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 리뷰
<가디언> <텔레그래프> <뉴욕 타임스> <파리 리뷰>
<하퍼스 바자> 선정 ‘2016 올해의 책’
현대 유럽 남성의 상태에 대한 빈틈없고도 재미있는 보고서.
실존적 불안이 흥미롭고도 통찰력 있고, 너무나 분명하게 그려진다. | 파이낸셜 타임스
“행복하세요?” 그녀가 묻는다.
“나는 불행하지는 않아요.”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그게 과연 사실일지 생각해본다.
“행복한 것과 불행하지 않은 것, 그건 서로 같은 말이 아니죠.”
| 본문 중에서
솔로이는 2013년 <그랜타>가 선정한 ‘영국 최고의 젊은 작가’에 들었다.
그 원대한 예상마저 뛰어넘는 게 이 작품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텔레그래프>와 <그랜타>가 선정한 ‘영국 최고의 젊은 작가’ 데이비드 솔로이의 장편소설 『올 댓 맨 이즈』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1974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솔로이는 옥스포드대학교에서 수학 후 BBC 라디오 드라마 작가로 일하면서 다수의 방송극을 집필했다. 2008년 첫 장편 『런던과 남동부』로 베티 트래스크 상과 제프리 페이버 메모리얼 상을 받으면서 동시대 영국 문단의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른 솔로이는 네 번째 장편인 『올 댓 맨 이즈』로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자신만의 스타일과 문학적 시각을 인정받았다.
“현대 유럽의 애수를 솔로이만큼 포착해내는 작가는 없다”(<스펙테이터>)는 극찬을 받은 옴니버스 장편소설 『올 댓 맨 이즈』는 아홉 명의 남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아홉 개의 이야기가 모자이크처럼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내는 독특한 형식으로 특히 주목받았으며, <가디언> <텔레그래프> <뉴욕 타임스> <파리 리뷰> <하퍼스 바자> 등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고든 번 상을 수상했다.
『올 댓 맨 이즈』를 구성하고 있는 아홉 편의 단편은 각각 4월에서 12월까지를 그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열일곱 살부터 칠십대 노인까지 점점 나이든 주인공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올 댓 맨 이즈』, 즉 ‘남자에 대한 모든 것’ 정도를 뜻하는 제목이 말해주듯 주인공들은 모두 남자다. 하지만 작품마다 (어떤 의미에서는 지질한 남자 주인공들보다 더욱 강렬하게 그려지는) 여성 인물들이 등장하고, 게다가 몇몇 여성 인물들은 매우 비중 있게 등장하고 있으므로, 제목이 주는 선입견과는 달리 단지 남자들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 아홉 편의 단편은 전형적이고도 전통적인 단편소설의 성격을 띠고 있다. 모두가 여행이나 업무 등의 이유로 집을 떠나 잠시 다른 유럽 국가로 갔다가, 거기서 여자와 관련된 어떤 사건을 겪게 되며, 그 사건이 끝남과 동시에 약간의 변화된 상황에 처하게 되는 남자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마지막 단편에 등장하는 노인의 손자가 첫번째 단편에 등장하는 주인공 사이먼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그리고 주인공들이 모두 유럽의 백인 남성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인물들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도 없다. 하지만 어떤 공간은 다른 단편에 스쳐지나가듯이 재등장하기도 하고, 대성당, 리들 마트, 아파트 층계참의 화분, 타로 카드, 바르바레스코 와인, 슈퍼요트 같은 유럽적인 요소들이 둘 이상의 단편에 각기 변주되어 등장하기도 하는 등, 구조적으로는 유럽 전체를 그려볼 수 있는 방식으로 엮여 있다. 그리고 이런 단편적인 사실들 외에도 『올 댓 맨 이즈』에는 분명 어떤 일관된 흐름이 존재한다. 21세기라는 현재를 살아가는 유럽인이 느끼는 슬픔이라고 할 만한 어떤 보편적인 감정의 흐름이.
이런 점에서 모든 단편들이 3인칭 현재형으로 서술되어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3인칭이라는 시점은, 이것을 그 나잇대의 (유럽) 사람(남자 혹은 여자)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을 법한 보편적인 이야기로 만들어주고, 현재형이라는 시제는, 실은 늘 현재일 수밖에 없는 ‘시간의 흐름 자체’를 실감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지막 단편에 등장하는 노인의 손자가 첫번째 단편의 주인공으로 (다시!) 등장하는 까닭에, 이 흐름은 단순히 선형적이지 않고 순환적으로 느껴진다. 12월의 이야기까지 다 읽은 후, 공백으로 남아 있는 1월부터 3월까지의 추위와 빛 속에 한동안 홀로 고요히 머물다가, 다시 책장을 펼쳐 4월의 이야기 속으로 돌아와 있으면, 『올 댓 맨 이즈』의 주인공은 실은 끊임없이 흐르는 바로 이 ‘시간’이 아닐까 싶어질 정도다. 각 단편은 어디까지나 전통적인 내러티브의 미덕을 충실히 따르지만, 전체 구조는 결국 시간과 보편성이라는 관념적인 주제를 탐구하고 형상화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올 댓 맨 이즈』는 (그 장르를 무엇으로 보건 간에) 전체를 조망해볼 때 비로소 그 정체가 드러나는 작품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1974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캐나다인 어머니와 헝가리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났다. 베이루트를 거쳐 런던으로 이주해 유년기와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옥스포드대학교에서 수학 후 BBC 라디오 드라마 작가로 일하면서 다수의 방송극을 집필했다. 데뷔 장편 『런던과 남동부』(2008)로 베티 트래스크 상과 제프리 페이버 메모리얼 상을 받았으며, 영국 <텔레그래프>와 <그랜타>가 선정한 ‘최고의 젊은 작가 20’에 꼽혔다.
