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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030106 / 352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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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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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제 권력은 가상으로 넘어갔다” 문명의 대전환기,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대처하는 법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은, 페이스북을 국영화하려는 발상을 가졌었다. 이것은 물론 독재적인 발상이다. 하지만 중요한 진실 하나를 방증한다. 바로 권력이 실재에서 가상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주영민이 최고의 기술기업 구글에서 일하며, 또 주영민연구소라는 개인 독립미디어를 열어 IT 관련 메가트렌드를 추적하고 연구해오며 얻은 결론도 같다. 이제 “가상기술이 불러오는 변화는 비가역적이며 통제 불가능하다. 가상기술은 인류를 새로운 단계에 던져놓을 것이며, 던져진 인류는 이전 단계로 돌아갈 수 없을 뿐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진화할 것이다.”(10쪽) 기술이 만드는 가상화의 흐름은 ‘가상화 혁명’이라고 불러야 할 수준으로 문명을 바꾸고 있지만, 그 변화가 수반하는 질문을 다룬 담론들은 아직 부족하다. 지나친 낙관을 담아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될 뿐 제대로 된 비판적 고찰과 문제 제기는 찾아볼 수 없으며, 그나마 있는 것도 고루한 인문학의 틀에서 바라본 단편적인 평가가 많다. 그런 상황에서 이 책은 기술에 대한 찬양이나 기술을 규제해야 한다는 섣부른 제안 없이,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충실한 사례 정리와 조밀한 논지 전개, 그리고 이를 하나로 묶어내는 저자의 훌륭한 식견을 통해” 우리가 이미 맞이했고 또 앞으로 맞이하게 될 다양한 가상의 풍경들을 조망한다. 이 책 《가상은 현실이다》를 통해 우리는 기술이 바꾸는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는 시각과 그에 대처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 책은 (...) 가상이 바꾸는 세계를 직시하도록, 가상에 사로잡히지 않는 인간의 길을 상상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 또 한편으로는, 오히려 가상을 통해 더 자유로워질 인간의 길을 상상할 수 있는 단초도 제공해보려 한다. (...) 미래의 자유는 가상에 포획되지 않는 상상력과 함께, 가상을 역이용하는 상상력을 통해서도 가능할 것이다. 가상과 현실 사이 인간이 건설한 새로운 윤리 역시 이러한 이중적 상상력에서 출발할 것이다.”(프롤로그 중에서) 인류가 2010년대에 당긴 가장 강력한 트리거, 가상화 혁명 가상은 지난 10년간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왔는가 모두의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진 2010년대는 그 이전과 명확하게 구분되는 역사적인 시기다. 인스타그램 같은 인기 SNS 플랫폼이 탄생했고 소셜미디어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딥러닝은 인공지능 기술을 크게 도약시켰으며,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상화폐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이 세 가지 가상기술, 즉 소셜미디어, 인공지능, 가상화폐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크게 바꿔놓았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의 활성화는 만인의 삶이 만인에게 중계되는 상황을 불러왔고, 우리가 타인의 시청과 인정을 바라며 자신을 전시하는 데 몰입하게 만들었다. 소셜미디어는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디지털화(수치화)했는데, 많은 팔로워 수, ‘좋아요’ 수, 리트윗 수 같은 지표가 내 사회적 신분을 결정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모두 더 높은 순위로 올라서기 위해 자신의 말과 행동을 과장하거나 스스로를 성적 대상으로 전시한다. 한편, 인공지능의 추천 알고리즘은 인간이 능동적으로 보고, 듣고, 살 것을 선택하는 과정을 제거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 혹은 ‘좋아한다고 인공지능이 판단한 것’만을 보여준다. 우리는 편리한 대신 편향된 정보 안에 갇히게 되었다. 