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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027515 / 488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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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노경식
한가위 추석은 풍요의 호시절이다. 일 년 내내 땀 흘려서 농사짓고 일한 끝에 청량한 가을에는 오곡백과 무르익고, 그를 거둬들여 수확하고 곳간에 가득가득 채우는 넉넉하고 풍성한 계절이다. 뒷방에선 새 술 익어가며 햇곡식으로 떡과 송편을 빚고, 감 대추 밤 사과 배에다가 녹두전(煎)과 파전 부치고 토란국에 햅쌀밥 말아서 함포고복(含哺鼓腹), 흩어졌던 가족 식구가 그리운 고향 집에 모여들고 이웃친지 사람들이 서로 즐겁게 인사를 나누었으니 그 아니 풍요롭고 기쁠손가! 나도 또한 인생의 황혼 길에서 결실과 수확의 시간이 아닌가 싶다.
지난 해 무술년(戊戌年)에 어느덧 산수(傘壽)의 나이 80 고개를 넘어섰다. 2012년에 제7희곡집 『연극놀이』를 상재하면서 인제는 창작생활도 끝막음이려니 하고 속마음을 접었었다. 그런데 근년에 들어서는 구작 <두 영웅>과 <반민특위>를 새롭게 손봐서 연극무대에 올려 주위의 많은 호평을 받았으며, 어쩌다 보니까 장막 신작도두 편이나 탈고할 수가 있었다. <봄꿈>(春夢 2015)과 <세 친구>(2016).
나는 대학시절에 두 번의 크나큰 국난(國難)을 겪었다. 대학 3학년 때의 ‘4.19민주혁명’과, 4학년은 ‘5.16군사쿠데타’. 4.19혁명은 나도 대학생 시위대로서 서울 거리를 누비면서 큰 목소리로 민주주의를 절규하고, 피 묻은 시민과 젊은 학생 열사들을 대학병원 영안실에서 눈물과 분노로 목도하였으니, 이른바 나 역시 ‘4.19세대’임이 분명하다. 그러고 나서 불과 1년 만에 청천벽력 같은 군사반란을 맞이하였다. <봄꿈>의 소재는 1960년의 4.19혁명이다. 뜻하지 않은 군사반란 때문에 민주혁명의 위대한 역사와 소재는 우리의 문학 예술사에서 그 형상화의 시간과 광장(廣場)을 놓쳐 버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서 오늘날까지 이르렀다는 것이 허망하고 비뚤어진 나의 생각이고 판단일까? 따라서 4.19 소재의 문예작품을 찾아보기란 눈 씻고 봐도 지난한 일이 되고 말았다. 진실로 서글프고 한스럽고 부끄러운 현상이다. 해서 연극과 문학에 몸 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내가 생생하게 체험했던 4.19혁명 소재를 극화하고 싶다는 것이 십 수년래 나만의 꿈이요 소망이었다. 그러다가 늘그막에 인제 와서야 기필(起筆)의 용기를 내게 되었던 것이다. 하늘나라로 앞서 가신 민주영령의 명복을 빌며, 비록 둔필(鈍筆)일망정 불초 나의 작은 지성(至誠)으로 알고 가상히 여겨주기를 바란다.
<세 친구>는 일제강점기에 친일 매국했던 민족반역자의 이야기. 그중에서도 특히 문화예술에 몸담고 살았던 연극 예술가들이 소재이다. 그들 역시도 다른 분야의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친일행위와 민족반역에 관련하여, 살아생전에 단 한 번도 역사와 국민 앞에 반성하고 사죄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의 변절과 타락과 불명예를 은폐하거나 철저히 무시하고, ‘시대상황과 어쩔 수 없었다.’는 등 교언영색의 궤변과 합리화 논리로 일관하며 살았다. 자세히 성찰해 보면 문화 예술가들의 친일죄과와 행적은 역사책 기록과 논문에만 존재하고 있을 뿐, 광복 70년 동안에 우리의 문학 예술작품 속에 형상화된 적이 별로 없었다. 이에 나는 용기와 만용을 무릅쓰고 극화를 결심하게 되었다. 이 졸작은 역사기록을 더하여 작자 본인의 창작의지와 연극적 상상력으로 펼쳐냈음이다. 그러므로 작품의 모든 책임과 과오는 작가에게 귀착한다.
가만히 주위를 돌아보면 은혜입고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나의 내자와 아들, 딸은 물론이고, 남원 고향의 친지와 서울 친구들과 다정한 연극동지들… 이번 책에 ‘뒷풀이글’을 써준 연출가 김성노 교수와 대기자 정중헌 이사장, 그리고 표지의 제자(題字) 및 그림을 내준 나의 고향 후배이기도 한 김병종 화백(畫伯)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김 교수는 지금껏 나의 희곡집 ‘전8권’과 산문집 『압록강 이뿌콰를 아십니까』까지 흔쾌히 도움을 주었다. 특별히 또 하나, 이번 책의 출간은 전적으로 허성윤(동방인쇄공사) 사장의 30년 연극우정과 각별한 후의(厚誼)임을 명토박아둔다.
일찍이 경북 대구의 「무천극예술학회」에서 개최한 『노경식연극제』(2003)에서 내가 소회(所懷)했듯이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2019년 己亥 秋夕(9월 13일)에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집’
화보 : 노경식의 삶과 연극
책 머리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3
1부 희곡작품
두 영웅 (11장) 8
반민특위 (10장) 118
봄 꿈 (14장) 210
세 친구 (4막) 296
2부
1. 나의 자화상(自畵像) 389
2.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 390
3. 압록강 이뿌콰를 아십니까 (기행문) 398
4. 쪽빛보다 푸르게 (인터뷰) 405
우리시대 우리작가 : 노경식 희곡과 무대공간으로서 ‘전라도’ - 김봉희 412
뒷풀이글 1 마지막 희곡집? ?김성노 430
뒷풀이글 2 생활연극으로 무대에 올리고 싶은 노곡 선생의 <달집> ?정중헌
434
연 보 443
부록 : 1. 노경식 작품공연 총연보 462
2. 희곡작품 게재목록 472
3. 노경식 작품 주제별 분류 外475
주요수상저서주요희곡작품 4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