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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짐, 맺힘

시리즈 : 문지 에크리 [4]

김현 저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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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35482 / 291쪽 120 x 1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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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내가 생에 못 견디도록 싫증이 날 때 나는 또 어디로든지 가는 방황의 여행을 시도하리라. 거기에는 그러면 또 나에게 그의 내밀한 설화를 보내주는 불빛이 있으리라. 하여 나는 이 진저리 나는 생에서 순간적으로나마 ‘진정한 생’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 어느 날 저녁 밤의 냉랭한 공기 속에서 지고의 행복을 느낀 쥘리앵 그린의 행복이며 어머니의 물기 있는 손이 쥐여주던 따뜻한 빵의 촉감으로 행복할 수 있던 프루스트의 그것이 아니겠는가. _「불빛이 말하는 이유」(p. 16) 책은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책읽기가 괴로워질 때에는 그것을 고쳐야 한다. 때때로 책읽기가 일종의 정신적 도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가슴이 뜨거워질 정도로 괴로운 일이 생길 때 대개의 경우 책을 읽으면 그 괴로움이 많이 삭는다. _「즐거운 고통」(p. 69) 친애하는 것들에 대한 미지의 글쓰기 ‘쓰다’의 매혹이 만드는 경계 없는 산문의 세계 문학과지성사의 새 산문 시리즈 1차분 4권 출간 문학과지성사의 새로운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가 출간되었다. 1975년 창립 이래 문학과지성사에서는 <문학과지성 산문선>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국내외 유수한 작가들의 산문을 꾸준히 출간해왔다. 그러나 저마다의 색으로 빛나는 글들을 명징한 이름 하나로 묶어낸 것은 특별하고 새로운 시도다. <문지 에크리>는 지금까지 자신만의 문체로 특유의 스타일을 일궈낸 문학 작가들의 사유를 동시대 독자의 취향에 맞게 구성·기획한 산문 시리즈다. 에크리란 프랑스어로, 씌어진 것 혹은 (그/그녀가 무엇을) ‘쓰다’라는 뜻이다. 쓰는 행위를 강조한 이유는 이 시리즈가 작가 한 명 한 명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최대한 자유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서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지 에크리>는 무엇, 그러니까 목적어의 자리를 빈칸으로 남겨놓는다. 작가는 마음껏 그 빈칸을 채운다. 어떤 대상도 주제도 될 수 있는 친애하는 관심사에 대해 ‘쓴다’. 이렇게 태어난 글은 장르적 경계를 슬쩍 넘어서고 어느새 독자와 작가를 잇는다. 완성도 높은 문학작품으로만 접해 속내를 알기 힘들었던 작가들과 좀더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가장 먼저 독자들을 찾아갈 작가로는 각 분야에서 하나의 세계를 구축해온 故김현(문학평론가), 김혜순(시인), 김소연(시인), 이광호(문학평론가)를 선정했다. 각각 일상에서의 비평적 시선, ‘여성’으로서 경험한 아시아 여행기, 맨눈으로 다시 바라본 사랑, 고양이로 그려낸 침묵과 고독을 담아낸 네 작가의 글은 한손에 들어오는 모던한 장정에 담겼다. 표지 디자인은 2016년 코리아 디자인 어워드 그래픽 부문을 수상한 석윤이 디자이너가 총괄했으며, 앞으로의 작업도 전담할 예정이다. 애정 어린 대상에 대한 특색 있는 사유를 담은 <문지 에크리>는 앞으로도 시인 이제니, 이장욱, 나희덕, 진은영, 신해욱과 소설가 정영문, 한유주, 정지돈 등 다양한 작가의 사소하고 비밀스러운 미지의 세계를 소개할 계획이다.