그렇게 인공지능은 같은 성향의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다른 성향의 사람들은 배척하게 만들었고, 우리의 의식은 알고리즘의 통제 아래 길들고 있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인간처럼 사고하는 로봇이 등장하기에 앞서, 로봇처럼 사고하는 인간이 등장”한 것이다. 이외에도 책에는 셀카에 집착하는 경향,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 가짜뉴스의 생산과 범람, 인스타그램에서 주목받기 위해 인테리어되는 식당과 카페 등의 소비 공간, 더 많은 관심을 확보해야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관심 경제’의 원리에 따라 중독적인 기술을 만들어내는 기업과 그 결과로서 스마트폰 같은 기술 중독에 빠진 사람들 같은, 우리가 겪고 있는 숱한 변화의 사례가 날카롭고 신선한 분석 및 통찰과 함께 등장한다. 이 많은 변화가 10년이 채 되지 않은 사이에 일어났으며, 활발히 진행 중이다. 불안의 조장과 과장이 배제된 정확한 미래 전망, ‘가상화’의 틀로 접근할 때 가능하다 지난 10년 동안 일어난 변화를 생각하면 앞으로의 10년, 그리고 그 이후 역시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우리가 실재나 현실이라고 알고 있던 많은 것들이 점점 더 가상에 자리를 내어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그 변화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걸까? 저자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가령 우리는 인공지능의 위협을 ‘일자리 소멸’이라는 프레임으로 파악한다. 하지만 그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거나 어쩌면 일어나지 않을 일일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 대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직업군으로 꼽히는 콜센터 상담원의 경우만 보더라도, 실제 대화형 인공지능의 개발이 미미한 수준이기에 이른 시일 내에 대체될 가능성은 낮다.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가 엘론 머스크나 빌 게이츠 같은 유명인사와 언론에 의해 과장된 측면이 있다. 기술이 불러오는 변화에서 진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지금’ 발생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크게 부상할 이슈들이다. 인공지능은 일자리에 앞서 인간이 내리는 모든 판단을 대체한다. 이미 인공지능은 인간 사회의 수많은 판단 영역에 깊이 개입하고 있으며, 인간은 그 판단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저자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오늘날의 주식시장을 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주식 거래의 85퍼센트 이상은 자동화된 기계가 수행한다. 또 영국 더럼 시의 경우 경찰이 용의자의 구금을 결정하는 데 ‘하트(HART)’라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곧 의학적, 법적 판단부터 정치적 판단에까지 인공지능이 개입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 책은 이처럼 기술의 발달로 우리가 가까운 미래에 마주할 윤리적 딜레마를 비롯해, 일련의 다양한 이슈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논의해볼 기회를 안겨준다. 책 속에서 우리는 가상이 실재를 초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생 인류는 가상이 실재를 압도하는 ‘가상화 혁명’을 목격하는 첫 번째 세대다. 가상화 혁명은 가상기술을 통해 가상이 실재를 초월하고 궁극적으로 실재를 변형시키는 현상이다. 가상기술이란 가상현실 기술이 아니다. 가상기술은 실재를 변형시키고 증강시키는 모든 종류의 초실재기술을 뜻한다. 오늘날 가장 근본적인 기술인 소셜미디어, 인공지능, 암호화폐는 모두 가상기술이다. 소셜미디어는 ‘현실’을, 인공지능은 ‘지능’을, 암호화폐는 ‘돈’을 가상화한다. 가상기술로 인해 탄생한 가상의 현실, 가상의 지능, 가상의 돈은 실재 위에 덧입혀져 실재를 가상의 질서로 재구축한다. -8쪽 페이스북, 알파고, 비트코인은 가상기술의 산물이다. 페이스북은 단지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니다. 페이스북은 현실과 겹쳐 있으면서 동시에 그를 교란하는 가상현실이다. 알파고 역시 단순한 바둑 알고리즘이 아니다. 알파고는 인간 지능을 초월하는 지능을 예고하는 가상의 뇌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화폐에 그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국가의 통제로부터 돈을 분리하고, 실재의 가치 체계를 무너뜨리는 가상의 돈이다. 모든 혁명적인 기술은 언제나 기술을 넘어선 변화를 만들어냈다. -9쪽 컴퓨터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모든 것들은 클라우드 서버로 옮겨가고 있다. 