서 암막 커튼 치고 넷플릭스 보는 일상을 자신 있게 소개하는 이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지나치게 솔직한 이야기에 웃음이 나다가도 어느새 코가 찡해져 눈물을 글썽이게 되고, 이내 가슴 따뜻한 위로와 단단한 용기를 듬뿍 얻어 책장을 덮게 될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모두를 실망시키더라도, 나는 내 몫의 행복에 용기를 들이부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 다시 심심한 세계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저자 소개

언제나 여름인 남태평양의 외딴섬 보라보라에서 9년을 살았다. 맨몸으로 바다를 헤엄치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별자리를 바라보며 온갖 나무와 꽃 이름을 알게 되는 근사한 삶을 꿈꿨지만, 사실은 암막 커튼 쳐놓고 넷플릭스 보는 날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먼 북소리가 아닌 인생 종 치는 소리가 들려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라이프스타일 잡지 <AROUND>에 ‘보라보라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약 4년간 칼럼을 연재했다. 
지금은 잠시 섬을 떠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으며, 다시 심심한 세계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책 속에서


P. 34 폴리네시아 사람들이 돈 쓸 곳이 없어서 소비생활을 안 하는 건지, 아니면 그들이 소비생활을 안 하니까 파는 곳이 안 생기는 건지 궁금했다. 모아나의 가족들을 만나고 나니 후자가 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상대적으로 제한된 소비생활을 할 수 있는 이들이 더 풍요롭고 느긋하게 살아가는 아이러니를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소비할수록 우리는 더 결핍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_ ‘벌거벗은 아이’


P. 38 엄마는 숙소에 도착한 날부터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했다. 그도 아니면 청소를 했다. 언니와 힘을 다해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설거지를 못 하게 하면 베란다 창틈의 오래된 먼지를 닦고, 냉동고의 두꺼워진 얼음을 녹이는 식이었다. “이게 하고 싶었던 일이었어. 너 밥해 먹이고 싶었어. 너 키울 때도 엄마가 가게에 있느라 잘 못해줬잖아.” 가게 문을 닫고 집에 돌아오면 늘 밤 열시가 넘었던 엄마는, 자식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삶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고 했다.
_ ‘이토록 사소한 순간들’


P. 45 사실은 줄곧 꿈이 없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어른을 기다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그런 어른을 만나지 못해서 그냥 내가 말하고 내가 들었다. 경제적인 자립은 소중하다. 그러니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잘 해내려고 한다. 내가 아는 건 꿈을 이루는 사람들이 드문 세상에서도, 꿈이 없다는 사실을 말하려면 꽤나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 정도다. 꿈의 바깥에도 삶은 있다.
_ ‘남편의 일’


P. 75 오늘까지도 쥬드는 보라보라섬에서 내 한국말을 들어주는 유일한 친구다. 가끔 그런 상상을 한다. 쥬드와 말이 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말이 통했다면 쥬드는 나를 좋아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누가 그랬다. 잘 알려진 고양이 캐릭터에 입과 표정이 없는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쉽게 투영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나도 쥬드가 말을 할 수 없어서 안심하고 사랑할 수 있었던 걸까.
_ ‘우리에게 위로가 필요한 시간’

P. 118 언니의 전화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대체로 놀라울 만큼 시시한 얘기들을 한다. 내가 이 지루함을 견디는 이유는 결코 박스 안에 들어 있던 것이 남편이 죽고 못 사는 원피스 피규어였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걸 사겠다고 둘째를 가진 몸으로 햄버거 가게에서 긴긴 줄을 섰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도 아니었다(물론 조금은 그렇다). 그보다는 그저 가족끼리 이렇게 시시한 얘기나 할 수 있을 때가 좋은 때라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우리의 시시함이 아주 감사하다.
_ ‘그럭저럭 견딜 만한 일 下’


P. 135 잠결에 가족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 아빠는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고 언니와 남동생은 소파에 아무렇게나 누워 과일을 먹고 있다. 눈을 뜨니 보라보라섬. 모든 것이 꿈이었다. 이럴 때 나는 깜짝 놀란다.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내 모습이 낯설다. 막상 한집에 살았을 때는 그렇게 당연하게 여겼으면서, 사소한 일로 미워하고 지겨워했으면서. 가족이란 정말 뭘까. 사랑하고 미워하는, 힘 나게 하고 힘들게 하는, 약이고 병인 사람들.
_ ‘사랑하고 미워하는 나의 가족’


P. 169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그런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일,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 가능한 태도로 표현하는 일. 아마 자주 짜증이 나고, 상처를 주고받으며, 반복해서 실패하겠지만, 그 일을 계속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끝내 서로를 제대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_ ‘당신의 슬픔을 생각하는 일’

목차

프롤로그. 보라보라 사람들

1. 사소한 일이 우리를 위로한다
돈이 들어간 선물
바다의 맛
그리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편도 항공권
나의 일
벌거벗은 아이
이토록 사소한 순간들
남편의 일
숲에서 자란 아이들
언니의 일
우리들의 일
헤이 쥬드, 돈 비 어프레이드
고양이를 만났다

2. 이 모든 전달 불가능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위로가 필요한 시간
곰팡이 핀 노트가 말하게 해준 것
오늘이 조금 더 선명해지는
내 남자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낡은 차가 만들어준 초대
시어머니와도 친구가 될 수 있나요? 上
시어머니와도 친구가 될 수 있나요? 下
은하수 아래에서 찜닭을
그럭저럭 견딜 만한 일 上
그럭저럭 견딜 만한 일 下
영화를 사랑하는 세 가지 단계
누구보다 사랑했고 사랑받았던
쥬드의 마당

3. 어른이 된다는 것
마트에서 일어난 일
언젠가 만나면 좋을
따뜻하게 남아 있는 순간들
가장 멀리 있는 사람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방법 上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방법 下
가장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공짜
당신의 슬픔을 생각하는 일
발이 큰 여자들
이거 먹을래? 上
이거 먹을래? 下
그곳은 목적지가 아니었을지도 몰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4. 심심한 건 꽤 좋은 일
그러니까 완전히 망한 건 아니지 않아?
우리만 아는 농담
가족의 탄생
아직은 우리, 행복을 놓지 말자
우리의 기대, 기대는 우리 上
우리의 기대, 기대는 우리 下
당연한 매일과 당연하지 않은 당신
포에 할머니
바다를 건너는 방법 上
바다를 건너는 방법 下
휴일이 없는 삶
심심하게 살아갈 수 있는 단호함
슬로우 라이프가 뭐죠?

에필로그.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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