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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964320 / 136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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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페트먼, 유진 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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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197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여 현대시조의 현대성 확보에 크게 공헌해온 이우걸 시인이 엮은 이번 시집에는 최근 시조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59명의 작품과 감상을 수록하였다.
시인이 직접 엄선한 작품들과 그 작품들의 현주소를 조명하는 이번 책은, 시조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둘레길이자 다양한 작품과 개성을 동시에 조감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한자리에 집대성한 것과 다르지 않다. 현대시조가 출발한 지 백여 년이 흐르는 동안, 시조만이 지닐 수 있게 된 정취와 운율을 이 책은 돌올하게 보여준다.
시인은 이 책을 통해 좋은 시조란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의미 있는 발견을 통해 안 보이는 사물의 질서를 보여주는 시조, 표현이 세련되어서 두고두고 다시 읽고 싶은 시조,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아서 우리의 평상적 생각과 다른 상상력을 보여주는 시조, 시적 형식이 작품을 억압하기보다 좋은 시로 읽히게 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시조”라고 명명한다. 시인은 이 책을 통해 2000년대 이후 작품 활동을 시작해 이제 현대시조의 미래가 되어가는 시인들의 빛나는 작품들로 하여금 ‘오늘날’에 도래한 현대시조의 새 얼굴을 빚는다. 한국 현대시조를 내려다보는 전망대이자,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망원경으로 드리우며 독자들에게 확 트이는 시적(詩的)인 시야를 선사한다.
출판사 리뷰
책속에서 어떤 몸집 앞에서도 눈 하나 깜짝 않고 물러나면 저도 뒷걸음, 나아가면 맞선다 덧대는 감언 한 소절 미사여구도 없다 너무 맑은 물에는 깃드는 것 없다지만 허나 먼지 한 톨도 그 가슴은 품어서, 오가고 나드는 것 다 손님이고 주인이다 때로는 아니 본 듯 외면하고 싶다가도 차마 눈 감을 수, 눈멀 수도 없어서 부릅떠 세상 지키는 슬픈 시인의 눈이다 ─류미야, 「거울」 P. 50~51 이 작품에서 거울은 세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는 냉엄하리만치 대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는 것, 둘째는 자신이 주인 행세를 하지 않고 비춰지는 대상이 주인이 되게 한다는 것, 셋째로는 바로 비추고 비춰지는 대상을 주인이 되게 하는 거울과 시인의 눈이 같다는 관점이다. 이 작품이 시가 되게 하는 놀라운 비유는 세 번째 관점이다. 이런 탄탄한 구성 능력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논리나 구성은 흔히 작자의 의도와 다르게 시가 아닌 다른 종류의 문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만큼 시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어사(語辭)의 동원이 세심해야 한다. 이런 어려움을 헤치고 너무 야단스럽지도 않고 또 지나치게 소극적이지도 않은 수사의 품격이 힘을 보태어 이지적이고 절제 있는 또 다른 거울의 세계를 시인은 열어 보이고 있다. 길은 비킬 수 없다 차라리 밟고 가라 소진한 희망들이 바닥에 쓰러져도 저항이 몸에 밴 유전자 사방으로 튀고 있다 밟히는 걸음마다 믿음의 흙을 다져 군홧발 밀어내고 피고 지는 그날처럼 오늘을 이끈 깃발이 초록으로 다시 선다 ─김종영, 「질경이」 P. 124~125 자연을 자연 그대로 볼 수 없는 시인의 눈은 슬프다. 질경이가 보여주는 야생의 끈질긴 생명력은 생명력 그 자체로 찬사의 대상이지만 이 시인은 군홧발에 밟히던 민초들을 떠올린다. 일천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역사를 생각하면 그런 회고가 오히려 자랑스러운 사건의 되새김이지만 자연을 자연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싶다. 이 작품은 그러한 분위기에 맞게 명령조의 단호한 종결어미와 건강하고 가쁜 호흡으로 긴장감을 견인하고 있다. 처절한 저항의 노래다.
현대시조가 출발한 지 어언 백여 년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한국문학사에서 시조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에 와 있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에서 시대의식과 서정성의 조화를 통해 좋은 시조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시조시인들의 우수한 작품을 널리 읽을 수 있는 지면을 마련하는 것이 아직도 필요하다고 필자는 느껴왔다.
그런 가운데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에서 〈현대시조 산책〉이란 이름으로 2000년대 이후에 등단한 시조시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다. 따라서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그 연재물을 엮은 것이다. 시조시단의 위치에서 보면 비교적 젊은 시인들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연대의 중요한 시조시인들의 작품을 다 소개하진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시인들에게 미안한 마음 전한다. 나의 우둔함과 게으름 탓이다. 아울러 이 책이 널리 읽혀져서 현대시조의 오늘을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흔쾌히 이 책을 내준 시인동네, 그리고 이 글을 연재해준 류미야 시인 그리고 늘 나의 글을 정리해주는 임성구, 정희경 시인에게 빚진 마음 여기 기록해놓고 싶다.