이것은 우리 시대 가장 거대한 전환이다. 우리 일상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는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도 모두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클라우드 서버로 제공한다. 지메일이나 애플 뮤직을 사용할 때 우리는 이미 그들의 클라우드를 거친 서비스를 쓴다. 아마존에서 물건을 고를 때나 페이스북에서 친구의 소식을 볼 때도 우리는 그들의 클라우드에 기록된 자료들을 열람하는 것이다. 이 거대한 전환은 단지 컴퓨터 안쪽 세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컴퓨터 밖 현실세계, 즉 우리의 자아, 사회적 관계, 정치적 담론과 같은 실재의 대상까지 가상화되어 클라우드 서버로 옮겨지고 있다. -20~21쪽 아마존 고를 단순히 ‘무인화’ 또는 ‘자동화’로 받아들이는 것은 좁은 해석이다. 아마존 고는 그보다 더 큰 함의를 지닌다. 아마존 고는 인간 노동을 자동화했다기보다는, 인간 노동이 개입될 여지 자체를 완전히 없애버렸다. 계산대에 인간 대신 기계를 앉힌 것이 아니다. 계산대에 의존하는 쇼핑 프로세스 자체를 없애버렸다. 물건을 집어든 순간(장바구니 담기)과 매장을 나가는 순간(결제하기)이라는 온라인 쇼핑의 방식을 오프라인 매장에 그대로 구현했다. 이는 온라인의 방식이 오프라인의 방식을 완전히 대체한, 실재의 ‘가상화’다. -38쪽 마치 사람들의 검색 행위가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 개선에 자동적으로 기여하는 것처럼, 우버 기사는 매번 승객을 원하는 장소에 데려다줄 때마다 자동적으로 우버 알고리즘 개선에 기여한다. 특정 지역의 통행량, 배차 상황, 운행 요청을 최적화하는 우버의 알고리즘은 우버 기사들로부터 전달되는 반복적이고 집단적인 주행 데이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강화되며, 강화된 알고리즘은 우버 기사에게 다시 더 나은 주행 명령을 내리는 데 사용된다. 우버는 차량 호출 서비스임과 동시에, 전 세계 우버 기사를 통해 주행 데이터를 크라우드 소싱하는 기업인 것이다. -43~44쪽 삶을 공유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업로드한다는 것은 큰 착각이다. 오히려 우리는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업로드하기 위해 삶을 기획하고 콘텐츠를 생산한다. 소셜미디어가 활성화 상태를 유지할 있도록 우리는 삶에서 끊임없이 이벤트와 데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가상 자아를 먹여살리기Feeding 위해 우리는 업로드 노동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 우리가 가상 자아에 대해 가지는 통제력보다, 가상 자아가 우리에게 가지는 통제력이 더욱 크다. -52~53쪽 소셜미디어는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전 세계인의 평점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하나의 거대한 엑셀 파일과 같다. 그리고 이 파일은 현대인의 가치판단 기준이 되는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한다. 소셜미디어에 나온 ‘좋아요’ 숫자가 그 대상의 가치를 판단하는 척도다. 개인의 영향력, 제품의 선호도, 정당의 지지도 등 과거엔 정확히 정량화하기 어려웠던 데이터들이 모두 숫자로 표기되며, 우리는 숫자에 근거해 모든 것의 중요도를 파악하게 된다. 암묵적으로 우리는 ‘좋아요’ 숫자가 크면 사회적 권위가 있다고 받아들인다. 반면 ‘좋아요’ 숫자가 적거나, 또는 ‘좋아요’보다 ‘싫어요’ 비율이 높으면 사회적 승인을 얻지 못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91쪽 확실한 것은 변화를 원하는 대중이든, 효율을 원하는 관료이든 인간 사회의 집단적 의사결정에서도 기계의 “더 나은 판단”이 적용되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가 아닌 하나의 대안으로 이야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치인이 기계로 대체된다는 주장이 너무 과격하게 들린다면 좀 더 스케일을 줄여 볼 수 있다. 가령 도시 정책을 운영하는 일에서 기계가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실제로 도시의 교통을 최적화하는 일부터 실업 급여를 지급하는 일, 각기 다른 대상자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례는 전 세계 도시에서 늘고 있다. -213쪽 인공지능에 대해 사람들은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강인공지능을 과대평가하고 동시에 약인공지능을 과소평가한다. 