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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911418 / 128쪽 132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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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쉬운 시를 쓰는 것이 더 어렵다.
쉽게 읽히는 시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렇다고 낙서처럼 쉽게 쓰여진 시는 아니다.
어떤 시는 10여년 이상에 걸쳐 다듬고 다듬어 정성스럽게 빚은 도자기처럼 만든 시도 있고 또 어떤 시는 순간적으로 저절로 나와 썼는데 시의 기법을 적절히 활용하여 역설법, 과장법 등을 사용하여 시의 묘미가 있다.
연애시, 사랑시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고도의 비유법으로 인하여 결코 가볍게 읽히지는 않는다. 단순한 연애시가 아니라 깊이있는 사유와 통찰로 곱씹어 읽으면 인생에 대한 사유와 통찰로 깊은 울림을 받을 수 있다.
추천사
역설의 시학
화자는 자신의 운명을 회피하지 않고 끌어안는다. 가령 ‘숲에 가는 것은 언제 튀어나올지 모를 야생 동물’이 있기 때문에 위험한 일이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다 감당한다.’
또한 ’그대에게 가는 것은 / 언제 화낼지 모르는’ 일이기에 선뜻 내키지 않지만 ‘그대를/감당한다’. 화자는 상대가 호감을 갖고 대해주기는커녕 오히려 혐오하고 화를 내지만 그 모든 것을 품는 것이다. 결국 ‘내가 그대에게 가는 것은 / 그대의 허물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해충이라 여기는 벌레도 /내 몸에 오래 살다보면 / 어느 순간에는 이롭듯 / 그대의 치명적인 결점도 / 나에게 오면 / 필수비타민이 될 수도 있다‘고 인식한다. 나아가 ‘내가 바다에 가는 것은 / 빠질 수 있다는 위험을 알지만 / 물과 내가 하나 되어 / 내가 영원히 물이 되어도 좋다’ 고 말한다. 자신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상대인데도 동반자로 여기는 역설은 더 이상 출구가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자신을 지켜냈기에 일어난다.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지점을 물극필반(物極必反)의 시점으로 삼았기에 가능한 것이다.
- 맹문재(안양대 국어국문과 교수, 시인)
아프지만 아프지 않아
너를 볼 수 없어 아프지만
언젠간 다시 너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프지 않아
내 앞에 없다는 것은
다시 내 앞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기에
너의 냉정한 태도에 아프지만
너는 날씨 같아서
다시 봄처럼 따뜻한 햇살이 될 수 있으니
아프지 않아
나는 딱따구리가 가슴을 파먹은 나무
아프지만 그 안에
생명이 살고 있으니
아프지 않아
네 속엔 무엇이 살고 있니?
나도 모르게 네 곁에
나도 모르게 쳐다본다
네 눈동자 속에 내가 보인다
나도 모르게 말을 건다
그 말은 아무 의미없는 말이다
의미 없는 말에 이끌려 네가 손을 내민다
나도 모르게 글을 쓴다
그 글의 주제는 나고 소재는 너다
나도 모르게 그림을 그린다
그 그림은 네 얼굴이다
바람이 분다
나도 모르게 바람을 막아준다
나도 모르게 네 이름 옆에 내 이름을 쓴다
나도 모르게 세상이 너 하나로 좁아진다
나도 모르게 네 곁에 선다
나도 모르게 네 주변을 맴돈다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진짜 나도 모르게 하는 것이
진짜
그대에게 가는 의미
내가 숲에 가는 것은
언제 튀어나올지 모를
야생동물을 다 감당한다는 의미
내가 그대에게 가는 것은
언제 화낼지 모르는 그대를
감당한다는 의미
내가 그대에게 가는 것은
그대의 허물을 받아들인다는 의미
사람들이 해충이라 여기는 벌레도
내 몸에 오래 살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이롭듯
그대의 치명적인 결점도
나에게 오면
필수비타민이 될 수도 있다
내가 바다에 가는 것은
빠질 수 있다는 위험을 알지만
물과 내가 하나 되어
내가 영원히 물이 되어도 좋다는 의미
싫은데 좋아
이상해
