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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찍힌 몸 흑인부터 난민까지, 인종화된 몸의 역사

염운옥 저 | 돌베개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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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1999691 / 448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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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외모, 말투, 옷차림부터 종교, 문화적 지표까지 신인종주의를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 만약 당신의 옆집에 무슬림 가족이 이사 온다면? 장시간 타야 할 비행기의 옆자리에 국적을 알아채기 쉽지 않은 유색인 남성이 앉았다면? 값비싸고 고급스러운 음식점에 들어갔는데 종업원들이 전부 조선족 여성이라면? 겉으로 내색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슬금슬금 피어나는 불편함 감정까지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낙인찍힌 몸』이 독자들에게 상기시키고 싶은 메시지도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교양 있는’ 시민이기에 학창 시절에 배운 대로 인종차별이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남아 있는 인종을 서열화하는 습속은 가벼운 계기만으로 그 민낯을 드러낼 수 있다. 여기서 들라캉파뉴가 말했던 인종주의는 “천 개의 머리가 달린 히드라”(6쪽)라는 말을 떠올리는 게 유용하다. 인종주의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에 단일하게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낙인찍힌 몸』의 전반부가 생물학적인 특성에 따른 인종차별의 역사를 정리하는 데 주력했다면, 후반부에서는 백인우월주의가 여전히 건재하는 가운데 문화적인 지표가 더 중요하게 작동하는 ‘신인종주의’ 현상에 주목한다. 5장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이슬람국가의 테러와 베일이라는 제2의 피부를 지닌 무슬림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인종차별을, 6장에서는 ‘다문화’ 한국에서 살아가는 혼혈인, 이주민, 난민을 다룬다. 외모, 말투, 옷차림에 문화적인 요인이 덧대져 위협 집단으로 고착화되는 데 우리 역시 동조자였음을 확인하는 일은 씁쓸하지만 유의미한 독서가 될 것이다. 자신이 언제나 인종차별을 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일은 계급차별과 성차별에 대해 좀 더 예민한 감각을 갖겠다는 다짐이 되기도 한다. 저자가 3장에서 깊게 서술한, 흑인 여성에게 교차하는 인종, 계급, 젠더 차별은 여전히 잔존하기 때문이다. 2중, 3중의 억압 속에서 개개인의 목소리는 쉽게 사라지고 문젯거리로만 남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가령 2018년 초, 제주에 도착한 예멘난민을 두고 페미니즘의 한쪽에서 예멘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여기며 입국 반대를 외치는 모습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국민이 먼저’라는 슬로건을 내건 보수 매체들과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저자의 바람대로 성급히 결론 내리기보다 꾸준히 공부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신인종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지 않을까. ‘수동적인 노예’에서 ‘사슬 끊는 흑인’으로, ‘보여지는 대상’에서 ‘보는 주체’로 인종주의에 갇힌 인종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인종주의’를 떠올리면 노예, 혐오, 차별, 배제, 말살, 흑백의 이분법 같은 단어들이 자연스레 달라붙는다. 『낙인찍힌 몸』 역시 노예가 된 아프리카인, 괴물쇼에 올라야 했던 흑인 여성들, 홀로코스트 속으로 사라진 유대인, 이스라엘 국가에서 배제당한 에티오피아 유대인, 한국사회에서 부당한 처우에 놓인 이주민 등과 같이 인종주의의 슬픈 역사를 재현하는 데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한다. 그렇지만 이에 못지않게 폭력에 맞서 저항하며 주체적인 목소리를 냈던 장면들을 소개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노예 해방을 애원하는 수동적인 노예가 아닌 스스로 ‘사슬을 끊는 노예’(142쪽)를, 불쌍하고 연민을 자아내는 노예 여성 트루스가 아닌 꼿꼿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나(이미지)를 판다”(198쪽)고 말하는 트루스의 모습을, ‘거래’가 아닌 열렬한 연애를 거쳐 결혼했음을 당당하게 공개한 결혼이주여성의 편지 사연(317쪽)을 실었다. 독자들은 각 장마다 저자가 숨겨 놓은 희망의 몸짓을 만나게 될 것이다. 책에 실을 70여 장의 시각자료를 선정하며 인종차별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고착화시키는 이미지를 일부러 배제했던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중요한 점은 인종주의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한걸음 나아가 인종주의에 갇힌 인종주의에서 벗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며 2018년 10월 14일 세상을 떠난 네팔인 ‘미누’를 추모한다. 그는 1992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입국해 18년을 일하며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알리는 데도 앞장섰으나, 표적단속으로 잡혀 결국 강제출국을 당했다. 저자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미누와 그가 활동했던 다국적밴드 스탑크랙다운(Stop Crackdown)을 떠올리며, 그가 “온정의 대상이 되는 것도, 단속과 추방, 차별의 대상이 되는 것도 거부했”(380쪽)다고 쓴다. 이는『낙인찍힌 몸』이 그의 말을 빌려 전하고 싶은 메시지기도 하다.

저자 소개

  • 저자 : 염운옥
저자 : 염운옥
고려대학교 사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도쿄대학교에서『영국의 우생학 운동과 모성주의』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역사연구소와 민족문화연구원의 연구교수로 재직했고,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생명에도 계급이 있는가』,『도시는 기억이다』(공저),『대중독재와 여성』(공저), 『몸으로 역사를 읽다』(공저) 등이 있다. 앞으로 역사와 몸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면서 특히 장애를 입은 몸을 주제로 연구할 계획이다.

목차

들어가는 글

1. 인종에 갇힌 몸들\t\t
인종 개념의 기원과 형성
린네의 분류학
빙켈만의 미학
안면각과 두개측정에서 인종 사진까지

2. 검은\t몸의 노예, 저항의 언어
누가 ‘흑인’인가?
노예무역, 노예제, 노예가 된 아프리카인
노예제의 유산과 기억의 정치
3. 인종,\t계급, 젠더가 교차하는 여성의 몸\t
사르키 바트만, 3중의 억압 아래서
메리 프린스, 여성 노예는 말할 수 있는가?
서저너 트루스, 흑인 여성의 여성성과 모성

4. 혐오스러운 몸에서 강인한 육체로\t
누가 ‘유대인’인가?
유대인의 몸 담론
파괴하기와 재생하기

5. 베일 안과 밖,\t 그리고\t문화정치
테러의 세계화와 이슬람포비아
무슬림 ‘베일’ 논쟁과 이슬람포비아의 젠더화
무슬림의 ‘악마화’와 ‘인종화’

6. 한국에서 다양한 몸과 함께 살아가기
한국인, 외국인, 이주민
‘혼혈’에서 ‘다문화’로
이주노동자와 인종차별
다문화주의와 인종주의
나가는 글

미주
시각자료 출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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