약인공지능 앞에 붙은 약이라는 글자가 오히려 잘못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것은 기술의 파괴력을 과소평가하는 잘못된 명명이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미래 인공지능과 대비되는 맥락에서 약인공지능이라고 과소평가될 이유가 없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그 자체로 파괴적이며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대단히 걱정하는 한편,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충분히 걱정하고 있지 않다. 인공지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깊이 일상에 개입하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감시 시스템의 등장, 알고리즘의 마인드 해킹(정치적 편향부터 감정 조작까지), 현실과 구분이 불가능한 가짜의 생성 등 이미 여러 문제들을 일으키는 중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눈앞에 도래한 문제들이다. -223쪽 비트코인의 가치는 자유로운 가치 교환을 원하는 미래 시민들을 통해 증명될 것이다. 특히 집단주의 정체성에 기반한 윤리와 다양한 컬트 집단의 자체 기준에 따른 도덕적 검열이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개 인의 일상을 촘촘히 옥죌수록, 개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한 자유로운 거래를 필연적으로 선호하게 될 것이다. 비트코인은 도덕이 아닌 자유의 편이고, 집단이 아닌 개인의 편이다. 비트코인은 더 도덕적인 세계를 구축하는 기술이 아니라, 기존의 도덕으로부터 개인을 자유롭게 해방시키는 기술이다. 가상에서 구축된 자유로운 P2P 거래 질서는 결과적으로 실재의 윤리를 우회하고, 종국에는 붕괴시킬 수도 있다. 비트코인은 결제뿐만 아니라 윤리의 P2P화를 이끌 것이다. -319쪽
우리는 가상이 실재를 초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생 인류는 가상이 실재를 압도하는 ‘가상화 혁명’을 목격하는 첫 번째 세대다. 가상화 혁명은 가상기술을 통해 가상이 실재를 초월하고 궁극적으로 실재를 변형시키는 현상이다. 가상기술이란 가상현실 기술이 아니다. 가상기술은 실재를 변형시키고 증강시키는 모든 종류의 초실재기술을 뜻한다. 오늘날 가장 근본적인 기술인 소셜미디어, 인공지능, 암호화폐는 모두 가상기술이다. 소셜미디어는 ‘현실’을, 인공지능은 ‘지능’을, 암호화폐는 ‘돈’을 가상화한다. 가상기술로 인해 탄생한 가상의 현실, 가상의 지능, 가상의 돈은 실재 위에 덧입혀져 실재를 가상의 질서로 재구축한다. -8쪽
페이스북, 알파고, 비트코인은 가상기술의 산물이다. 페이스북은 단지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니다. 페이스북은 현실과 겹쳐 있으면서 동시에 그를 교란하는 가상현실이다. 알파고 역시 단순한 바둑 알고리즘이 아니다. 알파고는 인간 지능을 초월하는 지능을 예고하는 가상의 뇌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화폐에 그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국가의 통제로부터 돈을 분리하고, 실재의 가치 체계를 무너뜨리는 가상의 돈이다. 모든 혁명적인 기술은 언제나 기술을 넘어선 변화를 만들어냈다. -9쪽
컴퓨터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모든 것들은 클라우드 서버로 옮겨가고 있다. 이것은 우리 시대 가장 거대한 전환이다. 우리 일상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는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도 모두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클라우드 서버로 제공한다. 지메일이나 애플 뮤직을 사용할 때 우리는 이미 그들의 클라우드를 거친 서비스를 쓴다. 아마존에서 물건을 고를 때나 페이스북에서 친구의 소식을 볼 때도 우리는 그들의 클라우드에 기록된 자료들을 열람하는 것이다. 이 거대한 전환은 단지 컴퓨터 안쪽 세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컴퓨터 밖 현실세계, 즉 우리의 자아, 사회적 관계, 정치적 담론과 같은 실재의 대상까지 가상화되어 클라우드 서버로 옮겨지고 있다. -20~21쪽
아마존 고를 단순히 ‘무인화’ 또는 ‘자동화’로 받아들이는 것은 좁은 해석이다. 아마존 고는 그보다 더 큰 함의를 지닌다. 아마존 고는 인간 노동을 자동화했다기보다는, 인간 노동이 개입될 여지 자체를 완전히 없애버렸다. 계산대에 인간 대신 기계를 앉힌 것이 아니다. 계산대에 의존하는 쇼핑 프로세스 자체를 없애버렸다. 물건을 집어든 순간(장바구니 담기)과 매장을 나가는 순간(결제하기)이라는 온라인 쇼핑의 방식을 오프라인 매장에 그대로 구현했다. 이는 온라인의 방식이 오프라인의 방식을 완전히 대체한, 실재의 ‘가상화’다. -38쪽
마치 사람들의 검색 행위가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 개선에 자동적으로 기여하는 것처럼, 우버 기사는 매번 승객을 원하는 장소에 데려다줄 때마다 자동적으로 우버 알고리즘 개선에 기여한다. 특정 지역의 통행량, 배차 상황, 운행 요청을 최적화하는 우버의 알고리즘은 우버 기사들로부터 전달되는 반복적이고 집단적인 주행 데이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강화되며, 강화된 알고리즘은 우버 기사에게 다시 더 나은 주행 명령을 내리는 데 사용된다. 우버는 차량 호출 서비스임과 동시에, 전 세계 우버 기사를 통해 주행 데이터를 크라우드 소싱하는 기업인 것이다. -43~44쪽