저자 소개

김현(본명 김광남金光南, 1942~1990)은 1942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났다. 일곱 살 되던 해에 부모님을 따라 목포로 이주, 목포 북교국민학교와 목포중학교, 그리고 서울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문리대 및 동 대학원 불문과를 졸업했으며,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에 유학했으며 작고하기까지 서울대 인문대 불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1962년 『자유문학自由文學』 3월호에 「나르시스 시론詩論」을 필명 ‘김현’으로 발표하며 공식적인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김승옥, 김치수, 최하림과 함께 소설 동인지 『산문시대』를, 1966년에 황동규, 박이도, 김화영, 김주연, 정현종과 더불어 시 전문지 『사계』를 창간했다. 이 두 잡지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1968년에 창간된 『68문학』은 고스란히 1970년 가을에 창간호를 낸 계간 『문학과지성』의 원형을 이룬다. 



그는 불물학자로서 『프랑스 비평사』 2권과 『현대 프랑스 문학을 찾아서』 『바슐라르 연구硏究』 등 많은 연구서와 번역서를 펴냈으며, 문학평론가로서 『상상력과 인간』 『사회와 윤리』 『한국 문학의 위상』 『문학과 유토피아』 『말들의 풍경』 및 『한국문학사』의 비평집과 연구서를 상자했다. 
『분석과 해석』으로 제1회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행복한 책읽기』의 원고를 유고로 남긴 채 1990년 6월 27일 48세로 작고했다. 


그의 사후 3년 뒤인 1993년에 『김현 문학전집』(문학과지성사, 전16권)이 간행되어 김현 문학의 거대한 덩어리에 접근하는 가장 충실한 자료가 갖춰졌다. 이어 2000년 4월에 원주 〈토지문학관〉에서 그의 10주기 기념 문학 심포지엄(‘4.19 이후의 한국 문학 비평’)이, 2010년 6월에 서울 동교동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20주기 기념 문학 심포지엄(‘말들의 풍경’과 비평의 심연)이 각각 개최되었다. 2011년에 그의 정신적 뿌리에 해당하는 목포에 문학관(김현관)이 개원했고, 2015년 9월에는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그의 25주기를 기념한 심포지엄(‘김현 비평의 역동성’) 개최와 더불어 문학상 ‘김현문학패’가 제정․시행되었다. 

책 속에서

내가 생에 못 견디도록 싫증이 날 때 나는 또 어디로든지 가는 방황의 여행을 시도하리라. 거기에는 그러면 또 나에게 그의 내밀한 설화를 보내주는 불빛이 있으리라. 하여 나는 이 진저리 나는 생에서 순간적으로나마 ‘진정한 생’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 어느 날 저녁 밤의 냉랭한 공기 속에서 지고의 행복을 느낀 쥘리앵 그린의 행복이며 어머니의 물기 있는 손이 쥐여주던 따뜻한 빵의 촉감으로 행복할 수 있던 프루스트의 그것이 아니겠는가.
_「불빛이 말하는 이유」(p. 16)

 

책은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책읽기가 괴로워질 때에는 그것을 고쳐야 한다. 때때로 책읽기가 일종의 정신적 도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가슴이 뜨거워질 정도로 괴로운 일이 생길 때 대개의 경우 책을 읽으면 그 괴로움이 많이 삭는다.
_「즐거운 고통」(p. 69)

목차

1 두꺼운 삶과 얇은 삶
불빛이 말하는 이유/ 몸 이야기/ 편안함/ 아버님의 죽음에 대하여/ 두꺼운 삶과 얇은 삶/ ‘라면’ 문화 생각/

2 즐거운 고통
문장 수업/ 즐거운 고통/ 불꽃의 말/ 사과 다섯 알/ 이오네스코의 무소/ 돈키호테에 대한 몇 개의 단상/ 나에게 되살아오는 것은/ 촉각이 도해圖解한 정경

3 묘지 순례
묘지 순례/ 인간과 종교와 문화/ 이솝의 신 포도/ 서구의 축제와 동양인/ 아르파공의 절망과 탄식

4 사라짐과 맺힘
사라짐과 맺힘/ 시사만화에 대한 단상/ 겉멋 부림의 세계

5 미술관을 나오면서
가우디/ 피카소/ 고야/ 브뤼헐/ 고흐/ 드가/ 앙리 루소/ 자코메티/ 로댕

책을 엮으며
난파인의 글쓰기|이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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