싫은데 좋아
네가
갑자기 짜증내며 소리 지를 때는 싫은데
그것은 나에게 더 관심 있다는 뜻이고
자기에게 더 관심 가져 달라는 뜻이라
생각하니 좋아
네가
반대 길로 가버리니 싫은데
따라올 수 있으면 따라오라는 뜻이라
생각하니 좋아
반대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 좋아
나도 반대로 가서 빙빙 돌아
다시 만날 수 있으니 좋아
네가
어두운 얼굴로 무표정일 때는 싫은데
너는 돌이 아니고 움직이는 꽃이라
햇빛을 만나면 다시 환해질 수 있으니 좋아
꽃을 곁에 두기 위해서
내가 사랑하는
꽃을 활짝 피우기 위해
거름을 많이 주었지만
꽃은 얼굴을 찡그렸다
그것을 내숭으로 여기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햇빛을 많이 쏘여주었지만
꽃은 몸을 비틀며
저리 가라고 소리 질렀다
나도 그만 지쳐
꽃을 가만히 바라보며
바람이 많이 불 때는 바람막이로
햇빛이 너무 강할 때는 그림자로
서 있었다
그러자 꽃은 먼저 나에게 와
향기를 주었다
그대 쪽으로 스러지다
바람 불면 갈대는
바람을 등지고 쓰러진다
그대는 내 등 뒤에 있는데
바람 불지 않아도
나는 그대 쪽으로 쓰러진다
불빛이 환하면 불나비는
불쪽으로 스러진다
불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
그대의 숨소리 하나만으로
나는 그대 쪽으로 스러진다
생을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커다란 의미를
찾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무심결에
새가 노을 속으로 스러지듯
그대 쪽으로 스러지고 싶다
* 스러지다 : 쓰러지다, 와는 다른 뜻으로 형체나 현상 따위가 차차 희미해지면서 없어진다는 뜻.
1부 그대에게 가는 의미
그대에게 가는 의미 10
나도 모르게 네 곁에 12
그대 쪽으로 스러지다 13
아프지만 아프지 않아 14
싫은데 좋아 15
꽃을 곁에 두기 위해서 16
절룩이는 모습으로 그대에게 간다 17
그리움 병 걸린 나무 18
그대다운 오늘 19
얼음같은 그대에게 20
심장이 쿵 21
단추 채우기 22
너와 나의 공통점은? 23
그리움은 신의 명령 24
물은 물고기를 따라 흐른다 26
연리지 連理枝 27
손맞춤 28
못 갖춘 마디 사랑 29
아침에 보고도 점심때 또 30
한 사람을 품어주는 것 밖에는 31
그리움 그리기 32
물든다는 것 33
사람이 섬이다 34
그대 작은 것만으로도 36
자스민 속으로 37
1분 30초 동안의 사랑 38
그대 얼굴의 땀을 39
내 어깨가 안식처가 될 수 있다면 40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41
가을의 첫 번째 아침 42
플라토닉 43
네가 사랑스러우면 44
진달래 속 핑크 마음 46
그대 마음을 만질 수 있다면 47
꽃이 나를 기른다 48
보이지 않아도 49
사랑 작법 50
사랑조건 파괴 51
나는 그대 되고 그대는 내가 되고 52
사람은 가질 수 없는 것 53
이름 바꿔 부르기 54
사랑을 거절당한 그대에게 55
다시 심장은 뛰고 56
복숭아 뼈가 가렵다 57
버려지는 것들을 위하여 58
첫사랑 60
짝사랑 62
늦사랑 64
2부 꿈을 위한 몸부림
꿈을 위한 몸부림 67
꽃과 길 69
나무는 나이테를 세지 않는다 70
가운데 손가락 71
핸드폰을 쓰는 이유 72
너는 누구니 74
바람은 날개 있는 것만 안아올린다 75
아주 내성적인 마을 76
내성적인 사람에게 78
너는 강 80
강물이 빗물 될 때까지 81
마중물처럼 82
멀리 있어도 83
소나기를 피하지 마라 84
자리 찾기 85
버스 안에서 86
어느 하나에 매달리기 87
나를 찾아서 88
숨은 그림 찾기 91
하루라는 이름의 다도해 98
이름 쓰기 99
다친다는 것 100
방청소, 마음 청소 101
슬픔은 찰흙이다 103
지금은 공부 중 104
꿈은 알맞게 106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법 107
부끄러움 학교 108
소걸음 109
푸시킨의 ‘삶’을 다시 읽자 110
탄생과 죽음 111
어떻게 죽을 것인가 112
걱정이 많아 걱정인데 113
거울에게 물어보기 114
넘어지면 일어나는 들풀처럼 116
갑상선 항진증 117
패배한 사람에게 주는 말 118
육체에 매달린 영혼들은 119
나에게는 두 얼굴이 있네 120
가을 감기 121
마음 속 댐 하나 122
나는 베르테르는 알지만 베르테르 효과는 모른다 124
버려진 저 돌멩이 속에는 125
살아있는 것은 대단한 사건 126
화내지 않는 연습 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