삶을 공유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업로드한다는 것은 큰 착각이다. 오히려 우리는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업로드하기 위해 삶을 기획하고 콘텐츠를 생산한다. 소셜미디어가 활성화 상태를 유지할 있도록 우리는 삶에서 끊임없이 이벤트와 데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가상 자아를 먹여살리기Feeding 위해 우리는 업로드 노동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가상 자아는 단지 가상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가상 자아는 실제 삶의 다양한 영역에 깊게 개입한다. 특히 현대인의 사회적 삶에서 가상 자아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인스타그램에 표현되는 가상 자아가 존재감을 유지해야 결국 실재의 내가 살아있음이 증명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상 자아에 대해 가지는 통제력보다, 가상 자아가 우리에게 가지는 통제력이 더욱 크다. -52~53쪽
인스타그램은 순위화된 피드를 통해 무엇이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이 이 인스타그램의 질서에 맞춰 바뀌도록, 현실에게 인스타-최적화된 모습으로 존재할 것을 명령한다.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에 대한 현대인의 강박을 보자.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지금 내 삶은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가?” 질문하고,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의 행동과 외모를 교정한다. 인스타그램에 어울리는 생활 방식, 인스타그램에 어울리는 소비생활, 인스타그램에 어울리는 사고방식, 인스타그램에 어울리는 취향과 관점 등을 인스타그램의 사각형 포맷에 끼워넣는다. 인스타그램은 피드뿐만 아니라 현실 자체를 지배하는 것이다. -63쪽
디지털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숫자로 표현 가능한 것처럼, 디지털 시대의 삶과 자아는 모두 수치화된다. 오늘날 우리는 스스로에 부여되는 숫자의 합이다. 내가 받는 ‘좋아요’의 수, 내가 리트윗되거나 공유되는 수, 내가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수, 나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수, 팔로잉 수, 팔로워 수의 비율과 같은 숫자들이 나의 사회적 신분을 결정한다. 또한 내가 보낸 메시지의 수와 받은 메시지의 수, 메시지를 받고 보내는 빈도와 간격 같은 숫자들은 나의 사회적 관계를 결정한다. -88쪽
소셜미디어는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전 세계인의 평점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하나의 거대한 엑셀 파일과 같다. 그리고 이 파일은 현대인의 가치판단 기준이 되는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한다. 소셜미디어에 나온 ‘좋아요’ 숫자가 그 대상의 가치를 판단하는 척도다. 개인의 영향력, 제품의 선호도, 정당의 지지도 등 과거엔 정확히 정량화하기 어려웠던 데이터들이 모두 숫자로 표기되며, 우리는 숫자에 근거해 모든 것의 중요도를 파악하게 된다. 암묵적으로 우리는 ‘좋아요’ 숫자가 크면 사회적 권위가 있다고 받아들인다. 반면 ‘좋아요’ 숫자가 적거나, 또는 ‘좋아요’보다 ‘싫어요’ 비율이 높으면 사회적 승인을 얻지 못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91쪽
확실한 것은 변화를 원하는 대중이든, 효율을 원하는 관료이든 인간 사회의 집단적 의사결정에서도 기계의 “더 나은 판단”이 적용되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가 아닌 하나의 대안으로 이야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치인이 기계로 대체된다는 주장이 너무 과격하게 들린다면 좀 더 스케일을 줄여 볼 수 있다. 가령 도시 정책을 운영하는 일에서 기계가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실제로 도시의 교통을 최적화하는 일부터 실업 급여를 지급하는 일, 각기 다른 대상자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례는 전 세계 도시에서 늘고 있다. -213쪽
