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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포도

시리즈 : 문학동네 동시집 [146]

송창호, 조승연 저 | 문학동네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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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57495 / 88쪽 153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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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나이 많은 늑대의 기억과 망각, 그리고 이야기들 구두 가게 진열장에 새 구두가 진열되어 있어요 구두 가게 사장님, 저기 푸른 구두 두 켤레는 어느 신사가 신어야 어울리는 건가요? 하하, 저기 있는 구두 네 짝은 두 켤레가 아니라 한 켤레랍니다 어느 멋진 늑대가 예약한 구두이니까요 -「늑대 구두」 전문 날렵한 라인과 세련된 색상의 구두를 주문해 둔 손님은 누구일까. 「늑대 구두」 외에도 「겁 많은 늑대」, 「나이 많은 늑대」 등 늑대를 소재로 한 몇 편의 시들에서 우리는 각 시의 늑대들이 통과한 시간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양이나 사슴을 만날까 두려워 이빨과 발톱을 기르는 시간, 돋보기 안경을 쓰고 흔들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으며 지난날 아기 돼지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시간들이 올올이 기록되어 한 늑대의 털빛이 결정된다. 바람이라도 부는 날이면 그 안에 깃든 지난 이야기들이 살아나 흔들리듯 일렁일 것이다. “이야기꾼들은 대개 기억력이 좋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단순한 기억의 전수자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시간으로부터 왜곡되고 뒤틀리는 기억을 안간힘을 다해 막아내는 동시에,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망각의 틈을 자신과 당대 삶의 이야기로 메운다. 훌륭한 이야기꾼의 이야기는 삶의 늘 새로운 원전(元典)일지도 모른다.” 『동시마중』 53호 「늙은 늑대와의 20분 송찬호+김륭」 대담에 실린 시인의 말이다. 그가 온 삶을 통해 끌고 온 이야기들이 우리의 오늘에다 어떤 단서를 던지게 될지, 커다란 기대와 궁금증을 품게 되는 대목이다. 언덕 넘어 산 넘어 울창한 나라 푸른 참나무숲 공원엘 갔는데 까마귀가 벤치에 앉아 큰 소리로 책을 읽고 있었다 “호두나무에 빨간 꽃이 피었습니다” 호두나무에 빨간 꽃이 핀대,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킥킥거리고 웃자 조금 당황한 까마귀는 자세를 가다듬고 더 큰 소리로 책을 읽었다 “호두나무에 빨간 꽃도 피고 노란 꽃도 피었습니다…” -「까마귀의 책 읽기」 전문 『여우와 포도』를 채우고 있는 장면들은 상투성과는 가장 먼, 오히려 낯설고 모호해 한 번에 잡히지 않는 이미지와 감각으로 가득하다. 이백 살 상수리나무의 기억 속에서 곰이 사냥꾼보다 먼저 총알을 날리고(「곰이 먼저 쏘았다」), 고양이 옆에서 부풀던 밀가루 반죽이 야옹 소리를 내며(「밀가루 반죽과 고양이」) 서로의 자리가 뒤바뀐다. 숲을 지키기 위해 바나나칼을 휘두르는 다섯 마리 너구리들(「너구리 결사대」)의 우스운 결기, 소년의 발자국마다 오쏙 오쏙 솟아나는 호기심쟁이 버섯(「숲속 길」)의 생생한 이미지, 당나귀 프로야구 계절 안 오나 투덜거리며 푸헝 푸헝 콧김을 내뱉는 당나귀(「당나귀 TV 시청법」)의 어이없는 여유로움 등이 여느 동시에 없었던 새로운 감각과 상상을 일깨운다. 그들이 같이 잠들고 꿈꾸고 깨어나 학교에 가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사슴들이 아무도 왕 하고 싶지 않다며 두고 간 왕관은(「목련꽃」) 누가 가져갔을까. 철가방을 맨 짜장면 배달맨이 높다란 산 앞에서 큰 소리로 찾고 있는 할미꽃은(「할미꽃과 짜장면」) 어디 숨어 있을까. 도토리 왕자가 꿈꾸던 “울창한 나라/ 푸른 참나무숲”(「도토리 왕자의 꿈」). 시인이 아이들에게 펼쳐 주고 싶었던 세계의 모습이다. 공기를 먹고 날아오르는 기분으로 동화 『탄탄동 사거리 만복전파사』라든가 지식그림책 『달리는 기계, 개화차, 자전거』 등 다양한 분야의 어린이책을 통해 다채로운 스타일을 보여 주고 있는 화가 조승연의 그림은 이번 동시집을 꼭 알맞은 캐릭터들로 채워 주었다. 여러 가지 결의 텍스처를 섞어 차분한 톤으로 완성한 그림들은 이 세계의 중력을 반으로 줄인 듯 우리의 발을 자유롭게 한다. 표정에 깃든 웃음과 그가 묘사한 공기의 질감이 시를 읽는 기분을 한결 행복하게 한다. 내려다보면 온통 초록인 숲속으로, 자박자박 걸어서 들어가 보자.

저자 소개

  • 저자 : 송창호, 조승연
저자 : 송찬호
1987년 『우리 시대의 문학』 6호에 작품을 발표하며 시단에 나왔다. 2000년 김수영문학상과 동서문학상, 2008년 미당문학상, 2009년 대산문학상, 2010년 이상시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동시집 『저녁별』 『초록 토끼를 만났다』와 시집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10년 동안의 빈 의자』 『붉은 눈, 동백』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분홍 나막신』 등을 썼다.

그림 : 조승연
홍익대학교와 프랑스 낭시 국립 미술학교에서 공부했으며 다양한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린 책으로 『탄탄동 사거리 만복전파사』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 『사춘기 가족』 『달리는 기계, 개화차, 자전거』 『칼날 눈썹 박제가』 등이 있다.

목차

제1부 | 포도가 먼저 여우를 깨물었다는 거
상어가 치과에 왔어요 12
북극곰 13
눈사람 14
똥개 15
여우와 포도 16
총잡이의 노래 18
밀가루 반죽과 고양이 20
비가 오려나 보다 22
늑대 구두 23
악어와 악어새 24
깊은 숲속 빵집 26

제2부 | 이 바나나칼로 숲의 적을 무찌를 거야
세 개의 섬 30
빨간 지붕의 집이 보이는 작은 섬 31
산꼭대기 자동차 32
무지개를 찾아서 34
너구리 결사대 36
무시무시한 곰 38
사막의 아침 40
사바나 초원의 바위들 42
숲속 길 44
깨벌레 45
목련꽃 46
겁 많은 늑대 47

제3부 | 거미는 다리가 많아서 돈을 잘 세
귀신이 살고 있는 집 50
당나귀 TV 시청법 52
거미의 새로운 생활 54
책베개 55
지팡이를 찾습니다 56
찰흙 거위 58
곰이 먼저 쏘았다 60
너구리 일기 61
포도가 익어간다 62
도토리 왕자의 꿈 64
생일 68

제4부 | 요즘 젊은 늑대들은 어디에서 사나
나이 많은 늑대 72
여우가 깨졌다 74
사마귀 76
땅강아지와 똥강아지 78
살구나무 살구꽃 80
할아버지 새가 되셨다 81
민들레 재판장의 고민 82
까마귀의 책 읽기 83
개굴개굴 개골개골 84
하늘을 나는 코끼리 덤보 86
할미꽃과 짜장면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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