2016년에는 <파리 리뷰> 플림턴상을 수상하고, 네번째 작품 『올 댓 맨 이즈』(2016)로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현대 유럽의 애수를 솔로이만큼 포착해내는 작가는 없다”(<스펙테이터>)는 극찬을 받은 옴니버스 장편소설 『올 댓 맨 이즈』는 아홉 명의 남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아홉 개의 이야기가 모자이크처럼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내는 독특한 형식으로 특히 주목받았으며, <가디언> <텔레그래프> <뉴욕 타임스> <파리 리뷰> <하퍼스 바자> 벨기에 브뤼셀과 헝가리 페치를 거쳐 지금은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살고 있다.

서강대학교 종교학과와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동국대학교 대학원 인도철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2013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해 시 쓰고 번역하고 있다. 시집 『세상의 모든 최대화』로 제34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인생은 모든 곳에 있어. 그걸 찾겠답시고 유럽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릴 필요는 없다고…… (20쪽/1부)
어딘가에서 사이먼의 머릿속으로 이미지 하나가 들어온다, 물위로 솟아오르는 물거품과도 같은 인생의 이미지가. 세차고 자욱하게 솟아오르는 물거품은, 깊은 물속으로부터 빛을 향해 올라오는 와중에, 서로 건드리고 섞이면서도 개별성을 유지하는가 싶더니, 수면에 이르자 개별적인 독립체로 남기를 포기한다. 물속에서 그것들은 물질적으로, 개별적으로 존재했다—공기 중에서 그것들은 공기의 일부, 다른 모든 것들과 불가분의 관계인, 영원한 전체의 일부다. 그래, 그는 생각한다, 엷은 안개로 부드러워진 햇살 속에 눈을 찡그리며,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바로 그런 것이라고. 삶과 죽음이란. (33쪽/1부)
그럼 사랑은?
(…)
글쎄, 사랑은, 그는 생각한다. 아마 이런 것이 아닐까—뒤섞인 액체 한가운데 떨어진 작은 깜박거림, 거기 섞여든 후에도 액체 전체는 단일하고 투명하게 보일 뿐인 무엇
(…)
전체 혼합물이 부드럽고 한결같은 빛을 내뿜을 때까지, 그 시점에 이르기까지 지속되는 그런 깜박거림. (57쪽/1부)
월요일 새벽 네시, 샤를루아공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그는 슬픔을, 루저가 된 기분을, 깊은 외로움을 느낀다. 텅 빈 고속도로에 동이 터온다. 그의 얼굴을 강타하는 태양. 모든 곳의 그림자. 그는 따끔거리는 눈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응시한다—풍경의 지루함을, 풍경의 반짝임을. 신나는 자유의 속삭임이 들려오는가 싶더니, 하늘에 낮게 뜬 비행기를 바라볼 무렵 사라져버리고, 그는 혼자 휴가를 떠나야 한다는 자존심의 상처와 다시금 대면한다. (87쪽/2부)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은, 말 그대로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우리가 알지 못할 뿐이다. 음운변화나 구어口語가 그런 것처럼. (222쪽/4부)
“사람에게 사생활이 없다는 건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야. 빈털터리라는 말이라고.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질세. 그건 사람도 뭣도 아니고, 그저……” (300쪽/5부)
결국 모든 문제는 정말 단순하다고, 그는 생각한다. 모든 문제가 지닌 단순함의 진면목을 보는 것, 중요한 건 바로 그것이었다. (310쪽/5부)
“너는 이해 못해, 친구. 내가 있고 싶은 곳은 여기 말고 아무데도 없어. 여기가 바로 내가 있고 싶은 곳이야.”
잠시 시간이 흐른다.
다비드는 이해하려 애를 쓰며 그를 쳐다보고 있다.
“이게 내가 사는 이유야.” 크리스티안이 말한다. “이게. 지금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이 일이.” (337~8쪽/5부)
그는 말한다. “어느 날 아침에 잠에서 깼는데, 이제 뭔가 바꾸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부터요. 그러니까, 인생의 커다란 부분들 말이에요.”
“저는 바꾸기에 너무 늦어버린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녀가 말한다. (367쪽/6부)
“행복하세요?” 그녀가 묻는다.
“나는 불행하지는 않아요.”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그게 과연 사실일지 생각해본다.
“행복한 것과 불행하지 않은 것, 그건 서로 같은 말이 아니죠.” (367~8쪽/6부)
그것이 바로 그녀가 듣고 싶어하는 말이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오직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다. (615쪽/9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