인공지능에 대해 사람들은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강인공지능을 과대평가하고 동시에 약인공지능을 과소평가한다. 약인공지능 앞에 붙은 약이라는 글자가 오히려 잘못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것은 기술의 파괴력을 과소평가하는 잘못된 명명이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미래 인공지능과 대비되는 맥락에서 약인공지능이라고 과소평가될 이유가 없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그 자체로 파괴적이며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대단히 걱정하는 한편,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충분히 걱정하고 있지 않다. 인공지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깊이 일상에 개입하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감시 시스템의 등장, 알고리즘의 마인드 해킹(정치적 편향부터 감정 조작까지), 현실과 구분이 불가능한 가짜의 생성 등 이미 여러 문제들을 일으키는 중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눈앞에 도래한 문제들이다. -223쪽
비트코인은 새로운 장부를 만들어내는 혁명이다. 이것은 국가의 기록과는 다른 기록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나아가 국가가 개입할 수 없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기록(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비트코인에 대해 진정으로 주목할 부분은, 그것이 분산 장부 기술인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다는 점이다. 새로운 기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곧 새로운 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점을 블록체인이 직접 보여주고 있다. 블록체인의 광범위한 응용 가능성에 대해서 수많은 이야기가 오가지만, 이러한 섣부른 전망에 앞서 블록체인이 본질적으로 ‘장부’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 -297쪽
비트코인의 가치는 자유로운 가치 교환을 원하는 미래 시민들을 통해 증명될 것이다. 특히 집단주의 정체성에 기반한 윤리와 다양한 컬트 집단의 자체 기준에 따른 도덕적 검열이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개
인의 일상을 촘촘히 옥죌수록, 개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한 자유로운 거래를 필연적으로 선호하게 될 것이다. 비트코인은 도덕이 아닌 자유의 편이고, 집단이 아닌 개인의 편이다. 비트코인은 더 도덕적인 세계를 구축하는 기술이 아니라, 기존의 도덕으로부터 개인을 자유롭게 해방시키는 기술이다. 가상에서 구축된 자유로운 P2P 거래 질서는 결과적으로 실재의 윤리를 우회하고, 종국에는 붕 괴시킬 수도 있다. 비트코인은 결제뿐만 아니라 윤리의 P2P화를 이끌 것이다. -319쪽
프롤로그 지금 우리는 가상화 혁명 속에 있다
서장.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전제들
클라우드라는 이데아: 이제 실재가 가상을 보조한다
이데아를 인식하는 눈: 읽는 도구로서의 카메라
리얼리티와 #nofilter: 모두가 합의하는 원본은 없다
아마존 고: 자동화를 넘어선 가상화
“우리는 모두 우버 기사다”: 알고리즘의 개선을 위한 노동
1장. 가상의 삶: 온라인에서 진짜가 되는 사람들
우리는 온라인에서 더욱 진짜가 된다
인스타그램이 재창조한 세계
무한 전시 상태
주체적 대상화: 스스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사람들
사진, 착취, 포르노: 찍히지 않을 권리
디지털 불멸: 영원히 삭제되지 않는 파일로서의 삶
‘좋아요’ 계급 투쟁
숫자 중독
봇이 지배하는 인터넷
리버스 싱귤래리티: 로봇이 사람을 닮아간다? 사람이 로봇을 닮아간다
인터넷 사상경찰: 당신이 말할 권리를 빼앗기 위해서라면 내 목숨을 걸겠다
가짜 뉴스: 신념이 사실을 결정하는 시대
중독 기술, 마인드 해킹
가상 제국, 페이스북
2장. 가상의 뇌: 로봇은 인간이 되고, 인간은 로봇이 된다
서기 1900년, 또는 기원전 150만 년
인간의 지위가 바뀌는 순간
알파고 37수의 의미: ‘인공지능’ 아닌 ‘비인간지능’
딥러닝과 초월성: 인간이 갖지 못한 것
기계가 대체하는 판단
AI 맥거핀: 인공지능에 대한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파놉티콘에서 팔란티어까지: 인공지능과 감시
얼굴과 처벌: 안면인식 감시 시스템의 진화
데이터 신분제, 21세기 새로운 계급 시스템
선택이 제거된 수동적 세계: 모두 추천 알고리즘에 의존한다
로봇처럼 사고하는 인간의 탄생: 인간의 알고리즘화
딥페이크, 혹은 딥트루스
데이터 착취 vs 데이터 주권
인공지능은 일자리가 아닌 신의 자리를 대체한다
3장. 가상의 돈: 국가와 결별한 화폐
신체 없는 화폐, 비트코인
파피루스에서 블록체인까지
탈국가 인터넷 화폐: 돈을 정부가 독점하는 것이 옳은가
비트코인 vs 현금 없는 사회
윤리의 P2P: 비트코인이 해체하는 보편 윤리
‘표현의 자유’를 위한 마지막 피난처, 비트코인
탈중앙 인터넷: 개인 데이터를 디지털 플랫폼이 독점해도 되는가
에필로그 We Feed The Simulation
주



































