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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4460 / 140쪽 128 x 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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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시작 시인선 (천년의시작) [300]
출판사 리뷰
조은길의 시집 『입으로 쓴 서정시』는, 때로 가파르고 때로 따뜻한 삶의 엄혹한 이치에 대한 경험적 관찰을 통해 우리에게 세상의 축도縮圖를 견실하게 전해 주는 서정적 고백록이다. 이러한 관찰과 고백의 과정은 타자들에 대한 투명하고도 다채로운 묘사를 통해 펼쳐지는데, 시인은 밀도 높은 기억을 매개로 하여 자신이 마주쳐 온 시간의 문양을 들려주는 작법을 택하면서 자신만의 시적 수심水深을 들여다본다. 이러한 기율이 그녀의 시편으로 하여금 퇴행적이거나 회고적인 정서에 머무르게끔 하지 않는 가장 강력한 원리가 되어주었을 것이다. 이때 조은길의 시는 세상의 정점과 바닥, 매혹과 잔혹, 구심력과 원심력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면서 타자를 향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보여 준다. 그녀가 시에 담아내는 ‘타자’란 동시대의 이웃들로부터 역사 속 인물들, 자연 속 동식물들, 때로 징그럽고 그로테스크한 존재자들에까지 두루 걸쳐져 있다. 물론 그녀의 시에 차용된 이러한 대상들은 한결같이 인간 존재의 운명을 환기하는 상관물로 기능하면서 그녀로 하여금 삶에 대한 깊은 관찰과 고백을 가능하게끔 해주는 주인공들이다. ―해설 중에서 책 속에서 입으로 쓴 서정시 네가 떠나가고 입이 진다 입의 안과 밖이 부르트고 허물어지더니 입술 선까지 완전히 망가졌다 널 떠나가게 한 책임이 모두 입 탓이라는 듯 방문을 걸어 잠그고 끙끙 입을 앓아눕는다 입이 아프니 밥도 못 먹겠고 밥을 못 먹으니 온몸이 죽을상이 되어 입을 올려다본다 하지만 입은 회로가 다른 전선처럼 아랑곳하지 않는다 널 싫어한 건 아니었다고 양다리 걸친 적 없다고 내 마음을 정확히 표현할 말이 없어 그냥 그렇게 둘러댄 것뿐이라고 아니라고 그런 게 아니라고 무너진 입을 쥐어박는다 소용없다 너는 떠나갔다 그저 때를 기다리던 철새처럼
시인의 말
약육강식의 진창을
수수만년 굴러먹은 시
시를 의심했다
나에게 시는 구토다
토사물이다
먹고 먹힘의 조건반사다
입으로 쓴 서정시
네가 떠나가고 입이 진다
입의 안과 밖이 부르트고 허물어지더니
입술 선까지 완전히 망가졌다
널 떠나가게 한 책임이 모두 입 탓이라는 듯
방문을 걸어 잠그고 끙끙 입을 앓아눕는다
입이 아프니 밥도 못 먹겠고
밥을 못 먹으니 온몸이 죽을상이 되어
입을 올려다본다 하지만
입은 회로가 다른 전선처럼
아랑곳하지 않는다
널 싫어한 건 아니었다고
양다리 걸친 적 없다고
내 마음을 정확히 표현할 말이 없어
그냥 그렇게 둘러댄 것뿐이라고
아니라고 그런 게 아니라고
무너진 입을 쥐어박는다 소용없다
너는 떠나갔다
그저 때를 기다리던 철새처럼
시인의 말
제1부
8월\t13
바위산에 올라\t15
즐거운 나날들\t16
복어들\t18
소크라테스님은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t20
직립을 소원하다\t21
9월\t22
그날은 달님을 몹시 기다렸다\t24
입술을 깨물어 비명을 참으며\t26
순종들\t28
잔디 깎는 날\t30
저녁의 향기\t32
순정\t34
영웅들의 장례\t35
채식 뷔페에서\t36
진달래꽃\t38
별의 이력\t40
멸치 대가리가 파생시킨 몇 가지 질문들\t42
송광사\t43
제2부
입으로 쓴 서정시\t47
연필의 추억\t49
연어 축제\t50
숲의 모국어\t52
토마토에 관한 몇 편의 시들\t54
돈키호테 씨 해물 뚝배기를 내리치다\t56
구더기가 돼버린 천재 시인의 시를 읽다가\t58
역사의 역사\t59
정확히 반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t60
나와 눈이 마주치지만 않았다면\t62
파계\t64
제3부
어머니는 그녀보다 입이 작았다\t69
여장 남자 재첩 장수\t71
나는 가끔 남동생을 오빠라 부른다\t72
3·1절 특선 영화\t74
성냥과 피임약\t76
도마와 침대 사이\t77
암탉들\t78
붕어빵 굽는 여자\t80
동백섬 동백 타워\t82
가을비 후렴\t84
뜻밖의 아름다움\t86
봄 산벚나무\t88
첫사랑\t89
슬픔을 포개다 1\t90
슬픔을 포개다 5\t92
슬픔을 포개다 7\t94
슬픔을 포개다 8\t96
제4부
잔디 광장\t99
고등어\t100
장마\t101
큰길에서 쓴 시\t102
삼류 시인\t104
장미와 미꾸라지\t106
봄봄\t108
토끼 이야기\t109
알 욕구 피라미드\t110
시작 노트\t112
엄나무 알레르기\t114
전문가들\t115
눈물을 리모델링하다 \t116
해설
유성호 슬픔의 기억을 통한 소리와 언어의 시적 존재론\t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