2019년 8월
이우걸
어떤 몸집 앞에서도 눈 하나 깜짝 않고
물러나면 저도 뒷걸음, 나아가면 맞선다
덧대는
감언 한 소절
미사여구도 없다
너무 맑은 물에는 깃드는 것 없다지만
허나 먼지 한 톨도 그 가슴은 품어서,
오가고 나드는 것 다
손님이고
주인이다
때로는 아니 본 듯 외면하고 싶다가도
차마 눈 감을 수, 눈멀 수도 없어서
부릅떠 세상 지키는
슬픈 시인의
눈이다
─류미야, 「거울」
*
이 작품에서 거울은 세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는 냉엄하리만치 대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는 것, 둘째는 자신이 주인 행세를 하지 않고 비춰지는 대상이 주인이 되게 한다는 것, 셋째로는 바로 비추고 비춰지는 대상을 주인이 되게 하는 거울과 시인의 눈이 같다는 관점이다. 이 작품이 시가 되게 하는 놀라운 비유는 세 번째 관점이다. 이런 탄탄한 구성 능력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논리나 구성은 흔히 작자의 의도와 다르게 시가 아닌 다른 종류의 문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만큼 시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어사(語辭)의 동원이 세심해야 한다. 이런 어려움을 헤치고 너무 야단스럽지도 않고 또 지나치게 소극적이지도 않은 수사의 품격이 힘을 보태어 이지적이고 절제 있는 또 다른 거울의 세계를 시인은 열어 보이고 있다. (p50-51)
길은 비킬 수 없다
차라리 밟고 가라
소진한 희망들이 바닥에 쓰러져도
저항이 몸에 밴 유전자
사방으로 튀고 있다
밟히는 걸음마다
믿음의 흙을 다져
군홧발 밀어내고 피고 지는 그날처럼
오늘을 이끈 깃발이
초록으로 다시 선다
─김종영, 「질경이」
*
자연을 자연 그대로 볼 수 없는 시인의 눈은 슬프다. 질경이가 보여주는 야생의 끈질긴 생명력은 생명력 그 자체로 찬사의 대상이지만 이 시인은 군홧발에 밟히던 민초들을 떠올린다. 일천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역사를 생각하면 그런 회고가 오히려 자랑스러운 사건의 되새김이지만 자연을 자연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싶다. 이 작품은 그러한 분위기에 맞게 명령조의 단호한 종결어미와 건강하고 가쁜 호흡으로 긴장감을 견인하고 있다. 처절한 저항의 노래다.(p124-125)
책을 펴내며
제1부
이태순_ 구두 12
이명숙_ 꽃번지 14
선안영_ 나팔꽃 꽃씨 16
김미정_ 첼로 18
정용국_ 오송역 가락국수 20
이화우_ 무위사 22
최성아_ 양말 트럭 24
황영숙_ 안국사 26
백점례_ 김밥 28
한분옥_ 바람의 내력 30
김주경_ 잔도공 32
박성민_ 두부는 반듯하다 34
이송희_ 외눈 36
서성자_ 겹겹 38
유 헌_ 쑥, 뿌리 40
유종인_ 촉지도(觸地圖)를 읽다 42
고동우_ 11월 44
김영순_ 꽃과 장물아비 46
정희경_ 대서(大暑) 48
류미야_ 거울 50
손영희_ 그 겨울 변산반도 52
권영희_ 젖은 신문 54
김덕남_ 빨래판 56
정온유_ 머핀 58
이남순_ 관수동 백서 60
서정화_ 봄 리폼 62
임채성_ 스무 살의 사지선다(四枝選多) 64
노영임_ 중년 나이 66
변현상_ 벌교 68
김영주_ 손잡이 70
제2부
김진숙_ 도서관이 따라왔다 74
김남규_ 집의 역사 76옥영숙_ 석류꽃 78
이태정_ NO가다 80
박해성_ 지압판을 밟는 동안 82
박연옥_ 섬 84
정지윤_ 눈빛 유언 86
박희정_ 꽃댕강나무 88
이숙경_ 진아영 90
성국희_ 사군도 92
정경화_ 미롱(媚弄) 94
김윤숙_ 가을 숲에 들다 96
배경희_ 자화상 98
김연미_ 닻이 있는 풍경 100
김정연_ 시간 밖에서 102
이서원_ 빙폭(氷瀑) 104
김 정_ 장미꽃 엄마 106
박미자_ 방음벽 108
이석수_ 청구영언을 읽다 110
이 광_ 징검돌 112
김보람_ 문에 관한 단상 114
유순덕_ 점화나무 아래서 116
이중원_ 추락, 슬로모션 118
김연희_ 겨울 판타지 120
정혜숙_ 다시, 접경이다 122
김종영_ 질경이 124
윤경희_ 점자 블록 126
김영란_ 슬픈 자화상 128
신준희_ 고흐의 해바라기 130
■ 수록 시인 약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